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가면극의 역사와 전승양상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가면극은 매우 유사한 발전 과정을 보인다. 동아시아에는 (1) 지역민들이 전승하던 가면극과 (2) 전문적 연희자들이 전승하던 가면극이 있었다. (1)은 각 지역의 향촌제사활동(鄕村祭祀活動)에서 연행되던 것으로서, 각각 자생적, 토착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2)는 산악(散樂) 또는 백희(百戱)라고 불리던 동아시아 공동의 연희들이 발전하여 성립된 것으로서, 동아시아적 보편성과 함께 각국의 독자성을 띠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전승하던 가면극은 한국의 마을굿놀이 계통 가면극, 중국의 향촌제사 계통 가면극, 일본의 민간 가구라인 사토가구라(里神樂)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가면극들은 모두 각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가면극으로서 그 지역의 향토적ㆍ토착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전승과정에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유입된 가면극이나 전문적 연희자들의 가면극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는 동아시아 각국 가면극들의 다양한 자생적 기원과 함께 다른 가면극들과의 교류양상, 다른 가면극이나 연희의 영향, 여러 종교의 영향, 다른 민족문화의 영향 등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