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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전집 3 (들풀 아침 꽃 저녁에 줍다 새로 쓴 옛날이야기)
루쉰전집 3 (들풀 아침 꽃 저녁에 줍다 새로 쓴 옛날이야기)
저자 : 루쉰
출판사 : 그린비
출판년 : 2011
ISBN : 9788976822253

책소개

문학으로 중국의 국민성을 개조하겠다는 뜻을 세우고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중국의 현실과 필사적 싸움을 벌인 루쉰의 『루쉰전집』 제3권. 중국 런민문학출판사에서 출판된 1981년판과 2005년판의 〈루쉰전집〉 등을 참조하여 루쉰전집번역위원회가 주석과 해설을 달아 번역한 것이다. 1924년부터 1926년까지의 산문시 23편, 1926년의 산문 10편, 1922년부터 1935년까지의 소설 8편을 읽게 된다. 세기의 대문호인 루쉰의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렬한 비평이 담긴 글을 통해 '반항', '탐색', '희생'으로 요약되는 루쉰 정신을 배울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중국 고문(문언문)에 정통했지만 구어체(백화문)를 제창하여 문학혁명을 주도했고, 서양의 근대지식을 선구적으로 학습했지만 중국의 현실과 인민의 입장에서 발언하고 행동했으며, 국민당의 수배령을 피해 도피생활을 하면서도 문학청년을 지도하고 판화운동을 전개하며 중국의 미래를 주도한, '루쉰'의 모든 글을 만나볼 수 있는 『루쉰전집』.
중국 런민문학출판사에서 펴낸 1981년본과 2005년본을 바탕으로 번역, 모두 20권으로 구성하고, 지금까지의 국내외 연구성과와 주석을 참조하여 각 옮긴이들이 새롭게 주석을 정리하였다. 특히 기존에 많이 소개된 소설작품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소개되지 않은 수많은 잡문, 서신, 일기를 수록하고 있다.
『루쉰전집』 3권에는 산문시집 『들풀』, 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는다』, 소설집 『새로 쓴 옛날이야기』가 실려 있다.

