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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 (2015,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 (2015,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저자 : 한강|이기호|김애란|강영숙|권여선|조해진|정소현|황정은|손보미|김솔
출판사 : 문예중앙
출판년 : 2015
ISBN : 9788927806936

책소개

한국 소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품집!

2015년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순원문학상은 우리 현대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황순원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어 및 한국 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다. 지난 1년간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ㆍ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들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 그 해의 가장 좋은 작품을 선정한다.

이 책에는 올해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한강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을 비롯하여, 수상작가의 자선작, 수상작가가 직접 쓴 연보, 심사평, 수상작가 인터뷰 등이 실려 있어 수상작가의 문학세계를 넓고 깊게 살펴볼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강영숙, 권여선, 김솔, 김애란, 손보미, 이기호, 정소현, 조해진, 황정은 등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최종후보작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 한강,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개인의 존재 조건과 사회 현실, 그리고 고통과 구원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의식이 아름답고 정교하게 맞물린 작품!” ―심진경(문학평론가)


1993년 등단 이후 인간 내면의 고독과 고통, 그리고 진실과 삶을 향한 의지를 특유의 시적 문체로 작품 속에 녹여온 소설가 한강이 제15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은 1993년 시(詩)로 등단하고, 이듬해 다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로 등단하여 지금까지 20여 년간 6권의 장편소설과 3권의 소설집, 1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다.
이번에 수상작으로 결정된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은 잡지사 내 노동쟁의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단편소설로서, 사십대 초반의 여성 화자 K에게 죽어 유령이 된 옛 직장 남자 선배(‘임 선배’)가 찾아와 역시 고인이 된 여자 선배(‘경주 언니’)를 함께 회상한다는 줄거리다. 생전 여자 선배는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서로 상처 주고받기를 멈추지 못하는 인간들을 ‘벌레’ 같다고 여겼다. 벌레 같은 인간이 타인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할 길은 없다. 하지만 소설은 제목대로 현실의 시간을 정지시키는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상징되는 비현실적인 찰나의 시간에서 어쩌면 구원은 가까스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강은 수상자 인터뷰에서 “쓰는 데 8개월이 걸렸고, 유난히 힘들었던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한강 작가는 소설 속 K처럼 옛 직장 선배의 죽음을 3년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고, 그 쓰라린 체험을 어렵게 소설에 녹여낸 것이다.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펴내며

황순원문학상이 올해로 15회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황순원문학상은, 지난 한 해 동안 창작,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오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이번 황순원문학상은 2014년 하반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예심은 문학평론가 강경석, 서희원, 이소연, 조연정, 차미령이 맡았고, 본심은 문학평론가 성민엽, 서영채, 심진경, 소설가 최윤, 임철우가 맡았다. 본심에서의 치열한 논의 끝에 이번 제15회 수상작은 한강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결정되었다.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가 특집은 수상작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을 비롯해 수상작가 한강이 직접 고른 자선작 「에우로파」, 수상 소감, 수상작가가 직접 쓴 연보와 윤경희 문학평론가의 수상작가 인터뷰 「연하고 깨끗한, 막연하나 이끄는」으로 구성되어, 한강 작가가 추구해온 문학세계를 넓고 깊게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최종후보에 오른 9편의 작품들은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걸어온 의미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강영숙, 권여선, 김솔, 김애란, 손보미, 이기호, 정소현, 조해진, 황정은의 작품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현실과 맞닿은 우리 삶,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지금 한국문학의 뜨거운 박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가장 도발적이고, 가장 매혹적인 상상력의 최전선!”
최종후보작 9편 … 강영숙, 권여선, 김솔, 김애란, 손보미, 이기호, 정소현, 조해진, 황정은

강영숙, 「맹지」

단편 「맹지」는 전자회사에 근무하는 ‘나’의 짝사랑과 부품 창고가 있는 ‘건수 산업단지’로의 외근을 서사화하고 있는 텍스트이다. 개발이 중단된 건수는 문명의 폐기물들이 적재된 일종의 ‘유령도시’다. 짝사랑하고 있는 지영에게 줄 마카롱 상자를 들고 불길한 도시를 배회하는 ‘나’는 이곳에서 타인에 대한 약간의 호의로 포장된, 사실은 인간에 대한 적의와 살의, 분노와 증오라고 부를 수 있는 오염된 정념이 자신의 내면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영숙은 불길함을 응시하는 문장의 피카소처럼 명도만으로 이 어두운 시대의 심연을 그려내고 있다. ‘맹지(盲地)’는 ‘눈먼 인간들의 땅’이며, 눈 감은 소설가의 망막 위에 어른거리는 시대의 어두운 초상이다.
―서희원 문학평론가

