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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회 파라솔(PARA-SOL)파의 사상과 예술 (신체악기(ORGANE)의 삶,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ACROBATIe))
구인회 파라솔(PARA-SOL)파의 사상과 예술 (신체악기(ORGANE)의 삶,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ACROBATIe))
저자 : 신범순
출판사 : 예옥
출판년 : 2021
ISBN : 9788993241754

책소개

신범순의 이상 연구는 이상(李箱)이라는 한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의 전모를 밝히는 것에만 목표를 두지 않는다. 이상을 중심으로 한 ‘구인회 파라솔(PARA-SOL)파’가 만드는 문학과 사상의 성좌(星座)는 한국 문학의 성좌를 새롭게 조망하게 하면서 당당하게 더 넓은 지평을 꿈꾸게 한다. 이상 문학에 펼쳐진 창조적 글쓰기와 그것을 위한 사상적 전쟁의 국면은 태고(太古)의 “아름다운-꺾으면 피가나는 古代스러운 꽃”(「첫번째 방랑」)에도 닿아 있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 시대’를 넘어, ‘근대’가 ‘감히’ 담지 못하는 오래된 노래의 기원과 계보에 대한 것이다. 김소월과 백석, 정지용 등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시의 계보를 새롭게 모색하는 ?노래의 상상계?(2011)에서 역사 기록 이전의 신화 세계에 근거한 ‘수사’ 개념은 그렇게 이상의 문학 세계와도 교집합을 갖는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정년 퇴임 전 마지막 시기에 가장 젊은 활기로 가득한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을 ‘작은 아이러니’라 표현한다. 이 책에서 신범순은 구인회 동인 중에서도 이상, 정지용, 김기림, 박태원을 핵심 멤버로 꼽고, 이들을 ‘파라솔(Para-Sol)파’라 명명한다.
그에 따르면, ‘파라솔파’는 근대적인 사유와 논리에 의해 미개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던 ‘야생의 존재와 사유’를 되찾고자 하는 과제를 공유하고, 치열하게 해결하고자 했던 전위적인 예술가 공동체다. 이 책은 그러한 전위적인 예술가들의 이야기이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신범순은 『구인회 파라솔(PARA-SOL)파의 사상과 예술 : 신체악기(ORGANE)의 삶,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ACROBATIe)』에서 『이상의 무한정원 삼차각 나비』(2007)와 『노래의 상상계』(2011)를 포함하여 저자가 연구자로서 가져왔던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종합하면서, 구인회 파라솔파의 예술 사상 탐색의 전모를 드러낸다.
이로써 한국 현대 시사, 더 나아가 한국 문학 연구의 새로운 장을 가능하게 하는 창의적 개념과 풍요로운 작품 분석으로 새로운 해석 지평을 펼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이 책 전체 내용을 개괄하면서도, 육체성 문제와 ‘나비’ 모티프가 관통하는 정지용과 이상, 박태원과 김기림(이하 ‘파라솔(Para-Sol)파’)의 문학 세계를 극적으로 재구성한다.
먼저 프롤로그는 육체성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접근했던 ‘파라솔(Para-Sol)파’ 동인의 범주를 제시하고, 그들의 전위적 사유와 문학이 근대적 이론에 가려 무지의 장막 뒤에 남아 있었다는 문제에 주목한다. 파라솔파 문인들은 자신들의 문학을 통해 인간 신체의 새로운 지평과 독자적인 풍경을 창조하였다. 그것은 신체의 물질적 차원을 넘어 방대한 자연과 우주의 바다로 열린 초신체(超身體)이자, 감각과 감정, 존재와 삶이 만든 빛·안개·파동으로 채워진 내밀한 깊이와 밀도의 신체를 핵심으로 한다. 이 신체의 거시적·미시적 차원들은 그들에 의해 하나로 중첩·수렴되며, ‘신체극장’을 통해 극적으로, ‘신체악기’에 의해 음악적으로 표현되었다. 비와 태양을 향해 펼쳐진 일산(日傘)이면서 동시에 음계를 뜻하는 ‘파라솔’이라는 말이 이들의 문학을 잘 표현한다.
다음으로 에필로그는 “쥬피타 이상의 식탁과 나비의 마지막 여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여기에서 이상의 죽음과 추도를 둘러싼 파라솔파 동인들의 드라마는 ‘나비’ 이미지를 통해 펼쳐진다. 김기림은 이상(李箱) 사후 3년 만에 쓴 이상 추도시 「쥬피타 추방」(1940)에서 ‘파라솔파’ 사상의 성좌 중심에 이상을 놓았다. 김기림이 그 전 해인 1939년에 발표한 「바다와 나비」는 낭만주의에 사로잡혀 바다의 심연에 미처 도달하지 못한 ‘파라솔파’의 여정에 대한 기록이었다. 반면 「쥬피타 추방」은 김기림을 포함한 ‘파라솔파’ 전체의 정신·사상적 도약을 반영한다. 이것은 초인적 존재로 그려진 이상의 표상을 통해 드러난다. 이 시에서 이상은 자신의 육체를 세상에 증여함으로써 ‘파라솔파’가 창조하려는 새로운 사상의 정점에 도달한 초인적인 존재다. 정지용의 금강산 시편 「예장(禮葬)」과 「나븨」 역시 ‘파라솔파’의 낭만주의가 암흑기 현실 속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성숙하는 국면, 그리고 신체를 절정으로 끌어올린 죽음과 생명의 이중주를 보여준다. 이로써 파라솔파 문인들이 자신들의 예술과 문학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인식, 새로운 차원의 존재론을 기획”(머리말, 8쪽)하고, ‘존재의 상승’이라는 과제를 공유했음을 알 수 있다.

