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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달
차가운 달
저자 : 얀 코스틴 바그너
출판사 : 들녘
출판년 : 2010
ISBN : 9788975279546

책소개

죽음을 통해 삶의 메시지를 듣다!

'현대 독일문학이 발견한 가장 놀라운 젊은 작가'로 불리는 얀 코스틴 바그너의 『차가운 달』. 치밀한 구성과 탁월한 문체로 인간의 내면의 세계를 서늘하고 섬뜩하게 묘사해온 저자의, 핀란드의 오로라처럼 환상적이면서도 처연한 스릴러소설이다. 차갑고 습한 핀란드를 소설적 공간으로 삼아, 아내 '산나'를 여읜 후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형사 '킴모'를 중심으로 연쇄살인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한 채 정신적 공황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사건인 '죽음'에 대해 긴장감 있게 파헤쳐간다. 아울러 연쇄살인범을 자신의 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간적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뜨거운 절망과 차가운 공포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해 성찰하도록 인도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핀란드의 오로라 같은 환상적인 스릴러, 『차가운 달(Eismond)』

『야간여행(Nachtfahrt)』으로 레이먼드 챈들러 재단에서 수여하는 ‘말로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 발표하는 소설마다 “추리소설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와 함께 “현대 독일문학이 발견한 젊은 작가 중 가장 놀라운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두 번째 소설 『차가운 달(Eismond)』 역시 기존 장르소설을 뛰어넘는 위대한 수작이다. 스릴러라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과 외과 메스로 해부하는 듯한 섬뜩한 심리묘사, 그리고 장르 소설에서 표현하기 힘든 깊은 감성과 내면의 세계를 탁월한 문체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아내를 잃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형사 ‘킴모’와 살인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주변 인물들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대한 묘사는 코발트블루처럼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종일관 긴장감을 자아낸다.연쇄 살인범 역시 단순한 악인이나 정신이상자로 그리지 않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이러한 등장인물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는 핀란드라는 소설적 공간과 맞물려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탐사한다. 차갑고 습한 핀란드의 날씨는 등장인물들의 불안한 심리를 더욱 가중시키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결국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하고, 핀란드의 서늘한 습기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작가는 함축적인 언어로 핀란드의 오로라처럼 환상적이면서도 처연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연쇄살인사건, 그리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

『차가운 달』은 연쇄살인범을 잡으려는 형사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형사 킴모는 병으로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진다. 자살할 결심까지 하지만 끝내 실행하지 못하고 무의미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중 난탈리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킴모는 죽은 아내에 대한 기억과 슬픔을 지우기 위해 살인사건과 살인범에 점점 집착한다.

투오마스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킴모는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사건 현장을 찾아가고, 사건의 의혹을 파헤치면서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살인사건 수사에 매달리다 보면 산나의 죽음을 잊을 수 있고, 계속 살아갈 명분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_281쪽

하지만 살인사건에 매달리고 있어도 불안은 킴모의 영혼을 놓아주지 않는다. 살인범을 쫓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살인범이 잡히기를 바라지 않는 이중적인 자신을 보면서 킴모는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날수록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신경쇠약 직전에 이르게 된다.
아내를 잊지 못한 킴모는 살인사건보다 피해자의 가족, 남편이나 애인 혹은 친구들에게 집착하게 된다. 킴모는 갑작스런 죽음 앞에 놓인 그들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자신의 가족과 주변인물이 아닌 낯선 이들에게 아내의 죽음과 그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에 빠진다. 자신의 ‘상처’를 알리고, 공유하고, 이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남은 인생의 원동력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아주 특이한 경우라는 걸 저도 잘 압니다. 얼마 전에 제 아내가 죽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내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당신 얼굴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이유는 묻지 말아주세요. 그동안 잘 알고 지내왔던 사람들은 오히려 만나고 싶지 않고, 자꾸 당신 생각이 났습니다.”
_295쪽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 역시 킴모와 비슷한 심리상태에 빠진다. 이미 일어난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아내를 잃은 아르토 오야란타는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망연자실하고, 그간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운 것에 괴로워한다. 오랫동안 연락을 끓고 살았던 다니엘도 옛 애인 야나의 죽음 이후 삶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 것을 깨닫는다. 그는 독일에서 핀란드로 날아오고, 낯선 땅에서 옛 애인의 기억 속에 빠져버린다.

다니엘은 범인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그가 눈앞에 나타날 때까지 계속 이곳에 머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를 만나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_447쪽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과 과거의 기억 속에서 길을 잃고 배회한다. 밤과 낮,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헤매고 갈팡질팡한다. 『차가운 달』이, 익숙함이 아닌 낯설지만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연쇄살인이라는 사건보다 인물에 집중하면서 ‘죽음’ 앞에 놓인 다양한 인간들의 불안한 심리를 심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죽음을 통해 전달하는 ‘삶의 메시지’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삼은 기존의 소설은 대체적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관계, 그리고 살인범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 하는 이유에 집착한다. 익숙한 구성이지만 소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소설적인 재미 요소는 충분하지만, 그 이상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얀 코스틴 바그너는 살인사건을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 활용한다. 킴모를 비롯한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은 ‘죽음’이란 커다란 사건이 주는 상실감으로 인해 현재의 시간을 잃어버리고 과거의 시간, 즉 기억과 그리움에 빠져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차가운 달』은 단순한 장르소설이 아니다. 스릴러란 장르의 미덕인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독자들은 ‘뜨거운 절망과 차가운 공포’를 경험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실존’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추천평]
장르소설의 사슬에서 자유로운 작품. 조용하고, 과묵하고, 내밀한 언어로 놀라운 삶을 그려냈다. 죽음의 수수께끼에 이렇게 가까이 접근했던 추리소설은 단연코 없었다.
바그너는 독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보기 드문, 재능 있는 작가다
_차이트

추리소설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과 죽음에 대한 환상적인 노래. 가슴이 저릴 만큼 긴장되는 이야기
_포커스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거야”라고 밥 딜런은 노래했다. 하지만 바그너의 소설에서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독자마저도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_슈피겔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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