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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미녀들
부정한 미녀들
저자 : 조르주 무냉
출판사 : 아카넷
출판년 : 2015
ISBN : 9788957334010

책소개

『부정(不貞)한 미녀들』(1955)은 그 내용 면에서 가장 밀도 높고 풍요로운 성찰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연구서로 손꼽힌다. 번역학이 아직 자생적 학문의 주체성을 갖추지 못했던 시절, 무냉은 번역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뭇 학자들에 맞서 이들의 반(反)번역론을 논쟁적, 역사적, 이론적 관점에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이를 위해 번역학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이를 해명하고자 한다. 과연 언어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가능한 것인가? 번역이 가능한 것은 어떠한 근거에서인가? 역사적으로 어떠한 방법론들이 존재해왔는가? 그는 질의응답의 방식을 통해 번역에 반대하는 이론들을 비판하며 번역의 가능성을 옹호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언어학자 조르주 무냉은 프랑스 번역학의 토대를 구축한 선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현대 번역학이 “조르주 무냉에서부터 출발한다.”는 표현이 말해주듯, 그를 폄하하는 측에서건 치켜세우는 측에서건, 무냉이 현대 번역학의 시원(始原)에 서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냉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번역을 주제로 한 많은 이론서들을 남겼지만, 그중 『부정(不貞)한 미녀들』(1955)은 그 내용 면에서 가장 밀도 높고 풍요로운 성찰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연구서로 손꼽힌다.
번역학이 아직 자생적 학문의 주체성을 갖추지 못했던 시절, 무냉은 번역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뭇 학자들에 맞서 이들의 반(反)번역론을 논쟁적, 역사적, 이론적 관점에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이를 위해 번역학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이를 해명하고자 한다. 과연 언어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가능한 것인가? 번역이 가능한 것은 어떠한 근거에서인가? 역사적으로 어떠한 방법론들이 존재해왔는가? 그는 질의응답의 방식을 통해 번역에 반대하는 이론들을 비판하며 번역의 가능성을 옹호한다.
책의 제목인 “부정한 미녀들(les belles infid?les)”이라는 표현은 17세기 타키투스, 루키아노스 등과 같은 고전들을 번역하면서 아주 대담한 태도를 취했던 페로 다블랑쿠르의 번역을, 질 메나주가 다음과 같이 여자에 빗대어 표현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가 한 번역들은 내가 투르에서 애지중지했던 한 여자, 아름답긴 했지만 정조는 없었던 그 여자를 생각나게 한다.” 이때부터 “부정한 미녀들”이라는 표현은 유려하긴 하지만 원작에 충실하지 못한 번역을 단죄하기 위한 낙인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부정한 미녀들”은 단순히 17세기 프랑스 번역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정한 미녀”, 혹은 그 반대의 짝이 될 “정숙한 추녀”라는 표현은 번역에서 “충실성”과 “아름다움”이 서로 대립되는 항목처럼 설정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문자와 의미, 직역과 의역의 대립은 번역학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그리고 가장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논쟁거리 중의 하나이다. 어떻게 보면 번역이라는 활동 자체가 의미의 재생이냐 아니면 문자의 복원이냐 하는 두 가지 대립항 속에서 길항하며 발전하여 왔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무냉은 이 책에서 폭넓은 번역사적 지식으로 직역과 의역의 대립을 짚어낸다. 그러나 무냉은 과거의 해묵은 논쟁을 요약하거나, 안이한 개설로서 낡은 지식을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채색유리”와 “투명유리”라는 독자적 개념을 통해서 직역과 의역의 대립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무냉은 저마다가 내세우는 이론적 근거는 과연 무엇인지, 그들이 진정 행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예들을 통해 ‘읽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물론 무냉 자신의 선택과 주관이 개입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게 하지는 않는다. 독단과 편견을 피해 그는 양쪽의 연원과 맥락을 동시에 읽게 만들며, 번역과 현실의 연관을 살피면서 직역/의역의 논쟁이 단순한 미학의 문제가 아니라, 한 시대의 번역하는 방식은 그 시대의 존재방식, 사회적 요청과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차분히 보여준다.
번역사를 기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각각의 방법에 단점과 장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대기적으로 나열된 일차원적 역사를 뛰어넘고 핵심을 장악하며 번역사의 흐름을 복합적이며 입체적으로 조망한 무냉의 이 책은, 독자 스스로 여러 입장을 견주어보고 형량해 볼 수 있는 전망을 열어놓는다는 점에서, “번역학의 역사로의 초대”라고 불릴 만한 것이다.

『부정(不貞)한 미녀들』을 통해서 우리는 상이한 문화 공간 및 언어 공간 속에서, 문학, 언어, 번역, 문화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며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하고, 과거가 주는 현실적 의미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이 책은 무냉의 역사가로서의 폭넓은 안목과 번역 이론가로서의 섬세한 분석력을 돋보이게 하지만, 그런 만큼, 손쉬운 번역을 허락하지 않는다. 무냉은 묵은 먼지 속에 싸여 있던 과거의 기록들을 끄집어내며 원천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과거의 논쟁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를 따지기 위해 부단히 역사적 지평을 오르내린다. 무냉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서는 호메로스와 키케로, 호라티우스를 둘러싼 번역 논쟁들, 수사학과 시학의 개념들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16세기 프랑스어의 형태에 익숙해져야 하고, 번역되지 않은 채 섞여 있는 그리스어나 라틴어와 대면해야 한다.
이러한 번역의 수고스러움에 비해, 시장의 논리에서 보자면, 이 책이 거두어들일 수 있는 경제적 효용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최근 몇 년 이래, 국내에 번역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 대학 안팎에서 번역학의 적극적 정립을 위한 학술적 모색이 시도되고 있으며, 번역학은 점차 학술 담론으로 과학적인 ‘시민권’을 획득해가는 중이다. 번역학이 이처럼 학문체계로 기틀을 잡아 나가는 최근의 동향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지만,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최근 번역학과 관련된 연구소를 가진 대학들에서 번역학 총서를 내놓고 있지만, 그 목록의 선정이 급하고 두서없이 이루어진 점이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당장 이론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현대적 서적들이 우선적으로 고려의 대상이 된 까닭에, 정작 번역학의 고전이라 불릴 만한 중요한 서적들은 누락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번역학의 토대를 세우는 역할을 했던 서적들, 그중에서도 특히 번역의 역사와 관련된 서적들은 소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특정한 입장으로 편향되지 않은, 따라서 어떤 이론적 지형에서든 유용하게 참조할 수 있는 폭과 깊이를 갖추고 있는 이 책의 번역은 국내 번역학의 논의를 심화시키고, 연구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학이 ‘역사’를 도구로 하여 채굴할 수 있는 광맥은 깊고도 넓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장 번역은 가능한가?
1. 불가능성의 이론가들
2. 번역에 반대하는 논쟁적 논거들
3. 번역에 반대하는 역사적 논거들
4. 번역에 반대하는 이론적 논거들

2장 번역은 가능하다
1. 번역은 필요하다
2. 언어학과 번역
3. 의미론에서 도출된 논거들에 대한 반박
4. 형태론에서 도출된 논거들에 대한 반박
5. 음성학에서 도출된 논거들에 대한 반박
6. 문체론에서 도출된 논거들에 대한 반박

3장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1. 전통적 단어 대 단어와 부정한 미녀들
2. 르콩트 드 릴의 새로운 단어 대 단어와 번역-역사적 복원
3. 투명유리
4. 채색유리
5. 결론

참고문헌
작품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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