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피었으므로, 진다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
피었으므로, 진다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
저자 : 이산하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판년 : 2016
ISBN : 9788965703433

책소개

『피었으므로, 진다』는 시인의 눈, 시인의 걸음으로 전국의 산사를 돌아보는 기행산문집이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자 불교적으로 의미 깊은 3보사찰, 5대 적멸보궁, 3대 관음성지를 망라하며, 그 밖에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절집 등 전국 27곳의 산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고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의 작가, 이산하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탐미적 허무주의 시인의 현란한 감성과 정제된
지적 사유가 돋보이는 섬세한 자기 내면 기록이다. _정호승ㆍ시인

시인의 발걸음을 따라 절집으로 들어서면 보이지 않던 것들도 환하게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들도 아련히 귓바퀴를 적셔온다. _안도현ㆍ시인

책 소개

시인의 마음에 비친 산사의 풍경,
그 눈부신 고요와 성찰의 시간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지칠 때, 우리는 어디 조용한 산사로 들어가 그 풍경 속에 고즈넉이 스며드는 하루를 꿈꾼다.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에서 비켜나면 내면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산사의 예불소리, 범종소리, 풍경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새소리에 귀를 열어두기만 해도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산사의 고요한 풍경과 소리 그리고 성찰의 메시지를 전한다.
《피었으므로, 진다》는 시인의 눈, 시인의 걸음으로 전국의 산사를 돌아보는 기행산문집이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자 불교적으로 의미 깊은 3보사찰, 5대 적멸보궁, 3대 관음성지를 망라하며, 그 밖에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절집 등 전국 27곳의 산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고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의 작가, 이산하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출판사 리뷰

마음이 흐트러지는 날,
산사에서 만나는 눈부신 고요와 적멸의 한때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지칠 때, 우리는 어디 조용한 산사로 들어가 그 풍경 속에 고즈넉이 스며드는 하루를 꿈꾼다.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에서 비켜나면 내면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산사의 예불소리, 범종소리, 풍경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새소리에 귀를 열어두기만 해도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산사의 고요한 풍경과 소리 그리고 성찰의 메시지를 전한다.
《피었으므로, 진다》는 시인의 눈, 시인의 걸음으로 전국의 산사를 돌아보는 기행산문집이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자 불교적으로 의미 깊은 3보사찰(통도사·해인사·송광사), 5대 적멸보궁(통도사·상원사·법흥사·봉정암·정암사), 3대 관음성지(낙산사·보문사·보리암)를 망라하며, 그 밖에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절집 등 전국 27곳의 산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설악산과 지리산을 돌고 서해, 남해, 동해를 아우르며 제주까지 발길이 닿는다.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고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의 작가, 이산하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시인의 글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재천 등의 사진을 수록해 산사의 사계와 길 위에서 만난 황홀한 풍광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산사로 가는 길, 내 안의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시인의 감성과 통찰로 생을 바라보다

저자는 여러 산사의 특색을 시인의 시선으로 포착해 깊이 응시한다. 예컨대 순천 불일암은 “부사와 형용사가 없는 절”이고, 영주 부석사는 “그리워할 대상이 없어도 그리움이 사무치는 절”이며, 화순 운주사는 “가장 슬프고 애틋한 절”이다. 그래서 단순히 산사의 풍경과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답사기에 그치지 않고 밖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구도기에 가깝다.
시인은 산사의 가장 장엄하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우리 앞에 보여준다. 글에서 새벽녘 절간의 고요와 노스님의 기침소리, 절마당의 꽃잎 피고 지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하다. 섬세하고 유려한 문장이 마치 잠언처럼, 시처럼 읽힌다. 같은 곳을 다녀와서도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풍경과 소리, 곡진한 이야기들이 그의 글에서 보이고 들리는 이유다. 시인의 눈을 통해 미처 느끼지 못했던 산사의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풍경 속에서 우리의 생을 돌아보게 된다.
작가가 처음 산사여행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 때. 외할머니가 주지로 있던 암자에서 만난 ‘백구두를 신은 젊은 객승’과 노숙을 하며 전국의 절을 찾아다닌 것이 산사여행의 시작이었다.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하고 긴급 수배되었을 때, 아득한 심정으로 그가 찾아간 곳도 절이었다. 그 후로도 삶이 버거워 한숨이 깊어지는 날, 그는 산사에서 위로받고, 깨닫고, 자기를 성찰했다. 이 책에는 그 눈물겹고 애틋하고 감동적인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산사에서 시인의 통찰은 더욱 깊어진다. 인간은 “우주의 가랑잎 위에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모래알들”일 뿐이며 결국 기울어지다 사라져가는 존재임을 성찰한다. 그리하여 피었으므로 지는 것이 모든 존재의 거역할 수 없는 숙명임을 말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산문을 나서듯, “들떠 있던 마음이 찻잎처럼 가라앉으며 적막 같은 강물이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시인이 행간에 숨겨둔 맑은 바람 한 자락, 은은한 범종소리가 찌든 마음을 씻어준다.
2002년 《적멸보궁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글에 새로 12편을 추가하고 사진을 곁들여서 다시 선보인다.

