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슬픈 쥐의 윤회 (도올소설집)
슬픈 쥐의 윤회 (도올소설집)
저자 : 김용옥
출판사 : 통나무
출판년 : 2019
ISBN : 9788982641404

책소개

농도가 짙은 철학자의 삶을 담은 도올의 소설!

철학자 도올 김용옥의 소설집 『슬픈 쥐의 윤회』.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의 개념에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철학적 작업으로,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소설의 개념을 파괴한 13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을 파악하고 인간을 그려내는 도올의 철학이 도올의 일상적 삶에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도올의 소설은 구상과 비구상,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전통적 소설가의 전승을 승계하고 있다. 소설은 대설과 구분되는 작은 이야기이며, 작은 이야기는 서구문학이 규정하는 노블이라는 허구양식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양식의 이야기를 오늘날 자신의 삶의 이야기로 용해시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목 ‘슬픈 쥐의 윤회’는 이 책의 3번째 작품인 《애서윤회》에서 취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도올의 소설은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그의 소설은 구상과 비구상,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전통적 “소설가”의 전승을 승계하고 있다. “소설”은 “대설”과 구분되는 “작은 이야기”이다. “작은 이야기”는 서구문학이 규정하는 “노블novel”이라는 허구양식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 재미와 의미를 유발하는 패관문학적 이야기, 지괴志怪, 필기소설筆記小說, 전기傳奇, 변문變文 등 다양한 양식의 이야기를 오늘날 나의 삶의 이야기로 용해시켜 표현하는 것이다. 소설은 동아시아 정신세계에 불교적 사유가 도입되면서 발흥하였는데 그 특징은 진眞·가假의 경계를 허문다는 데 있다.

독자들에게 드리는 작가의 말씀

저는 진실로 하루하루를 망각 속에 흘려버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여기 실린 글들은 제가 썼다는 기억조차 없습니다. 억지로 기억을 살려낸다면 희미하게나마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의 흔적밖에는, 의식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통나무출판사의 임진권 차장이 이 글들이 그냥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아깝다고, 정성스럽게 긁어 모아 한 뭉치의 책 모양으로 된 원고를 내밀었을 때, 저는 당황했고 또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해서, 남의 얘기를 읽듯이 읽어내려가면서 저는 이미 흘러가버린 나의 삶에 있었을 법한 매우 미세한 장면들을 낱낱이 재현시키는 새로운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없이 써내려간 이런 얘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것은 나의 21세기적 삶의 새로운 모험의 장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내가 쓰는 “소설小說”이라는 말은 일차적으로 그 자의字義에 즉하여 그냥 “작은 이야기들”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지만, 결코 현대문학이 말하는 “소설novel”이라는 뜻과 동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지금 “소설”이라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꾸며낸 이야기, 즉 픽션fiction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지만, 우리는 예로부터 소설이라는 것을 소소한 이야기, 작은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이라는 뜻으로 써왔습니다. 그 최초의 용례는 『장자』라는 책의 「외물外物」편에 나옵니다만, 『한서』 「예문지」에 이미 도서분류의 큰 카테고리로서 “소설가자류小說家者流”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이 소설가들은 패관稗官에서 나오며 “가담항어街談巷語”를 기술한다고 얘기되고 있습니다. “소설小說”이 있으면 반대 개념으로서 “대설大說”이 있을 법하나, 대설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았습니다. 소설의 반대 개념은 “대도大道”였습니다. 대도와 무관한 삶의 작은 이야기들이지요.

사실 “이야기”라는 것에는 픽션과 논픽션의 엄격한 구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사람의 언어와 개념을 빌어 서술되는 이야기인데, 진眞·가假의 명확한 구분이 있기 어렵지요. 이야기의 목표는 의미와 재미이지, 실상에로의 접근이 아닙니다.

나의 소설은 나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나의 삶이라는 화엄을 구성하는 무수한 꽃잎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의 실재성은 논의의 대상이 되질 않습니다. 소설가들이 아무리 이야기를 꾸며낸다 할지라도 그것은 완벽한 가공일 수가 없습니다. 소설가 본인의 삶의 체험을 완벽하게 단절시킬 수는 없는 것이죠.

나는 분명히 철학을 하는 대설가大說家 이긴 하지만, 나의 삶의 하루하루는 짙은 소설로 꽉 차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소설에만 전념한다면 여기 실린 이야기와 같은 짙은 담론을 매주 한 편씩은 쓰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만큼 철학자의 삶은 농도가 짙습니다. 그래서 또 소설(소소한 이야기들)을 쉽게 망각해 버리고 마는 것이죠.

나는 이 소설들이 너무도 미세하게 나의 느낌의 세계를 파헤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보여주기가 좀 민망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철학적 담론의 출판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정도이리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미 숙지된 글들이고, 또 너무도 짙은 의미를 던지는 글이래서 오히려 철학적 대설大說(큰 구라, 거창한 담론)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쉽게 독자들의 삶에 다가갈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지인들이 많아 출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독자 제현들께서 이 소설들로부터 의미와 재미를 담뿍 향유해주신다면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한 학인으로서 더 이상의 기쁨은 없을 것 같습니다.
-도올 김용옥, 저자 서문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7
꾸어취스커파더 13
삼십여년일순간三十餘年一瞬間 37
애서윤회哀鼠輪廻 74
애정만리哀情萬里 122
젊은 날의 초상 143
쌤의 죽음 183
구도범망求道梵網 213
개원초일開院初日 246
짝사랑 260
다님의 미소 279
천재, 순간 속에 영원이 있는 306
의혈유서義血由緖 330
51가의 페들러 364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