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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순자』에서 『논형』까지, 개인의,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철학)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순자』에서 『논형』까지, 개인의,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철학)
저자 : 고은강
출판사 : 눌민
출판년 : 2020
ISBN : 9791187750291

책소개

이 책은 2008년 동양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개인주의의 연구에 몰두한 저자의 미발표 논문들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순자』, 『한비자』, 『관자』, 『상군서』, 『논형』 등의 선진철학(先秦哲學)의 저작들을 적극적인 해석과 재구성을 통해 그 속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를 발견하는 성과를 이루어내면서 학계에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 중의 하나가 여전히 동서양에 팽배한 사고 방식인 개인 중심의 서양 철학과 공동체 중심의 동양 철학이라는 대립항에 대한 문제 제기다.

저자는 권리와 의무의 주체인 개인과 그 개인이 내리는 의사결정을 토대로 작동한다고 설명되는 현대 사회를 겪으면서도 동양 철학은 전통적으로 동양 철학 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논제들(의 반복적 생산)에 집중하거나 서양 철학에 대한 제한적 대안 제시에 그치는가를 질문한다. 저자는 개인과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동양 고전 철학을 다시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이다. 다만 그 관념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개인과 개인주의의 관점으로 동양 고전 철학을 재구성한다!



현대 사회의 눈으로 동양 철학을 재조명하고 동양 철학으로 현대 사회를 응시하는 새로운 시도!



동양 철학을 새롭게 바라보기

최근 한국의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의 성공적인 방역을 두고, 서구 일각에서는 그 한국 사람들은 개인주의적 성향보다 공동체 중심적 성향이 강하며 뿌리 깊은 유교 사상에서 비롯한 국가(정부)에 대한 순종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했다. 이런 분석은 한국의 실제 상황과 대처를 생생히 경험한 국내외의 수많은 전문가와 언론이 그 오류를 지적하고 반박했거니와 이는 실로 오래된 편견과 인종차별주의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착각이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합리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서양과 정서적이고 관계 중심적인(공동체주의적인) 동양이라는 오리엔탈리즘은 사실 여전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힘을 잃지 않고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독립적이며 합리적인 인간형인 개인을 바탕으로 한 “서양”과는 달리 “동아시아 사회”의 인간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사람(person)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이분법의 근거는, 동양이 유교적 사회질서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하여 전통적인 “동아시아적 질서”는 동양 각국이 추구할 근대화의 걸림돌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서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했다.



동아시아 근대화 초기에 “전통적인” 동양 철학은 개인의 권리와 의무, 개인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 수용을 방해하는 전근대적인 잔재로 취급당한 것이 사실이며, “서구화가 곧 근대화”라는 공식의 성립을 위하여 폐기되어야 할 악역을 맡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구 중심의 근대화에 대한 반성과 근대성 자체에 대한 반성을 거치며 동양 철학은 동아시아 사회를 설명하는 주요 개념들을 제공하고 있고, 더 나아가 서구식 근대 사회론과 양립하는 “동아시아식 질서”의 주요 논거를 제시하며 위기에 빠진 현대 문명에 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했다. 거꾸로 된 오리엔탈리즘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든다. 따지고 보면 위의 한국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 반응 또한 이 지난한 역사적 과정의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동양 고전 철학에서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를 발견한다

