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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저자 : 정수복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1
ISBN : 9788954614405

책소개

속도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살아가는 곳, 프로방스로 가다!

어느 인문학자의 프로방스 산책기『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파리의 수많은 길을 샅샅이 걸어본 산책 전문가 정수복이 대도시를 떠나 아름다운 시골 마을 프로방스를 걸으며 써내려간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를 사로잡은 프로방스, 프로방스 일기, 반고흐의 장소를 키워드로 프로방스의 곳곳을 산책하며, 그곳의 자유로운 영혼들과 대화하며 찾아간 완전한 휴식에 대해 탐색을 펼쳐낸다. 더불어 프로방스의 자연과 인물, 특징을 소개했다. 자신의 전공인 사회학은 물론, 미술, 문학, 예술, 철학, 역사학, 인류학, 지리학, 도시계획 등의 분야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폭넓은 교양을 바탕으로 프로방스를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속도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들의 장소, 프로방스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에게


“당신은 어떤 일을 합니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우리는 흔히 돈을 버는 수단을 떠올린다. 그러나 여기, 자신의 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스스로를 ‘전문적인 산책자’라 말한다. 현실적으로 돈도, 경력도 되지 않는 산책을 ‘천직’으로 여기고, 사회와 “체제가 요구하는 속도가 아니라 자신의 요구에 맞추어 자신의 리듬으로 걷는 산책”을 하면서 ‘자기만의 순간’을 얻는 것을 삶의 가장 큰 과제로 여기는 사람이다.

휘황해 보이기만 하던 파리에서 인생과 예술이 깃든 아늑한 골목과 장소 들을 발견하고 산책하며, 도시 걷기에 대한 성찰을 담은 저작 『파리를 생각한다』와 『파리의 장소들』을 발표한 사회학자이자 작가, 정수복의 신작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그가 이번에 발걸음을 옮긴 곳은 마치 ‘산책자’를 위해 만들어진 마을인 듯, 느리고 한가롭게 시간이 흘러가는 곳 ― 오후 한시면 상점도, 거리도, 사람도 까무룩 낮잠에 빠져들어 고단한 일상이 일시정지 된다는 프로방스다.
그가 돌연 프로방스로 떠나 자기만의 프로방스 산책일지를 낱낱이 기록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프로방스의 장소들을 걷고 그곳의 자유로운 영혼들과 대화하며 그가 찾은 ‘완전한 휴식’이란 어떤 것일까?
그는 “분주함에 현재의 삶을 저당 잡힌 한국인”들에게, 일단 자동차를 버리고, “발소리를 낮”춘 채 프로방스의 작고 인간적인 규모의 마을로 조용히 따라 들어와보라 말한다.

산책자, 대도시를 떠나 사람의 마을로 걸어가다
프로방스에서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이 책은 어느 여름 그가 일상의 도시인 파리를 떠나 휴식과 영감의 장소 프로방스에서 한 달 동안 써내려간 일기를 토대로 하고 있다. 프로방스의 자연과 인물, 특징을 소개하고, 그가 프로방스에 매혹당한 계기를 써내려간 도입부의「나를 사로잡은 프로방스」와 책 마지막 부분의 「반 고흐의 장소들을 찾아서」를 제외한 본문은 그의 ‘프로방스 일기’를 형식과 문장까지 그대로 살려 실은 것이다.
그의 산책이 뚜렷한 목적지와 명소를 향해 이루어지는 ‘관광’과 달리, 언제나 그 자신만의 표지(標識)에 따라 이루어지는 목적 없는 방황이었듯, 이 ‘프로방스 일기’도 애초에 출판을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쓰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집필중인 다른 원고를 마무리하겠다는 결심과 함께 프로방스로 떠났지만, 프로방스에서 영감과 사색으로 이끄는 수많은 장소와 사람 들을 발견하고 홀린 듯 ‘프로방스 일기’를 써내려간다.

