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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윤대녕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윤대녕 소설집)
저자 : 윤대녕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19
ISBN : 9788932034997

책소개

자신을 다시 작가로 인정하기 위해, 되살아나기 위해 써내려간 이야기!

윤대녕의 여덟 번째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2015년 여름에 《문학과사회》에 발표한 《서울-북미 간》을 시작으로, 역시 《문학과사회》 2018년 가을호에 발표한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까지 세월호 참사 이후 저자에게 나타난 변화를 고스란히 담은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2015년 1월에 뿌리치듯 한국을 떠나 북미로 간 윤대녕은 그곳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냈던 저자는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하고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으리라는 예감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지만, 다시 한 줄 한 줄 글을 써내려가 마침내 스스로를 작가로 다시 인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3년여 동안 저자가 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여덟 편의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사는 곳은 화염과도 같은 재난의 현장이거나 가까운 이를 떠나보내는 애도의 공간이거나 폭력과 억압으로 얼룩진, 혹은 오해와 욕망으로 비틀린 황폐한 현실이지만, 그들은 다시, 삶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다. 저자 특유의 섬세한 문체의 힘, 내면을 파고드는 예리한 문장이 돋보이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더욱 깊고 넓어진 저자의 문학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환멸과 무기력의 날들이 매듭 없이 이어졌다”

화염과도 같은 재난의 이곳을 벗어나기 위한 여정
서로의 폐허가 맞닿은 이방異邦에서 다시 시작되는 생

윤대녕의 여덟번째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가 문학과지성사 2019년 첫 소설로 출간되었다. 윤대녕이 소설집으로는 2013년 『도자기 박물관』 이후 5년 여 만에 펴낸 책이다. 2015년 여름에 『문학과사회』에 발표한 「서울-북미 간」을 시작으로, 역시 『문학과사회』 2018년 가을호에 발표한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까지 3년여 동안 쓴 여덟 편의 작품이 실렸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나는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했고,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으리라는 예감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다”라고 「작가의 말」에서 고백하고 있거니와, 이번 소설집은 ‘세월호 참사’ 이후 작가 윤대녕에게 나타난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2015년 1월에 뿌리치듯 한국을 떠나 북미로 간 윤대녕은 그곳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생각했다. “우선 단 한 편의 소설이 필요하다”고. 그렇게 “밤마다 거미줄을 치듯 한 줄 한 줄 글을 씀으로써” 비로소 그는 스스로를 작가로 인정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작가의 말」). 이렇게 북미에 체류하는 동안 씌어진 작품은 소설집의 앞부분에 나란히 실린 「서울-북미 간」 「나이아가라」 「경옥의 노래」 세 편이다.
각각의 작품에는 래프팅 사고로 죽은 딸과 여객선 침몰로 죽음을 당한 이들(「서울-북미 간」), 6년 넘게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세상을 뜬, 친혈육은 아니지만 유년을 함께 보낸 삼촌(「나이아가라」),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연인(「경옥의 노래」)을 떠나보내기 위한 애도의 여행이 그려진다.
윤대녕의 작품에서 ‘여행’은 낯선 것이 아니다. 그의 이전 작품 속 인물들은 ‘존재의 시원’을 찾아 길 위를 떠돌았고, 그 여정은 등장인물의 예민한 감수성과 신화적 이미지들이 결합된 언어로 장관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 소설집에서의 ‘여행’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씌어진다. 그것은 “죽은 자의 흔적을 좇는 여행, 죽고자 떠나는 여행,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부터 기원한 여행”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윤대녕의 인물들이 떠나는 모든 여행은 죽음을, 그것도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죽음을 싸고돈다.”(김형중)
한편, 특수 청소 하청 업체를 운영하며 아무도 모르게 방치된 죽음을 수습하는 일을 하는 장호를 통해 처절한 죽음의 현장을 다루는 작품 「밤의 흔적」은 압도적인 죽음의 장면 속에 자살에 실패한 여인의 꿈을 병치시키며 생의 의미를 곱씹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시 씌어진 ‘여행’ 외에 변화는 또 있다. 한때 “‘생물학적 상상력’으로 ‘사회학적 상상력’의 고갈을 극복하고 1990년대 한국 문학을 개시했다는 평을 받았던 윤대녕이 쓴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폭력과 억압으로 가족에게 군림하는 늙은 국가주의자 아버지를 향한 분노를 드러내놓고 표출하고(「총」), 가부장적인 폭력과 거기에 피해를 당한 여성들의 동료애적 연대를 그려 보이는가 하면(「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세월호 참사와 삼풍백화점 붕괴를 연결시킴으로써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면하게 한다(「서울-북미 간」).
이번 소설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윤대녕이 이전에도 사회적인 것들에 익숙한 작가였지만, ‘존재의 시원을 찾아서’라는 적절하고도 아름다운 명명 이후 그의 작품들이 그런 쪽으로만 해석되면서 사회적인 것을 담은 작품들은 ‘가지 않은 길’이 되었다고, 이번 소설집에서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그랬던 것처럼 작가 윤대녕도, 아주 긴 여행 끝에, 애초에 인연을 맺었으나 선택하지 않았던 어떤 길 앞에 다시 서 있다”(이상 김형중 해설 「제비가 떠난 후」)고 설파한다. 이번 소설집 이후 작가 윤대녕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이 밖에, 자신에게는 사랑이었으나 상대에게는 상처였던, 하여 오해로 비틀려 결국 자신의 삶에서 쫓겨나 오랜 세월 바깥을 떠돌아야 했던 늙은 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생의 바깥에서」와 청동기 시대 선사 취락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여인상과 평생에 걸쳐 사랑에 빠진 수호의 이야기를 그린 짧은 소설 「백제인」도 책의 말미에서 한 편의 영화처럼, 블랙코미디처럼 읽히며 이번 소설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에 실린 여덟 편의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사는 ‘이곳’은 화염과도 같은 재난의 현장이거나 가까운 이를 떠나보내는 애도의 공간이거나 폭력과 억압으로 얼룩진, 혹은 오해와 욕망으로 비틀린 황폐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대녕이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하고도 다시 한 줄 한 줄 글을 써내려가 마침내 스스로를 작가로 다시 인정한 것처럼, 이방에서 헤매던 인물들은 다시, 삶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다. 이번 소설집 안에서의 여정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윤대녕 특유의 섬세한 문체의 힘도 여전해서, 이번 소설집을 통해 독자들은 더욱 깊고 넓어진 작가의 문학 세계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면을 파고드는 예리한 문장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 분명하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울-북미 간
나이아가라
경옥의 노래

밤의 흔적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생의 바깥에서
백제인

해설 제비가 떠난 후·김형중
작가의 말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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