1부 (파라솔파의 별무리와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

파라솔파의 시적인 비유와 난해한 기호에 대한 분석과 함께 이들이 성취한 예술사상적 주제를 다룬다. 구인회 결성 이전부터 이미 니체 사상과 초인적 사유를 높은 수준에서 작동시켜온 파라솔파는 구인회 결성 이후 ‘스스로 굴러가는 수레바퀴’로서의 ‘몸’인 ‘신체’의 주제를 공유하고, 이를 더욱 창조적으로 밀어붙였다.
파라솔파가 『시와소설』에 제출한 경쟁적 또는 논쟁적인 작품은 식민지 경성 거리와 근대적인 제도의 삶과 문화로부터 탈주하는 자연적 신체의 구제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초종(sper-genera)의 민족’을 만들어내는 사상적 질주의 기획을 담고 있다. 파라솔파의 예술사상적 주제에 집중함으로써 이들이 별무리를 이루어 성취한 신체의 곡예술(아크로바티)의 면모, 특히 ‘신체악기’와 ‘내밀한 신체’의 개념을 확인할 수 있고, 모더니스트로만 알려진 그들이 카프적 사상경향을 비판하고 넘어서는 혁신적인 사유를 진전시켰음을 발견할 수 있다. 1부에서는 1930년대 니체주의적 기류의 후배격인 『시인부락』파 문학의 예술 경향과 수준을 검토하는 작업이 동반된다.
『시인부락』파는 선배 이상, 정지용, 김기림 등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물과 꽃들의 풍경으로 역사 전체의 감옥을 넘어가려는 니체주의적 기획을 보여주었다. 파라솔파의 계보 속에서 『시인부락』파를 조명하는 작업은 파라솔파의 예술사상적 특성, 독자적 위상, 그 가치와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2부 (이상의 『오감도』의 거울계 또는 거울 속 존재들과의 전쟁 이야기) :

2부는 이상 문학에 나타난 ‘꽃’과 ‘거울’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꽃’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상 문학에서 꽃이란 “첨예한 인공성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있는 시대의 꽃, 역사가 아직 자연의 원초적 숨결과 함께했던 그러한 ‘고대’적 분위기가 스며있는 ‘꽃’(202쪽)”을 말하는 것이다.
이상 문학은 그러한 꽃의 생명력을 얼어붙게 만드는 거울 세계와의 끝없는 대결이자 그 세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상이 살았던 1930년대의 경성은 이러한 고대의 꽃들이 억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2부는 바로 이상이 빙결된 근대의 “거울 세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리고 고대의 꽃을 되찾아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위하여 저자는 라깡과 프로이트식 ‘거울 이론’의 해석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이상에게 ‘거울’이 근대적인 과학과 지식 모두를 넘어서는 ‘니체적’ 거울과 상통하는 기호임을 밝힌다.

3부 (이상의 신체지도(Body-Geography)로서의 ‘羊(양)의 글쓰기’와 신체극장의 몇 가지 면
모)

