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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인문학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자를 위한)
50대 인문학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자를 위한)
저자 : 안치용
출판사 : 내일을여는책
출판년 : 2014
ISBN : 9788977460430

책소개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대한민국 50대의 자화상!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자를 위한 『50대 인문학』. 막 50세가 된 저자 안치용이 50세 남자, 그리고 이미 50대가 되었거나 머지않아 될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는 ‘나이’의 인문학이다. 은퇴는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안락한 노후’를 꿈꾸기엔 경제적으로 부족하고, 아이들은 여전히 손을 벌리는 등 IMF 광풍 이후의 50대 남자들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저자는 이처럼 불안에 떨고 있는 50대 남자들을 위해, 특유의 발랄하고 경쾌한 필체로 변화무쌍한 50대 남자들의 가능성에 관해 들려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지천명’의 신화를 벗어던지고 나면
벌거벗은 50대 남자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이미 50대가 되었거나
머지않아 될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는
‘나이’의 인문학 혹은 인문학적 에세이다.
달콤한 월급봉투를 마다하고
스스로 ‘불안’에 몸을 맡긴 저자 안치용은
오늘도 ‘생존 경쟁’에 허덕이며
은퇴의 길로 내몰리는 무기력한 50대들에게
생존이 아닌 생활의 길로 나아가기를 권한다.

1.
정치 사회 경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글쓰기로 주목받아온 지속가능경제연구소(ERIS) 안치용 소장이 《50대를 위한 인문학》을 펴냈다. 50대를 코앞에 둔 49살의 마지막 겨울을 맞이하면서 50대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깊이 고민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막 50살 남자가 되어가는 저자 안치용이 이미 50대가 되었거나 머지않아 될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는 ‘나이’의 인문학, 인문학적 에세이다. 안 소장은 자신의 ‘50대 신고식’에 해당하는 이 책을 통해 불안에 떨고 있는 대한민국의 50대들, 변화무쌍한 50살 남자들의 가능성에 관해 들려준다.

오늘날 50대는, 특히 한국의 50대는 공자님이 말씀하시던 ‘지천명’과는 거리가 멀다. 20여 년 전만 해도 50대는 느긋하게 은퇴를 기다리며 인생을 갈무리하는 ‘장년’으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IMF의 광풍이 이 땅을 휩쓸고 간 뒤, 신자유주의 물결이 대한민국을 덮친 이후 50대는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은퇴는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안락한 노후’를 꿈꾸기에는 경제적으로 부족하고, 아이들은 여전히 손을 벌린다. 기대 수명이 20년 혹은 30년 혹은 40년이 될지도 모르는 이 시기에 노후설계를 마치지 못한 50대 남자들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안치용 소장은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50대 남자들을 위해 그 특유의 발랄하고 경쾌한 필체를 통해 ‘인문학’을 권한다. 이 책의 온전한 제목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자를 위한 50대 인문학’인 이유다.

2.
50의 문턱에서 내가 받아들이고자 하는 건 고귀한 천명이 아니라 비천한 인간사이다. 불일치(不一致)ㆍ부적응(不適應)ㆍ불화(不和) 등과 같은 ‘불(不)’자 계열이 보편적 인간조건이다. 일치(一致)는 특별한, 성인의 조건이다. 성인의 ‘성(聖)’자 조성을 살펴보면 듣고[耳] 말함[口]이 왕(王), 즉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였다는 뜻이다. 듣고 말함이 최고경지에 도달하기를 바라지 않고 거저 듣고 말함에 후회와 아쉬움이 조금씩 줄어들기를 바란다면 너무 나약한 태도라 치부될까. 허나 성(聖)의 반대말인 속(俗)이 ‘인간[人]의 끊이지 않고 계곡물처럼 흐르는 욕망[谷]’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절제와 통제야말로 속인이 바랄 수 있는 최선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전전두엽이 오래 전에 형성되었고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어들기 시작한 50살 남자라고, 혹은 역설적으로 50살 남자이기에 더더욱, 욕망이란 바람 앞에 나약하게 흔들리는 갈대이기를 그만둘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은 바람 앞에서, 그 세기와 무관하게 우리는 흔들리도록 운명 지워졌는지 모른다.
_저자의 머리말 중에서