프로방스의 풍성한 햇살과 더위를 식혀주는 남불 특유의 바람 미스트랄,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라벤더 향기, 그리고 “작열하는 태양, 올리브 나무와 황금빛 벌판, 장엄한 황혼”―프로방스의 자연은 그 자체로 축복이고 은총이다. 그는 프로방스의 압도적인 풍광 한복판에 서서 눈부신 프로방스의 빛과 자연 속에서 창작하고 휴식을 취한 예술가들의 면면을 떠올린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레데릭 미스트랄, 한 양치기 소년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 「별」로 세계에 프로방스를 알린 알퐁스 도데를 비롯해, 프로방스의 퐁텐-드-보클뤼즈에 자기만의 은둔처를 만드었던 페트라르카, 장 지오노, 알베르 카뮈, 르네 샤르 등의 작가들은 물론이거니와 마티스와 피카소, 샤갈, 니콜라 드 스탈, 고흐 등 수많은 화가들이 프로방스로 몰려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는 프로방스에는 “창작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그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 비단 자연뿐만 아니라 프로방스에는 원형경기장과 고대 극장과 같은 오랜 역사의 유적들이 있어 예술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발동”시키며, 곳곳에 펼쳐진 시골장은 흙냄새와 더불어 이곳이 소박한 사람들이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인간적인 마을임을 느끼게 한다.

그의 발걸음은 “소가 휴식을 취하듯 편안한 모습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뤼베롱 산에서부터 프로방스의 강한 햇빛과 바람에 시달려 헐벗은 황량한 알피유 산맥에 이르기까지 프로방스의 대자연을 거침없이 거닌다. 그러나 어느 순간 책장을 넘기면, 다시 시내로 돌아와 미로와도 같은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자발적 방황’에 들어 있기도 하고, 레아튀 미술관과 아를의 고대 박물관, 만국박람회 사진전 등 박물관과 사진전을 관람하며 그가 사랑하는 예술혼들과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지 열렬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프로방스에서 유일하게 분주한 것이 있다면, ‘프로방스만의 빛나는 순간들과 풍경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날렵하게 이성과 감성의 촉수를 세운 그의 눈길과 발길뿐일 것이다.

지난날 그의 지난 저서가 출간됐을 때 ‘지적인 좀머 씨의 노트’와도 같다는 평이 있었던가.
그의 신작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은 그날그날 프로방스에 울리는 ‘우연의 음악’에 따라 걷는 한 지적인 산책자를 근거리에 쫓아다니며, 그의 일기장을 엿보고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상과 가슴의 울림까지도 고스란히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반 고흐가 나에게 계속 말을 걸고 있다”
반 고흐와 함께 프로방스 산책하기


이 책에는 프로방스에서 한 시절을 보낸 예술가들과, 지금 프로방스에서 ‘예술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화인처럼 강렬하게 남을 이름은 아마도 단 하나일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
프로방스에 유일무이의 화가 공동체를 열길 꿈꿨고 친구라 믿었던 고갱을 불러 함께 그림을 그리고자 했으나, ‘파리에서의 세속적 성공’을 꿈꾸는 고갱과 갈등하다 자신의 귀를 자르고, 홀로 그림과의 사투를 벌이다 끝내 까마귀가 나는 밀밭에서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쏘고 자살한 비운의 화가.
저자는 일반인들의 삶의 문법을 거부하고, 고통스럽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묻는 자들은 일생에 한 번쯤 반 고흐와 대화를 나누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프로방스는 반 고흐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한다.

반 고흐가 자살하기 전 마지막 3년을 보낸 프로방스에 머무는 동안, 저자는 고흐와 동생 테오가 나눈 편지들을 읽다 잠이 들고, 낮이면 고흐와 테오가 함께 묻힌 묘소, 작고 쓸쓸한 ‘빈센트의 방’을 재현해둔 기념관, 고흐가 아를 주민들의 청원으로 감금된 정신병원, 고흐가 과 등 불후의 명작을 그린 장소 등 아를과 생-레미에 흩어져 있는 ‘반 고흐의 장소들’을 산책하며 반 고흐와의 대화를 이어간다.
고흐의 내면에 꿈틀거리던 “고통과 기쁨과 좌절과 희망의 세계”에 전율하고 생전에 단 한 차례도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그의 불운을 애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는 고흐에게 강렬한 동료의식을 느낀다. “가난과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인내와 집념으로 계속 그림을 그렸”던 고흐, “평범한 생활인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온 존재를 걸 수 있는 ‘천직’을 찾”아 헤맸던 고흐에게서 주류 사회학이 요구하는 길과는 사뭇 다른 길 위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길을 묻는 것일까.

