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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와 사회혁신 (지속가능한 상생공동체를 위하여)
사회적 가치와 사회혁신 (지속가능한 상생공동체를 위하여)
저자 : 최정규|김홍중|김병연|강정한|엄한진|조형근|이원재|장용석
출판사 : 한울
출판년 : 2018
ISBN : 9788946070745

책소개

사회적 가치의 시대에 들어선 대한민국,
대대적인 사회혁신의 필요 앞에 서다

이 책은 사회적 가치의 내용과 실제, 그 다차원적인 모습을 종합적으로 탐색하고자 한국사회학회가 중심이 되어 수행한 공동연구의 결과물이다. 제59대 회장이자 연구책임자이기도 한 박명규를 비롯해 14명의 사회학자, 경영학자, 경제학자, 행정학자, 공학자 등이 모두 네 차례의 내부 세미나와 '사회적 가치: 협력, 혁신, 책임의 제도화'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공개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여 장별로 집필했다.

경제적 가치가 지배하던 고도성장기, 정치의 가치가 지배하던 민주화 시기를 거친 한국은 이제 사회적 가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고,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사회혁신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필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이 시점에 왜 사회적 가치가 요청되는지, 그동안 한국적 실천이 드러낸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지속가능한 상생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어떤 다면적 노력이 요구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경제적 가치가 지배하던 고도성장기, 정치의 가치가 지배하던 민주화 시기를 거친 한국은 이제 사회적 가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성장과 민주화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고, 이를 풀어나가려면 대대적인 사회혁신이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가 한국 사회에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는 증상들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19대에 이어 제20대 국회에서는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 증진’을 표방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논의 중이다. 2018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정부정책의 중심을 ‘사회적 가치’에 두겠다고 했다. 행정자치부 장관도 사회적 가치가 정부 운영의 중심이라고 선언했다. 예산 편성이나 인사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실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항목의 비중도 늘리기로 했다. 여러 공공기관에서 사회적 가치 전담 부서를 만든다는 소식도 들린다. 공공부문만이 아니다. 한국의 대표적 기업그룹 중 하나인 SK는 재무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기업 운영의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 DBL)으로 설정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금융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수익을 올리는 일 외에 공공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가치 구현을 목표로 하는 ‘임팩트 금융’이 2018년에만 40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론들이 전한다.
그런데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왜 그것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는 불충분하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약자,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는 정부정책의 공공성을 사회적 가치로 간주한다. 혹자는 영리기업과 달리 사회적 기업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사회적 가치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 또는 공공성을 내세운 사회정책과 동일시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사회적 가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21세기의 시대정신이다. 사회적 흐름을 견인할 근원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기획의 잣대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표상되는 기술문명의 도래가 우리를 유토피아로 이끌지, 혹은 디스토피아에 빠뜨릴지 불분명한 전환기에 반드시 챙겨야 할 가치원리다. 세계가 복잡하게 연결되고 지구촌 곳곳이 상호 연동되는 시·공간 단축의 시대에 20세기적 패러다임에 안주해서는 발전은커녕 현상 유지도 어렵다. 정부도, 기업도, 시민도 우리에게 낯익은 성장, 발전, 개인, 경쟁 등의 가치를 넘어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가치는 유엔, 개별 국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주창하고 토론해야 하는 글로벌 과제다.
사회적 가치는 공동체를 새롭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인류가 함께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롭게 자각하는 문화운동을 가능케 한다. 신자유주의 경쟁이 초래한 공동체의 해체, 양극화의 고통, 소외와 낙오, 인간성의 파탄을 극복하기 위한 21세기형 공동체론이 바로 사회적 가치다. 젊은이의 취업난, 결혼 기피와 저출산, 은퇴자의 노후 불안, 계층적 양극화와 사회적 활력 저하, 미세먼지와 쓰레기 대란 등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사회적 가치인 셈이다. 각자도생과 경쟁만능의 문화를 넘어서 공존과 배려, 상생과 협력의 새로운 생활양식을 창출하려는 시도다.
사회적 가치는 혁신을 사회화하는 원천이다. 표준화된 방식, 강제된 규범, 모방형 지식에 의존하지 않고, 개성과 자율, 창의와 혁신의 정신을 사회화하려는 총체적 문화기획이다. 지금은 혁신적이라면,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도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산업화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다. 혁신적 세대를 키우려면 그들이 과감한 도전을 실천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교육을 구상해야 한다. 혁신행동을 북돋우려면 문화적 심성을 배양할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종합적 변화의 에너지인 사회적 가치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한정되지 않고 학교와 종교, 문화단체 전반에까지 추구되고 배양되어야 할 요소다.
『사회적 가치와 사회혁신: 지속가능한 상생공동체를 위하여』는 사회적 가치의 내용과 실제, 그 다차원적인 모습을 종합적으로 탐색하고자 한국사회학회가 중심이 되어 수행한 공동연구의 결과물이다. 이 책이 한국 사회에 새로운 가치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각 장의 간단한 소개]
