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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저자 : 김개미
출판사 : 걷는사람
출판년 : 2020
ISBN : 9791189128777

책소개


2005년 『시와 반시』에 시, 2010년 『창비어린이』에 동시를 발표하며 ‘감각적 이미지스트’라는 평을 받은 김개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걷는사람)가 출간되었다. 김개미의 시는 현실과 환상, 그 어딘가를 맴돌며 서늘한 분위기로 발화한다. “숲 가장자리에서”(「춤추는 자는 노래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화자는 “외롭고 답답하”며 “흉측하고 너덜너덜하다”(「좀비가」). 화자를 고립시킨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너를 너무 사랑”했다는 시인의 말처럼, 사랑은 그의 아침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한 방울씩 녹아 사라지게 하고, 어두울수록 희망적이게 만든다. 시인은 이러한 사랑의 연가를 ‘악마’ ‘인형’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키워드로 천착한다. 화자가 말하는 이 지독한 사랑을 한 단락씩 살펴보자.

목차


1부 오래 터지는 폭탄

뱀이 되려 했어
좀비가
폭탄과 나무
꿈을 꾸는 게 좋아
춤추는 자는 노래하지 않는다
단독자
K의 근황
내가 울면 별들이 아름다워져
참나무 아래 누워
뼈가 없는 유령처럼, 나는
초경
엘크를 데려와
혼자 오래 사는 사람은
한성이
인형을 위한 시


2부 따뜻했던 입술과 따끔했던 심장

인형에게서 온 편지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내 심장은 딱딱하게 굳은 고체였는데,
안녕도 안녕
당신, 오래 아파요
네가 나를 탄생시켰으니
어떤 동거
극심한 오늘
오늘의 약
그 언덕은 지금도 겨울일 것이다
붕괴의 기억
사천
나는 암사마귀처럼
나는 이상합니다
장미꽃이 만발하고 향기가 어지러워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중얼거린다


3부 다른 사람의 폭풍

빙벽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자신조차 알지 못하면서 상대방이 자신을 찾을 거라고 믿는 남자의 전화
최 노인의 산책 거절
죽어서는 우리와 오래도록 놀았다
쌍둥이 언니
약 냄새가 나
네가 어둠 속에서 손을 뻗어 나를 만지면
아무것도 보지 마 아무것도 기억하지 마 아무것도 기록하지 마
한 번의 어제
미치광이풀
조난
또 여름인 거죠
안산 오빠
막사
노을에 대한 내성


4부 피부로 말하는 법

주머니에 손을 넣고 먼지를 뭉치는 동안
인형의 일 1
인형의 일 2
밤 같은 낮 낮 같은 밤
혈관에 별이 떠 있다
악몽
난쟁이 창고
가시 일기
눈을 뜨자 까마귀가 보인다
노끈
나는 아직도
시인의 창세
서예가
신은 모른다
만취


해설

조그만 사랑의 시 ―안지영(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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