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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와 복수의 의미론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
저자 : 강범모
출판사 : 한국문화사
출판년 : 2014
ISBN : 9788968171284

책소개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은 형식의미론을 포함한 이론적인 관점에서 양화의 문제를 접근하면서 한국어 양화 및 복수 의미 기술의 여러 쟁점에 대하여 독창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이 책은 양화와 복수 연구의 여러 주제를 폭넓게 그리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동시에, 연구를 위해 새로운 방법-코퍼스의 용례와 빈도 분석-을 효과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양화와 복수 연구, 나아가 의미론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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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은 형식의미론을 포함한 이론적인 관점에서 양화의 문제를 접근하면서 한국어 양화 및 복수 의미 기술의 여러 쟁점에 대하여 독창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한국어의 복수와 관련된 최근의 쟁점은, 형식적으로 복수가 드러나는 명사구(예: ‘아이들’)와 형식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복수를 모두 나타내는 명사구(예: ‘아이가 많이 왔다’의 ‘아이’)가 의미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일단의 학자들은 ‘아이들’이 배분적인 합을 표의하는 반면에 ‘아이’는 집단을 표의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것들의 차이는 합과 집단의 차이가 아니라 ‘들’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유표성(markedness)과 그렇지 않은 무표성의 차이임을 이론적으로 그리고 언어 자료, 즉 코퍼스(corpus)에 나타나는 다양한 용례와 빈도를 제시하고 분석하여 증명한다.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은 한국어의 명사적 ‘들’ 복수와 서술적 ‘들’에 대한 논의와 아울러 양화 의미 일반, 복수와 배분성, 일반양화사, 총칭, 유동 양화사의 문제를 깊게 다루고 있다.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은 의미론에서 논의되어 온 양화와 복수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깊이 탐구하고, 특히 최근까지도 논쟁의 중심이 된 한국어 복수와 관련된 독자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방법론의 면에서, 전통적 연구 방법(형식의미론)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언어 자료의 분석(코퍼스 언어학)을 통하여 주장을 입증한다. 과학으로서의 언어학에서 객관적 언어 자료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코퍼스를 이용한 연구 방법은 그동안 양화와 복수 연구를 비롯한 국내외의 이론적인 의미 연구에서 별로 채택되지 못한 방식이다.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은 양화와 복수 연구의 여러 주제를 폭넓게 그리고 심도 있게 논의하는 동시에, 연구를 위해 새로운 방법-코퍼스의 용례와 빈도 분석-을 효과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양화와 복수 연구, 나아가 의미론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본문-
1 양화 의미의 주요 문제

1.1 양화 현상

넓게 보면 양화(quantification) 현상은 세상에 대한 모든 일반적인 진술과 관련된다. 우리가 세상에 대하여 진술할 때 어떤 개체(개인)에 대하여 어떤 행동을 한다고 혹은 어떤 상태에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개체가 아닌 여러 개체에 대하여 진술하기도 한다.

다음 문장들은 하나의 개체에 대하여 진술한다.

(1) a. 진수가 뛰고 있다.
b. 미호가 아름답다.
c. John is walking.
d. Mary is smart.

이와 같이 특정 개체에 대하여 그것이 어떤 일을 하고 있다거나 어떤 상태에 있다고 진술하는 것은 개별(개체) 진술이다. 반면에 다음과 같은 문장들은 둘 이상의 개체에 대한 일반 진술이다.

(2) a. 모든 학생이 파티에 참석하였다.
b. 거의 모든 여자가 화장을 했다.
c. 몇몇 소녀가 춤을 추고 있다.
d. 그 아이들이 나무를 둘러쌌다.

(3) a. Dogs are loyal.
b. If an animal has wings, it flies.
c. No student was happy.
d. Most babies are cute.

일반 진술의 다른 이름이 양화문이며, 양화문 중 일부 종류는 논리학의 전통에서 두 가지의 양화 기호로 표상되었다. 그것들은 전칭(보편) 양화(universal quantification) 기호인 ‘∀’와 존재(특칭) 양화(existential quantification) 기호인 ‘∃’이다. 전칭 양화를 ‘∧’로, 존재 양화를 ‘∨’로 표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와 ‘∃’가 더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한 양화문 중 일부만이 이 두 양화 기호로 표상될 수 있다. 예문 중 ‘모든 학생’이 들어간 문장(2a), ‘몇몇 소녀’가 들어간 문장(2c), 그리고 ‘No student’가 들어간 문장(3c)만이 전칭 양화 기호 또는 존재(특칭) 양화 기호로 다음과 같이 표상이 가능하다.