3.
이 책은 재밌다. 쉽게 읽힌다. 안치용 소장의 글쓰기에 빠져 있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까지 술술 넘어가고 만다. 하지만 가볍지 않은 울림이 있다. 이 책을 탈고하기 직전까지 22년 동안 경향신문사에서 경제부?산업부?문화부?국제부 기자, 그리고 사회책임 전문기자를 지내면서 쌓아온 깊은 통찰과 경험이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내 인생의 첫 번째 직장에 사표를 내었다. ‘22년을 다닌 직장을 떠나자니 만감이 교차하였다.’고 써야 하는데, 기실 50살 남자에게는 ‘만감’보다는 불확정한 상황에 던져지는 ‘불안’의 무게가 더 컸다. 얄팍하지만 달콤한 월급봉투를 마다하고 구태여 ‘불안’에 몸을 맡긴 이유 중 하나는 50살 이후엔 ‘내 노동에 내가 소외되지 말자’였다. 하지만 생활인이 되자는 50살 남자의 다짐이 실현가능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적어도 뭉개며 주저앉지 않고 깨고나온 사실만으로 스스로에게 칭찬해 줄 참이다. 아직, 희망 그것은 금지되지 않았다.”

머리말에서 밝힌 대로, ‘안전한 쇠락’ 대신 ‘불안한 희망’을 택한 안치용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가 하는 것은 아직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로 인해 그는 혹은 50살 남자들은 적어도 뭉개고 앉아서 최후를 기다리는 볼썽사나운 꼴은 스스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 안치용의 바람은 바로 그것이다.

4.
안치용의 글쓰기는 역설적이다. 그래서 때로는 요즘 애들 말로 ‘웃프다’. 예를 들어보자.

돌아가신 아버지는 일제시대에 태어나 어린 나이에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었고 보릿고개와 개발연대를 지낸, 특별할 것이 하나 없는 평범한 한국인이었다. 많이 고생했지만 자식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유산은 사실 금전적으로는 별게 없다. 금전적이지 않은 유산을 남긴 것도 아니다. 따지자면 오직 나 자체를 유산으로 남겼을 뿐이다.

선친의 유산은 또 있다.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 이전부터 내려왔을 게 분명한 유전병이다. 선친과 선친의 형제들 모두 당뇨병을 앓았으니 나나 나의 형제들이 당뇨병에 노출되는 건 오래전부터 시간문제였다. 자친(慈親)께서는 “영감탱이 더러운 것 물려주고 갔네. 돈 되는 건 하나도 안 남기고.” 하셨지만 나는 오히려 선친에게 감사하게 된다. 과불급(過不及)이 아니라, 과함보다는 차라리 못 미치는 게[불급(不及)] 더 낫다는 나잇값의 미덕 말이다.

음식을 먹을 때 욕심껏 먹지 말고,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배를 채우지 말며, 나쁘고 거친 것으로 알려진 식품이 몸에 더 좋다는 삶의 간단한 진리를 깨달으라는 훈육이다. 공자가 고기반찬이 있어도 배불리 먹지 않았다는 평범한 얘기가 평범하지 않음을 50살 언저리에서 알게 된다. 덜 먹고, 덜 욕망하고, 덜 분노하고, 덜 일하고, 덜 쉬라는 말씀이다. 남길 줄 알고, 참고, 배려하고, 더 움직이고 더 쉬라는 가르침이다. 그리하여 자신보다 더 오래 살면서 자신보다 더 훌륭한 삶을 남기라는 당부이다.

선친은 그렇게 하지 못하였지만 당신의 자식은 “당뇨병은 장수병”이란 세간의 말을 입증하라 한다. 절제하는 삶을 통해서 말이다. 살아서 살갑게 이런 말씀 들려주신 적 없지만 이제 세포 깊숙이 남긴 유언을 통해 남은 인생 똑바로 살라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권면한다. 그의 큰 유산을 너무 늦지 않게 찾아낸 것에 감사하게 된다.