이 책은 2008년 동양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개인주의의 연구에 몰두한 저자의 미발표 논문들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순자』, 『한비자』, 『관자』, 『상군서』, 『논형』 등의 선진철학(先秦哲學)의 저작들을 적극적인 해석과 재구성을 통해 그 속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를 발견하는 성과를 이루어내면서 학계에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 중의 하나가 여전히 동서양에 팽배한 사고 방식인 개인 중심의 서양 철학과 공동체 중심의 동양 철학이라는 대립항에 대한 문제 제기다. 저자는 권리와 의무의 주체인 개인과 그 개인이 내리는 의사결정을 토대로 작동한다고 설명되는 현대 사회를 겪으면서도 동양 철학은 전통적으로 동양 철학 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논제들(의 반복적 생산)에 집중하거나 서양 철학에 대한 제한적 대안 제시에 그치는가를 질문한다. 저자는 개인과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동양 고전 철학을 다시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동아시아 사상적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가 바로 “예(禮)”인데, 이 예는 동아시아 전근대 사회의 질서를 함축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예를 욕망 앞에 평등한 개인의 자유로 해석한다면 전근대 사회와 근대 사회, 비서구와 서구의 구분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순자(荀子)의 인간관을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으로 풀이하면서 순자의 정치사상인 “예치(禮治)”를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적절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로 재해석한다. 또한 저자는 예에 상하, 남녀, 노소 등으로 개인과 집단을 나눔으로써 개인 간 집단 간의 지배-종속 구조를 차단하려는 속성이 있다고 본다. “예의를 차림”으로써 상대방과 거리를 두어 인간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배-종속 관계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지금도 충분히 목격된다(27쪽 참조). 이렇듯 저자는 선진 시대의 고전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 현대 사회의 관점으로 재구성한다.



복수의 개인성: 동양 고전을 다양한 시각으로 읽는 한 방법

그러나 이 책에서 탐구하고 있는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는 사상적 전통에 따라 다양한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 개념이 존재할 수 있다는 “복수의 개인성(multiple individuality)”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아이젠스타트의 “다중적 근대성(multiple modernity)” 개념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다중적 근대성이 가지는 중요한 함의는 근대성과 서구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구적 유형의 근대성은 역사적인 전례를 가졌으며 다른 국가에 기본적인 참조점은 되기는 하겠지만 유일하고 진정한 근대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구의 전유물이라고 하는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조차도 사상가에 따라 간과할 수 없는 차이를 보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순자를 비롯한 선진 시대의 다양한 사상가들이 서술한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 개념들이 서구식 개념들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다. 여러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지금까지 묻혀 있던 동양 고전 사상들의 개인과 개인주의적 성격에 주목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고전 텍스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한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사상들이 고리타분하고 지배 구조와 상하 관계의 고착화에만 복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동양 고전 철학에서 자유, 평등, 연대의 개념을 발견한다

저자는 선진 시대의 고전 철학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란 개념에 주목하며 동양 철학을 “자유”, “평등”, “연대”의 개념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주의라는 관점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이란 말을 다시 들여다보면, 자유가 평등의 전제 조건이며 자유와 평등이 연대의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29쪽 이하 참조). 평등이 전제되지 않는 자유 또한 근대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자유는 전제군주처럼 권력을 독점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자유거나 성인, 군자처럼 외적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탁월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평등이 전제된 자유야말로 근대의 성취다. 자유가 전제되지 않는 평등, 자유와 평등을 희생한 연대는 개인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무의미하며 무가치하다. 연대를 위한 자유와 평등으로 ‘자유, 평등, 연대’를 해석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이며, 개인, 개인성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평등과 연대는 무의미하다는 말을 ‘자유, 평등, 연대’와 가장 무관한 듯 보이는 중국 고대 사상가들의 문헌을 통해 하고자 했으며 그 작업의 중간 정리가 바로 이 책”이라고 밝힌다.



이 책에서 선진 철학에서 개인과 개인주의를 발견하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지적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양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장면이나 『논형』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 책이 가진 장점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언뜻 어렵게 보이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따라가며 참신한 해석과 거침 없는 사고 방식을 접하다 보면 이 책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끼며 독서의 즐거움을 한층 더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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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1 왜 ‘개인주의’인가 ?7



2 『순자(荀子)』의 욕망론에 대한 개인주의적 접근 ?31



3 선진(先秦)철학에서 利 중심 인성론에 대한 소고

?『관자(管子)』, 『상군서(商君書)』를 중심으로 ?54



4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에 관한 소고

?『열자(列子)』 「양주(楊朱)」를 중심으로 ?81



5 운과 평등 그리고 도덕에 관하여

?『논형(論衡)』을 중심으로 ?117



6 이어가며 ?159



참고문헌 ?164



주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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