권여선, 「이모」
“이모의 삶이야말로 가장 간단히 요약될 수 있는 삶이 아닐까.”라고 말하는 권여선의 「이모」는 암투병중인 ‘윤경호’에 대해 말한다. 이십대부터 쉰 중반까지 가족을 부양하느라 결혼도 못한 채 신용불량자로, 비정규직으로 늙어온 그녀는 죽기 직전 2년간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외부와 절연된 채 책만 읽으며 보낸 시간들은, 비록 최저 생활비로 유지되는 절제의 생활이었을지언정 생의 의지로 빛나는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 끝에 죽음을 앞둔 그녀는 조카며느리에게 지난 삶의 내밀한 장면들을 말해본다. 대체로 알 수 없이 화가 났던 순간들이다. 불행했던 삶에 대한 회환을 토로하는 것일까. 그렇게 단순히 말할 수는 없다. 스스로가 기억하는 자신의 한평생은 그리 ‘간단히 요약’될 것은 아니므로. 어쩌면 그녀는 기억에서 잊히지 않은 지난 삶의 불가해한 장면들을 복기하며 자신에게 이른 애도를 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연정 문학평론가

김솔, 「피커딜리 서커스 근처」
‘루 첸’과 ‘장 크리스토프 드니’는 피커딜리 서커스 근처의 맥도날드 지하 화장실에서 울고 있는 ‘바이 부레(하마드 세와)’를 만나게 되고, 그를 아프리카 출신 축구선수로 오해해 21세기적 주종 관계인 에이전트 계약을 맺는다. 서사는 상품으로 치면 하자 있는 상품인 ‘바이 부레’를 유럽 곳곳의 구매자에게 판매하고, 그가 다시 반품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바이 부레’는 이 유통의 여정 속에서 블랙 컨슈머가 되어 잠시 일확천금에 성공하지만 곧 모든 것을 잃고 결국에는 타이베이로 떠나간다. ‘인간의 항문을 신의 곳간’이라고 부르며 그곳에 귀중품이 담긴 콘돔을 숨기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바이 부레’의 모습은 세계 어느 곳에나 맥도날드의 화장실이 있는 것처럼 만연된 이 시대의 비극이다. 김솔은 돈을 좇아 런던으로 모여든 인터내셔널 장삼이사들의 블랙코미디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피커딜리 서커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근처’임을 알려주고 있다.
―서희원 문학평론가

김애란, 「입동」
「입동」에는 꿈 꿔왔던 안정된 삶의 언저리에 도달할 때쯤,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부부가 등장한다. 각기 힘겨운 청년기를 보낸 이들은 함께 힘을 모아 ‘중산층’의 삶에 도달하려는 꿈에 젖어 있다. 이 부부는 가까스로 도시 외곽에 아파트 한 칸을 얻는 데 성공하지만, 이사한 직후 어린 외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는 참담한 일을 겪는다. 그의 소설은 우리 모두 막연히 감지하고 있지만 모르는 척 눈감고 있는 진실을 잔인하게 들춰낸다. 대출금, 빠듯한 수입, 도시에 산재한 위험, 만성적인 피로와 질병 등등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요소는 주변에 얼마든지 도사리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삐끗 어긋나면 언제든지 무너지고 말만큼 허약하기 짝이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일상’이라는 환상이다.
―이소연 문학평론가

손보미, 「임시교사」
「임시교사」는 중산층 가정의 보모로 고용된 P 부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임시직 교사로 교사 생활을 접은 이력을 갖고 있다. 선한 성정과 오랫동안의 교사 생활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P 부인은 젊은 부부의 조력자 노릇을 훌륭히 해낸다. 이 작품이 내내 공들여 묘사하는 것은 젊은 부부의 삶에 대해 필요 이상의 감정적 개입을 경계하려는 P 부인의 태도다. 내 것이 아닌 것을 욕망하게 될까봐 강박적 불안을 느끼면서도 타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그녀의 태도는 제목에 놓인 ‘임시’라는 단어와 공명하며 우리 시대에 만연한 불행한 삶의 조건들을 환기시킨다.
―조연정 문학평론가

