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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노사관계의 신자유주의적 변형 (1970년대 이후의 궤적)
유럽 노사관계의 신자유주의적 변형 (1970년대 이후의 궤적)
저자 : 루초 바카로|크리스 하월
출판사 : 한울아카데미
출판년 : 2020
ISBN : 9788946072510

책소개

유럽의 노사관계는 신자유주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유럽 노사관계의 신자유주의적 변형』에서 다룬 국가별 사례들은 19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분명한 노사관계 자유화의 궤적을 보여준다. 모든 국가들에서, 오늘날의 사용자들은 연구가 시작되는 시점과 비교해 그들의 기업과 노동자에 대해 더 큰 재량권을 갖게 되었다. 물론 자유화가 상이한 방식과 속도로 이루어져 왔고, 유럽의 여러 정치경제들이 자유화의 궤적에 따라 오늘날 다른 위치에 머물러 있지만, 그 모두는 동일한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 전역에 걸친 노사관계의 전개에서 가장 놀라운 특징은, 약 35년이라는 우리의 조사기간의 출발점이나 종착점에서 관찰되는 국가별 다양성의 폭이 아니라, 오히려 그 기간 전체에 걸쳐 모든 곳에서 일어났던 노사관계 제도의 변형이다. 1970년대 말 이래로 유럽 노사관계의 지형은 근본적으로 변했고, 모든 곳에서 같은 방향으로, 즉 사용자의 재량권이 확대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1970년대 후반부터 2015년 무렵에 이르기까지 거의 40년 가까운 시기 전체를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 노동과 자본 간의 ‘역사적 타협’의 산물로 알려진 전후의 유럽 노사관계 질서가 흔들리고 각국별로 상이한 리듬으로 변화의 격랑에 휩싸이기 시작한 게 1970년대 말부터였다. 벌써 그로부터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된 이 시기 동안 유럽 노사관계가 어떻게 전개되었고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해서 국내에 소개된 내용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를 다루거나 몇몇의 특정 주제에 한정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지난 30~40년의 궤적 전체를 통시적으로, 그것도 일관된 이론적 초점을 유지하며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첫 번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의 저자들은 서유럽 노사관계의 변화상을 국가별 다양성과 분화의 (재)확인이 아니라, 놀랍게도 공통성과 수렴의 렌즈로 들여다보고 있다. 비교노사관계 분야에서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던 ‘독일 모델’이나 ‘스웨덴 모델’과 같은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고 저자들은 분명히 말한다. 오히려 2000년대 이후 국내외 학계를 풍미했던 ‘자본주의의 다양성’ 이론에 근거한 비교노사관계 연구의 조류에 반대하며, 저자들은 유럽의 주요 5개국의 노사관계가 하나같이 자유화의 궤적을 그리며 공통된 하나의 방향, 즉 신자유주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주장을 책 전체에 걸쳐 강력하게 펼친다. 이러한 주장은 신자유주의와 금융세계화의 압력 속에서도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시스템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국내 학계에 비추어 볼 때 무척이나 대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들이 본문에서 예리하게 지적하듯이, 그러한 통념을 대표하는 ‘자본주의의 다양성’ 이론이라는 게 벌써 20~30년 전인 1990년대의 현실 ― 그것도 취사선택된 현실 ― 을 배경으로 만들어졌고, 그동안 그 현실의 토대 자체, 특히 조정시장경제의 정치경제적 현실은 심대하게 변형되었다. 따라서 그 이론은 오늘날의 변화된 현실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식론적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다음으로, 이 책은 한국의 노사관계 주체들과 연구자들이 각자 다른 목적으로 중요하게 참조하며 수입한 유럽 노사관계의 중요한 전범들을 원래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위치시켜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게 해준다. 산업별 교섭과 하르츠 개혁(독일), 코포라티즘의 붕괴와 조율된 교섭 전통의 부활(스웨덴), 현장노조들의 작업장 권력과 사회적 협의의 활성화(이탈리아), 기업 내 노동자 대표 제도의 확장(프랑스), 노사관계에서의 ‘제3의 길’(영국) 등 그동안 각기 다른 목적하에 국내에서 주목하던 것들이, 과연 애초의 정치경제적 맥락 속에서 어떤 기능을 했고 무슨 효과를 낳았으며 어떠한 상태에 놓여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노사관계 개혁의 시도든, 노동운동 혁신의 노력이든, 아니면 노동정치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모색이든 간에, 국내에서 유럽 노사관계는 비교의 준거로 흔히 활용되어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일부는 이른바 ‘유럽형 제도’를 그 콘텍스트에서 분리시켜 단편적으로 소개하거나, 심지어 해석하는 주체들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같은 제도를 전혀 다르게 파악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유럽 노사관계 변화의 풍부한 맥락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우리의 노사관계와 그 학문적 담론을 성찰하는 데 일말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론적인 차원에서 이 책은 노사관계에 대한 제도주의적 또는 체계이론적 이해를 벗어나, 계급 간 세력균형의 향배와 그 속에서 행동하는 노동·자본·국가 간의 힘의 충돌을 강조하는 권력자원론의 시각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저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럽의 노사관계 자유화의 궤적은 1970년대 이래로 노동에 점점 불리해진 계급 간 세력균형의 산물에 다름 아니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그러한 세력균형의 변동이 좁은 의미의 노사관계 영역에 국한된 분석만으로는 파악될 수 없고,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따른 축적체제(또는 성장모델) 변동과의 영향관계 속에서 온전히 이해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시도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저자들의 이러한 시도가 그 자체로 학문적으로 성숙되었거나 모든 이설을 잠재우는 보편적 타당성을 획득했다고 말하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독자에 따라 유럽의 노사관계가 신자유주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이 책의 결론이 너무 비관적이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문에서 나오듯이, 심지어 스웨덴의 노동조합 활동가들도 오늘날 노동운동이 처한 곤경과 노동조합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를 저자들에게 털어놓고 있을 정도로, 유럽의 노동운동은 어두운 터널을 꽤 오래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의 비관적 진단이 사실이라면, 노사관계의 대안적 재편이나 노동운동의 새로운 순환은 과거의 ‘독일 모델’이나 ‘스웨덴 모델’ 또는 ‘이탈리아의 경험’에 준거하거나 의존해서는 가망이 없을 것이다. 그것들은 이미 다른 현실로 변형되었고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그 역사에서 교훈을 찾으며 새로운 운동의 순환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는 유럽의 노동운동이든 한국의 노동운동이든 매한가지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두 지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동시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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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1장 들어가며: 유럽 노사관계의 궤적

2장 신자유주의적 수렴: 이론적 검토

3장 노사관계 변화의 양적 분석

4장 영국: 집단적 규제의 붕괴와 자유시장경제의 구축

5장 프랑스: 국가 주도의 자유화와 노동자 대표 제도의 변형

6장 독일: 제도의 약화와 노사관계의 자유화

7장 이탈리아: 양보적 코포라티즘의 성장과 쇠퇴

8장 스웨덴: 코포라티즘의 전환과 노사관계의 재편성

9장 행위자, 제도, 경로: 서유럽 노사관계의 자유화

10장 노사관계의 자유화에서 자본주의 성장의 불안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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