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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소수의견
저자 : 손아람
출판사 : 들녘
출판년 : 2010
ISBN : 9788975278570

책소개

이 나라 모든 검사들의 적이 된다 한들, 우리는 단 한사람을 위한 변호사일 뿐이다

『소수의견』은 사법체계 자체를 심판대에 올려놓아, 법의 모순과 맹점을 파헤치며 법이 정의를 대변할 수 있는지, 법과 진실의 충돌 지점을 국선변호사 ‘나’를 통해 심도 있게 고찰하는 소설이다. 사법연수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법조인으로서 정체성을 찾지 못한 ‘나’는 국선변호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서울 도심 재개발지구의 망루에서 벌어진 두 건의 살인사건. ‘21세기 낙원구 행복동’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대립. 각종 법규로 업그레이드된 권력과 신념으로 뭉친 변호인단이 법정에서 마주 선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 미디어 서평
중앙일보(2010. 04. 24)

‘21세기 낙원구 행복동’에서 벌어진 첨예한 대립
서울 도심의 재개발 구역, 경찰과 철거민이 대치 중이던 낡은 건물에 별안간 경찰의 진압이 개시된다. 갑작스런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한다. 망루에서 저항하던 16세 철거민 소년과 진압 중이던 20대 초반의 전경이 목숨을 잃는다. 소년의 아버지, 박재호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다. 아들의 구타 장면을 목격한 박재호가 우발적으로 전경을 살해한 것이다. 박재호는 항변한다. 전경들에게 둘러싸여 구타당하고 있는 아들을 구하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그러나 검찰은 아들을 죽인 건 전경이 아니라 철거용역업체 직원이었다며 공무 중인 공무원을 살해한 박재호에게 중형을 구형할 태세다.
『소수의견』은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지만, ‘2009년 용산 참사’를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작가는 현실을 반영하지만, 소설 자체를 현실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단순히 현실을 고발하는 차원을 넘어서 독자들에게 묵직한 메시지와 화두를 던진다. 개인과 국가라는 거대권력, 구체적으로 보자면 국가의 개발논리와 생존권을 지키려는 개인의 대립에 돋보기를 들이대며 묻는다. 과연 이 대립은 공정한 게임인가?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인가? 국가의 사법체계와 법은 과연 진실을 밝혀내어 정의를 대변할 수 있는가?
작가는 소설의 모태가 된 ‘용산 참사’에 상상력을 보탠다. 실제로 참사 이후 철거민 유족들과 국가 간의 법적 공방은 1년여 동안 지난한 과정을 거쳐 중간에 합의를 보게 되었지만, 『소수의견』에서는 법원의 판결을 받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그린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국가의 법규 시스템이 1970년대 이후 도시 빈민과의 대립을 통해 얼마나 세세하고 정교하게 보완되어 개인을 옥죄는지 생생하게 드러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1970년대 산업화와 개발논리에 밀린 도시 빈민의 참상을 우화적으로 그려냈다면, 『소수의견』은 한 세기가 지나도록 여전히 미해결로 남은 ‘낙원구 행복동’의 실상과 각종 법규로 업그레이드된 국가 권력의 실체, 그리고 개인과 조직(국가)의 허구적인 관계를 그리는 데 집중한다.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이 언급했듯이, 텍스트는 현실의 모순에 대한 상상적 해결이다. 여기서 “해결”을 “저항”으로 바꿔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저항은 현실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전 단계이므로. 손아람의 『소수의견』은 무대를 이용하여 용산에서 벌어진 폭력과 은폐를 조롱하는 훌륭한 풍자극이다._‘작품해설’에서

‘진실을 대변할 수 없는 법’으로 진실을 밝혀내라
주인공 ‘나’는 서른일곱의 나이에 사법연수원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법조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국선변호사로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민변을 유령처럼 떠돌던 사건”(58쪽)을 맡게 된다. 구치소에서 박재호를 면회하고 본격적으로 변호를 준비하면서 ‘나’는 ‘언어의 미로’ 속을 방황하게 된다. 소설은 국가를 대변하는 검사 측과 박재호를 변호하는 변호팀의 논쟁이 주축을 이룬다. 집요한 검사, 암묵적으로 조속한 해결을 종용하는 권력자들, 개발 이권에 눈이 먼 지역주민들은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법 테두리 안에서의 승리이다.
작가는 법과 진실의 충돌 지점을 심도 있게 고찰한다. 진실이 먼저인가, 승소가 우선인가? 과연 법이 정의를 대변할 수 있는가. 작가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사법체계 자체를 심판대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소설의 곳곳에서 법의 모순과 맹점을 파헤친다.