이기호,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내가 사는 동네에서 매일같이 시위를 시작하면 어떤 마음이 될까. 내 삶의 영역에 갑자기 들이닥친 광경은 ‘안타깝지만 성가신 것’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이기호의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은 그러한 사회 심리의 한 저변을, 세 번의 ‘칠백만원’을 변곡점 삼아 탐사한다. 어머니가 죽기 전 변제한 빚 칠백만 원, 그 사실을 모른 채 아들(권순찬)이 사채업자에게 송금한 칠백만 원, 그리고 서민 아파트 주민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성금 칠백만 원. 원금 이백만 원이 도합 이천백만 원으로 부푸는 과정을 통해 소설은 유무형의 부채(감)와 사회적인 것의 함수를 흥미롭게 재구성한다. 부채가 정확히 청산되지 않으니, 관계는 종료되거나 완성될 수 없고, 그 여백에서 소설가인 화자는 ‘이야기’를 발견한다.
―차미령 문학평론가

정소현, 「어제의 일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은 없다. 작가 정소현 씨가 「어제의 일들」 말미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뜻밖에 단순하다. 그러나 단순함에 이르는 과정은 길고 처절하다. 어린 소녀들의 있을 법한 오해와 악의들이 또 다른 한 소녀의 삶을 송두리째 유린하는 비수가 되고 말았다. 루머로 고통받다 자살을 기도했던 상현은 방금 있었던 일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장애를 짊어진 채 볕도 들지 않는 주차장에서 나날의 삶을 버틴다. 시시각각으로 소멸 중인 ‘현재’야말로 그녀의 전 생애인 것처럼.
―강경석 문학평론가

조해진, 「사물과의 작별」
1970년대에 정치범으로 옥고를 치른 재일 지식인 서군(君)과 그의 삶을 자신이 망쳐버린 것인지도 모른다는 죄의식 속에 평생을 독신으로 보낸 태영이 40여 년 만에 재회한다. 한 사람은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어가는 병을 앓고 있으며 다른 한 사람은 사라져가는 기억의 뒷모습을 무연히 지킬 수밖에 없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된 채였다. 둘을 이어준 매개자이자 태영의 조카인 ‘나’가 지하철 유실물센터 직원이라는 설정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의 관심사는 잃어버린 삶의 시간과 그 되찾음의 의미를 향해 있다. 그 되찾음은 그러나 역사적 영웅이 아닌 어느 늦은 봄밤의 레코드점에서 첫눈에 서로를 알아본 청춘남녀의 시간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다. 그것은 물론 ‘세계를 구성하는 데 없어도 무방한 덧없는 조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다 빠져버린 역사란 ‘선반의 고정된 자리에서 과거의 왕국을 홀로 지켜가는’ 한갓 유실물에 불과한 게 아닐까. 개인사와 사회사는 보통 수직적으로 갈등하지만 「사물과의 작별」은 둘 사이의 수평적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실은 그 자체가 이 작품의 주제인지도 모른다.
―강경석 문학평론가

황정은, 「웃는 남자」
우리는 이 소설에서 두 겹의 아픔을 읽는다. 하나는 지난해 우리가 함께 겪었던 끔찍한 재난과 사고들이고, 또 하나는 애초에 상실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우리의 실존적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 주인공은 좀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가 고백한 유일한 과오를 떠올린다. 죽어가는 동료를 향해 “가만히 있으라”고 소리를 쳤던 일이다. 그의 말은 세월호 사건에서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바로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황정은의 소설은 시시각각 크고 작은 윤리적 딜레마를 던진다. 우리는 주변에 불행을 겪는 사람이 있을 때 외면할 것인가? 자신의 안위가 위협받는 순간, 피붙이와 연인에게 기꺼이 도움을 베풀 수 있는가? 만일 우리가 극도로 이기적인 존재라면, 상대방을 상실했을 때 왜 이토록 상심에 빠지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에게 먼저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묻도록 촉구한다.
―이소연 문학평론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부 수상작가 한강 특집

수상작│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수상 소감
자선작│에우로파
수상작가가 쓴 연보
수상작가 인터뷰│연하고 깨끗한, 막연하나 이끄는 _윤경희

2부 최종후보작

강영숙 「맹지」
권여선 「이모」
김솔 「피커딜리 서커스 근처」
김애란 「입동」
손보미 「임시교사」
이기호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정소현 「어제의 일들」
조해진 「사물과의 작별」
황정은 「웃는 남자」

심사 경위│제15회 황순원문학상 심사 경위 _신준봉
심사평│고통과 구원, 아름답고 정교하게 맞물리다 _심진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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