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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 책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어릴 적 그 책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저자 : 곽아람
출판사 : 앨리스
출판년 : 2013
ISBN : 9788961961523

책소개

지금의 나를 이룬 것은, 재미있는 동화속 이야기였다!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는 『어릴 적 그 책』. 30대 중반에 접어든 저자 곽아람의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된 유년 시절의 책들을 찾아 떠난 여정을 담고 있다. 어린 날 우리가 몰두했던 대부분의 책들은 자꾸만 보고싶고,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책들이다. 이 책에서는 《비밀의 화원》, 《작은 아씨들》, 《소공녀》 등 어린 시절의 자신이 담긴 책을 다시 읽어봄으로써, 어린 시절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된 유년 시절의 책들을 찾아 떠나는 이 여행에서는 특히 1980-9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제목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의 나를 이루어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동화 속에서 잠들어있던 나의 모습을, 유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너덜너덜한 마음이 된 어느 날,
어린 시절의 동화를 다시 읽으며 나는 치유되었다

“전쟁 같은 주중이 지나가고 고요한 주말이 오면 집에 홀로 앉아 동화책을 읽었다.
25년 후의 내가, 25년 전의 어린 내게 반갑다며 청하는 악수,
혹은 25년 전의 내가, 25년 후 어른이 된 내게
잘 살아와 고맙다며 건네는 격려 같은 시간이었다.”
_「프롤로그」에서


어릴 적 그 책들을 찾아 모험을 떠나다

‘고전’이란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가 하면 모두가 읽었지만 굳이 읽었다고 말하지 않는 책들도 있다. 한 번 읽고 나면 그만이라는 인상 때문일까? 하지만 어린 날 우리가 몰두했던 책들은 대부분 그런 것들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만 보고 싶고,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책들 말이다. 어린 시절, 수십 번씩 되풀이해 읽은 책들의 목록을 떠올려보자. 『데미안』이나 『파우스트』 같은 고전은 많이 읽어봤자 기껏 두어 번이다. 책장이 헤어질 정도로 거듭 읽은 책들은 오히려 유년의 책장에 있을 것이다. 계몽사 〈어린이 세계의 명작〉 [에이브 전집] [메르헨 전집]을 비롯해 [디즈니 그림 명작〉등의 전집들, 『소공녀』 『비밀의 화원』 『작은 아씨들』 『초원의 집』 『초콜릿 공장의 비밀』 같은 아동문학의 고전들, 그리고 썩 떳떳하진 않지만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었던 『다락방의 꽃들』 같은 책들. 1980~90년대에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로 신나서 외치게 되는 제목들이 한두 개쯤은 있으리라. 『어릴 적 그 책』의 지은이 곽아람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처럼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된 유년 시절의 책들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난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나는 종종 자문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인가.’ 직장 생활은 안정됐고, 돈도 제법 모였다. 꽤 넓은 집으로 이사도 했다. 사회에서는 나를 ‘아무것도 아쉬울 게 없는 골드미스’라 불렀다. 그러나 나는 자주 스스로를 껍데기처럼 느꼈다. 퇴근 후 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나는 끝없이 내 안으로 침잠했다. 서러운 일들에 무뎌졌지만, 그렇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궁금했다. 내 바닥에는 뭐가 있을까? (……) 가장 밑바닥에서 굳은 심지처럼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뭘까? 그래서 몰두했다. 추억의 책 모으기에.
어린 날의 책장을 가능한 한 그대로 재구성하고, 아버지가 “책벌레구나” 하고 웃으며 장난으로 에프킬라를 ‘칙’ 하고 뿌렸던 그 시절처럼, 미동 없이 책에 온 정신을 내던지고 싶었다. 부모님이 사랑과 기대를 담아 사주셨던 책들로 바깥세상과 차단된 견고한 성을 쌓고, 그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 단지 내가 나라는 것만으로 부모님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던 ‘온전한 나’를 되짚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 대신 그 시절을 간직해주고 있던 책들을 모았다.” _「프롤로그」에서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이런 말을 했다. “기억은 남모르게 잠들어 있는 보물을 품고 있다. 지나간 어린 시절의 향기와 맛과 소리를.” 30대 중반 즈음 되면 인생을 점검할 시간이, 장(場)이 필요해진다. 지은이는 그 장으로,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보물로,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을 택했다.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 ‘실레비펜’을 실마리 삼아 초록색 표지의 하드커버 책으로만 기억했던 계몽사 [어린이 세계의 명작]의 존재를 새삼 깨닫고, 이후 3년여에 걸쳐 어린 시절 읽어온 책들이 그린 지도를 되짚어가며 그것들을 하나하나 모아가는 과정은, 마치 『엄마 찾아 삼만 리』의 주인공 마르코가 떠났던 길처럼 끝나지 않는 모험과도 같다.
인터넷상의 헌책방, 중고카페 등을 누비며 원하는 책 판매 정보가 올라온 걸 잡아채 누구보다 재빠른 속도로 댓글을 달았을 때의 짜릿함, 몇 년에 걸쳐 애타게 찾던 책을 드디어 구한 날의 기쁨, 어렵게 손에 넣은 책들을 읽으며 어릴 적 자신을 불러내 마주 앉아 거울처럼 서로를 들여다보던 시간들에 대해 지은이는 이렇게 묘사한다.

