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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구덩이
저자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07
ISBN : 9788937461538

책소개

제일 잘났다는 그 혁명은 어디 있어?

'러시아의 조지 오웰'로 불리는 작가, 플라토노프의 디스토피아 소설. 사회주의 이상의 종말을 예고한 이 책에서 작가는 인간을 전체의 일부로 전락시키는 집단화와 헛된 이상향을 좇는 사회, 그리고 참된 이상향으로의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다.

내전과 제1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러시아. 1927년 러시아 정권을 잡은 스탈린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1차 5개년계획을 실시하여, 대규모 집단농장을 건설하고 산업화를 뒷받침할 자원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집단화'와 '산업화'가 스탈린 시대의 특징이며 '구덩이'의 시대적 배경이자 주요 소재가 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시대 상황을 바탕으로, 그 속에서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보셰프는 작업을 하다가 멍하니 생각에 잠기곤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다. 그는 삶의 의미를 찾아 무작정 길을 나서고, 무산계급인민이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단 거주 공간을 건설하기 위한 구덩이를 파는 기초 공사 현장에서 일을 구한다. 이곳에서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 모두는 '인민의 집'을 건설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하다. 그러나 점차 집단화 물결에 휩쓸리면서, 본래의 의미는 잊어버리는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헛된 이상향을 좇는 사회, 이상향으로의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
20세기 최초의 디스토피아 소설!
플라토노프는 스탈린의 5개년계획이 시작된 지 불과 2, 3년 후에 이 소설을 썼다. 새로운 기대와 희망으로 충만했던 그때에, 이미 그는 인간 개개인이 집단 속으로 잠식되는 모습을 꿰뚫어보았고 그것을 소설 속에 반영했다. “이 빌어먹을 혁명! 제일 잘났다는 그 혁명은 어디 있어?”라는 말은, 러시아혁명 후에 집단화?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차츰 회의와 환멸에 빠질 것을 예견할 뿐 아니라, 이미 인간의 존재 의미를 잃어 가는 모습을 소설 속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플라토노프가 사회와 정책을 비판하고 풍자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니었다. 그가 관심을 두었던 것은 그 속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었고, 그는 거기서 현실과 이상의 문제를 찾으려 했다. 플라토노프 역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희망했지만, 스탈린이 만들어 가는 사회는 결코 자신이 꿈꾸는 유토피아가 될 수 없음을 알았던 것이다. 따라서 그가 그려 낸 『구덩이』는 헛된 이상향을 좇는 사회, 참된 이상향으로의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풍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이렇게 스탈린과 그의 집단화 정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플라토노프는 작품을 발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작품은 사후에 러시아보다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먼저 알려지기 시작했다. 『구덩이』와 함께 플라토노프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체벤구르』가 1957년에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출간되었다. 그 후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영미권에도 1973년에 번역, 소개되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비공식적인 경로로 작품의 일부만 출판되는 등 지하에 묻혀 있다가 공산 정권 말기인 1988년에야 정식으로 출간되었다. 전체의 일부로 전락해 버린 인간 군상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구덩이』를 ‘20세기 서양 고전’으로 선정한 바 있다.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사색적이고 낯선 표현이 빚어내는 독특한 분위기
『구덩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잔인할 정도로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사건과 달리 하나하나의 전형적인 인간들을 대표한다.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 또한 일상의 범위를 벗어나, 낯설고 사색적이다. 플라토노프가 시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듯 사람들의 대화와 상황 묘사는 시적이고, 심지어 어떤 운율마저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정형화된 줄거리뿐 아니라 상식적이고 고정된 표현이나 서술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가장 폭력적인 살인 장면조차 독특한 시선으로 관찰한 철학적 표현이나 침착한 사색적 분위기로 그려 나간다. 이런 점 또한 플라토노프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그는 작가의 입장이나 주인공의 입장, 인간의 입장 등 하나의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입장으로 자리를 옮겨 가면서 객체를 바라보며 상황을 서술한다. 각 순간에 맞는 시선으로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서 독특한 방법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 플라토노프 소설의 특징이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보여 주는 또 하나의 특징은 당대의 사회주의적 표현이다. 작가는 선전, 표어, 슬로건 등과 공산당 조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일상적인 상황에 적용한다. 특히 어린 소녀 나스탸는 주위에서 범람하는 정치적 언어를 아무 여과 없이 사용한다. ‘대리 아빠’가 되어 준 치클린에게 “부농을 완전 근절하라!” 같은 표어를 사용하면, 그는 소녀의 애정을 읽어 내고 감동을 받는다. 이와 같은 표현은 독자들에게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당시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치적 언어와 플라토노프의 고유한 시적 표현이 정면으로 충돌함으로서 『구덩이』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으며, 이것을 이 작품의 큰 매력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구덩이

작품 해설 | 정보라
작가 연보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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