(4) a. ∀x[STUDENT(x) → ATTEND-THE-PARTY(x)]
b. ∃x[GIRL(x) ∧ DANCE(x)]
c. ¬[∃x[STUDENT(x) ∧ HAPPY(x)]]

자연언어를 다루는 의미론에서 양화 구문을 논리적인 방식으로 본격적으로 접근했던 것은 Montague(1973)가 처음이었다. 전통적인 논리학에서는 양화문 전체에 대한 의미로서 양화 기호를 사용한 논리식을 제공하는 것에 그쳤다면 Montague는 명사구, 나아가 명사구 속의 한정사와 명사가 가지는 단어 의미로부터 출발하여 전체 문장의 의미표상을 도출하는 조합적(compositional) 방법을 성공적으로 적용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No student was happy’의 논리적 의미표상이 ¬[∃x[STUDENT(x) ∧ HAPPY(x)]] 라는 것은 전통적인 논리학에서부터 제시된 바이다. 이 표상에는 부정(negation) 기호(¬)와 등위접속(conjunction) 기호(∧), 그리고 존재 양화 기호가 사용되었는데, 풀어서 말하자면 대략 “학생이면서 행복한 어떤 x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학생이면서 행복한 x는 없다)” 같은 의미를 표상한다. 문제는 이 논리식의 어느 부분도 ‘no student’의 의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Montague의 기여는 ‘no’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no student’에 또한 적절한 의미를 부과하고 궁극적으로 전체 문장을 위와 같은 의미표상으로 귀결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Montague의 기여는 어디까지나 전칭 양화와 존재 양화로 표상될 수 있는 양화문의 분석까지이다. 앞에서 언급된 여러 다양한 양화문 중에는 문제의 두 양화사로 표상될 수 없는 것이 많다.

1980년대 이후 일반양화사 이론(generalized quantifier theory: Barwise and Cooper 1981, Peters and Westerstahl 2006), 담화표상이론(discourse representation theory: Kamp 1981, Heim 1982, Kamp and Ryle 1993), 동적 술어논리(dynamic predicate logic: Chierchia 1995) 등 더 정교한 의미 이론들이 발전됨에 따라 다양한 양화 표현의 기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론들이 여러 가지 양화 현상의 기술을 가능하게 했지만 ‘그 아이들’, ‘the students’와 같은 복수 표현의 의미론적 기술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그것은 개체들의 영역(domain)을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일상적인 개체 영역에서 확장하여 집단 혹은 복수적 개체(plural individual)를 포함하는 것으로 더 복잡하게 구조화하는 이론이다(Link 1983). 복수의 문제, 특히 한국어에서 복수 표현의 의미론은 이 책의 주요 주제로서 이후의 여러 장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

한편 양화 의미론의 발전은 전통적 언어 연구의 영역인 유형론(typology)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유형론은 여러 언어를 비교, 대조함으로써 인간 언어의 보편적인 특성과 언어 사이의 차이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유형론적 논의는 그 동안 주로 형태론과 통사론의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으나(Comrie 1989), 양화 의미론의 발전으로 의미의 관점에서도 유형론적 논의가 가능하게 되었다(Partee et al. 1995, Haspelmath et al. 2005). 즉, 양화 현상과 관련된 구조와 의미 중 어떤 것들이 모든 언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인가, 그리고 각 언어들이 양화 구조와 의미에 있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통사론에서 언급되는 파라미터(parameter)를 의미와 관련하여 논의하는 시도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제는 양화(quantification)와 복수(plural)이다. 넓은 의미에서 복수는 양화 현상의 일부이지만 그 나름대로 독자성과 중요성을 가지고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주제이다. 이 장에서는 전체 책에서 다룰 내용을 전반적으로 간략하게, 그렇지만 너무 피상적이지는 않게 다루려고 한다. 이 장은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이기는 하지만 이후의 장들에서 개개의 문제를 더 자세하게 다룰 때 일부 중복되는 면이 있을 수 있다.


1.2 양화 구조와 유형

양화 의미를 나타내는 양화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양화 의미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부분은 명사구 부분이다.

(5) 모든 소년이 도착하였다.
(6) No student laughed.

한국어나 영어, 나아가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언어에서 명사구 부분이 양화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Barwise and Cooper(1981)는 이렇게 양화 의미, 좀 더 형식적으로 말하자면 일반양화사(generalized quantifier)를 표상하는 통사 구성인 명사구가 모든 언어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일반양화사에 대해서는 다음 절과 이후 장에서 논의함). 이 주장은 잠시 후 논의할 샐리시어(Salish)의 반례가 제기됨으로써 완전히 맞지는 않음이 확인되었다(Jelinek 1995). 그러나 모든 언어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언어에 명사구가 존재한다.

