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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름은 은빛 2
저자 : 무라야마 유카
출판사 : 소담출판사
출판년 : 2008
ISBN : 9788973819522
책소개
나오키상 수상 작가이자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무라야마 유카의 대표소설 『모든 구름은 은빛』 2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보통의 인물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리면서 속 깊은 의미를 길어올리는 무라야마 유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깊은 공감대를 끌어내, 일본 여성 작가 가운데 가장 폭넓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모든 구름은 은빛』은 서로 사랑하고 상처 입히고, 또 서로를 용서하며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조용하게, 때로는 안타깝고 절절하게 연주해내는 교향곡 같은 이야기다. 여자친구가 자신의 형과 사랑에 빠져 상처를 입은 젊은 청년 유스케는 도쿄를 떠나 스키 관광지로 유명한 신슈 지방의 나가노현으로 내려가 농원 겸 레스토랑 겸 여관인 ‘가무나비’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신슈의 맑은 하늘 같은 투박함과 명랑함 속에서도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행복의 가치와 삶의 소중한 진실, 비밀들을 발견한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을 통해 ‘돈, 성공, 명예’등 우리가 얻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들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인가지 생각하고, 또 행복의 가치에 대해 깊이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목차
“울고 싶을 때는 울음이 약이고, 괴로울 때는 괴로워하는 게 약이야.
세상 사람들이 다들 괴로움을 떠안고 있는데도 그런 때 잘 듣는 약이 없는 건 그래서야.”
“이를테면 결혼이라든가 안정된 생활, 남들이 부러워할 가정 같은 거, 매사를 그런 기준에 맞춰서 생각하는 사람들의 눈에 나는 불행한 사람에 속할 거야. 하지만 유스케, 그런 식으로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을 목표로 잡고서 거기에서 쩨쩨하게 거꾸로 계산해서 현재를 선택하거나 결정하는 거, 난 그런 게 싫어. 남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춰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사람들은 대부분 개성이라는 걸 다른 사람과는 전혀 다른 독특하고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더라고. 일반인의 감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나, 어쩐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만나면 이건 개성적이다, 하고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해. 하지만 나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남들과 다른 것만이 아니라 남들과 이어지는 것,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느냐 하는 것도 아주 훌륭한 개성이 아닐까. 남들과 전혀 공유하지 못하는 개성이라니, 그건 어느 누구도 이해 못할 거 아냐?”
“구름에 대한 이야기, 알아?”
내가 놀라서 ‘에?’ 하고 쳐다보자 도코 씨는 다시 기어를 올리며 말했다.
“어젯밤에 너, 구름 꿈을 꾸었다고 했지? 영어의 속담에 있는 말인데, 아, 뭐였더라, All clouds……가 아니라, 아, 그래, Every cloud야.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이라는 말이 있는 거, 알아?”
난 모르는데요, 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는 알아?”
“에에 또, 라이닝 말고는 모르겠네.”
“아, 그건 옷의 안감을 말하는 거래. 옛날에 겐타 아빠가 방송용으로 만들었던 곡 중에 「Every cloud……」라는 게 있었거든. 나는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 짠짠짠 하는 데가 왠지 마음에 들어서 물어봤더니, 원래의 구절을 가르쳐주더라고. 모든 구름은 은빛 이면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어떤 먹구름, 어떤 불행이라도 뒤를 보면 좋은 면도 있다, 그런 그야말로 낙천적인 뜻이래. 영어로 말하면 꽤 깔끔한데, 우리말로 옮기면 어째 복잡하고 재미가 없지?”
“나는 낙천적인 격언이 좋더라. 뭐랄까, 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마구 힘이 나잖아?”
그리고 느닷없이 소리를 높여 “사랑은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기는 것~”이라고 어지간히 오래된 옛 노래를 흥얼거리며 액셀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