꽃도 없고 시도 없는 사막의 시대에 피워 올린, 『들풀』
루쉰(魯迅)의 산문시집 『들풀』은 1924년에서 1926년 사이에 쓰여진 산문시 23편과 출간을 앞두고 첨가한 머리말을 묶은 산문시집이다. 이 시기는 후스(胡適) 및 현대평론파와의 논쟁, 베이징여자사범대학교 사건, 3?18 참사, 4?12 사변 등 루쉰 생애에 있어 가장 혹독하고, 괴로운 때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루쉰의 창작이 절정에 이른 시기이기도 했다. 이 당시 루쉰은 단편소설집(『방황』)과 함께 여러 편의 잡문집(『무덤』, 『화개집』, 『화개집속편』)을 발표했으며, 또 유년 시절과 젊은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아침 꽃 저녁에 줍다』도 썼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피와 살”을 가장 많이 드러낸 작품은 바로 이 산문시집 『들풀』이다.
『들풀』의 작품들은 루쉰의 내면세계를 응시하면서, 삶과 죽음의 존재 의의, 삶의 존재 방식을 묻는 작품들이 대다수이다. 루쉰은 자신의 의식 밑바닥에 자리하는 것들을 실존적 측면에서 집요하게 파헤쳤다. 「동냥치」라는 작품에서는 “보시”(布施)로 상징되는 동정과 연민과 자애로움에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모든 사랑과 동정, 보시는 감정 면에서 짐이 되어 보시한 사람까지도 엮여들고 결국 초연하게 제 길을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희망」에서는 “나의 영혼의 손도 떨리고 있을 것이며, 영혼의 머리칼도 희끗희끗”해졌으며, “몸 밖의 청춘도 죄다 스러지고 세상 청년들이 죄 늙어지고” 만 “희망”이 깡그리 소진되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나 루쉰은 그와 동시에 “희망”의 기만성과 허망성을 발견한다. “절망이 허망한 것은 희망이 그러한 것과 마찬가지”임을 안 그는 희망을 버린다. 또한 절망도 버린다. 양자를 모두 허망한 것으로 만들어 마침내 철저한 ‘무’(無)에 도달한다.『들풀』에서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무너지는 선(線)의 떨림」에서는 작중의 늙은 여인을 통해 정신계 ‘전사’가 살아가는 세계와 현실적인 인간 세상과의 진실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모든 것을 바쳤지만 결국 사회 전체에 의해 버림받고 쫓겨나는 작중 인물의 운명은 루쉰의 그것과도 겹친다. 그러나 “그녀는, 냉정하게, 앙상한 석상처럼, 우뚝 일어섰다. 그녀는 널문을 열고 깊은 밤 속으로 걸어 나갔다. 싸늘한 욕설, 독한 웃음을 등 뒤에 남겨 둔 채.” 사회의 버림을 받은 그가 이제 사회를 버리고 거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뿐이다. 루쉰의 생명철학이 총괄되어 있는 작품 「길손」에서는 돌아가는 것도, 멈추어 쉬는 것도 거부하고 오직 앞으로 나아갈 뿐인 나그네가 등장한다. 늙은이는 앞은 무덤뿐이라고 만류하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는다. 이것이 루쉰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었다. 유토피아나 이상세계가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나 신념이 있지는 않았지만, 결과를 셈하지 않고, 희망을 품지 않고 언제까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루쉰의 절대 명령이었다.
『들풀』과 『아침 꽃 저녁에 줍다』를 마무리한 후 루쉰의 문학 창작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나중에 나는 더 이상 이런 것을 쓰지 않게 되었다. 날로 변화하는 시대 상황이 이런 글을 허락하지 않으며, 이런 감상이 존재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루쉰의 말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든 꽃도 아름답다, 『아침 꽃 저녁에 줍다』
『아침 꽃 저녁에 줍다』(이하 『아침 꽃…』)에는 루쉰이 자신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되돌아보며 집필한 10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고향 사오싱(紹興)에서 어린 루쉰과 함께했던 가족, 친척, 친구, 하인들과의 에피소드(「백초원에서 삼미서옥으로」, 「키다리와 『산해경』, 「『24효도』」, 「오창묘의 제놀이」, 「무상」, 「아버지의 병환」), 약소국의 신세로 전락한 나라의 청년으로서 유학 시절 겪어야 했던 수모와 그로 인한 깨우침(「후지노 선생」), 신해혁명 시기의 풍경(「판아이눙」) 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 미문들이다. 날카롭고 냉철한 루쉰의 잡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서정적이고 따뜻한 필체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 과거를 회고하면서도 현실의 문제를 놓치지 않는 루쉰의 통찰력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것이 『아침 꽃…』의 묘미다.
『아침 꽃…』을 읽으면서 주목해야 할 것은 집필 시점과 당시 루쉰의 행보다. 루쉰은 『아침 꽃…』의 10편을 1926년 한 해 동안, 머리말과 후기를 1927년에 완성했다. 그리고 이 글들을 집필하면서 베이징에서 샤먼으로, 샤먼에서 광저우로, 다시 상하이로 세 번이나 거처를 옮겨야 했다. 1926년 일어난 3?18 참사가 시발점이었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과 연합한 군벌에 반대하는 청년학생들과 시민들의 시위를 무참히 진압한 이 사건으로 인해 루쉰의 제자였던 류허전, 양더췬 등이 목숨을 잃었을 뿐 아니라, 루쉰 역시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베이징을 떠나야 했던 것이다. 이후 샤먼대학의 교수로 부임했으나 보수적인 학교 분위기가 맞지 않아 한 학기 만에 광저우의 중산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광저우에서는 1927년 4월 12일 장제스가 공산당 세력을 무참히 학살한 4?12 정변이 일어나 루쉰이 가르치던 학생들이 체포되거나 행방불명되고, 루쉰도 결국 이 해 9월에 상하이로 거주지로 옮기고, 여기서 생을 마감한다.
다시 말해 『아침 꽃…』을 집필하던 시기는 루쉰에게 시련의 연속이었다. 계속되는 사회적 불행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루쉰은 이 시기를 묵은 원고를 정리하는 것으로 소일을 한다. 그는 『들풀』의 편집을 마치고, 『망위안』에 ‘옛 일을 다시 들추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원고를 정리하여 제목을 『아침 꽃…』으로 고친 후 이렇게 고백한다. “아침 이슬을 함초롬히 머금은 꽃을 꺾는다면 색깔도 향기도 훨씬 더 좋을 터이나,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루쉰은 왜 아침 꽃을 꺾을 수 없다고 했을까? 저녁이면 이미 아침이, 아침이면 지난 저녁이 흘러간 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루쉰은 아침과 저녁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든 ‘꽃’이라도 ‘뽑거나, 버리지’ 않고 ‘줍고자’한 것이다.

