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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와 파도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꼬리와 파도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저자 : 강석희
출판사 : 창비교육
출판년 : 20230327
ISBN : 9791165702069

책소개


“지켜 줄게. 혼자서는 못 하지만 우리가 되어, 너를 지켜 줄게.”
세상의 상처에 맞서는 용감한 파도의 물결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인 강석희 작가의 장편 소설 『꼬리와 파도』가 출간되었다. 폭력 앞에 무력했던 청소년들이 연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분투하는 내용의 성장소설이다. 축구 선수를 꿈꾸는 중학생 무경은 같이 운동하던 단짝 친구가 성폭력 사건을 겪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무경은 친구의 피해를 알려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 낙담하고는 축구를 그만둔다. 다른 도시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무경은 친구들 사이에서 약자로 지내는 예찬, 데이트 폭력으로 상처받은 서연, 교사의 폭언에 상처받은 친구를 도우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현정을 만나 서로 속내를 털어놓고 위로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 이들은 매년 열리는 지역 유등 축제를 이용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마침내 공동체의 관심을 이끌어 낸다.

『꼬리와 파도』는 고질적인 학교 폭력은 물론 운동부 사제 관계 간 폭력, 데이트 폭력 등 다양한 폭력의 양상을 섬세하면서도 밀도 높게 다룬다. 아울러 이에 맞서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경쾌하면서도 힘 있게 그려 내 이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한다. 십 대가 감당하기 버거운 문제들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유연하게 풀어 가는 무경, 예찬, 서연, 현정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작은 용기의 위력을 실감하는 동시에 내적으로 한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목차


“잘 찾아왔어. 제대로 찾아왔어!”
2021년, 서로 연대하며 권위와 폭력에 맞서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온라인 수업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답답해진 두 학생. 손으로 ‘조금만(소리를 키워 주세요)’을 표현하려다 이를 ‘집게손’으로 오해한 친구들에게서 갖은 비난을 받는다. 담임 교사에게 도움을 청해 보지만 남은 건 영혼 없는 사과문과 지친 영혼뿐. 고민 끝에 이들은 평소 믿음직해 보였던 체육 교사 무경을 찾고, 무경은 두 학생에게서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발견한다.

『꼬리와 파도』는 무경의 청소년 시절을 1~3부로 두고, 체육 교사가 된 무경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제자들 사연을 앞뒤로 배치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에게 일어나는, 시간을 넘나드는 언어적·물리적 폭력의 질긴 고리를 입체적으로 그려 낸 것이다.

그 지독한 고리를 끊어 낼 해법으로 작가는 ‘연대’를 제시한다. 교사, 친구, 이성 등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맺어야 할 이들에게 상처를 받은 무경, 예찬, 현정, 서연은 그동안 자신과 친구들이 겪은 일들을 리본에 적어 유등 축제장에 전시된 유등에 몰래 매단다. 이들의 계획이 들키려는 찰나, 교사 최아라의 재치로 위기를 모면한다. 이렇게 유등 축제 방문객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리본은 세상 밖으로 퍼져 나간다. 마침내 학교 동문들이 인터넷 카페 ‘지켜줄게’를 개설하며 여론의 파도를 만들고, 가해자들에게는 세간의 비난이 쏟아진다. 개인의 목소리는 작지만 친구와, 어른과, 공동체와 연대하여 내는 소리는 세상과 공명하며 크게 증폭되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여실하게 보여 준 것이다.

다채로운 인물들의 입체적 관계가 빚어낸
현실적인, 그래서 더 갈급한 희망들

현실이 그렇듯 소설에서도 개성과 개성이 맞부딪치며 갈등이 촉발되고, 한 개성이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서로 스며들며 갈등이 해소되곤 한다. 독자는 갈등의 주축인 다양한 등장인물들 중 누군가에게 이입하며 소설을 자기 서사화하고, 그 해소의 과정 속에서 자기 세계를 확장해 간다.

이 작품은 그러한 등장인물의 속성, 다채로운 갈등의 의의를 영민하게 활용한다. 축구 선수를 꿈꾸는 정의로운 여학생 무경, 감수성 넘치는 남학생 예찬, 엉뚱함과 다정함을 겸비한 현정, 잘난 척하는 우등생인 줄만 알았지만 속으로 상처를 감추고 있던 서연. 서로 다른 이들 청소년은 저마다 품고 있던 상처가 공통점이 되어 서로를 받아들이고 아픔을 나눈다.

이들의 교류는 개인적 치유에 그치지 않는다. 운동부 코치로서 지닌 권위를 악용한 전근세, 학생을 돕는 척하지만 의도가 불순했던 교사 민찬우 등 단죄받아야 할 다른 인물들을 향하기 시작한다. 옳다고 판단한 일엔 물러서지 않는 교사 최아라 등이 결합하며 청소년 사인방의 행보는 또 다른 단계로 나아간다. 다채로운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 이들이 처한 현실적인 갈등과 위기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환기한다. 독자들이 품게 될, 상처 입은 청소년들의 연대를 향한 지지는 결국 독자들을 한발 성장하게 할 발판이 될 것이다.

스스로 딛고 일어서는 힘을 키우길 바라며 쓴
강석희 작가의 첫 장편 소설

『꼬리와 파도』에는 소위 사이다 같은 결말은 없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완전히 보상받는 일이 현실에서는 좀처럼 벌어지기 힘들다는 것쯤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학생을 추행한 축구부 코치와 교사는 변변찮은 사과조차 없이 학교를 옮겨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피해 학생만이 주변의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좌절하는 모습이 『꼬리와 파도』에서도 엄연한 현실의 하나로 나타난다.

다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막다른 골목에서도 스스로 용기를 내고 성장해 나간다. 작가는 리본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작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담담하게 보여 줌으로써 청소년 독자들에게 어떠한 암울한 일에서든 당장의 결과에 실망 하기보다 현명하게 싸워 나가는 법을 감각하게 한다. 특히 아직 자신에게 내재된 힘을 가늠하지 못하는 청소년 독자들에겐 ‘나도 용기를 내 볼 수 있겠다’ 또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겠다’라는 뭉근한 다짐을 품게 할 것이다.

『꼬리와 파도』는 창비교육에서 제정한 성장소설상의 제1회 우수상 수상작이다. 독자 심사단의 두터운 지지와 함께 ‘성장과 연대의 가치’를 잘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은 강석희 작가는 첫 장편 소설에서 청소년이 성인으로 자라는 시간에 새겨진 성장의 결을 포착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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