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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름은 은빛 1
모든 구름은 은빛 1
저자 : 무라야마 유카
출판사 : 소담출판사
출판년 : 2008
ISBN : 9788973819515

책소개


나오키상 수상 작가이자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무라야마 유카의 대표소설 『모든 구름은 은빛』 1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보통의 인물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리면서 속 깊은 의미를 길어올리는 무라야마 유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깊은 공감대를 끌어내, 일본 여성 작가 가운데 가장 폭넓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모든 구름은 은빛』은 서로 사랑하고 상처 입히고, 또 서로를 용서하며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조용하게, 때로는 안타깝고 절절하게 연주해내는 교향곡 같은 이야기다. 여자친구가 자신의 형과 사랑에 빠져 상처를 입은 젊은 청년 유스케는 도쿄를 떠나 스키 관광지로 유명한 신슈 지방의 나가노현으로 내려가 농원 겸 레스토랑 겸 여관인 ‘가무나비’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신슈의 맑은 하늘 같은 투박함과 명랑함 속에서도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행복의 가치와 삶의 소중한 진실, 비밀들을 발견한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을 통해 ‘돈, 성공, 명예’등 우리가 얻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들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인가지 생각하고, 또 행복의 가치에 대해 깊이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목차


“확실한 건, 주위의 아흔아홉 사람이 그저 사소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해도 본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그건 불행이라는 거야. 그 반대로 곁에서 보기에 아무리 구원할 길 없는 상황이라도 본인이 조금이라도 만족한다면 그건 분명하게 행복일 수 있어.”
대체 이 사람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온 걸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의 경우를 행복과 불행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주 옛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던 때가 생각났다.
내 다리로 꾹 밟은 힘이 페달에 전해지면 한순간에 상황이 뒤바뀌면서 나를 앞으로 앞으로 데려갔다. 풍경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자꾸만 뒤로 흘러가고, 어린 나는 세상이 일변하는 것을 피부로 느꼈었다.
어쩌면 그때 이후로 이런 느낌은 처음인지도 모른다.
숲의 나무들 틈새에 난 잡초를 정리하고, 장작을 나르고, 건물 주변을 돌며 자잘한 수리를 하고, 괭이를 휘두르며 밭을 매고……. 내게 떨어진 일거리가 날이면 날마다 산더미처럼 많아서 뉘엿뉘엿 해가 질 때까지 그 일을 죄다 해치운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은 도저히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하나둘 해낼 수 있게 되는 그 과정은 오래간만에, 정말 너무도 오래간만에 큰 성취감과 만족감을 내게 선물해주었다.

아픔은 늘 느닷없는 공격처럼 찾아왔다. 작업하던 손을 쉬고 잠깐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을 노려서 그것은 갑작스런 마물(魔物)처럼 내 등 뒤를 덮쳤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금니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견디는 이것이 정말로 아픔인지 아니면 어떻게도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 덩어리인지 알지 못한 채, 그저 그것이 목구멍을 지나 몸속 저 밑으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방도가 없었다. 마치 큼직한 구슬을 꿀꺽 삼켜버린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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