“쓸쓸한 날이면 낡은 책을 펼치고 킁킁대며 그리운 옛날의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나 자신이 가치 없게 느껴진 날, 엉망진창이었던 하루를 가까스로 버텨낸 날, 곧은 마음씨의 공주님, 전쟁을 이겨낸 어린이들, 남들과 달라지길 원했던 용기 있는 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위로 받았다. 동화 속 주인공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며 마음을 다잡는 것은 아주 어릴 때부터의 버릇이었다.”

책과 함께 성장하고 책을 통해 위로받다
지은이는 어린 시절의 책들을 다시 찾아 읽으며, ‘지금의 나’가 된 것은 이 책들의 양식을 먹고 자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책은 경남의 소도시에서 살던 어린아이에게 옛 일본인들의 복식과 르네상스?로코코 시대의 복식은 물론 서양 신화 속 트롤의 생김새까지, 전 세계의 문화를 가르쳐주었다. 지은이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 한 번도 미술관에 가본 적도 없었던 자신이 유럽 회화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어릴 적 읽은 책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책이 가르쳐준 것은 외국 문화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한때 여자아이들이라면 책상 밑에 숨겨놓고 돌려가며 읽었던 『다락방의 꽃들』 같은 책에서 성(性)을 배웠고, 소녀들을 타깃으로 한 가벼운 읽을거리들에서도 친구들과의 관계를 쌓아가는 법이라든가 긍정적인 마음가짐, 꿈을 이루기 위한 의지 등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유년과 결별하는 시간은 온다. 대학에 입학해 서울에서 살게 되면서 지은이는 홀로 서야 했다. 안온하게 감싸주었던 부모님의 울타리도 더 이상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느라 분투하면서, 책에 파고드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 몸에 맞지 않는 일을 직업으로 살게 되면서 부대낌은 더욱 심해졌다. 약한 모습을 밖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써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일부러 험하게 굴고 의식적으로 날을 세우며 살아가던 중, 어린 시절의 책들을 수집하고 다시 읽는 시간은 지은이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직장에서 부당한 모욕을 당한 날 다시 읽은 『소공녀』는 “단순한 소녀소설이 아니라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어린아이가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얼룩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예리한 분석서”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또한 결혼과 아이라는 인생의 통과의례에서 빗겨나 있다는 소외감과 자책감을 느꼈던 날, 『추위를 싫어한 펭귄』을 읽으면서 ‘여자라면 아이를 좋아해야 한다’ 혹은 ‘인간이라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사회의 고정관념이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고 깊이 위로를 받는 식이다.
이렇게 어린 시절의 책들은 지은이에게 가르침과 즐거움과 삶을 살아나가는 힘을 주는 존재로서 다시 자리 잡는다.

