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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10 (너에게로 가는 길)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10 (너에게로 가는 길)
저자 : 황석영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5
ISBN : 9788954634502

책소개

거장 황석영과 함께 되돌아보는 한국 근대문학 100년!

1962년 등단한 이후 오십여 년 간 현역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거장 황석영. 그가 지난 100년간 발표된 한국 소설문학 작품들 가운데 단편 101편을 직접 선정하고 각 소설에 대한 해설을 들려준다. 당대와 언제나 함께 호흡해온 그이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 문학동네의 네이버 카페에서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이라는 이름으로 3년 동안 연재한 글들을 다시 검토하고 전면적으로 수정해 엮어낸 책으로, 도서 말미에 시대와 작품을 아우르는 문학평론가 신수정의 해설이 덧붙여져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제10권 《너에게로 가는 길》에는 김훈의 《화장》부터 박민규의 《갑을고시원 체류기》, 정이현의 《삼풍백화범》, 천명관의 《숟가락아, 구부러져라》, 이기호의 《수인》 그리고 황석영이 선택한 101번째 작품인 김애란의 《서른》까지 모두 11편의 작품과 그에 대한 해설이 담겨 있다. 《갑을고시원 체류기》와 《카스테라》 중 어느 작품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였을 만큼 두 단편이 쌍둥이 형제와도 같은 소설이라고 이야기하고, 김중혁의 ‘낯선 소설’을 읽으면서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과 모색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고백하고, 김애란의 소설집 《비행운》을 펼치기도 전에 표지의 제목만 보고도 떠올랐던 구치소에서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황석영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염상섭부터 김애란까지,
거장 황석영과 함께 걷는 한국문학 100년의 숲


1962년 등단, 오십여 년 한결같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온 거장 황석영이 지난 100년간 발표된 한국 소설문학 작품들 가운데 직접 가려 뽑은 빼어난 단편 101편과 그가 전하는 우리 문학 이야기. 작가 황석영이 온몸으로 겪어낸 시간들을 통과하면서 과거의 작품들은 그만의 시선으로 새롭게 부활했고, 오늘의 작품들은 그 깊이가 달라졌다. 긴 시간 현역작가로 활동해온 그이기에, 그리고 당대와 언제나 함께 호흡해온 그이기에 가능한 ‘황석영의 한국문학 읽기’! 특유의 입담과 깊이 있는 통찰, 과거와 오늘의 작품을 새로 읽는 데 있어 반성을 주저하지 않는 그의 태도는 우리 문학에 다가서기 어려워하는 독자들까지도 작품 곁으로 성큼 이끌어준다.
기존의 국문학사나 세간의 평가에 의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현재 독자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던져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선정된 작품들에는 유명한 작가의 지명도 높은 단편뿐만 아니라 지금은 거의 잊힌 작가의 숨은 단편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각 권의 말미에는 시대와 작품을 아우르는 문학평론가 신수정의 해설이 덧붙여져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은 우리 시대의 한국문학에 바치는 나의 헌사가 될 것이다. 아직도 나라와 사회의 운명이 평탄치 않아서 서구문학에 견주어 우리 문학의 수준을 감히 타매하는 이도 있고 일본과 중국 문학에 빗대어 비하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선집을 통해서 ‘고통받은 고통의 치유자, 또는 수난당한 수난의 해결자’인 문학의 이름으로 곡절 많은 이 땅의 삶을 담아낸 한국문학의 품격과 위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이 작품과 작가들을 보라. 그들은 하나같이 자기 인생을 문학에 바쳤다. 나는 특히 작고한 선배들의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자신의 갖가지 영욕의 생활을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적어나가던 그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으며, 동시에 우리 근현대문학의 강인한 힘을 새삼 확인했다. 그들은 동구 밖의 돌담이나 정자나무처럼 풍상 속에서 무너지고 꺾이기도 하면서 늘 우리 곁에 있었다. _‘펴내며’ 중에서

나는 이 명쾌한 해설 앞에서 새삼 황석영 선생의 문학적 깊이에 압도당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문학 그 자체로 구성해온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사실 진술의 진경이라고 할 만하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반항에 있지 않다
저 젊은이들의 나에 대한 사랑에 있다
아니 신용이라고 해도 된다
‘선생님 이야기는 20년 전 이야기이지요’
할 때마다 나는 그들의 나이를 찬찬히
소급해가면서 새로운 여유를 느낀다
새로운 역사라고 해도 좋다

이런 경이는 나를 늙게 하는 동시에 젊게 한다
아니 늙게 하지도 젊게 하지도 않는다
이 다리 밑에서 엇갈리는 기차처럼
늙음과 젊음의 분간이 서지 않는다
다리는 이러한 정지의 증인이다
젊음과 늙음이 엇갈리는 순간
그러한 속력과 속력의 정돈 속에서
다리는 사랑을 배운다