[ 책속으로 추가 ]
운주사는 쉽게 들어갈 수는 있어도 쉽게 나올 수는 없는 절이다. (…) 내가 본 수많은 절 중에서 나를 가장 슬프게 한 절이다. 전남 화순의 운주사는 지리산 일대를 돌아 해남 땅끝마을로 가다 우연히 도둑처럼 슬쩍 스며든 절이다. 마치 넓은 계곡의 야외 조각전시장에라도 온 듯한 느낌이다. 잔설이 깔린 입구의 풀숲에서부터 평지와 비탈을 가리지 않고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듯한 석탑과 돌부처 들이 절 뒷산까지 가득하다.
어찌 보면 한때 단란했던 대가족이 산야로 뿔뿔이 흩어져 초근목피로 근근이 연명하다가 마침내 함께 지쳐 쓰러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무엇엔가 기갈 들린 사람들이 큰 뜻을 도모하려다 포기한 채 다음 생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해 자꾸만 가슴이 저며온다. 헐벗은 숲속 응달마다 아직 녹지 않은 잔설도 잔설이지만 산야를 힘겹게 물들이는 늦은 오후의 겨울 햇살이 옹기종기 모여 서로 기대고 있는 돌부처들의 그 애잔한 눈빛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게 한다.
_p.202-203

지옹스님의 선방에 있는 것은 구석에 단정하게 개어놓은 얇은 이불과 조그마한 베개 하나, 그리고 벽에 걸린 승복과 몇 가지 다기, 반들반들하게 닳은 염주와 때묻은 몇 권의 책이 전부였다. 태어난 생에 가깝도록 70 평생 줄이고 줄여놓은, 그러고도 앞으로 저기서 더 줄어들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특히 오르고 오르려 하여도 언제 녹아 사라질지 모르는 저 구름 같은 이불과 평생 주인의 외로움을 받치고 있었을 저 빗방울 같은 베개를 보고 있으면, 차라리 미어진 가슴이 더 빠져나올 물기마저 없는 사막인 양 편안해져와서 좋다.
_p.231

“스님은 와 까만 고무신은 안 신고 하얀 백구두만 신는교?”
“남이싸 뭘 신든 니가 무신 상관이고? 그리구 이놈아, 이게 부처의 해골바가지란 것도 모리나? 하하하!”
“해, 해골바가지 좋아하시네, 이거 순 땡초 아이가…….”
(…)
내 심한 비아냥도 곧잘 받아주던 소탈한 스님이었다. 무슨 사연인지 술만 마시면 넋 나간 사람처럼 하루 종일 먼 산만 하염없이 보며 울다가 웃다가……. 하여튼 그 시절 머리가 약간 돈 것 같은 이 ‘땡초’하고 난 참 많이도 같이 돌아다녔다. 배가 출출하면 스님의 바랑에서 생쌀을 한 줌씩 꺼내 오물오물 씹는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 한때 철학에 미쳐 있었다는 이 스님과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낙산사에 와서 그의 부음을 들을 줄이야……. 가슴에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마음이 미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_p.264-265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부 모든 것은 기울어진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는다 _미황사
가장 먼 여행 _운문사
영혼의 구슬과 페르시아의 흠 _관음사
불일암은 잠언이다 _불일암
모든 것은 기울어진다 _수구암
오리 다리는 짧고 학의 다리는 길다 _은해사
아파야 새로운 것이 온다 _각연사
나비는 수평으로 난다 _원심원사와 석대암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해” _길상사

2부 모든 것은 사라진다
여시아문과 디아스포라의 불빛 _산방굴사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_봉원사
그리워할 대상 없어도 그리움이 사무치는 절 _부석사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뜨지 않은 별 _진관사
팔만대장경, 그 장엄한 언어의 숲을 찾아서 _해인사
이 세상에서 가장 여운이 긴 풍경소리 _정암사
네 몸속에 절 하나 지어보아라 _법흥사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달라 _상원사
서럽다. 화두 30년. _통도사

3부 기울어지다 사라진다
부처가 얼어 죽으면 경전이 무슨 소용인가 _봉정암
사찰로 가는 마음, 성찰로 돌아오는 마음 _송광사
가장 슬프고 애틋한 절 _운주사
피었으므로, 진다 _선운사
섬진강에서 화엄사 종소리를 들어보았는가 _화엄사
바다처럼 출렁이다 산처럼 무너지다 _보리암
살아 있는 부처의 눈 _보문사
저녁 산사에서, 묵념 _낙산사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가장 장엄한 법당 _‘팽목항법당’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