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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파탈 (치명적 매혹과 논란의 미술사)
아트파탈 (치명적 매혹과 논란의 미술사)
저자 : 이연식
출판사 : 휴먼아트
출판년 : 2011
ISBN : 9788958624165

책소개

미술의 음란함, 그 야릇한 경계를 허물다!

『아트파탈』은 미술과 음란함의 관계가 실제로는 통념 이상으로 밀접했음을 강조하고, 아울러 '음란함'이라는 키워드로 미술을 재조명한다. 음란함의 경계를 살피는 이 책은 미술의 음란함과 음란한 그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음란함에 대한 관념을 구성하는 일반적이고 소박한 장치들, 즉 알몸과 성기, 그리고 성적 접촉의 최종 목표라 흔히 믿는 '절정'을 한 장 한 장 살펴본다. 더불어 성적인 억압의 주범으로 취급되어 온 기독교가 드러낸 음란함에 대핸 강박도 자세히 다루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알몸, 누드, 거기, 절정, 팜 파탈, 춘화, 포르노…
음란함을 둘러싼 소동과 논란의 미술사


미술은 애초부터 음란했고, 음란하기 위해 존재했다. 음란함을 매개하는 것이 미술의 중요한 구실이었다는, 조금은 도발적인 전제가 이 책 《아트 파탈》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미술은 음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매체였고, 음란함은 매체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예컨대 사진과 영화는 발생 초기부터 음란한 내용을 담았고, 비디오와 인터넷은 포르노를 접할 수 있는 막강한 구실을 하며 급속히 확산되었다. 미술이 흥성했던 것은 미술이 음란한 매체였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음란함’은 문화의 특정 장르가 매체로서 지니는 영향력이다.
저자 이연식은, 미술사美術史라는 학문이 음탕하고 저속한 취향을 만족시켜 왔던 미술의 역사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음란함이 미술의 본류가 아닌 소소한 일탈의 지류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말한다. 미술의 음란함을 고찰하기는 하되 세미나, 심포지엄, 학술 논문 등의 고압적인 형식으로 포장하곤 했다는 것이다.
미술의 음란함을 둘러싼 소동과 논란은 미술사를 기술하는 데 유용한 분절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술과 음란함의 관계가 통념 이상으로 밀접했음을 강조하고, ‘음란함’이라는 키워드로 미술을 흥미롭게 바라본다. 더불어 음란함이라는 필터가 미술에서 얼마나 풍성한 결을 찾아낼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음란함’이라는 키워드로 미술을 재조명하다
미술과 음란함의 거리는 얼마만큼 가까운가?


“르네상스 이래 주로 상류층 고객은 은밀하게 볼 요량으로 이처럼 성기를 드러낸 그림, 남녀의 교합을 묘사한 그림을 화가에게 주문했다. 한편 대중을 상대로 한 값싼 판화도 숱하게 제작되었다. 쿠르베의 은 그러한 ‘물밑의 흐름’ 속에 있었던 그림이다. 쿠르베는 대중의 면전에 여성의 음부를 들이밀려고 한 게 결코 아니다.”_본문 43쪽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에는 남자 주인공 김성남 씨가 오르세 미술관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쿠르베의 을 보기 위해 그곳을 찾았지만, 야릇하게도 (본문 41쪽)이라는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만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쿠르베의 은 여성의 성기만을 클로즈업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이 주는 강렬한 쇼크 앞에서 태연한 태도를 취하기란 어렵다. 당대 미술의 허식을 거부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포착함으로써 새로운 사조를 열었다는 쿠르베가 그린 그림인 만큼, 은 혁신적인 미술 작품의 계보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만인에게 공개된 건 1995년의 일이다. 그 전까지는 어딘가에 꼭꼭 숨겨져 있었다. 그것도 ‘덮개 그림’에 가려진 채로 말이다. 애초에 이 그림은 개인이 은밀하게 감상하기 위해 그려졌던 것이다.
저자 이연식은 쿠르베가 이 그림을 그린 사실보다 이 그림이 오르세 미술관에 걸려 대중에게 공개된 사실이 오히려 혁신적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흔히들 역사의 발전에 따라 미술이 갖가지 제약에서 벗어나 표현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고, 음란함 또한 자유로이 드러내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즉 미술의 음란함이 진보적인 가치의 부산물이고, 보수 세력과의 싸움에서 쟁취한 결과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미술의 음란함을 둘러싼 소동과 논란은 진보적인 가치와 보수적인 가치의 충돌이라기보다는, 음란함을 ‘공식적인 영역’에서 인정할 수 있느냐 아니면 ‘비공식적인 영역’에 머무르도록 해야 하느냐를 놓고 벌어진 입장과 견해의 충돌에 가깝다.

