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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다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저자 : 린 틸먼
출판사 : 돌베개
출판년 : 2023
ISBN : 9791192836348
책소개
“넋을 뺏긴 채 읽었다. 몸에 새겨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정희진 추천!
[미국공영라디오], [슬레이트], [벌처] 선정 올해의 책
노화, 병듦, 돌봄, 죽음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혼돈
인간 조건의 진실을 직면하는 칼 같은 글쓰기
"내 목표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위로를 건네거나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소설가,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 린 틸먼이 희귀 질병을 앓는 어머니를 11년간 돌본 경험을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는 자전적 에세이.
나이 듦과 병듦, 필수 노동으로서의 돌봄, 그리고 그 끝에 놓인 죽음이라는 인간 조건을 냉철하게 직면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언젠가 돌봄의 제공자이자 또 대상이 될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움을 주고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불편한 진실과도 마주한다.
목차
그럼 당신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관심을 끈다.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체면의 모든 규칙이 깨진다.
--- p.79
노인 환자는 특히나 의학계에서 가망이 없는 짐짝으로 여겨진다.
--- p.104
나는 좋은 딸 역할을 연기했지만 거기에는 내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고 대신 내 양심은 담겨 있었다.
--- p.130
어머니를 변기에 앉히고,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머니의 밑을 닦았다. 어머니의 음부를 씻고, 어머니의 유방 밑살을 닦고, 어머니의 가슴을 만지는 것은 혈연 그리고 무언의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였다.
--- p.142
어머니는 내게 죽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종종 내게 물었다. 왜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거지? 그럴 때마다, 어머니를 위로하는 대신 이런 식으로 말했다. 어머니의 때가 오면 그렇게 될 거예요. 어머니의 몸이 아직 준비가 안 되어서 그래요, 죄송해요.
--- p.168~169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적어도 연민을 느끼는 사람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 p.169
겉으로 드러나는 징후,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징후는 발가락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다. 마치 뭔가를 움켜쥐듯이.
--- p.184
사람이 죽을 때 목에서 내는 소리는 더 이상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아서 입안에 고인 침이 만드는 소리다. 죽어갈 때 삼킴 기능이 멈추기 때문이다.
--- p.185
어머니가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장애인의 세계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