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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얼마나 함께 (마종기 산문집)
우리 얼마나 함께 (마종기 산문집)
저자 : 마종기
출판사 : 달
출판년 : 2013
ISBN : 9788993928624

책소개

오십 년 세월 시와 함께해 온 마종기 시인이 눈을 감고 되돌아보는 풍경!

마종기의 산문집 『우리 얼마나 함께』. 시인이자 의사로 한평생을 살아온 저자가 은퇴한 후 지난 십 년 동안 고국의 신문과 잡지의 청탁을 받고 기고했던 글과 새롭게 적은 몇 편의 글을 묶어낸 책이다. 그동안의 시집이나 산문집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세세한 일상과 생각들을 들려준다. 저자의 시구에서 따온 제목을 붙인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어 조금 굴곡졌던, 그리고 아직도 그런, 그러나 별것 없는 삶의 생활 잡기를 담아냈다.

한국인으로 태어났으나 더 많은 세월을 미국에서 보내며 경계인으로 살아왔던 저자는 그동안 참고 있던 숨을 깊게 몰아쉬며 가슴속에 맺힌 그리움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스스로에게 띄우는 진실한 고백이자 고국에 있는 친구와 동료, 그리고 조카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한 글들과 일상이 그대로 시로 연결되는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글들, 시 쓰는 의사로서,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살아온 일생에 걸친 깊은 고뇌와 성찰을 꺼내 보인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고국의 시인이자 타국의 의사로 살아온 마종기 시인이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과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보내는 따스한 시선


물길을 역행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들처럼
저멀리 들려오는 시인의 목소리

눈을 감고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나는 누구와 이어져 있는지.

얼마를 살고, 얼마를 울고, 얼마나 노래했는지를.


고국의 시인이자 타국의 의사로 살아온 세월이 벌써 반백년. 시인 마종기는 1959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해 본과 1학년 재학중 「해부학교실」을 발표하며 의사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삶을 동시에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떠났던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늘 고국을 바라보며 울고, 웃고, 노래했다. 그 아득한 세월을 지나 의사생활에서 은퇴한 후 십 년간 고국의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과 새롭게 적은 몇 편의 글을 엮어, 산문집 『우리 얼마나 함께』를 펴냈다.
시인이자 의사로 한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지니고 있는 서정과 가치관이란 무엇일까. 그는 차가울 것만 같은 의사도, 뜨거울 것만 같은 시인도 아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났으나 더 많은 세월을 미국에서 보냈다. 이렇게 경계인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그가 그동안 참고 있던 숨을 깊게 몰아쉬며, 가슴속에 맺힌 그리움을 글로 풀어냈다.
이 책은 시인의 시집이나 다른 산문집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세세한 일상과 생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심(詩心)이 되었던 맑고 투명한 마음은 사랑하는 가족과 여러 인연들로부터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화작가 아버지, 현대무용가 어머니를 비롯하여 동생들과 세 아들, 친구들, 문단의 지인들과의 만남이 얼마나 정 깊었는지도 우리는 새삼 느낄 수 있다. 오십 년 세월 꾸준히 시를 써온 시인이 눈을 감고 되돌아보는 풍경에는 필연적으로 그리움의 정서가 가득하다.

사소한 그리움으로 불러본다, 아 당신!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챕터 제목은 모두 마종기 시인의 시구(詩句)에서 따온 것들이다.
★ 1부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에서는 어린 나이 피난을 갔던 마산에서의 추억에서 시작해 철없던 시절 떠난 경주 여행, 미국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 아버지의 묘를 개장해 어머니의 유분과 함께 합장했던 날, 존경하던 신부님과의 추억, 장욱진 화백과의 인연 등, 사소하지만 가슴에 사무치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시인은 이렇게 비록 타국에 있지만 자신과 이어져 있는 고국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인연의 끈으로 자신의 거리를 가늠한다. 물리적으로는 다른 국경을 밟고 서 있으나 그의 시를 읽으며 그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감성을 공유해온 사람들에게 시인과의 거리는 그 누구보다 가깝다. 그래서 이 산문집은 시인이 스스로에게 띄우는 진실한 고백이자 고국에 있는 친구와 동료, 그리고 조카들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다.

