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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책들 (읽는 삶은 일하는 삶을 어떻게 구하나)
저자 : 구채은
출판사 : 파지트
출판년 : 20230906
ISBN : 9791192381756
책소개
'읽는 인생'은 어떻게 '일하는 인생'을 구원하는가?
직장생활이 눈물 쏙 빠지게 힘들 때
그 눈물을 닦아주는 '활자들의 수고로움'에 대하여
어느 날, 오늘 하루만 나를 대신해 출근할 아바타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단, 그 아바타는 책들 속 주인공으로 한정돼 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떤 화자를 고를 것인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 『인간실격』의 요조가 회식 자리에 앉아있다고 상상해 보자. ‘익살’이란 가면을 쓰고 그 시간을 용케도 잘 버텨내면서 내면에 큰 수치심과 괴리감, 시대와의 불화를 느끼지 않았을까. 아니면 요조가 미친 척 발광에 실성한 척을 해대서 그 술자리는 일찍 파해 2차까지 가지 않아 다행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다음날 내가 대신 그 민망한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고통은 있다.
아니면 『빨간머리 앤』의 주인공 앤을 보내 하루종일 수용초과의 투머치 토크를 건네, 상사가 다시는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되는 건 어떨까? 이 또한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책 속의 어떤 주인공이든 오늘의 나를 대신해 회사 생활을 한다면 일은 망치겠지만 하루를 망치지는 않겠다는 묘한 쾌감이 든다.
일터에서 비루해지고, 초라해지고, 남루해지며, 처참과 비참, 비탄을 느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삶의 장르 자체가 회색빛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근사하게, 당당하게, 멋있게, 직업윤리를 지키며 자아 성장을 도모해 줄 것이라 믿었던 무지갯빛 일터는 신기루처럼 흩어져버렸다.
바람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다. 날카로운 굴욕과 치욕, 모멸과 너절함이 마음을 땅 밑으로 꺼지게 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과 생계에 대한 중압감이 허무와 절망으로 누를 때. 그럴 때 저자는 순전히 도피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할 줄 아는 게 읽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일 생각 좀 떨쳐버리고 싶었으니까. 이 책은 그런 때 눈물을 삼키며 읽은 ‘도망간 곳에서 찾은 활자’들의 기록들이다.
목차
차례
당신은 일터에서 울어본 적이 있나요?
1부. 나를 붕괴시키는 일
건배사에 학을 떼는 당신에게 _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1지망이 아닌 일을 하고 있다면 _이진경 『김시종, 어긋남의 존재론』
저 이런 일 할 사람 아닌데요 _레이먼드 카버 『비타민』
익스트림 롱쇼트로 일을 바라보면 _조제프 퐁튀스 『라인: 밤의 일기』
#퇴근길 농담 _일이 내면의 바다를 위협할 때는
2부. 인간관계가 어렵다면
똑부 꼰대 상사의 내면이 궁금하다면 _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야간비행』
우리는 다 별로니 상처 주지도 받지도 말자 _에라스무스 『우신예찬』
일터에서 필생의 악연을 만난다면 _존 윌리엄스 『스토너』
오해하고 할퀴는 직장 인간관계의 본질 _안톤 체호프 『관리의 죽음』,『공포』
#퇴근길 농담 _업무 메신저 쿠션어 사용법
3부. 인정받고 싶은 마음
일터에서 죽기 살기로 용기내야 할 때 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동료가 망하면 기분이 좋아요 _티파니 와트 스미스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현대판 계급 지도, 직업등급표에 기죽지 않으려면 _스탕달 『적과흑』
나는 예뻐야 하는가, 유능해야 하는가 _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이갈리아의 딸들』
#퇴근길 농담 _상사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4부. 매너리즘에 빠진 그대에게
사람을 뒤틀리게 만드는 일 _니콜라이 고골 『외투』
원치 않는 부서로의 인사 이동이 괴롭다면 _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퇴근하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만 하는 당신에게 _솔 벨로 『오늘을 잡아라』
일의 야만과 모순에 어떻게 저항해야 하나 _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
반복은 광휘를 만든다 _아베 코보 『모래의 여자』
#퇴근길 농담 _일터에 이데아는 없다
5부. 끝과 시작, 다시 일
죽기 전에 과연 일 생각이 날까 _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욱해서 퇴사하고 싶을 땐 _아데레르트 폰 샤미소 『그림자를 판 사나이』
우리는 일로 연결되어 있다 _조지 오웰 『위건부두로 가는 길』
일터의 연극은 언젠가 끝난다 _프란츠 카프카 『단식광대』
자, 이제 눈물을 뚝 그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