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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저자 : 피터 스완슨
출판사 : 푸른숲
출판년 : 2022
ISBN : 9791156759454

책소개


기이하고도 놀라운 피터 스완슨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보스턴의 한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며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맬컴 커쇼. 어느 날 FBI 요원이 그를 찾아와 ‘당신이 몇 년 전 서점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을 기억하는가’라고 질문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범죄소설 가운데 가장 똑똑하고 독창적이면서 실패할 확률이 없는 살인을 저지른 여덟 작품을 모아놓은 포스팅인데, 누군가 이를 따라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 책들에 나오는 살인 방법을 성공적으로 모방했다면 범인은 결코 잡히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낯모르는 이들이 살해당했으나 곧 그의 타깃에 서점 단골손님도 포함되고, 어쩌면 커쇼의 아내의 죽음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살인자의 손길은 치밀하고도 지능적으로 점점 커쇼를 향해 다가오는데…. 범인은 대체 누구이며 왜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일까?

“메스처럼 예리한 문체로 냉정한 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가 ([퍼블리셔스 위클리])”라는 극찬과 함께 단숨에 길리언 플린과 같은 스릴러 소설계 신예 거장 반열에 오른 피터 스완슨. 국내 독자 10만 명을 만족시킨 전작 『죽여 마땅한 사람들』 등 흡입력 있는 스릴러 작품을 주로 선보이던 그가 이번에는 탄탄한 구성과 짜임새 높은 촘촘한 전개로 전작과 또 다른 맛을 선보인다. 범인과 주인공의 쫓고 쫓기는 추리, 주인공의 유려한 심리 묘사, 곳곳에서 하나둘 새어나오는 놀라운 진실과 배신, 예상을 뒤엎는 기이한 반전들이 주는 서늘함은 스릴러 소설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목차


마침내 멀비 요원이 입을 열었다.
“아마 못 들어보셨을 거예요. 작년 봄, 코네티컷주 노워크 선로 옆에서 빌 만소라는 남자가 변사체로 발견됐어요. 매일 특정 열차를 타고 통근하던 사람이었는데 처음에는 사고로 기차에서 떨어진 줄 알았죠. 하지만 지금은 다른 데서 살해되었다가 선로로 옮겨진 걸로 보고 있어요.”
“들어본 적 없습니다.” 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뭐 떠오르는 거 없나요?”
“뭘 보고 말입니까?”
“빌 만소의 죽음이요.”
“아뇨.”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조금은 거짓이었다. 뭔가가 떠오르기는 했는데 정확히 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없는 것 같네요.” 내가 덧붙였다.
멀비 요원은 다시 기다렸고, 내가 말했다. “왜 날 만나러 왔는지 말해주시죠.”
그녀는 가죽 가방의 지퍼를 열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2004년에 당신이 이 서점 블로그에 썼던 리스트, 기억하세요?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라는 리스트였죠.”
--- p.18~19

1981년에 개봉한 〈보디 히트〉는 로런스 캐스던 감독의 저평가된 네오 누아르 작품이다. 그 영화에서 폭탄 전문가 테디 루이스는 명대사를 남긴다.
“근사한 범죄를 저지르려고 할 때마다 엿 될 방법이 쉰 가지는 돼. 그중에서 스물다섯 개만 생각해내도 천재지……. 그리고 넌 천재가 아니야.”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범죄소설들을 살펴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범죄, 다시 말해 완전범죄를 시도한 범죄자들?대다수는 죽거나 감옥에 갔다?이 수두룩하다. 그들 대다수가 궁극적인 완전범죄, 즉 완벽한 살인을 저질렀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기에 범죄소설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독창적이며 실패할 염려가 없는(그게 가능하다면) 살인을 저지른 작품들이다. 범죄소설 분야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들도 아니고, 이 책들이 걸작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범인이 완벽한 살인이라는 이상적인 개념을 거의 깨달은 작품들이다.
--- p.23~24

범인이 누구든 간에 단순히 내 리스트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범인은 나를 알고 있다. 잘은 모르더라도 약간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아니 확신하는 이유는 멀비 요원이 언급한 다섯 번째 피해자 때문이다. 록랜드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일레인 존슨. 사실 나는 그녀를 알고 있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 이름을 듣자마자 내가 아는 일레인 존슨과 동일인이라고 확신했다. 예전에 비컨힐에 살았던 그녀는 우리 서점 단골이었고, 우리 서점에서 작가를 초대하는 낭독회가 열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아까 그 자리에서 멀비 요원에게 바로 말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앞으로도 꼭 말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기 전까지는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멀비 요원도 틀림없이 내게 숨기는 정보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도 이 정보를 숨길 것이다.
난 나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 p.44~45

이메일을 확인하려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포스팅이 그대로 있는 우리 서점 블로그를 다시 힐끗 보았다. 맨 밑에는 포스팅과 관련된 정보가 적혀 있었다. 작성자 이름인 맬컴 커쇼와 글이 올라온 날짜와 시간, 댓글이 세 개 달렸다는 표시. 내가 기억하는 건 두 개뿐이었으므로 새로운 댓글을 읽으려고 클릭했다. 가장 최근 댓글은 채 24시간도 안 되는 어제 새벽 세 시에 닥터 셰퍼드라는 사람이 작성했다. 나는 댓글을 읽었다. “리스트의 절반까지 왔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완료, 《ABC 살인사건》 마침내 끝. 《이중 배상》 격파. 《죽음의 덫》은 영화로 봤고. 리스트를 다 마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연락할게. 아니면 내가 누군지 벌써 알았을까?”
--- p.77~78

만약 그가 내 정체를 알아냈다면? 날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리라. (중략) 조금만 찾아봤다면 클레어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녀에게 남편이 있으며 그가 추리소설 전문 책방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가 블로그에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에 관한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고, 그중 하나가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라는 사실도. 날 쉽게 찾아 냈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에릭 앳웰을 죽이는 게 너무 즐거워서 계속 살인을 저지르고 싶었을까? 만일 그가 내 리스트를 향후 살인의 청사진으로 삼았다면? 내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이미 끌지 않았는가. 이 모든 게 일종의 게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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