제1장은 이 책의 들어가기 격이다. 사회적 가치를 핵심요소, 실천영역, 수행주체의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사회적 가치 실천에 적합한 다차원적인 접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2장을 쓴 행동경제학자 최정규는 완벽한 모습으로의 시장을 그려봄으로써, 완전한 시장이라는 기계적 은유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시장의 결핍은 불가피한 것임을, 즉 기술적인 문제여서 이런저런 조치를 통해 메울 수 있는 결핍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시장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그리고 그 결핍을 시장이나 국가 등의 제도적 틀로 메우려는 시도가 갖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결핍의 불가피성과 아울러 공동체적 해법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제3장에서 사회학자 김홍중은 지난 100여 년간 한국인의 마음을 움직인 가치를 ‘생존주의(生存主義)’라 명명한다. 조선말과 개항기를 거쳐 식민지로 귀결된 민족생존의 실패 경험, 한국전쟁기 형성된 피난민 의식, 안전보장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도 유보될 수 있다는 분단체제적 생존논리,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나락으로 추락한 개인과 가족의 처절한 생존 경험 등이 누적되었다는 점에서 생존주의는 강력한 규정력을 가진다. 생존주의는 한국적 근대성의 근저에 깔린 강박관념이자 상처이며 불안으로 인해 형성된 독특한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의 성공이나 물질적 성장에 몰두하고 공공성이나 관용, 이타주의 등의 가치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김홍중의 논리를 빌리자면, 풍요의 역설과 민주화의 역설 이면에는 ‘사회적인 것의 공동화(空洞化)’가 자리 잡고 있다.
제4장에서 경제학자 김병연은 한국 경제의 소프트웨어적 취약성의 원인을 사회적 자본에서 찾는다. ‘시장논리만으로 채울 수 없는 공간’, 즉 도덕감정이자, 공감능력이며 공동체 의식에 해당하는 영역이 ‘사회적 자본’인데, 이것 없이는 투자, 혁신, 기업활동, 금융발전, 생산성 증진 등의 모든 경제활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기심만으로는 되지 않고, 역지사지하는 능력, 즉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욕구를 내면화한 토대(도덕성)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제5장은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가 근본적으로 기술적이 아니라 사회적이라는 전제 아래, 현대 사회의 데이터 생산 방식이 급격히 사회화된 반면, 사회적으로 생산된 데이터는 급격히 사유화되어 주로 시장에서 자본으로 유통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제6장은 원주와 홍성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 경제의 조건, 즉 한국에서 사회적 경제가 존재하고 발전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탐색해보고 있다. 한국의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가장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 사례를 통해 보편적 함의와 다층적 평가의 틀을 찾아보고 있다.
제7장은 문화예술협동조합들 중 일부를 사례분석 대상으로 삼아 그 조합원들이 추구하는 창조적 욕망과 사회적 가치 실현 간의 갈등과 양립의 가능성, 그것을 위한 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다.
제8장은 혁신의 사회학이 ‘사회혁신’보다 ‘사회의 혁신(innovation of society)’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이론적 이유를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해, 우리 사회에서 세대가 사회의 혁신에서 한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몇 가지 경험적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제9장에서는 서울시가 2011년 이후 ‘사회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시민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추진한 두 가지 정책사례를 살펴본다. ‘원전 하나 줄이기’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가 그것이다. 이 정책들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또한 이런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정책 거버넌스를 기획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제10장에서는 현대 사회의 운영 패러다임이 서로 다른 가치가 공존·혼합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그에 따라 사회운영 패러다임의 변화현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함의에 대해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융합 패러다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혁신 생태계 조성을 전략적 과제로 설정하고, 그 내용과 함의에 대해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고 있다.
제11장에서는 기업회계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기업활동의 사회적 가치와 사회성과 측정에 관한 기본적인 논의를 간단히 정리하고,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측정하는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제12장은 과학기술나눔운동이 표방하는 적정기술의 내용과 역할, 그리고 국내외 활동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제13장은 사회적 가치의 유지가 생태적 지속가능성의 담보를 전제로 하며, 생태적 지속가능성 역시 사회적 과정의 산물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제14장은 이 책의 나가기 격이다. 제1장을 제외한 각 장의 내용을 다시금 짚어보면서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책속으로 추가]
우리 사회의 세대 간 결합이 사회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선도자(anchor tenant)”의 부재다(Foucault, 2008: 242~243; Padgett and Powell, 2012: 438~439). 이질적 세대들이 혁신적으로 접합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한쪽에 흡수되지 않고, 각자의 개성과 새로운 생각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적-문화적으로 투쟁적인 상황에 놓인 세대 간 갈등은 이 같은 정당성 있는 조절자의 출현을 어렵게 한다. 386 정치인과 평론가의 예는 권력 있는 이전 세대에 의해 선별적으로 선택된 젊은이들의 선발과 수급이 우리 사회에서 작동하는 세대 간 접합의 유일한 통로라는 것을 보여준다. (235쪽)

