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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빈집
<strong>빈집
저자 : 김주영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0
ISBN : 9788954611220

책소개

적막한 빈집, 홀로 일어서는 길 위의 노래!

등단 40년을 맞은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김주영의 신작『빈집』. 아버지가 없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한 여자아이의 성장사를 그리고 있다. 노름에 빠진 어진의 아버지는 늘 집을 비우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집을 비울 때마다 어진을 구박한다.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나서는 어머니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어진이 혼자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거리를 나돌던 아버지는 앓아누워 결국엔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집을 나간다. 혼자 남아 빈집을 지키던 어진은 그 집을 샀다는 중년 부인의 중매로 결혼을 하게 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핍박에 집을 나온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기 전에 말해준 자신의 배다른 언니를 찾아가기로 결심하는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내 안에 터질 듯이 더부룩한 탐욕이 있다.
그것이 나를 천성적인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등단 40년, 『객주』 『활빈도』 『천둥소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화척』 『홍어』 『아라리 난장』 『멸치』 등 굵직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받아온 천부적인 이야기꾼 김주영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멸치』 이후 팔 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장편소설 『빈집』은 부권 부재의 상황 속에서 어머니에게도 온전히 사랑받지 못했던 한 여자아이의 성장사를 그리고 있다. 작가 김주영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견딤의 미학을 더욱 발전시켜나가며 한 가족의 적막한 이야기를 전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이 집에서 혼자 살았어요.”

어진의 아버지 배용태는 늘 집을 비운다. 노름판에 끼어들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는 가끔 예고 없이 집을 방문하여 죽은 듯이 머물다가 곧바로 떠나버리는 식이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집을 비울 때마다 어진이는 어머니에게 구박을 당한다. 딸을 구박함으로써 아버지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가련한 어머니를 이해할 만한 나이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어머니가 자신을 진심으로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로 조숙했던 어진이는 어머니를 두려워하는 동시에 좋아한다.
그들을 주시하는 한 사내가 있다. 노름판을 전전하는 아버지를 잡으러 다니는 조형사. 어머니가 기지를 발휘해 매번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지만 결국엔 붙잡히게 되는 아버지. 그러나 무슨 수를 썼는지 아버지는 수갑을 풀고 달아나 다시 잠적한다. 이로 인해 조형사의 추격은 더욱 맹렬해지고, 어진이네 가족은 고통받는다.
오리무중인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나서는 어머니. 어머니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어진이 혼자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어머니가 그녀를 벌하려 올려놓은 하늘그네가 이제는 오히려 편하기까지 하다.
거리를 나돌던 아버지는 앓아눕게 되고, 결국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집 뒤뜰에 있던 오동나무를 잘라 아버지의 관을 마련하고 장례를 치른 후, 어머니는 빚쟁이들을 피해 또다시 집을 나간다.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아 빈집을 지키는 어진이에게 어느 날, 어머니를 잘 안다는 중년의 부인이 찾아온다. 자신이 어진 혼자 지키고 있는 이 집을 샀다는 것. 부인의 중매를 따라 결혼까지 하게 된 어진이는 남편 장덕호와 시어머니 김씨의 핍박과 무관심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서고, 아버지가 죽기 전에 얘기해준 자신의 배다른 언니 수진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포구의 선창 앞에 자리한 ‘바다이바구’. 가게를 지키고 있는 비만한 여자가 그녀의 언니 배수진이다. 어진은 그곳에서 일을 하며 언니와 마음을 나누게 되고, 힘들어하는 그녀를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외딴방, 빈집, 또다시 떠나는 길 위의 生

아버지, 어머니가 있었으나 항상 혼자나 마찬가지였던 어진은 지긋지긋한 빈집을 벗어나 결혼하여 시집에 가서도 홀로인 신세를 면치 못한다. 다시 길을 떠나 이복언니인 배수진을 만나지만 그녀마저도 결국엔 어진의 곁에 있어주지 못한다. 그녀는 또다시 길 위에 혼자 남겨진다.
이 지긋지긋한 독거와 역마살의 반복이 우리들의 삶인가. 늘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빈집의 나날이, 우리에겐 어쩐지 낯설지 않다. 모든 아버지들의, 모든 어머니들의 어쩔 수 없는 그늘이 이 소설엔 담겨 있다. 갈구하면 할수록 반대로만 나아가는 역설적인 인생사가 찬란하게 아프다.

이 여인을 보라. 이 기이한 사랑을 보라. 작가 김주영은 전작 『홍어』에서 대가다운 필치로 그려낸 바 있는 견딤의 미학을 『빈집』에서 다시금 선보인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무책임한 아비를 향한 어미의 인내는, 주위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마침내는 자기 자신마저 소진시키고 마는 불굴의 열정에 다름아니다. 제 자식을 제물로 희생하면서까지 어미가 헌신하고자 한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분노와 그리움으로 직조된 이 욕망의 음화(陰畵)에 여인 이대(二代)의 인생이 새겨질 때, 사랑은 평화롭고 모성은 아름답다는 통념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오동나무가 베어진 집과 대들보가 내려앉은 폐가는 부재하는 아비의 자리이자, 소설 속 모든 여인들이 대물림하는 욕망의 폐허다. 결코 온전히 사랑받을 수 없었던 그녀들의 컴컴한 폐허가 거기 빈집에 있다. _차미령(문학평론가)



내 안에 터질 듯이 더부룩한 탐욕이 있다. 그것이 나를 천성적인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지금의 내 나이를 스스럼없이 토로하기를 주저하는 것도, 이 나이에 그래서는 안 되는 일들에 윗도리 벗어붙이고 덤비는 것도, 아직도 눈만 내리면 미칠 것 같은 몽환적 목메임도 모두가 내 안에 있는 탐욕이 가르친 일이다. 더욱이나 마모되거나 연소되어버린 감성을 있는 것처럼 떠벌이며 안간힘을 쓰는 것도 모두 탐욕 때문이다.
이것을 열정이나 신념이라는 수사로 포장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부질없는 허풍일 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 일생이 소멸될 때까지 이 탐욕과 껴안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가늠은 계속될 것 같다. _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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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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