과거와 현재 다시보기 & 다시쓰기, 『새로 쓴 옛날이야기』
『새로 쓴 옛날이야기』는 루쉰의 세번째 소설집으로 1922년부터 1935년 사이에 쓴 역사소설 8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집의 작품들은 제목 그대로 신화와 전설, 사실(史實) 등의 옛이야기를 루쉰이 새로 쓰고, 새로 해석한 일종의 ‘장르문학’이다.
5?4신문화운동의 퇴조기였던 1922년에 쓰여진 「하늘을 땜질한 이야기」는 중국의 창조 신화인 여와(女?) 전설이 새롭게 쓰여진 것이고, 3?18 참사가 일어났던 1926년에 쓴 「달나라로 도망친 이야기」에는 한때는 영웅이며 전사였으나 몰락하여 끼니를 걱정하고, 아내까지 떠나고 만 예(?)의 이야기를, 역시 같은 해에 쓴 「검을 벼린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불의한 권력에 복수하는 자객 연지오자(宴之敖者)를 그려내고 있다. 베이징에서 샤먼으로, 다시 광저우로 그리고 마침내 정착하게 된 상하이에서 루쉰은 『새로 쓴 옛날이야기』의 나머지 5편의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묵자(墨子)가 초나라 왕을 만나 송나라를 정벌하려는 계획을 저지시킨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전쟁을 막은 이야기」, 우(禹)의 치수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홍수를 막은 이야기」, 노자(老子)가 『도덕경』을 남기게 된 사연을 담은 「관문을 떠난 이야기」,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의 고사를 차용한 「고사리를 캔 이야기」, 장자(莊子)의 일화를 담은 「죽음에서 살아난 이야기」가 그것이다.
『새로 쓴 옛날이야기』의 소설은 단순한 리바이벌이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렌즈를 통해 ‘리라이팅’된 옛날이야기, 곧 지금의 이야기이다. 따라서 연대를 정확히 알 수도 없는 먼 고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행간 속에서는 오히려 집필 당시 중국 사회나 루쉰이 처해 있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하늘을 땜질한 이야기」에서는 전욱(?頊)과 공공(共工)으로 대표되는 봉건세력과, 군벌들의 각축으로 인해 억눌려야 했던 작가의 창작욕과 의지를 고발하고 있으며, 「달나라로 도망친 이야기」와 「검을 벼린 이야기」에서는 각각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수배를 받아 도망치는 신세가 되어 버린 루쉰 자신에 대한 자조와 탄식이, 그러면서도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세계에 대한 울분과 복수를 꿈꾸는 루쉰의 모습이 그려진다. 「고사리를 캔 이야기」, 「관문을 떠난 이야기」, 「홍수를 막은 이야기」, 「죽음에서 살아난 이야기」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지식인들의 무능을 조롱한다.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지조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백이와 숙제에 대한 풍자를 통해 전통에 대한 무조건적인 숭배를 비난하고, 시든 나무토막처럼 앉아 ‘함도 없고 하지 않음도 없다’는 알쏭달쏭한 말로 민중들을 졸게나 만드는 노자에게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강의 승리’라며 침략자들에게 화친정책으로 일관하는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덧씌운다. 입으로는 옷이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면서도 벌거벗은 사내에게 자신의 옷가지 하나 내주지 않는 장자 역시 현실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관념론자에 불과하다. 「홍수를 막은 이야기」에서는 민중들이 홍수로 고통을 겪든 말든, 한가롭게 낚시나 연회를 즐기는 부패한 관리와 무식한 학자들의 작태를 가감 없이 묘사한다.
루쉰은 죽기 1년 전인 1935년 마지막 4편의 작품을 탈고하면서 서둘러 이 소설집을 완성했다. 그는 왜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까지 이 책을 완성하려고 했을까? 그것은 보지 않으려 해도 볼 수밖에 없었던 절망적 현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편전쟁 이후 끊이지 않는 서구충격과 일본 제국주의의 압박, 정치 모리배들의 반민중성과 노예근성, 미미해 보이는 혁명의 성과……. 1930년대 상하이의 조계지에서 정치적 압박과 언론의 탄압을 견뎌야 했던 루쉰에게 이 소설 속의 세계들은 그가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세계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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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루쉰전집』을 발간하며 … 11
ㆍ들풀(野草)
제목에 부쳐 … 23
가을밤 … 26
그림자의 고별 … 29
동냥치 … 32
나의 실연? 옛것을 본뜬 신식의 통속시 … 34
복수 … 37
복수(2) … 40
희망 … 43
눈 … 47
연 … 50
아름다운 이야기 … 54
길손 … 57
죽은 불 … 65
개의 힐난 … 68
잃어버린 좋은 지옥 … 70
빗돌 글 … 74
무너지는 선(線)의 떨림 … 76
입론 … 80
죽은 뒤 … 82
이러한 전사 … 88
총명한 사람, 바보, 종 … 91
마른 잎 … 94
빛바랜 핏자국 속에서? 몇몇 죽은 자와 산 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를 기념하여 … 96
일각 … 98

ㆍ아침 꽃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머리말 … 107
개?고양이?쥐 … 110
키다리와 『산해경』 … 125
『24효도(孝圖)』 … 136
오창묘의 제놀이 … 150
무상 … 159
백초원에서 삼미서옥으로 … 173
아버지의 병환 … 182
사소한 기록 … 192
후지노 선생 … 206
판아이눙 … 216
후기 … 231

ㆍ새로 쓴 옛날이야기(故事新編)
서언 … 255
하늘을 땜질한 이야기 … 259
달나라로 도망친 이야기 … 276
홍수를 막은 이야기 … 297
고사리를 캔 이야기 … 328
검을 벼린 이야기 … 361
관문을 떠난 이야기 … 393
전쟁을 막은 이야기 … 413
죽음에서 살아난 이야기 … 435
『들풀』에 대하여 … 453『아침 꽃 저녁에 줍다』에 대하여 … 458『새로 쓴 옛날이야기』에 대하여 …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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