어린 독학자가 더 이상 울지 않는 어른이 되기까지
대학에서 고고학과 미술사를 공부한 지은이는 ‘천상의 양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지상의 밥벌이’에 매몰된 일상을 보내며, 한때 인문학은 가진 자들의 학문이며, 삶의 잉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삶이 무참할 때, 마음이 메말라 비틀어질 때, 결국 삶에 위안과 풍요를 주는 것은 그 ‘잉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라틴어 성가(聖歌) 「천사의 양식」을 들으며, 『집 나간 아이』의 주인공 클로디아가 미켈란젤로의 천사 상이 왜 특별한지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다시 읽으면서였다고. 세상에는 엄청난 세월이 지나도 기억되는 언어가 있고, 그 언어로 쓰인 아름다운 노래가 있고, 그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 험한 세상살이에서 ‘나다운 나’를 보호하는 것은 그런 자각과 기억들이라는 깨달음은 지은이로 하여금 추억의 책장을 더욱 깊이 파고들게 한다.
『어릴 적 그 책』은 지은이가 ‘지금의 나를 이루어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한 책이다. 지은이와 동시대를 살아온 또래들이라면 추억의 책장에서 꺼낸 책에 지금의 자신을 비추어보는 모습에서, 어렵지 않게 지은이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와 과거가 중첩돼 같은 순간에 존재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30대 중반’ ‘싱글’ ‘직장 생활’ 등의 키워드가 겹치는 독자들이라면 때로 지나치게 솔직하다 싶은 거울과 마주 서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책으로 세상을 배운 어린 독학자가 더 이상 울지 않는 어른이 되어, 날마다 삶과 분투하며 좌절과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에서 누구라도 자기 자신의 파편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자신이 담긴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반갑고 지금까지 잘 살아온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까마득한 옛날의 동화를 읽어가는 일은, 묵은 기억에 트라울*을 박고 파내려가는 것과 유사했다. 기억의 층위마다 그 시절 생성된 자아의 파편이 유물처럼 남아 있었다. 내 안에 있던, 어린 나와 다시 마주하는 일은 반가우면서도 애틋한 경험이었다. 예닐곱 살 혹은 10대 초반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걸쳐진 영속성을 발견하고선, 인간이란 쉽사리 변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그 작업의 모든 과정이 일종의 자가 치유였던 것 같다.”
*트라울: 땅을 긁어내는 호미 모양의 발굴도구

누군가 ‘당신 인생을 변화시킨 책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면 어떤 답을 하겠는가? 지은이는 주저 없이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동화들을 꼽겠다고 말한다.

추천의 글
“가끔 거꾸로 앉아 가게 되는 기차를 탈 때가 있다. 다가오는 풍경이 아니라 이미 내게서 달아나버린 풍경을 보게 되는 경험 말이다. 이 책은 전직이 어린이였던 어른들에게 주는 책이다. 한때 나는 초등학교 복도 끝 작은 도서관 구석자리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어린이였다. 친구가 거의 없었던 나는 그렇게 동화책 속으로 숨어들어갔다. 소공녀도 왔다가고, 빨강머리 앤도 다녀갔다. 책을 읽다가, 나의 꿈, 나의 슬픔, 나의 웃음, 나의 울음이 이 책 어딘가에 스며들어 있단 걸 알았다. 만약 그 시절 어린 날의 나를 만난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때의 나를 와락 안아주는 것. 추억은 여전히 힘이 세다.”
_백영옥(소설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프롤로그_모험의 시작 | 옛날 그 책 찾아 삼만 리

1. 유년의 정원에 삶의 씨앗을 뿌리다

- 어린 독학자가 내면의 성을 쌓기 시작한 날 : [어린이 세계의 명작] 『일본 편』·『서양 편』
- 모험가와 예술가에 매혹된 그 순간 : 『뉘른베르크의 난로』
- 아무도 모르게, 비밀을 탐하다 : 『다락방의 꽃들』
- 꼬마 숙녀들을 위한 교훈 : 『말괄량이 쌍둥이』
- ‘땅 조금’이 지닌 의미 : 『비밀의 화원』
- 긍정의 힘으로 지키는 마음의 고요 : 『폴리애나의 기쁨놀이』
- 빈사의 삶을 구원하는 것은 오직 꿈 : 『꿈꾸는 발레리나』
- 모험과 용기, 죽음을 배우다 : 『사자왕 형제의 모험』

2. 그렇게 아이는 성장한다
- 같은 책의 독자라는 유대 : 『바람의 선물』
- 상처 없는 삶은 없다 : 『스물네 개의 눈동자』
- 폐허 속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 『슬픈 나막신』
- 찰나와도 같은 아이의 시간 : 『이얼링』
- 지나간 것들이 지켜주는 것 : 『집 나간 아이』
- 초콜릿이 녹아버릴 정도로 따스한 : 『초콜릿 공장의 비밀』
- 진짜 세상, 진정한 관계를 원한다면 : 『여보세요, 니콜라』
- 천국과 지옥, 그 사이에서 : 『작은 아씨들』

3. 소녀는 이제 울지 않는다
- 잠들어 있는 ‘비 공주’를 깨운 사람은 누구? : 「비 공주」
-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 『사랑의 요정』
- 나만을 위한 옷을 차려입고 : 「당나귀 가죽」
- 독신자가 집과 친해지는 법 : 『초원의 집』
-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 같은 여자도 괜찮아 : 『추위를 싫어한 펭귄』
-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에 있는 그 사람을 기다리며 :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 더 이상 ‘진짜 공주’는 될 수 없을지라도 : 『소공녀』
- ‘약간의 불행’이 준 선물 : 『장미와 반지』

에필로그_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 네버 엔딩 스토리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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