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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저자 : 필립 K. 딕
출판사 : 폴라북스
출판년 : 2013
ISBN : 9788993094435
책소개
‘인간’과 ‘현실’에 관한 근원적인 의문을 탐색하는 필립 K. 딕 소설의 총화
20세기 최고의 SF 영화로 추앙받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소설
‘필립 K. 딕 걸작선’이 12번째 작품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로 완간되었다. 이 책은 필립 K. 딕의 작품들 중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SF소설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전설적인 SF영화로 추앙받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소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안드로이드』는 핵전쟁 이후 지구가 황폐해지자 식민 행성이 개척되고, 인간과 유사한 로봇(안드로이드)을 제작하는 수준으로 발전된 과학 문명을 배경으로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성으로 이주하여 안드로이드를 노예로 부리며 살아가며, 지구에는 소수자들만이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들이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혹은 ‘꿈’을 찾아 지구로 탈주하는 일이 벌어지자, 지구에서는 경찰서에 현상금 사냥꾼을 배치하여 도주한 안드로이드들을 잡아 파괴시킨다.
『안드로이드』는 배경에서부터 본문에 등장하는 각종 소재들에 있어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필립 K. 딕 특유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그리고 이 소재들은 필립 K. 딕이 일평생 천착했던 주제로 귀결된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느끼는 현실을 과연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가? 자유의지와 생명을 지녔으나 인간이 아니라는, 혹은 인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다른 존재의 생명을 앗아도 되는가?
폴라북스에서는 본 작품을 출간하면서 문장 및 문단 배열을 최대한 원작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필립 K. 딕 특유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기존의 판본을 읽은 독자들이라 해도 폴라북스의 판본을 읽는다면 아마 전혀 다른 작품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그에게 정말 간절한 소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말을 한 마리 갖는 것이었다. 사실은 말이 아니라 다른 어떤 동물이라도 좋았다. 가짜 동물을 소유하고 기르는 일은 사람의 사기를 점차 저하시키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인 관점에서, 진짜 동물이 없을 경우에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그에게는 이런 상황을 계속해나가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자신이 동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해도,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게다가 아이랜은 분명히 이 일에 신경을 썼다. 그것도 아주 많이.
---「1장」 중에서
릭이 말했다. “저는 안드로이드가 아니에요.”
“당신이 저한테 하고 싶다는 검사 말이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전의 상태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당신도 받아본 적이 있나요?”
“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아주 오래전에요. 제가 경찰서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했을 때요.”
“어쩌면 그것도 가짜 기억일 수 있어요. 가짜 기억을 갖고 돌아다니는 안드로이드도 있다고 하지 않던가요?”
릭이 말했다. “제 상관들이 그 검사에 관해 알고 있어요. 그건 의무 사항이니까요.”
“어쩌면 한때 당신처럼 생긴 사람이 실제로 있었는지도 몰라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당신이 그 사람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거죠. 당신의 상관들도 그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는 거예요.”
---「9장」 중에서
“나는 또 다른 현상금 사냥꾼을 만났어.” 릭이 말했다.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어. 상당히 난폭한 사람이었는데, 앤디들을 파괴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와 함께 있었던 다음부터, 나는 난생 처음으로 그들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어. 무슨 말인가 하면, 내 나름대로이기는 하지만, 지금껏 나는 그 사람이 하는 것처럼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이 이야기, 나중에 하면 안 돼?” 아이랜이 말했다.
릭이 말했다. “나는 검사를 받았어. 질문을 한 가지 했지. 그리고 확인했어. 내가 안드로이드와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했다는 걸.”
---「15장」 중에서
안드로이드도 꿈을 꾸나? 릭은 속으로 물었다. 그건 분명해. 그들이 때때로 주인을 죽이고 이곳으로 도망치는 이유도 그것이니까. 더 나은 삶, 노예 신세가 아니라. 루바 루프트처럼 말이야. 〈돈 조반니〉와 〈피가로의 결혼〉을 노래하는 거지. 황량하고 바위투성이인 지표면을 힘들게 오가는 것 대신에 말이야. 근본적으로 거주가 불가능한 식민 세계에 사는 것 대신에 말이야.
---「16장」 중에서
“사실 모르겠어요. 그걸 내가 알 도리는 전혀 없죠.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그건 그렇고 태어난다는 것은 또 어떤 느낌일까요. 우리는 태어나지 않아요. 자라지도 않죠. 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들어서 죽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개미처럼 닳아서 망가지죠. 실제로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닌 키틴질반사 기계장」 중에서 치죠.” 그녀가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살아 있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