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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저자 : 스터즈 터클
출판사 : 이매진
출판년 : 2007
ISBN : 9788990816573
책소개
일요일 오후만 되면 괜히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는 건 1970년대 미국인들이나 2000년대 한국인들이나 똑같다. 30년 전, '일하는 미국인' 133인이 가졌던 고통과 꿈, 그들의 직업관과 인생관은 바로 지금 우리를 대변한다.
이 책 『일』은 라디오 진행자이자 인터뷰 진행자로 유명한 스터즈 터클이 일하는 사람들 133명을 만나 이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글로 옮겨 놓은 인터뷰집이다.
땅에서 일하는 농부, 광부에서 사람을 다루는 전화 교환원, 매춘부, 광고 업계에 종사하는 여러 사람들, 청소부, 경찰, 자동차 산업 노동자, 직업운동가 등을 통해 한 시대의 단면을 대표하는 133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미국의 언론인 스터즈 터클은 미국 민중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기도 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려 어서 그 일에서 벗어나기만을 고대하기도 하며, 직업을 통해 꿈을 이루기도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직업을 유지하기도 한다.
원서의 부제대로 저자는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하는지,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주인공들의 투박하고 거친 목소리에서 삶의 진정성을 그대로 발견해내고 있는 책이다.
목차
‘일’을 주제로 한 이 책은 본질적으로 ‘폭력’에 대한 책이다. 여기에는 신체에 대한 폭력뿐 아니라 영혼에 대한 폭력도 포함된다. 이 책은 상처와 사고,p. 말다툼과 주먹다짐,p. 신경쇠약과 화풀이에 대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일상의 모멸감을 다루고 있다. 상처 입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 날까지 살아남았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다.
---지은이 서문,p. 13
일종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을 했더라도 말이죠. 도로를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도로,p. 내가 만들었어.” 다리가 보이면 이렇게 말하죠. “내가 이 다리를 건설했다구.” 아니면 빌딩 옆을 지나면서 말합니다. “이 빌딩은 내 손으로 지었지.” 남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이 한몫 했다는 데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겁니다.
---허브 딜라드, 중장비 기사,p. 땅에서 일하는 사람들,p. 99
전화 교환원을 오래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든 여자들이에요. 젊은 여자들은 오래 남지 않아요. 여자애들은 나이 든 여자들보다 참을성이 강해요. 오늘 제 옆에 있던 교환원 얘기에요. 발신자가 분명히 전화를 끊었는데도 돈을 받아내려고 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소리쳤죠. “이 나쁜 놈아!” 언성이 높아졌어요. “다시 돌아와. 내 돈 내놓으란 말이야!” 정말 화가 났었나 봐요. 제가 그랬다면 감독관이 저한테 소리를 질렀을 걸요. 하지만 이 여자는 40년을 근무했어요. 전화국에서는 나이 든 여자들한테는 아주 관대해요. 목소리가 듣기 싫은 여자들도 많아요. 하지만 20년을 일했다면,p. 그러니까 20년 동안 똑같은 말을 계속 하고 있었다면,p. 이들을 비난할 수 있겠어요? 20년 동안 일을 하면 누구나 그렇게 되죠.
---헤더 램, 전화 교환원,p. 소통,p. 115
매춘이 판치는 사회는 전체 사회의 축소판이에요. 권력 관계나 게임이나 현실과 다를 바 없지요. 제가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기도 했고요. 그 이상은 될 수 없었어요. 바깥 세상에서는 자기 존재를 찾고자 하면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어요. 저는 똑똑하고 적극적인 여자로서는 아무런 힘이 없었어요. 반면에 냉담하고 남을 조종하는 창녀로서의 저는 많은 힘이 있었죠. 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여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연기하는 존재가 되라고 배우죠. 저는 미국 여성의 실제 모습을 연기했을 뿐이에요.
---로베르타 빅터, 매춘부. 서열,p. 151
무덤 파는 인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구멍이야 어떤 식으로든 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덤 파는 인부는 반듯하게 구멍을 팔 수 있어야 합니다. 손님 중에 한 명은 무덤 파는 걸 직접 보고 싶어했습니다. 하수도 파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제가 무덤 파는 걸 보더니 감명을 받은 겁니다. 어떻게 이렇게 반듯하고 완벽한지 감탄하더군요. 사람 몸이 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덤 파는 사람도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