행정조직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을 위탁하거나 그런 조직에 공간을 임대하면서 최저가 입찰, 최고가 입주 원칙을 경직되게 적용한다면 애초 목적한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정책기획은 의사소통 모델에 따라 해두고 실행단계에서 공리주의적 틀을 적용하면 곤란하다.
현재 행정시스템은 자치의 원리를 따르지 않으며, 시민과 행정을 엄격하게 분리한다. 행정의 다양한 자원을 시민과 공유하는 작업이 부정부패나 특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행정관료 입장에서 행정자원을 시민과 공유하는 작업에는 인센티브가 없고 제약만 있다.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가진 선출직 공무원만이 이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감사 등 행정감시 시스템이 이를 강화하고 있다. (255쪽)

조직 및 사회 운영의 목표와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복수의 가치들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요구됨에 따라 현재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사회운영 패러다임의 특성과 변화는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하나의 가치를 추구하던 단선적·선형적 관리(simple administration)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동시에 수용해야 하는 역동적 관리(dynamic management)로 공공-민간 부문 운영원리의 성격 자체가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과거에 비해 사회운영에 필요한 목표와 스펙트럼이 확장되면서 다양한 가치들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259쪽)

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행위자들의 협력에서도 정부는 이들의 물리적·강제적 협력을 꾀하기보다, 서로가 배타적인 ‘경쟁자’가 아니라 사회와 더불어 성장을 꾀하는 동반적 협력자라는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기업이 다른 조직과 파트너십을 맺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기존의 재무적 관계(financial relationship)에 치중한 연계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공통의 정체성과 목표에 기반을 둔 관계(identity relationship)로 연결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협력의 형태를 전환하는 것이다.
결국 분산형 혁신 거버넌스에서 정부는 더 이상 연결의 ‘주도자’가 아니다. 분산형 혁신 거버넌스에서 정부는 ‘조력자’로서 외부의 파트너 및 행위자들이 지식, 기술 등을 공유하고 공동의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co-creation)할 수 있도록 환경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277쪽)

