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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사임당
여자, 사임당
저자 : 신영란
출판사 : 포북(forbook)
출판년 : 2015
ISBN : 9791186455975

책소개


드라마보다 먼저 읽는 신사임당, 그 꽃빛 생애
오늘을 사는 [또 다른 사임당]에게 회한의 고백을 건네다

1년여에 걸친 취재 그리고 사임당의 생을 기리는 눈물의 집필

사임당, 신인선(仁善). 마흔여덟 해의 지난한 인생을 살다간 참으로 눈부셨던 여인.
글과 그림에 능통하였으니 천재적인 예인(藝人)이고, 조선 최고의 학자였던 율곡 이이 선생을 낳아 키워낸 현모였으며, 남편에게는 어진 아내였고, 부모에게는 지성으로 효를 다한 딸이었으니…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여인에다, 찬란했던 업적만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의 생애를 찾아 1년 이상, 세월을 거슬러 취재에 몰입했던 작가 신영란의 눈에는 한없이 외로웠고, 고단했으며, 아픔을 감내했던 여자로서의 사임당이 뜨겁게 각인되었다 했다.

“다시 살거든, 어미로만 살지는 아니할 것이다.”
“조선 여자라서 행복하였으나 조선 여자로 살아내기가 무진 아팠더이다.”

작가는 이 두 줄의 문장을 가슴 깊이 아로새긴 채로 집필의 시간에 빠져들었다.

「사임당, 그녀는 팔자 좋은 양반가의 안방마님도 선택된 행운의 주인공도 아니었다. 다만 온몸으로 치열하게 자기 몫을 삶을 살다 간 자주적인 생활인이었다. 그녀는 길지 않은 생애를 통틀어 참다운 열정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그 열정적인 삶의 한순간이라도 흉내 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축복받은 인생이 아닐까.」

장편소설로 기록된 女子, 사임당. 그 속에는 이 모든 뜨거운 순간들이 드라마틱하게 녹아 있다. 오랜 세월을 거슬러, 한 여인의 생애를 절절히 읽어내게 하는 것이다.

목차


작가의 말 중에서

“대관령에서 한양까지 9백 리, 걸어서 빠르면 아흐레, 늦으면 보름도 걸리는 길입니다. 그 시절에 나이키를 신었겠습니까, 비행기를 탔겠습니까. 여자 몸으로 아이들까지 데리고 대관령을 넘어왔을 것 아닙니까? 매번 가마를 탔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양반집 안방마님이라는 말로 현실을 가리려는 것은 현대인들의 지나친 억측이 아닐까 합니다.” 긴 세월, 신사임당과 율곡의 업적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온 [율곡교육원] 정문교 원장은 인터뷰 내내 안타까운 기색이었다. 요컨대 현대인의 잣대로 한 여인의 숭고한 삶을 함부로 재단하려 들지 말라는 뼈 있는 항변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대관령을 돌아 나와 봉평으로, 파주로, 사임당의 흔적을 되짚어보면서 불쑥불쑥 가슴이 먹먹해지곤 했다. 5백 년 전, 이 땅에 살다 간 한 여인의 뜨거운 숨결이 게으름과 변명에 길들여진 나약한 영혼에 준열한 꾸짖음으로 다가왔다.

사임당의 뒤안길 그리고 소설적인 허구가 곁들여진 흥미진진한 이야기

「엄밀히 말해서 이 책은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 신사임당의 생애를 이해하는 데 바탕이 된 자료들을 속속들이 공부했고, 무엇보다 율곡교육원 정문교 원장님의 진심어린 도움이 컸다. 작가로서 내가 한 일은 주어진 상황에 어쭙지도 않은 상상력을 더한 것 정도이다. 부디 이 작은 욕심이 신사임당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하다.」

소설을 마치며 신영란 작가가 조심스럽게 내비친 속내는 이렇다. 소설이니 허구가 곁들여져야 재미가 늘어날 테지만, 사임당의 생애란 사실 허구를 보태지 않아도 믿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특히나 재능을 타고난 딸을 버젓한 집안으로 시집보냈다가는 그 재능을 썩히고 살게 될까 염려한 사임당의 아버지 신명화가 매우 평범한 집안의 딱히 관직도 없었던 이원수에게 시집을 보냈던 것.
여기에서부터 고단한 삶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랬기에 그녀의 예술혼이나 모성애도 더욱 불타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식들, 특히 셋째 아들 율곡을 당당히 키워낸 놀라운 현모의 품격은 칭송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신영란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미로서 또는 무던히 인내하며 살았던 어진 아내로서의 삶에 가려져 있는 사임당의 여성성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사임당, 그녀도 실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던 한 여인이었음을 돌이키게 하고 평생 그녀를 가슴에 품었던 한 지고지순한 사내의 사모곡도 비밀스럽게 풀어낸다.
역사 속의 사실과 작은 허구가 만나 빚어진 이 소설은 그렇게, 우리가 단순히 겉만 보고 존경해마지 않았던 한 여인의 뜨거운 생애 속으로 독자들을 손잡아 이끌어준다.

「‘……때문에’이거나 ‘……해서’라거나.
스스로 미치지 못하여 가지 않은 길을 두고 무슨 핑계가 그리 많았던가.」

작가가 사임당의 생을 풀어낸 글을 덮으며 던진 이 물음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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