_김수영, 「현대식 교량」 중에서

새로운 세대를 위한 한국문학의 밝은 길잡이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지난 2012년 작가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황석영은 김수영의 시 「현대식 교량」을 낭독했다. 이 낭독은 어쩌면 이후 그의 문학적 향방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식민지 시대부터 2000년대까지, 101편의 작품을 가려 뽑고 편마다 해설을 덧붙인 그의 작업은 마치 ‘현대식 교량’의 역할을 하겠다는 천명의 증거들처럼 보인다. 역사를 온몸으로 통과해온 자로서 무언가 증언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하겠다는 근본적이고도 절박한 욕망으로, 그는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2011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꼬박 3년 동안 연재했다. 그리고 이를 전10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이 해설들을 다시 검토하고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이 대대적인 작업 덕분에 우리는 황석영의 ‘현대식 교량’ 위를 건너다니며 소설 안에 기록된 시대의 풍경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작업은 그 첫걸음부터 예상을 뛰어넘는다. 우리는 흔히 ‘한국 근현대문학사’를 떠올릴 때 관습적으로 혹은 너무도 자명하다는 듯 그 시작점에 ‘이광수’를 놓는다. 그러나 황석영은 이광수로부터 연원하는 한국 근현대문학사의 출발점을 물리치고 염상섭을 그 시작으로 두었다. 그것은 이광수의 소설 안에 ‘사람’의 세계가 부족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세계의 실감을 소설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는 작가는 염상섭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단편소설 「전화」를 첫머리에 두면서, 이 작품에 이르러 비로소 구체적인 일상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통해 모호한 계몽주의를 벗어나 한국 근현대문학의 형상이 갖추어졌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작업은 지금의 거장 황석영을 있게 한 선배들의 작품과 그들이 살다 간 시대를 다루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역사의 현장 어디쯤에선가 한번쯤 어깨를 부딪치고 술잔을 기울인 동료들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작품을 해설하는 데 작품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한 작가의 개인사이다. 그것은 어디에 기록된 무엇이라기보다, 구체적인 관계와 뜨거운 체험 속에서만 형성될 수 있는 ‘기억’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억의 주체가 사라지면 그 기억들 역시 증발해버리고 만다. 작가의 ‘현대식 교량’에 대한 열망, 그리고 ‘증언’에 대한 책무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그가 “아, 정말로 이문구를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 옛 벗들의 삶과 작품을 객관적으로 대하려고 애쓰면서도 추억을 자꾸 곱씹게 되는 것은 나도 늙어간다는 것이리라”(『04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폭력의 근대화』, 140쪽)라고 말할 때 우리는 이 목소리의 생생함에 놀라는 한편, 이와 같은 해설을 다른 어느 자리에서도 만나기 어려우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스스로를 “소설가 남편”으로 지칭하며 객관적 서술을 시도하지만 속절없는 회한을 차마 숨길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장면에서는 마음이 젖어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이가 소설가 남편과 함께 전라도에 내려갔을 때는 1976년 서른두 살이었고 서울로 돌아온 것이 2004년 예순 살이었으니 광주에서 그이는 한평생을 보낸 셈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해야 할 일을 떠맡은 셈이었고, 내가 길을 떠나 새로운 것들과 대면하고 세계를 겪어가는 동안 그이는 ‘빈터’에 남아서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고 남겨진 이웃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뒷마무리까지 해냈다. 이것이 내가 문학과 인생에서 놓친 부분이며 그이가 채워놓은 부분이다.”(『07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변혁과 미완의 출발』, 95쪽)

선배와 동료 작가들에 대한 증언 이후 작가는 ‘현대식 교량’의 한쪽 끝에서 현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식민지 시대부터 2000년대까지를 담아낸 전10권 가운데 세 권(8~10권)이 1990년대 이후의 소설들을 담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수적으로 불균형하다고 말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점이 여타의 선집과 구분되는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시대에 중점을 둘 것. 이러한 이유로 꽉 채우고 끝이 난 ‘100’이 아니라 이를 채우고 다시 시작되는 ‘101’이 된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지속되는 한, 소설 또한 끝나지 않을 것이므로. 1897년에 태어난 작가 염상섭의 「전화」로 시작된 대장정은 1980년에 태어난 작가 김애란의 「서른」으로 끝을 맺는다. 황석영이 이 젊은 작가의 작품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어쩌면 시대가 바뀌어도 영원할 작가와 소설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누가 이런 꼴의 지옥을 만들었는가. 작가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정경과 기록은 저 어둡고 캄캄했던 식민지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에 닿는 기록이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기를 넘어서 다시 시작해야 할 또다른 출발점이다. 한국문학은 그런 생명력을 가진 문학이다. 나는 무엇이 되었든 당대와 현존이 가장 힘이 있다는 사실을 젊은 김애란의 소설에서 재삼 확인한다.”(『10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너에게로 가는 길』 , 388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펴내며
누구에게나 일생에 절창은 하나씩 있다 _004

김훈, 「화장火葬」 _013
나 돌아가고 싶은 곳 _054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_063
나는 너희를 유폐시킨다 _092
윤성희,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_101
찌질이들의 공동체 _121
편혜영, 「저녁의 구애」 _127
어둠 속의 길 위에서 _148
정이현, 「삼풍백화점」 _155
작고 불완전한 열쇠 _181
천명관, 「숟가락아, 구부러져라」 _189
세상에 쓸데없는 짓이 한두 가지야? _218
이기호, 「수인囚人」 _225
소설가는 곡괭이다 _258
김중혁, 「엇박자 D」 _265
음치들의 합창 _291
박형서, 「자정의 픽션」 _299
하나이면서 전체인 이야기 _319
황정은, 「묘씨생猫氏生」 _329
보잘것없는 몸의 일생 _351
김애란, 「서른」 _357
껍데기만 남은 성년 _381

해설 | 신수정(문학평론가)
지금은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허공을 맴돌 때 _389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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