사회성과의 화폐가치화를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단계다. 기업 회계기준이 정립되는 데도 10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사회성과의 측정과 화폐가치 환산도 사회적 회계기준의 마련을 목표로 장기적인 여행을 떠나야 한다. 측정방법을 더욱 정교화하기 위한 학계 및 연구자의 노력과 함께 사회성과의 측정시스템 개발, 표준화를 위한 노력, 전문 인력과 조직의 육성, 공시제도 도입, 데이터의 축적, 영향평가(rating) 시스템의 개발 등 사회성과 측정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가치 창출의 극대화를 위해 측정결과를 비즈니스 혁신에 활용하려는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자본시장에서 사회적 영향과 책임을 고려하여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사회성과 측정·평가 결과를 새로운 사회적 금융상품 개발과 투자의사 결정의 기준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10~311쪽)

인간은 본원적으로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산업혁명 이전에도 사회적 가치라는 용어만 없었을 뿐 인간관계와 공동체의 가치는 명확히 존재했다. 그것은 생명 유지와 관계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인 가격으로 환산될 수는 없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랑, 희생, 안전, 건강 등을 반영한다.1) 사회적 가치는 생산성, 부, 사적 소유 등과 같은 객관적 충족을 기초로 하는 주관적 웰빙(well-being), 또는 행복감이나 안녕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현시점에서 특히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경제적 가치 지상주의가 부와 소유의 양극화를 정당한 것으로 유포하는 사이, 대다수 빈곤층은 물론 소수 부자까지도 인간관계 및 생태환경의 파괴로 인해 지속가능한 삶의 질을 위협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334쪽)

대기업, 특히 한국의 대기업 그룹의 경우는 자원동원력이나 기획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만약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추구하고자 한다면 소규모의 사회적 기업보다는 훨씬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이 존재한다.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해보면, 한국의 대기업 그룹은 사회혁신적인 실험의 주체로서 다른 어느 조직들도 넘보기 어려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390쪽)

한국에서 사회적 경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부정책에 의해 육성되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회적 경제의 대안성은 약한 반면, 정부의 인증을 거치면서 동형화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규범적 환경의 특성으로 인해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공공성이나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직들이 사회적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와 제도에 보다 정교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규범적인 접근보다는 실제 경험적으로도 활용 가능한 사회적 가치의 측정법을 고민하여 현실적합성이 높은 제도와 지원책을 설계하는 것이다. 대체로 사회적 가치는 외부성의 효과나 공공재로서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시장의 실패가 존재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가격기구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는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려면 무엇을 측정할 것인지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단기적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 효과까지 포괄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편의성이나 수단적 효율성 이외에도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하는 타당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398~3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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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서문

들어가기
제1장 사회적 가치의 다차원적 구조_박명규

제1부 사회적 가치와 시장경제
제2장 시장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공동체를 이야기하기_최정규
제3장 생존을 넘어 사회적 가치로_김홍중
제4장 사회적 자본의 경제적 중요성_김병연
제5장 데이터 경제 시대의 사회혁신_강정한

제2부 사회적 가치의 한국적 실천
제6장 사회적 경제의 조건: 원주와 홍성의 교훈_엄한진
제7장 창조성과 공공성의 긴장: 문화예술협동조합의 사례_조형근
제8장 사회의 혁신과 세대의 역할_이원재A
제9장 지방정부의 사회적 가치 확산: 서울시의 의사소통형 정책 거버넌스의 사례_이원재B

제3부 사회적 가치와 다면적 사회혁신
제10장 공공가치 융합시대의 사회혁신_장용석ㆍ황정윤
제11장 기업활동의 사회적 가치 측정: 화폐가치 환산을 중심으로_라준영
제12장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적정기술_윤제용
제13장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_한상진

나가기
제14장 시대적 전환과 사회적 가치_이재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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