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플랫폼에 관한 경쟁법 중에서도 시장지배적지위 남용금지와 기업결합의 제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두 분야는 거대 독과점 플랫폼이 출현하여 여러 시장에 걸쳐 그 지배력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는 길목을 지켜주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산업은 쏠림 현상으로 인해 소위 ‘수퍼 갑’이 출현하기 용이한 분야이다. 따라서 거대 플랫폼의 갑질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퍼 갑이 출현하고 확장하는 길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먼저 제2장에서는 거대 플랫폼의 출현이 야기한 경쟁법적 문제점들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에 관한 논의의 전반적인 동향을 개관하였다. 제3장과 제4장은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금지에 관한 장들이다. 이곳에서는 (i) 세계적으로 거대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경쟁법적 대응의 선구적인 사례인 유럽위원회의 구글(Google) 검색 심결과 (ii) 양면 플랫폼의 시장획정에 관한 법리 논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미국 연방대법원의 아멕스(Amex) 판결을 상세히 검토하였다. 제5장과 제6장은 기업결합의 제한에 관한 장들이다. 이곳에서는 (i) 플랫폼 사업자 간의 기업결합 규제에 있어 기존의 제도와 법리가 갖는 맹점들을 드러낸 유럽위원회의 페이스북/왓츠앱(Facebook/ WhatsApp) 심결과 (ii) 기술혁신의 잠재력으로 인해 기존 사업자에게 미래의 경쟁 위협을 야기하는 초기 경쟁자(nascent competitors)와의 기업결합에 관하여 상세히 검토하였다. 끝으로 제7장에서는 이상의 검토 결과를 요약하고 우리 공정거래법의 집행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한편 이 책에서는 양면 플랫폼의 시장획정과 관련된 법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제2차 관련시장’의 개념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였다(제4장 IV.). 제2차 관련시장이란 “본래의 의미의 관련시장, 즉 제1차 관련시장의 외부에 존재하는 별개의 시장이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요소가 제1차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장”을 말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제2차 관련시장의 개념을 기업결합의 문맥에도 도입함으로써 초기 경쟁자와의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 평가 및 그와 관련한 증명책임의 배분 문제 해결에 적용해 보고자 하였다(제6장 IV.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