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다잉 아이
다잉 아이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재인
출판년 : 2010
ISBN : 9788990982407

책소개


관능과 공포가 물씬 풍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 호러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등의 작품을 통해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작가로 평가받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번에는 미스터리 호러 작품을 선보인다. 문예지 『소설보석』에 1998년 2월부터 1999년 1월까지 연재되었던 장편소설 『다잉 아이』는 연재 후 8년이 지난 후에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특이한 주제를 정교한 구성과 복선, 치밀한 심리묘사로 끌고 가면서 조성되는 공포와 긴장감, 그리고 각 인간 군상의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의외의 결말로 치닫는 과정 등은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바텐더로 일하는 아메무라 신스케는 어느 날 퇴근길에 누군가에게 둔기로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는다. 다행히 지나가는 행인에게 빨리 발견되어 목숨을 건진 그는 병원으로 찾아온 형사들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되는데, 자신이 과거에 교통사고를 내 한 여성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채 기억까지 잃어버려 답답해하던 신스케는 교통사고 당시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찾아지만 점차 그들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며칠 후 그와 동거하던 나루미마저 실종되고 마는데…….

사고로 기억의 일부가 날아간 한 남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알 수 없는 사건들과 차츰 드러나는 주변 인물들의 음모, 파멸해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원한과 슬픔, 어두운 욕망 등 소용돌이치는 인간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그 저변에 흐르는 긴장과 공포를 한껏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목차


그것은 마네킹 얼굴이라 여겨지지 않을 만큼 완벽했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한 여자의 얼굴이 있었다. 다른 마네킹에는 없는 생명의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것은 죽음의 기운이기도 했다. 신스케는 외면할 수 없었다. 상아색 피부, 완벽한 곡선을 이루는 눈썹, 뭐라고 속삭이는 듯한 입술, 의지가 엿보이는 콧대, 그리고.
그 마네킹 얼굴에는 아주 특별한 점이 하나 있었다. 다른 마네킹은 모두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데, 그 마네킹은 달랐다.
이 여자는…… 날 보고 있어.

그때 문이 조용히 열렸다. 신스케는 반사적으로 눈을 돌렸다. 12시에 가까운 시간. 이런 시간에 나타날 만한 단골손님 몇 명이 떠올랐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그중의 어느 누구도 아닌, 신스케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마담도 아가씨들도 에지마도 그 인물을 보고는 잠시 침묵했다.
낯선 여자 손님이었다. 나이는 서른이 좀 못 돼 보였다. 짧은 머리에,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길인지 검은 벨벳 원피스를 입고 손에도 검은 레이스 장갑을 끼었다.
여자는 가게 안으로 들어서더니 실내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마치 처음부터 그러기로 했다는 듯 카운터 끝자리를 향해 걸어왔다. 그녀가 스툴에 앉을 때까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어서 오십시오.”
신스케가 겨우 입을 열었다.
“뭘 드시겠습니까?”
여자가 얼굴을 들고 신스케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신스케의 몸 안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 여자에게 빠지겠군. 신스케는 그렇게 직감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