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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인 여자들
저자 : Claudia Pineiro
출판사 : 푸른숲
출판년 : 2023
ISBN : 9791156754497
책소개
그해 최고의 범죄 소설에 주어지는
대실해밋상 만장일치 수상
종교적 광신이 산산조각 낸 소녀를 둘러싼 비밀
범죄 소설의 정점에 오른 마스터피스
보르헤스 이후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대표작 『신을 죽인 여자들』이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30년 전, 온몸이 토막 난 채 불에 탄 소녀를 둘러싼 비밀을 풀어나가는 이번 작품은 그해 가장 뛰어난 범죄소설에게 수여되는 대실해밋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였다. 평론가들로부터 도스토옙스키, 레이먼드 카버와 비교되는 한편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또한 아마존 평점 4.4점, 굿리즈 평점 4.2점을 기록하는 등 독자들에게도 압도적인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임을 증명해냈다.
각자 다른 종교에 대한 신념으로 인해 붕괴되는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신을 죽인 여자들』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가 그간 천착해온 주제가 집대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사회의 압제가 여성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종교가 개인에게 어떤 합리화의 명분을 주는지, 맹목적 진실 추구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등 거장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범죄 소설의 한계를 넘어 한 정점에 오른 걸작을 지금 확인해보자.
목차
나는 이처럼 하느님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을 갖도록 교육받고 자랐다. 하지만 어떤 자들이 내 동생을 죽인 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워 없애버리려고 하다가 결국 토막까지 내고 말았다. 내가 믿음을 버린대도 얼마나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 p.21
“부디 거짓말에 현혹되지도 망상에 사로잡히지도 말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렴.” 할아버지는 내게 보낸 편지, 나만 읽을 수 있는 편지에 그렇게 썼다. 무엇보다 그가 노력하다라는 동사를 골랐다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했다. 할아버지는 내게 행복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그 편지에서 할아버지는 나에게 사랑에 관해 말했다.
--- p.86
아나는 내 품에 안긴 채 죽었다. 죽은 사람을 또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두 번 죽지 않는다.
--- p.125
“(…) 우리가 다가갈 수 없는 진실은 마지막 날까지도 고통스러울 테니까.”
나는 이 말을 공책에 적었을 뿐만 아니라 아나의 사진 아래 인쇄한 다음 액자에 넣어 방에 걸어두었다.
“우리가 다가갈 수 없는 진실은 마지막 날까지도 고통스러울 테니까.”
--- p.213
“알프레도 아저씨, 가장 알고 싶은 게 뭐예요?”
“아나가 네 무릎에 누워서 죽었는데 누가, 무엇 때문에 그 아이의 시신을 절단하고 불에 태웠는지 알고 싶단다. 그러니까 누가, 왜 그랬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너는 어떠니?”
“아나를 불에 태우고 절단한 것 말씀이시죠?”
“그래. 아나를 불에 태우고 절단한 것 말이다.”
--- p.217
하느님의 뜻이었다. 특히 이번만큼은 하느님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가지 마십시오. 그러나 이번에는 제 뜻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제가 이루었나이다.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말입니다.
--- p.403
어릴 적 너희 둘은 우리 가족의 강요에 의해 종교라는 사슬에 묶인 채 살았어. 하지만 그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버린 너희가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른단다. 이런 세상에서 아무것도 믿지 않고 살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해. 그런 너희가 너무 자랑스럽구나. 아니, 존경스럽기까지 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