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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
친화력
저자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출판사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출판년 : 2011
ISBN : 9788952111838

책소개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친화력』. 사회적으로 상당한 지위와 재력을 갖춘 지긋한 나이의 남성과 아름답고 청순한 젊은 여성이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지고 이 사랑으로 인해 한 가정의 행복이 위기에 처한다. 그렇다면 이 둘은 헤어져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갖가지 갈등과 해법이 제시되지만 어느 것도 해답이 되지 못하고 결국 이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 이처럼 균형과 절제를 중시하는 이성적 사랑과 자연스럽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맹목적이기까지 한 낭만적 사랑 중에 과연 어느 것이 사랑의 본모습과 가까운지에 대해 정밀하고 집요하게 탐구해 들어가며, 우리 시대의 사랑이야기를 반추하게 만든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낭만적 사랑에 대한 근대인의 욕망과 이를 통제하는 제도로서의 결혼 사이의 모순, 이를 간파한 괴테의 문제작 《친화력》을 가장 정확한 번역으로 읽는다
소설《친화력》은 “사랑의 대가” 괴테가 거장다운 면모를 한껏 드러낸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가 25세에 쓴《젊은 베르터의 슬픔》이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사랑을 질풍노도적 감정으로 서술했다면, 60세에 쓴《친화력》은 괴테 자신의 체험이 농축되어 사랑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이 느껴진다. 괴테는 이 작품에서 균형과 절제를 중시하는 이성적 사랑과 자연스럽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맹목적이기까지 한 낭만적 사랑 중에 과연 어느 것이 사랑의 본모습과 가까운지에 대해 정밀하고 집요하게 탐구해 들어간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오순희 교수(서울대 독문과 교수, 한국괴테학회 연구이사)는 자칫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비쳐질 수 있는 이 작품을 우리 시대의 사랑이야기를 반추하게 만드는 ‘현대성’을 살린 번역으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200년 전, 괴테가 던진 사랑의 화두
《친화력》은 “사랑의 대가”라고 불리는 괴테의 면모를 가장 잘 드러냈다고 평가받는 소설이다. 괴테는 이 작품에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오래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특히 낭만적 사랑과 결혼제도를 밀접하게 결부시키면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결혼의 엄숙함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과 ‘결혼의 최적주기는 5년’이라는 형태의 계약결혼 모델을 주장하는 입장을 제시하여 이를 충돌시킨다. 이는 2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굉장히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고전과 통속소설의 경계에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다
괴테는 결혼의 신성함과 낭만적 사랑이라고 하는 양립 불가능한 두 개의 원칙을 시종일관 이 소설에서 팽팽하게 내보이다가 결국은 남녀 주인공의 죽음으로 파국에 이르게 한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그러하듯,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러하듯 친화력에서는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죽음과 결합된 것이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심오하게 사유된 ‘사랑’도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다 보니 상투적인 느낌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괴테는 오늘날에도 문제되고 있고, 그리하여 TV 안방극장의 단골메뉴가 돼버린 ‘낭만적 사랑과 결혼의 위기’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고찰하면서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소위 ‘불륜’이라고 하는 일견 비속해 보이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비속함에 대한 말초적 호기심이나 부박한 탐닉에 머물지 않고 이를 시대사적 논의로 풀어나가고 있을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문제로까지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괴테의 대가다운 면모를 읽어낼 수 있다.

인간관계에 적용된 친화력의 법칙
친화력이란 두 물질이 같이 모이기만 하면 서로 결합하려는 경향을 뜻하는 화학용어다. A라는 원소와 B라는 원소가 서로 친화력이 있을 경우, 두 원소는 결합되어 있어야 안정한 상태를 이루며, 결합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정하다. 게다가 산과 알칼리처럼 결합해서 안정을 이루고 있는 경우라도 좀 더 친화력이 높은 원소를 만나면 원래의 안정된 결합은 해체되고 보다 더 안정되고 견고한 결합관계가 새롭게 형성된다. 이 소설은 이러한 친화력의 법칙을 인간관계에 비유한다. 결혼을 통해 결합되어 있는 남녀라 하더라도 더욱 매력을 느끼는 상대를 만날 수 있고, 이를 통해 불안정한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근대인의 욕망과 이를 통제하는 제도로서의 결혼에 대한 괴테의 통찰로도 읽힌다.

가장 적확한 괴테 번역을 위한 오순희 교수의 10여 년에 걸친 노력
이 책의 원본은 괴테가 최종적으로 손을 보았다고 알려진 판본인 Hamburger Ausgabe 판으로, 괴테 학계에서 정본으로 널리 인정받는 판본이다. 역자 오순희 교수는 이 책을 초벌 번역한 후 10여 년의 시간을 투자하여 작품이 지닌 현대성이 혹 자신의 오독에 근거한 것은 아닐까 고민하면서 텍스트의 맥락을 수차례 검토하였다. 그리고 괴테독회에 참여하여 다른 회원들과 텍스트를 꼼꼼히 읽어가며 수정을 거쳤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오순희 교수의 10여 년의 노력과, 괴테독회 회원들의 검토를 거친 최상의 번역본이라 할 수 있다.



에두아르트의 생각이나 행동에 더 이상 절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의식이 그를 무한으로 몰아간다. 모든 방과 모든 주위 환경이 이제는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가!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집에 있지 않다. 오틸리에의 존재가 그에게서 모든 것을 삼켜 버린다. 그는 완전히 그녀에게 빠져 있다. 어떤 다른 생각도 눈앞에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양심도 그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그의 본성에 억제되어 있었던 모든 것이 터져 나와, 그의 전 존재가 오틸리에에게 흘러간다.
-본문 제1부 126쪽에서

그들이 서로를 한 홀에서 보게 되면 오래지 않아 그들은 나란히 서있거나 앉아 있었다. 그저 가장 가까이 있는 것만이 그들을 진정시킬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가까움만으로도 충분했다. 어떤 시선, 어떤 말, 어떤 동작, 어떤 접촉도 필요치 않았다. 필요한 것은 오로지 순수하게 가까이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면 이제 그들은 둘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세계에 대해서 완전하게 만족하는 단 하나의 인간이었다. 그렇다, 두 사람 중 한 명을 그 집의 한쪽 구석에 붙잡아놓았더라도, 다른 한 명도 서서히 저절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상대방을 향해 움직여 갔을 것이다. 삶은 그들에게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두 사람은 오로지 함께 있을 때만 그 해답을 발견했다.
-본문 제2부 340-341쪽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머리말
일러두기

제1부
제2부

해설 - 괴테의 생애와 문학세계
‘낭만적 사랑’을 둘러싼 담론들:《친화력》의 현대성에 대하여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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