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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산문집)
저자 : 김연수
출판사 : 마음의숲
출판년 : 2012
ISBN : 9788992783613
책소개
김연수, ‘애써 이기려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말하다
지금까지 7권의 장편소설과 4권의 소설집을 내면서 이름 석 자만으로 문단과 대중에게 신뢰감을 준 소설가 김연수. 그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들로서는 이런 궁금증을 품어볼 수도 있겠다. ‘그가 만든 다양한 세계의 출처는 어디일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디에서 영감을 받을까? 대체 김연수라는 소설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책은 김연수가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 체험한 사랑, 구름, 바람, 나무 빗방울, 쓴 소설과 읽은 책, 예술과 사람 등에 관한 이야기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궁극에는 삶의 기쁨과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문학적으로 더 깊고 넓어진 사유의 문장들, 그의 소설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워진 문장을 읽게 된다.
김연수는 ‘지지 않는다는 말’의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희망으로 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절망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마라톤은 인생에 대한 은유”라는 표현이 있듯, 그는 인생의 벽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회피하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그저 그 순간이 지나가도록 버티고 기다린다.
또한 소설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매 순간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있는 만큼 견디며 극복하고, 하고 싶은 일은 지금 하면서 살아간다. 김연수는 이런 삶의 자세 덕분에 인생이 더 소중해졌고 삶은 희망과 맞닿게 되었다고 기록한다.
이 책을 통해 그는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버티어 이겨내는’ 삶을 권하고, 삶의 고난 앞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관용과 무덤덤함을 끄집어내어 다시 한 번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바로 예술”이라는 든든한 말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루저(loser)’라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목차
작가의 말 | 왜 지지 않는다는 말인가?
1장│여름다운 여름, 겨울다운 겨울
기뻐하고 슬퍼하라, 울고 웃으라
달리기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끈기가 없는, 참으로 쿨한 귀
막 청춘의 절정이 지나갔다
하늘을 힐끔 쳐다보는 것만으로
그저 말할 수만 있다면, 귀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내가 아는 이 여름의 전부
말하려다 그만두고 말하려다 그만두고
도시에 공급하는 고독의 가격을 낮춰 주기를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2009년 하늘의 목록
2장│생맥주, 취한 마음, 호시절의 마라톤맨
누구나 이미 절반은 러너인 셈
사람이 너무 좋은 게 콤플렉스
우린 모두 영웅호걸 절세가인
여름만이라도 좀 놀면서 지내자, 이 귀신아
이 우주를 도와주는 방법
字宙心을 제멋대로 작동시키는, 말하자면 우주의 중심
준비성 없는 여행자들을 위한 마법의 주문
롤러블레이드 할아버지, 에스프레소 할머니
바바리맨이 아니라 마라톤맨
여름 내내 달렸으니 맥주는 얼마든지
한 번 더 읽기를 바라며 쓰는 글
3장│인생을 선용하는 기술
로자는 지금 노란 까치밥나무 아래에
이것이 지금 네가 읽고 싶은 책이냐?
혼자에겐 기억, 둘에겐 추억
평일 오후 4시의 탁구 시합
그리운 북쪽
나의 가장 아름다운 천국
외롭다고 말하고 싶을 때 우리가 하는 짓
기회야, 인생아, 머리 길러도 괜찮아
4장│그렇지만 삶은 고급 예술이다
어쨌든 우주도 나를 돕겠지
갑의 계획, 을의 인생
이건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문제
여름의 첫 번째 숨결
물렁물렁한 고무 마음의 지옥훈련
호수가 얼어 붙은 날의 문장들
대화 없이도 우리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질문의 소년, 그리고 20년이 흐른 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을까
5장│더 많은 공기를, 더 많은 바람을
오래 달리거나 깊이 잠들거나
그린존으로 속도를 낮추십시오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일에 중독되다
중력을 거슬러 나를 조금 위쪽으로
물방울처럼, 유리처럼
몸으로 이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
변덕과 변심의 달리기
몸으로 생각하면 그게 시인, 혹은 러너
경계선에서 아픔과 고통을 받아들일 때
다시, 벽 앞에서
심장이 뛰는 한, 시간은 무의미
뛰지 않는 가슴들, 모두 유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