“마네의 와 은 19세기 중반 파리의 예술계를 일대 소동으로 몰아넣었다. 그림 속 여성의 알몸, 그리고 알몸이 드러난 정황이 너무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제르벡스가 그린 는 1878년 공식적인 전람회인 ‘살롱’에서 냉대를 받았다. 그림 속 침대 앞쪽에 뒤섞여 있는 남녀의 겉옷이 문제였다. 이것이 두 남녀가 지난밤 격렬한 정사를 치렀다는 암시로 읽힌 것이다. 그러니까 나체화라 해도 ‘지금 여기’라는 느낌이 들어선 안 되고, 성적인 정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서도 안 되는 것인데, 마네나 제르벡스의 그림은 그런 기준에서 어긋났던 것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들 그림을 놓고 난리를 피웠던 파리의 부르주아들이 한편으로 훨씬 더 음란한 삽화와 판화를 보고 즐겼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마네나 제르벡스의 그림을 용인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은밀해야 마땅할 요소를 공식적인 영역, 소위 고상한 예술의 영역에 등장시켰다는 점이었다.”_본문 21~24쪽



* 性이라는 숭고한 대상 _4장 聖스러운 性
엄숙하게 다뤄져야 마땅할 종교적 제재가 유럽 미술에서는 성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데 널리 활용되었다. 이는 성애의 표현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었던 터라 성서의 내용에 의탁해야만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종교적 열락과 성애의 열락이 상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이처럼 미술사에서 중요하고도 특수한 위치를 차지하는 ‘종교 미술 속 성애’를 다룬다.
르네상스 이래 미술가들은 ‘낙원 추방’이나 ‘최후의 심판’이라는 계도적인 장치에 기대지 않고도 알몸을 묘사할 수 있는 구실을 《성경》에서 잇따라 끄집어냈다. 그중에서도 ‘수산나의 이야기’는 목욕하는 여인을 외간 남자가 훔쳐보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관음증을 자극하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틴토레토는 고귀하고 육감적인 수산나의 매력에 압도당하는 듯한 두 사내를 보여주고, 루벤스는 알몸의 수산나를 당황하게 하여 위태로운 정황을 만들어 내는 두 사내를 보여준다. 아슬아슬한 쾌감을 한껏 북돋았던 남성 화가들과는 달리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어디까지나 두 사내가 한 여성을 부당하게 괴롭힌 사건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 롯과 두 딸이 벌인 근친상간, 아버지 노아의 알몸을 본 세 아들, 유부녀 밧세바와 다윗 왕의 불륜 이야기 등을 소재로 삼은 그림들이 펼쳐진다.

* 불온하고 전복적인 에너지 _5장 팜 파탈의 탄생
마네가 그린 의 주인공은 고급 매춘부이다. 19세기 유럽 사교계를 휘어잡았던 이들 매춘부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지배력을 더할 나위 없이 현란하게 보여주는 존재들이다. 여기서는 ‘팜 파탈’이 행사했던 성적 지배력에 중점을 두어 이들에 대한 관념과 조형적 묘사를 살펴본다.
미술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팜 파탈 두 캐릭터는 아마도 유딧과 살로메일 것이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산 채로 자른 유딧을 그린 그림 중 오늘날 가장 유명한 것은 카라바조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작품이다. 카라바조와 젠틸레스키의 유딧은 닮은 듯하면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카라바조의 작품에서 유딧은 여리고 예민한 소녀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젠틸레스키의 작품에서 유딧은 주저 없이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건장한 체구의 여성으로 묘사된다. 유딧이 직접 사내의 목을 자른 것과 달리 살로메는 제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사내의 목을 벤 여인이다. 귀스타브 모로와 로비스 코린트의 작품에서 살로메의 위력은 여실히 나타난다.

