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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무죄, 한자 타자기의 발달사
한자무죄, 한자 타자기의 발달사
저자 : 토머스 멀레이니
출판사 : 한울아카데미
출판년 : 2021
ISBN : 9788946073074

책소개

19세기 알파벳 중심의 기술 혁명에서
서양의 조롱과 불신을 딛고
세계적인 문자로 거듭난 한자의 고군분투기

1840년대 전신이 등장할 때부터 1950년대 컴퓨팅이 등장하기까지 대략 1세기 동안 중국어는 타자기, 모스부호, 속기, 워드 프로세싱 등 알파벳 중심의 기술 발달 속에서 언어적 이단아로 취급받았으며, 언어기술적 현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오늘날 한자는 알파벳에 대항하여 100년 이상 저항한 끝에 널리 보편화되었다. 이 책은 19세기 말 폐지의 대상으로 전락했던 한자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글쓰기에 성공하기까지 겪은 지난한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은 문자 기반의 중국어 글쓰기를 현대의 글로벌 정보 시대로 밀어 넣으려고 애썼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漢字無罪)”라는 저우허우쿤의 주장을 지지했던 기술자, 언어학자, 기업가, 언어 개혁가들에게 깊은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단순히 ‘한자 타자기’라는 한 사물의 역사를 다루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역사가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어떻게 펼쳐져 왔는지 설명하면서, 기술 변화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관계, 반중국 담론, 잘못된 알파벳 세계주의 등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문자 기반의 중국어 글쓰기는 기술적으로 불합리하거나 후진적인가?
19세기 언어기술적 현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자의 좌충우돌기

타자기는 그저 단순한 발명품이 아니다. 타자기의 등장은 모든 세계 언어의 사고방식을 물질적·개념적·재정적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타자기의 등장으로 한때 풍부했던 언어기술적 상상력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알파벳 보편주의라는 단일 문화가 전 세계에 뿌리내렸다. 그 결과 세계 유일의 표의문자이자 4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자는 자신만의 타자기를 찾기 위해 한 세기에 걸쳐 외로운 항해를 펼쳐야 했다.
한자는 소리-의미-형태의 3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중국어를 활자로 옮기기 위해서는 이 외에 언어기술적 요소도 필요하다. 중국의 학자들은 소리-의미-형태에서 변화를 찾는 데에는 훈련이 잘 되어 있었던 반면, 언어기술적 영역의 변혁에 대해서는 덜 준비되어 있었다. 19세기 후반 거대한 기술 혁명 속에서 현대화 물결에 직면했을 때 한자 폐지 주장까지 나온 것은 이 때문이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한자 타자기는 서양의 조롱과 불신, 비웃음을 견디면서 다양한 실험, 시제품, 실패물을 거쳤고, 마침내 정보 기술 세계에 들어맞는 언어적 기질을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자동 완성 문장’이라는 혁명적인 자국어화를 통해 가장 빠르고 성공적인 글쓰기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역사적 패자로 남은 천두슈, 루쉰, 첸쉬안퉁 등의 한자폐지론자에게는 지금도 관심을 쏟아지는 반면, 오늘날 중국의 정보 환경을 가능케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이 책은 문자 기반의 중국어 글쓰기를 현대의 글로벌 정보 시대로 밀어 넣으려고 애썼던 사람들, 즉 “한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漢字無罪)”라는 저우허우쿤의 주장을 지지했던 기술자, 언어학자, 기업가, 언어 개혁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언어적 이단아로 취급되던 한자가 알파벳 세계주의에서 자립해 나간 과정 추적

중국이 19세기 붓으로 글을 쓰던 시대에서 벗어나 20세기 후반 전송, 입력, 검색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수행되는 언어기술적 현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자 타자기가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 ‘생산성 혁명’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서양의 타자기와 달리, 역사 속으로 사라져 이제는 흔적조차 없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한자 타자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자 타자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들이 중국어가 알파벳 세계에서 완벽하게 독립하여 언어기술적 자립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레밍턴, 언더우드, 올리베티 등 서양의 타자기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의 기계가 모든 언어를 다룰 수 있다면서 자신들 기계의 범용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하나의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한자였다. 그들은 한자를 축출함으로써 자신들의 범용성을 실현시키려 했다. 하지만 한자 타자기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인간, 기계, 그리고 언어 간에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냈다.
단일 자판이라는 타자기 형태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없는 서구 사람들은 한자 타자기가 5000여 개의 키를 가지고 있고 탁구대 두 개를 합친 크기일 것이라고 상상했으나, 최초의 한자 타자기는 사용 빈도에 따라 문자의 범주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이후 중국어가 지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각고의 노력은 지속되었고, 저우허우쿤, 치쉬안, 수전둥, 위빈치 등의 발명가를 거쳐 마오쩌둥의 중화인민공화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 솽거 타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타자기가 개발되었다.

‘정보 기술 시대에 중국어 글쓰기’라는 수수께끼 풀기에 대한 역사적 기록

이 책은 현대 중국 정보 기술의 역사를 다루는 두 권 중 첫째 권으로, 1840년대 전신의 등장부터 1950년대 컴퓨팅의 등장까지 대략 1세기를 다룬다(제2권에서는 오늘날의 중국 컴퓨팅과 새로운 매체를 다룰 예정이다). 이 책은 근대의 역사 속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대단히 큰 변화의 폭을 경험한 중국어 글쓰기를 둘러싼 언어기술적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의 중국어 언어기술적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인 한자 타자기를 다룸으로써, 알파벳 중심의 세계에서 기술의 역사가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어떻게 펼쳐져 왔는지, 기술 변화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한자가 자기중심적인 유럽과 미국에 의해 어떤 불이익을 받아 왔는지 등을 통찰한다.
10년 동안 다방면에 걸쳐 모은 자료에 기반을 둔 이 책은 구두 역사와 가족 역사에 대한 자료, 그리고 50여 개의 기록보관소, 박물관, 개인 소장가, 20여 개국의 특별 수집품으로부터 모은 기록 문서들을 포함하고 있다. 2018년 페어뱅크상(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최고의 책에 대해 매년 미국역사협회(AHA)에서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들어가기 여기에는 알파벳이 없어요
제01장 현대성과 맞지 않다
제02장 수수께끼 풀기 같은 중국어
제03장 획기적인 기계
제04장 키 없는 타자기를 뭐라고 부를까
제05장 한자문화권 지배
제06장 쿼티는 죽었다! 쿼티 만세!
제07장 타자 반란
결 론 중국어 컴퓨팅의 역사와 입력 시대를 향하여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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