★ 2부 [당신이 와서야 파란 하늘이 생겼다]에서는 시인의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상다반사로 채워진다. 집 앞 마당의 꽃밭 가꾸기, 아내가 배우던 가야금 소리, 아무 이유 없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던 날,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추억, 오십 년 만에 고국에서 맞은 함박눈에 대한 감격 등…….
하지만, 이런 소회들은 단순히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시인은 「아카시아 꽃」이라는 시를,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여행한 후에는 「기도하는 아랍인」을, 파타고니아를 여행한 후에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시 「파타고니아의 양」을 발표한다. 그뿐 아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마다 머릿속으로 내내 수평선과 지평선을 그리던 시인은 「지평선, 내 종점」이라는 시를 통해 그 마음을 적었다. 이렇듯 시인의 일상이 그대로 시로 연결되는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3부 [하늘을 향해 다시 날아오르는 외로운 새처럼]에서는 주변의 사람들, 특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가족’에 집중하고 있다. 항상 듬직하게 곁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분야의 책과 예술을 접하도록 해주셨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타국에서 나고 자란 세 아들들……. 한국과 미국의 국경을 넘나들고, 시인과 의사 사이에서 줄을 타던 시인에게도 그 뿌리만큼은 명확하고 탄탄했다. 어떤 시련과 격정에도 굳건하게 힘이 되어준 가족. 그들은 마종기 시인의 문학세계의 뿌리가 되어준 기반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더불어, 세 아들들을 타국에서 번듯하게 키워냈음에도 고국의 언어를 충분히 익히지 못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유품을 물려주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 그동안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았던 깊은 속내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 4부 [극진한 사랑은 아마 사람의 추위 속에서 완성된다]로 넘어오면 이야기의 외연이 보다 넓어진다.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를 비롯한 혼혈인에 대한 문제에서 시작해 한국 내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인권 문제, 미국의 물질만능 태세를 꼬집기도 하고, 관광지에서의 에티켓 및 공중도덕 준수에 관한 일침, 세계인의 행복 지수, 그 밖에도 기부 문화에 대한 일견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청년 시절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생활을 해온 마종기 시인이었지만, 그는 결코 고국을 잊을 수 없었다. 늘 고국의 풀 한 포기마저 아른거렸고, 그래서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고국 땅을 밟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멋을 추구하며, 한국문학의 번역에도 힘써왔다. 더불어 국내의 유수한 문학가들이 존재함에도 노벨문학상의 영예가 한 번도 우리나라 작가에게 돌아온 적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한국문학의 위상을 누구보다도 고심하고 앞장선다.

★ 5부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은 이 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 된다. 시 쓰는 의사로서, 또한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그렇게 경계인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마종기 시인의 일생에 걸친 깊은 고뇌와 성찰이 이곳에 모두 녹아 있다. 그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할 뿐만 아니라 시인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소리에도 스스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사 자리에서 은퇴 후 고국에 들어와 모교에서 「문학과 의학」이라는 교과목 강의를 하기도 했던 시인답게, 이 책에서도 의학계의 발전을 위하여 문학과 의학의 통섭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통계화된 과학과 정확한 수치만으로 인간을 재단하고 치료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통찰이 있어야만 환자를 더욱 이해하고 스스로도 전인격적인 의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와 걸음을 함께하니 숨이 트인다

그는 어느 날 갑작스레 떠났던 낯선 나라에 두 발을 붙이고 선 채 하루도 고국을 향해 바라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이제 의사의 자리에서 은퇴하여 그토록 염원하던 시인으로의 삶만을 살아가고 있는 그는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그냥 꿀꺽 삼켜버려야 했던 그간의 시절을 지나, 비로소 그 모든 감정의 체증을 꼭꼭 씹어 넘길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의 시는 그렇게 그와 함께 오십 년을 살았다. ‘내 가슴에 외로움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시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여전히 계속해서 외로움을 껴안고 시를 쓸 것이다.
빛나는 시기를 지나 이제는 선명한 언어로 당신에게 말을 건네는 시인의 손짓과 그 글에 스며들어 한걸음 내딛는 독자의 모습은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아름다운 만남인 동시에 소통의 풍경이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조용한 ‘교감’을 통해 온전한 ‘이해’에 다다른다. 가만히 다가가 그 앞에 서기만 해도 어딘지 마음이 놓이고 무언가 건네받은 느낌이 든다. 마주대고 앉은 두 무릎 사이에 그 어떤 조건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당신과 나만이 존재할 뿐이다.
시인이란 마치 마라톤 주자와 같아서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해야 낙오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오십여 년을 한결같이 달려왔지만, 그 어디에도 완주를 알리는 화려한 결승 테이프가 없었다고 말하는 마 시인. 그런 시인의 외로운 독주에 슬며시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함께 뛰고 싶다. 그리고 시인보다 딱 한 걸음만 먼저 결승점에 도착해 그를 맞이하고 싶다. 그렇게 시인의 활짝 웃는 함박웃음을 보고 싶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책머리에 008

1부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그곳으로 가는 길 014
이 작은 대견함 020
만남과 헤어짐의 사이에서 025
어떤 날의 이사 030
시인의 딸 035
그 여름의 경주 여행 041
신부님의 국화꽃 048
더 따뜻하고, 더 간절한 054
관념이 아닌 가을 오후 060

2부
당신이 와서야 파란 하늘이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꽃 070
눈물의 이유 078
가야금 소리 082
사람의 중심 090
사랑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096
지평선과 수평선 101
마요르카 섬의 작은 손 106
그해의 함박눈 115
눈꽃 편지 120
이토록 행복한 사람 124

3부
하늘을 향해 다시 날아오르는
외로운 새처럼


박꽃과 달빛 130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 136
분명한 자격 140
귀하고 위대한 이름 145
뿌리의 방향 150
착한 테니스 155
한겨울의 폭포 164
누군가에게 무엇이 될 수 있다면 169

4부
극진한 사랑은
아마 사람의 추위 속에서 완성된다


모래밭에 피는 꽃 176
여유는 향기로 남고 181
인도와 파키스탄 188
실미도, 그 이후 192
게으른 나라 197
피부로 통하는 대화 203
따뜻한 나라의 따뜻한 깊이 212
봄날의 초록 들판처럼 217

5부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해송 동화집 226
사람의 자리 233
시 쓰는 의사의 빛과 그늘 239
오래된 봄의 뒷길 249
내 시가 가는 길 253
멋과 흥과 빛 257
눈먼 자의 시선으로 262
새로움을 가슴에 새기는 법 267
몸을 기대고 싶은 말 275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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