* 동방의 음탕한 나라 _6장 상상 그 이상의 춘화
미술의 역사에서 흔히 보게 되는 나체화는 서구 미술이 나름대로 진전시킨 ‘독특한’ 전통의 귀결일 뿐, 결코 보편적인 것이 아니다. ‘성행위와 상관없이 알몸 자체의 아름다움만을 만끽하기 위해 그린 그림’은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전통 회화에는 없었다. 동북아시아 회화에서 알몸 그림은 대부분 성행위를 그린 그림, 즉 ‘춘화春畵’에 등장한다. 여기서는 아시아 미술, 특히 중국과 일본, 한국의 춘화를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중국 춘화의 특징은 야외에서 정사를 나누는 장면이 많고, 두 남녀의 정사를 곁에서 바라보는 ‘참관자’가 곧잘 등장한다는 것이다. 일본 춘화에서 양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우키요에 춘화’이다. 일본 춘화의 특징은 어지러울 정도로 다채롭게 전개되는 상상력, 그리고 성기에 대한 물신주의라고 볼 수 있다. 중국과 일본 두 나라와 다른 한국 춘화만의 결정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키스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 춘화에서는 입술을 맞대고 있는 모습이 적잖이 나오고 일본 춘화에는 심지어 프렌치 키스까지 등장하지만, 한국 춘화에는 키스는 물론 성기를 제외한 몸의 다른 부분을 적극적으로 애무하는 모습도 없다.

* 포르노를 대하는 현대미술의 자세 _7장 벌거벗은 현대미술
19세기 이래 발전한 사진과 영화에서는 종래의 미술보다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인 음란물이 쏟아져 나왔다. 음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매체의 존재 근거라면, 미술은 심각한 위기를 맞은 셈이다. 여기서는 포르노 영화배우 출신인 아내와 자신이 성행위를 하는 사진 및 조형물을 선보인 제프 쿤스, 포르노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입체물을 만든 무라카미 다카시, 자신의 성생활을 작품으로 기록한 트레이시 에민 등 현대미술이 미술 밖의 영역(사진,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생산된 음란물에서 영향을 받고 음란물을 차용한 예를 소개한다.
이밖에도 1991년 사진가 메이플소프의 작품을 놓고 벌어진 포르노그래피 논쟁, 서구의 전통적인 나체화에 반론을 제기한 실비아 슬레이와 게릴라 걸스의 과격하고 격렬한 방식이 전개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지은이의 말

1장 알몸에 대하여
'발가벗기'라는 행위ㅣ비너스와 올랭피아ㅣ알몸과 누드의 차이
누드모델의 옷ㅣ눈꺼풀 안쪽의 천국

2장 '거기'는 있다, 없다
사라진 '샘'ㅣ세상의 근원ㅣ백조와 커튼
금기와 공포ㅣ부를 수 없는 이름

3장 그야말로 황홀경
참을 수 없는 웃음ㅣ음험한 판 미리스, 능청맞은 신윤복
한낮 찻집에서ㅣ성 테레사의 열락ㅣ악마를 지옥으로

4장 聖스러운 性
낙원 추방ㅣ목욕하는 수산나ㅣ밧세바와 다윗
오쟁이 진 남편 요셉ㅣ천사는 여자? 남자?ㅣ롯과 두 딸
노아와 세 아들ㅣ조물주에 대한 불온한 상상

5장 팜 파탈의 탄생
천사의 장검과 갑옷ㅣ잔 다르크는 팜 파탈인가?ㅣ전투하는 여신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ㅣ살로메와 일곱 베일의 춤ㅣ구원은 없다

6장 상상 그이상의 춘화
조선의 오달리스크ㅣ춘궁비화ㅣ정원과 참관자
베갯머리에서 보는 그림ㅣ내달리는 상상력ㅣ조선의 야릇한 그림
조선의 춘화에는 키스 장면이 없다ㅣ바다를 건너온 알몸

7장 벌거벗은 현대미술
신시내티의 기묘한 재판ㅣ페미니즘의 등장
현대미술 속 포르노ㅣ뒤샹의 문제작

참고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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