명사구가 양화 의미를 표상할 경우, 그 양화 의미의 핵심 부분은 한정사(determiner)이다. ‘every man’과 ‘no man’은 ‘every’와 ‘no’ 때문에 그 양화 의미가 다르며, ‘모든 사람’과 ‘어떤 사람’ 역시 ‘모든’과 ‘어떤’이라는 한정사의 차이가 전체 명사구의 양화 의미의 차이를 가져온다. 따라서 명사구에 의해 나타나는 양화 현상을 D(determiner, 한정사)-양화라고 부를 수 있다. 한편, 자연 언어의 양화 의미는 한정사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다음은 유명한 “당나귀 문장”의 예인데, 여기서 양화 의미는 ‘usually’라는 부사 때문에 발생한다.

(7) a. Usually, if a man owns a donkey, he beats it.
b. 의미: USUALLY, [MAN(x) & DONKEY(y) & OWN(x, y)], [BEAT(x, y)]

이와 같이 부사(adverb) 이외에도 양화는 조동사(auxiliary), 접사(affix: 조사, 어미 포함) 등에 의해서도 나타난다(예: ‘학생마다 열심히 공부한다’의 ‘마다’는 접사이다). 이러한 종류의 양화 현상을 앞의 D-양화와 구분하여 A-양화라고 부를 수 있다.

두 종류의 양화 현상 모두 기본적으로 세 부분의 의미 성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전칭, 존재 등 양화의 종류를 나타내는 (양화) 연산자(operator) 부분, 양화의 제한 영역을 나타내는 제약부(restrictor), 그리고 양화 진술의 핵심이 되는 작용역(nuclear scope) 부분이 그것들이다. D-양화, 즉 일반양화사의 경우 (8)의 (a)과 같은 의미 구조를 갖는다고 볼 수 있고, A-양화의 경우 (b)과 같은 펼쳐진 구조를 갖는다고 볼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두 구조는 동일한 의미의 다른 표상에 불과하다. 연산자가 독립적으로 표상된다는 점에서 (b)가 전통적인 양화논리 표상과 유사하다.

(8) a. [Operator (Restrictor)] (Nuclear-Scope)
b. Operator (Restrictor, Nuclear-Scope)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양화 의미 구조는 양화의 삼부 구조로 나타난다. 그 각각에 해당하는 통사적, 의미적 성분의 예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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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서문

1. 양화 의미의 주요 문제
1.1 양화 현상
1.2 양화 구조와 유형
1.3 일반양화사
1.4 타입과 타입 전이
1.5 복수
1.6 물질
1.7 총칭
1.8 한정성과 특정성
1.9 요약

2. 일반양화사와 명사구 의미론
2.1 양화사와 일반양화사
2.2 외연성과 보존성
2.3 단조성과 극어
2.4 대칭적 양화사와 비례적 양화사
2.5 지시와 한정성
2.6 특정성과 지시의 화용론
2.7 요약

3. 복수와 배분성
3.1 집단적 해석과 배분적 해석
3.2 배분성의 근원: 명사구 혹은 동사구
3.3 복수 의미론과 배분성
3.4 맥락과 배분성
3.5 배분 표지
3.6 요약

4. 복수 표지 ‘들’과 복수성
4.1 한국어와 복수
4.2 복수의 의미론과 배분성/집단성
4.3 무표 복수형과 ‘들’ 복수형
4.4 ‘들’의 사용
4.5 개별성, 복수성, 유표성
4.6 요약

5. 무표형과 유표적 복수형: 이견과 반론
5.1 문제의 발단
5.2 무표 복수형 = 집단, ‘들’ 복수형 = 합?
5.3 무표 복수형과 배분성
5.4 ‘들’ 복수형과 집단성
5.5 부사적 ‘들’과 배분성
5.6 무표형은 복수가 아니라 오로지 단수인가?
5.7 무표형의 화용론적 해석
5.8 요약과 보충 논의

6. 사건/술어 복수
6.1 현상
6.2 의미 분석
6.3 사건/술어 복수의 사용
6.4 담화적 기능
6.5 요약

7. 총칭
7.1 종류와 특성문
7.2 특성문과 술어 종류
7.3 두 가지 이론
7.4 조건 확률과 상대적 총칭
7.5 한국어 구문과 총칭
7.6 종류
7.7 요약

8. 유동 양화사
8.1 한국어의 양화사 유동
8.2 일반범주문법
8.3 통사 분석
8.4 의미 분석
8.5 담화 기능적 영향
8.6 요약

9.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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