프로방스의 정수복은 어느덧 고흐의 가장 절친한 동료이자 친구가 되어 고흐와 더불어 산책한다. “우유 한 잔은 1프랑, 빵 한 쪽은 2프랑이 되지만 그림은 돈이 되지 않는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돈 걱정에 시달려야 했던 고흐의 인간적 고뇌를 기록하다가, 문득 자신이 그날 별 고민 없이 쓴 돈을 헤아려보는 저자의 모습은 그 둘이 어느덧 ‘영혼의 대화’를 나누는 친구가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폴 고갱 같은 잔인한 족속”만이 있었을 뿐, 친구 하나 없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뎠던 고흐, 그리고 미국식 사회학을 받아들여 과학과 통계와 객관만을 신봉하는 힌국 주류 사회학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망과 길을 찾고자 몸부림쳐온 정수복. “대화는 산 사람 사이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토록 뜨거운 사회학, 이토록 냉철한 예술!
“나는 분류가 불가능한 독자적 지식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는 ‘정신적 망명객’을 자처한다. 과학과 논문의 세계를 우선시하는 한국의 주류 사회학으로부터, ‘산보객’의 걸음을 가로막는 속도와 경쟁의 도시 서울로부터 그는 정신적으로 망명한 사람이다.
프로방스는 그의 마음의 피난처이자 새로운 망명지였다. 고흐와 페트라르카 등 눈에 보이는 세계를 의심하고 ‘전체’를 알고자 한 인물들과의 만남으로부터, 정수복의 프로방스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통찰을 가능케 하는 사색과 연구의 장소로 변모한다.
그리하여 그는 프로방스에서도 끊임없이 걷고 생각한다. 어떻게 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하여 결국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그는 프로방스에서도 여전히 산책자이다. 몸을 움직여 두 발로 걷고, 걸으면서 목격한 것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인간성’이 매몰되어가는 이 세계에 끝까지 ‘인간’으로 남겠다는 선언이자 운동은 아닐까.
왜 프로방스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끝내 프로방스는 산책과 사색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이므로, 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그가 추구하는 휴식과 산책은 언제나 눈만 즐겁게 하는 관광이 아닌, 자기 안으로의 빨아들임이었다.
시대와 사회, 그리고 인간의 마음을 향해 길을 내는 산책자 정수복. 일상의 도시 파리를 떠나 프로방스로 향한 그의 발자국이 더 깊어지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 나를 사로잡은 프로방스 ―
프랑코필, 마음의 피난처를 찾다
몸과 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휴식과 영감의 장소, 프로방스를 만나다
빛에 흘리다 - 프로방스의 화가들
알퐁스 도데, 장 지오노 - 별과 나무를 사랑한 프로방스의 문인들
프로방스에서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관광지의 분주함을 벗어나 한적해지는 법
발소리를 낮출 것, 프로방스의 작고 한적한 마을들
자동차를 버릴 것, 인간적인 규모의 프로방스 도시를 걷다
분주함에 현재의 삶을 저당 잡힌 한국인, 당신은 지금 프로방스로 가야 한다
아직도 새로운 발견을 기다리는 프로방스의 장소들

― 프로방스 일기 ―
7월 21일: 파리에서 루르마랭으로
7월 22일: 뤼베롱 산 속의 결혼식
7월 24일: 아를에서의 단상
7월 25일: 원형경기장 앞의 아파트
7월 26일: 지식인과 사회학자
7월 28일: 콜레트의 고향 안네롱에 다녀와서
7월 29일: 빈센트의 방과 남불에서 농사짓기
8월 1일: 나의 메자닌, 그리고 계단에서 일어난 사고
8월 2일: 만국박람회 사진전과 레이튀 미술관
8월 3일: 퐁텐의 페트라르카
8월 4일: 마셸의 퐁텐 별장에서 만난 사람들
8월 5일: 세속적 성공과 예술가의 길
8월 6일: 아를의 골목길 풍경
8월 7일: 론 강변의 저녁노을
8월 8일: 분명한 것들과의 싸움
8월 9일: 청년기의 방황과 예술가의 길
8월 10일: 문자중독증과 수프 장사
8월 11일: 반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
8월 12일: 아를의 장소들
8월 13일: 아를 고대 박물관에서
8월 14일: 프로방스의 산과 예술가의 수입원
8월 15일: 아를의 여인들
8월 16일: '선택적 친화력'과 반 고흐의 자화상
8월 17일: 재즈에서 문학으로
8월 18일: 반 고흐가 실연당한 이유
8월 19일: 반 고흐의 비극적 삶
8월 20일: 반 고흐의 영광
8월 21일: 아를에서 다시 파리로

― 반 고흐의 '장소'들을 찾아서 ―
반 고흐와의 대화
창조성과 광기 사이
파리 죄드폼 미술관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오베르-쉬르-우아즈
아를의 반 고흐 센터
셍-레미-드-프로방스의 정신병원
반 고흐와 대화하는 사람들
다시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몽마르트르 언덕
반 고흐의 마지막 3년
계속되는 반 고흐와의 대화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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