서브메뉴

본문

내가 그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현대문학
출판년 : 2009
ISBN : 9788972754398

책소개


누구나 그를 죽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범인은 단 한 명!
추악한 애증 끝에 일어난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건 바로 당신이다.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한 화제작으로 열혈 독자 군단을 거느린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이례적으로 20년 넘게 애정을 쏟으며 성장시킨 캐릭터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 때론 범죄자조차도 매료당하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제일인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서 태어나, 그의 작품 속에서 20년 넘게 성장해왔다.

신랑은 유명 각본가, 그리고 신부는 순식간에 스타로 부상한 여류 시인. 이 세기의 결혼식 바로 전날, 신랑의 배신에 분노한 한 여성이 음독자살한다. 신랑은 필사적으로 그녀와의 관계를 감추려 했지만, 결혼식 당일에는 바로 그 신랑이 독살당한다. 용의자는 셋이다. 가가 형사가 도달한 진상에, 당신은 어디까지 쫓아갈 수 있을까. 남녀의 복잡한 애증과 오누이의 굴절된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신부의 오빠, 피해자의 매니저, 그리고 담당 편집자 이렇게 세 용의자가 번갈아 사건을 술회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누구나가 죽이고 싶어 했던 피해자, 그를 죽인 범인은 대체 누구인가?

목차


내가 대학에 남기로 결정한 해에 나와 미와코는 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그새 여대생이 되어 있었다.
15년. 그것이 나와 미와코가 각각 떨어져 살았던 세월이다. 그토록 오랜 시간을 오누이가 헤어져 살았던 것이 첫 번째 잘못이었다. 그리고 15년 만에 한집에서 살기 시작한 것이 두 번째 잘못이었다. --- p.13

나에게서 눈을 돌려 유키자사 가오리는 먼 곳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때였다. 그녀의 길쭉한 누이 갑자기 큼직해졌다. 헉하고 숨을 들이쉬는 것이 느껴졌다.
그 모습에 나를 포함한 세 남자는 그녀가 바라보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가 있는 곳은 유리문 쪽이었다. 레이스 커튼 너머로 잔디밭이 펼쳐진 정원이 보였다.
그 정원에 머리가 긴 여자가 홀로 서 있었다. 혼이 빠져나간 듯한 얼굴을 하고 지그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 p.37

엘리베이터 안에서 스루가는 장갑을 벗었다. 그 옆얼굴을 보며 나는 조금 전 그가 캡슐이 든 약병을 손에 들었을 때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만일 내 착각이 아니라면 그때 병 속의 캡슐 숫자는 여섯 개였다.
나는 상의 호주머니를 슬쩍 만져보았다. 캡슐의 감촉이 느껴졌다. --- p.130

방에 들어서자 나는 답답한 결혼식 의상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속옷만 입은 채 거울 앞에 섰다. 허리에 손을 짚고 가슴을 내밀며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낸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나는 그저 주먹만 부르쥐었다.
나는 다시 살아났다. 호다카 마코토의 손에 살해당했던 유키자사의 마음이 오늘 다시 부활한 것이다.
나는 해치웠다.
내가 그를 죽였다-. --- p.156

“날마다 쓰다듬어주세요. 이 아이들에게는 그게 어미가 핥아주는 감촉하고 비슷하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사리의 등을 쓰다듬던 나미오카 준코의 옆모습이 뇌리에 되살아났다.
기나긴 하루가 드디어 막을 내리려 하고 있었다.
내 마음속에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나는 꼭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유리에 비친 고양이의 얼굴에 나미오카 준코의 얼굴을 겹쳐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준코, 내가 대신 복수해줬어.
내가 호다카 마코토를 죽였어-. --- p.176

“다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전혀 알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지금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내 말을 알아들은 그 사람이 바로 호다카 씨를 살해한 범인이에요.”
가가는 말했다.
“범인은 당신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