5.
이 책은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딱히 어느 분야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흔히 말하는 ‘인문학’ 책과는 궤를 달리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자연과학 문학 철학 등등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는 이야기는 결코 없다. 알아두면 좋고, 몰라도 상관은 없지만 읽고 나면 가슴 깊이 남는 어떤 느낌, 같은 것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역시 그의 기자 경력과 다양한 경험에서 기인할 것이다.

때로는 현학적이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50대 남자’들의 녹슨 뇌를 자극하고, 약간의 경쟁심마저 부추긴다.
“흥! 나도 이 정도는 안다구!”

중년 아저씨들이 주축이 된 술자리에서 반드시 나오는 얘기 중에는 “요즘 잘 돼?”가 포함된다. 사업이 아니라 섹스를 물어본 것이다. 이어지는 순서는 소위 ‘해피 드럭’의 대표선수인 비아그라류 약물에 대한 각종 체험담과 적정 용법 추천이다. 잘나가는 초로의 아저씨들에게 발기의 실패는 큰 좌절이며 따라서 비아그라는 예수에 필적할 만한 구원이다. 비아그라는 계속 욕망해도 좋다는 면허증 비슷한 것이다.

한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그래서인지 급기야 한국의 경희대로 자리를 옮긴 유럽 지식인 슬라보예 지젝의 다음과 같은 의견은 비아그라교를 신봉하는 우리나라 중장년 남성들에게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나 다름없을 것이다(중년 아주머니들의 “요즘 잘 돼?”에 대해서는 나의 성별 접근도의 차이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언급자체가 어렵다).

“발기는 전적으로 나에게, 내 마음에 달려 있다(농담에도 있듯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대상은 무엇인가? 음경이다. 음경은 단순히 생각만으로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발기는 내가 궁극적으로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적당한 분위기에 있지 않다면 아무리 의지력을 발휘해도 발기를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성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있어서 발기가 내 의지의 통제를 벗어난다는 사실은 인간[남자]의 오만과 무례에 대한, 우주의 주인이 되려는 욕망에 대한 신의 형벌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프롤로그_지천명이라고요?

1부_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둘러싼 이 벽”…동물원의 추억 21
‘라면상무’를 위한 변명 31
“The beautiful ones” 37
‘깨어진 창’을 잠시 내버려두어야 하는 까닭 45
‘알고 보면 진국’은 진국이 아니다 52
당뇨란 축복 58
왕과 천일염은 하늘이 만들고 우리는… 65
고환을 한 삼십 년쯤 떼었다가 다시 붙인다 한들 73
비 맞은 중처럼, 중얼중얼 그렇게 세월이(Ⅰ) 81
비 맞은 중처럼, 중얼중얼 그렇게 세월이(Ⅱ) 84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87
인정투쟁에서 벗어나기 97
모든 개구리는 한때 올챙이였다 106
운전할 때도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110
강을 건널 때 바꿔야 할 말과 바꾸지 못할 사람 116
잃기 전에 세어보아라 122
정승집 개 죽은 데 문상 가야 하는 이유 128
욕정으로 멸망한 아일랜드 큰뿔사슴 131
인생 마지막 날에 남길 건 유언이 아니다 137
‘멘붕’의 시대, 힐링이 우리를 Heal할까? 147

2부_“희망하는 것, 그것은 금지되어 있지 않습니다”

직언하는 이는 애송이거나 바보이다. 혹은, 163
하루살이에겐 왜 입이 없을까 169
사랑은 눈으로 시작해 입으로 끝난다? 174
‘선빪후독’과 춤추는 고래 180
삼인성호와 ‘럭키 넘버 슬레븐’ 186
‘뒷다마’에 기꺼이 자신을 공양하라 191
연륜은 사실 너머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힘 199
웃는 얼굴에 침 뱉기 207
공짜 점심을 대접하라 219
유치환의 사랑시와 50살의 출구전략 226
알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의 하릴없음 235
식이난타 vs 식이불타 또는 위타불식? 244
‘쇼생크 탈출’과 ‘어린 왕자’의 길들이기 256
은어와 수사자가 사는 법, 죽는 법 263
자유를 꿈꾸었지만 자유롭게 살지 못한 세대의 남은 반생 270

에필로그_Tomorrow is another day. 283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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