내 변론의 요지는 간단했다. 맞다. 피고 조구환은 살인을 교사했다. 피고 조구환은 사체를 은닉했다. 1992년에. 사건 당시의 개정 이전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이 죄목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으므로 이 공소는 이유 없다. 그러자 법의 규정에 따라 입증책임은 검사에게로 넘어갔다._11쪽, 227쪽

매스컴을 타고 철거민 박재호의 법적 공방이 유명해지자 자신의 정치적인 이력으로 이용하려는 거대 법무회사의 대표가 나타나 ‘나’의 변호사 지위를 가로챈다. ‘나’는 국선변호사로 다른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은평구 뉴타운의 재개발과 관련이 있다. 기초공사 현장에서 시체가 나왔는데, ‘나’는 살인을 교사한 범죄조직의 두목을 ‘공소시효 만기’를 이용하여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다. 진실은 법정에서 한낱 말장난으로 엄폐되고 만다.
다시 맡게 된 박재호의 변호에서도 법의 허상은 여실히 드러난다. 법원에서 진실은 이미 엎질러진 사건을 얼마만큼 포장하고 말로 의미를 집어내느냐로 판명될 뿐이다. “나는 법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은 법이 쌓아놓은 성에서 물샐 틈을 찾는 법을 배우고 졸업하지”(26쪽)라는 사법연수원 교수의 자조적인 푸념은 법체계와 법조인들의 위선을 질책한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국가와 개인의 대립 또한 예외가 아니다.
검찰 측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리한 증거와 설정을 토대로 변호인을 압박하거나 국가의 실체를 눙치듯 흐리며 교묘한 언변으로 진실의 본질을 비껴나려고 한다.

“국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국가의 손을 잡아본 적 있습니까? 아니면 국가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두 변호사님은 국가란 적과 싸우시나 봅니다. 하지만 그건 실체가 없는 적이요. 적의 이미지만 있고 실체는 없을 때 증오는 발산되기 마련이지. 한때 사람들은 그렇게 마녀를 잡지 않았소?”_171쪽

그러나 진실을 밝혀내고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법을 통한 판결밖에 없다. 권력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는 틀 속에서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지만. 그러나 ‘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소수의견이 점차 상식적인 법의 판례를 이끌어왔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법정 투쟁에 임한다. 작가는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를 사용하여 인간성과 진정성이 사라진 세상과 ‘공평과 정의’라는 단어로 포장된 법체계의 허상을 고발한다. 무색무취한 법정에 달린 유리창을 통해 한 줄기 빛이 새어들듯 작중인물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감지해내는 일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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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기산일(起算日)
1. 공소시효(公訴時效) 010

기산일로부터 7개월 전
2. 사법연수원(司法硏修院) 018
2의2. 국선전담변호인(國選全擔辯護人) 034
2의3. 재정신청(裁定申請) 052
2의4. 사실관계(事實關係) 072
2의5. 소수의견(少數意見) 093
2의6. 관할이전(管轄移轉) 109
2의7. 증인(證人) 123
2의8. 국민참여재판 배심선정기일(國民參與裁判 陪審選定期日)138
2의9. 긴급체포(緊急逮捕) 147
2의10. 국가소송 변론기일(國家訴訟 辯論期日) 160
2의11. 국민참여재판 공판준비기일(國民參與裁判 公判準備期日) 182
2의12. 해임(解任) 202

기산일(起算日)
1. 공소시효(公訴時效) 216
1의2. 변호사징계위원회(辯護士懲戒委員會) 229
1의3. 형사대법정 417호(刑事 大法廷 四一七?) 245
1의4. 공판기일 제 1일(公判期日 第 一日) 258
1의5. 양형거래(量刑去來) 290
1의6. 공판기일 제 2일(公判期日 第 二日) 306
1의7. 압수수색(押收搜索) 331
1의8. 공판기일 제 3일(公判期日 第 三日) 352
1의9. 최후진술(最後陳述) 388
1의10. 평의(評議) 400
1의11. 선고(宣告) 405
1의12. 기자회견(記者會見) 406

기산일로부터 6개월 후
3. 국정조사(國政調査) 414
3의2. 기일(忌日) 420

부록
0. 용어 428
0의2. 도해 432
0의3. 문헌, 법령 및 판례 433

말 437
작품해설| 지옥을 완성하는 것은 언제나 살아남은 자들이다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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