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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이윤기의 번역과 해설로 만나는 존 버니언 우화소설)
천로역정 (이윤기의 번역과 해설로 만나는 존 버니언 우화소설)
저자 : 존 번연
출판사 : 섬앤섬
출판년 : 2010
ISBN : 9788996266532

책소개


근대문학 소설의 효시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
이윤기 선생의 마지막 번역작품


1678년에 출판된 이래 3백여 년간 인종적, 문화적 장벽을 넘나들면서 끊임없이 읽혀 온 고전 『천로역정』. 존 버니언이 베드포드 감옥에서 꿈의 형식을 빌려 비유체로 쓴 고전을 신화학의 대가 이윤기 교수의 번역으로 만난다. '순례자의 여정'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성서적 심상心象의 세례를 받은 작품이자, 삶과 사상의 모든 문제를 성서로 풀어내는 청교도적 믿음에 깊이 뿌리를 내린 위대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순례자의 여로를 장엄한 서사시처럼 그려내고 있는 『천로역정』의 내용은 1,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크리스천이 가족을 남겨둔 채 고향을 떠나 천국에 이르는 길을 가는 여정을 비유와 우화를 통해 묘사하고 있다. 천국으로 향해 걷는 그는 놀랄 만한 용기와 지혜로 여러 고난을 이겨내고 결국 천국에 이른다. 80여 개 언어로 번역된 이 책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각기 다른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역시 인생에 대한 깊은 감명을 줄 것이다.

목차


過人 이윤기 선생이 남긴 마지막 번역 작품!
찰스 디킨스, 조지 엘리엇, 샬롯 브론테 등의 작가가 극찬한 작품, 『천로역정』

“상상력, 창조성, 스토리의 전개가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 사무엘 존슨

하늘나라 가는 길, 『천로역정』
워낙 유명한 고전이어서 제목이 아주 천로역정天路歷程으로 굳어져버린 듯한 이 소설의 원래 제목은 The Pilgrim’s Progress, 단어 그대로 번역하면 순례자의 여정旅程에 가깝다. 그러나 이 작품의 제목이 『천로역정』으로 굳어진 것은 순례자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내세來世의 하늘나라[天國]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늘나라 가는 길’이라는 제목이 우리 시대에 걸맞게 쉽고 또 그 제목의 의미와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 데 요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보편적 신화를 획득하는 데 성공한 개인적 경험
이 책이 1678년에 출판된 이래 자그마치 3백여 년간, 이른바 고전의 소통을 제한하는 인종적, 문화적 장벽을 넘나들면서 끊임없이 읽혀 온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가톨릭교도들 사이에서는 물론 개화한 회교도들, 심지어는 아메리카 인디언, 남태평양 제도의 원주민들 사이에서도 줄기차게 읽혀 온 까닭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존 버니언 연구가 로저 샤로크 같은 이는, 이 소설에서 기독교 신앙을 완성하려는 한 인간의 개인적 경험이 보편적 신화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버니언 자신이 절묘하게 이름을 붙여 이 소설에 등장시킨 수많은 고유 명사는 오늘날까지 면면히, 버니언이 부여한 성격 그대로 살아 숨 쉰다. ‘속물도사’, ‘사심私心’, ‘수다’, ‘무지’ 같은 인물들은 오늘날에도, 삶과 종교를 두루뭉수리하게 화해시키려는 사람을 야유할 때면 어김없이 버니언의 소설 속에서 현실로 불려 나온다. 인간의 속성인 오만의 요지경 속 ‘허영의 시장’은, 윌리엄 태커리가William Makepeace Thackeray 쓴 소설 『허영의 시장』의 살아 있는 무대가 된 다음에도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펼쳐진다는 사실 역시 버니언이 창안한 이러한 개념이 보편성을 획득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세의 문학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 근대문학 소설의 효시
『천로역정』은 성서적 심상心象의 세례를 받은 작품이자, 삶과 사상의 모든 문제를 성서로 풀어내는 청교도적 믿음에 깊이 뿌리를 내린 위대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만일에 이 소설이 위대한 까닭이 여기에만 있다면 비기독교도에게는 이 소설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문학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버니언이 이 책에다 인용한 속담, 변용시켜서 쓴 수많은 인용구와 관용구, 예사스럽게 쓴 평범한 구어체 문장이 이 작품을 통하여 예술적으로 완성되었다고 평가한다. 말하자면 버니언의 문학이 후세의 문학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다는 것이다.
18세기, 영국의 저명한 시인이자 평론가인 사무엘 존슨은 “상상력, 창조성, 스토리의 전개가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평했으며, 뒤이은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소설가들인 찰스 디킨스, 조지 엘리엇, 샬롯 브론테 등은 버니언의 작품을 극찬하며 그의 문장과 테크닉을 자신들의 작품 속에 차용하기도 했다.

자신의 열정을 창조적으로 드러낸 위대한 서사시인
버니언을 청교도 작가로 보려하는 사람들은 그를 일러, ‘평생을 그리스도가 대장이고 기도가 눈물이었으며 십자가는 군기軍旗인 싸움을 하다가 간 사람’이라고 낮추어 말한다. 그러나 러디어드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 같은 사람은 그를 일러, ‘소설의 창시자’라고 돋우어 말하기도 한다. 키플링의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로역정』이 지금으로부터 3백여 년 전인 17세기 소설이라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같은 신을 섬기면서도 의견이 조금이라도 다른 교인이 있으면 불기둥[火刑柱]에 매다는 것까지 망설이지 않던 그 시대에 그는 명백히 독단적인 자신의 의견을 우화로 빚어낸 용감하기 짝이 없는 기독교도이었고, 사람들이 말세의 불길한 예감에 시달리던 그 시대, 교조적인 교리와 경직된 논리가 문필가의 혀끝과 붓끝을 지배하던 그 시대에 그는 피가 통하는 인간의 무리를 통하여 자신의 열정을 창조적으로 드러낸, 분명히 위대한 서사 시인이었다.
『천로역정』 제2권은 제1권의 속편이 아니라, 버니언이 제1권을 쓰고 나서 6년이 지난 뒤인 1684년에 전혀 별개의 작품으로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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