이상의 문학세계 전반에 나타나는 몸의 기호는 근대 사회학적·생리학적 개념으로서의 신체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상은 몸을,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증여의 글쓰기가 이루어지는 지평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이상의 사유는 ‘신체지도’와 ‘신체극장’ 등의 개념으로 수렴된다. 그러므로 몸은 지도도 될 수 있고 극장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이상의 시 「출판법」(1932) 안에 숨겨진 ‘羊(양)의 글쓰기’는 몸의 글쓰기가 희생제의를 통해 증여로 확장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은 글쓰기를 일종의 신체의 곡예술(아크로바티)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러한 아크로바티만이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적 곡예술이 되어 ‘지식의 0도’로 냉각된 근대 시스템 위로 솟구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상 문학세계 전반에 드러나는 몸의 희생과 상승의 국면은 ‘전쟁’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이상의 산문시 「얼마 안되는 변해」(1932)는 이상이 전매청 낙성식에서 탈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탈주는 일차적으로 근대 식민지 시스템과의 전쟁을 표상하면서, 더 근본적으로는 ‘거울세계’로 대변되는 역사 시대 전체에 대한 전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저자는 이상이 그러한 전쟁을 치르거나 혹은 치열한 희생제의적 글쓰기를 통할 때 비로소 자신의 몸 안에 깃든 ‘나무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고, 그 자연적 본성을 회복할 수도 있다고 역설한다.

4부 (골편인의 ‘질주’와 신체악기 이야기 - 제비, 까마귀, 나비의 아크로바티)

시적 현실은 경험적 현실로 막바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시인들의 고유한 언어와 기호, 그리고 이미지가 독자적인 시적 문법의 차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독해를 요청한다. 이에 대한 독해를 통할 때 비로소 파라솔파가 공유한 ‘질주’와 ‘신체악기’ 개념이 드러날 수 있다. 정지용의 초기시 「카페 프란스」(1926)는 거리에서의 예술가들의 질주라는 주제를 처음 제시하였다.
이 시에는 서로 겨루며 ‘질주’하는 예술가 공동체의 드라마가 그려진다. 시에 등장하는 여러 존재들 중 ‘뻣쩍 마른 놈’은 ‘제비’처럼 날렵하게 거리를 ‘질주’한다. ‘제비’는 봄을 가져오는 존재이며, 따라서 ‘마른 몸’의 ‘제비’ 같은 질주는 ‘마른 몸’이 상징하는 황폐한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풍요롭게 해줄 봄의 세상, 낙원을 향한 것이 된다. 그 후일담을 구인회 동인지 『시와 소설』(1936.3)에 실린 「유선애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페 프란스」의 ‘뻣쩍 마른 놈’은 「유선애상」에서 ‘악기로서의 신체’를 지닌 존재로 등장한다. 이 「유선애상」에 나타난 음악적 신체의 주제는 이상의 초기시 「LE URINE」(1931)에 제시된 바 있다.
「LE URINE」에서 이상은 ‘오르간(ORGANE)’을, 신체기관(organe)과 악기(organ)를 동시에 가리키는 복합체적 기호로 사용했다. 이로써 신체악기 개념의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이처럼 파라솔파의 독특한 개념과 그 의미는 그들이 공유한 사상의 흐름 속에서 파악할 때 온전히 드러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머리말 5
프롤로그 13

1부 파라솔파의 별무리와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

구인회 파라솔파의 니체주의와 나비의 카오스 71
구인회 이전의 니체 사상의 면모 106
구인회 '파라솔파'의 별무리(星群)와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 138
파라솔파 이후 - 『시인부락』파의 해바라기 사상 또는 음울한 초인으로서의 뱀과 박쥐와 거북이 176

2부 이상의 『오감도』의 거울계 또는 거울 속 존재들과의 전쟁 이야기

거울속에서 '꽃'을 피우다, '꽃'을 잃어버리다 201
꽃과 거울 - 프로이트와 라깡을 넘어선 '거울' 읽기 216
거울과의 전쟁 - 역사 망령과의 전재, 거울 분신에 대한 전쟁 이야기 229
이상의 기호계 - 거울계와 오르간(ORGANE)계 244

3부 이상의 신체지도(Body-Geography)로서의 '羊(양)의 글쓰기'와 신체극장의 몇 가지 면모

羊의 글쓰기와 산호(珊瑚)나무(차8씨)의 아크로바티 251
가외가(街外街)의 아크로바티와 나무인간의 신체극장 이야기 294
전매청, '지식의 0도' 건축으로부터의 탈주-골편인의 환상기차 여행과 파라솔의 번개불꽃 327
「각혈의 아침」, 「내과」의 신체극장과 '사과' 이야기 353
나무인간의 구제-「오감도」의 '거울수술'과 거울ㆍ꿈의 전쟁 이야기 375

4부 골편인의 '질주'와 신체악기 이야기 -제비, 까마귀, 나비의 아크로바티

제비, 기차, 나비의 드라마-「카페 프라스」로부터 「유선애상」까지 409
「유선애상」 오르간의 꿈과 「가외가전」 신체극장의 아크로바티 428
김기림의 「제야」- 어여쁜 공예사의 교양을 넘어서기 444

에필로그 쥬피타 이상의 식탁과 나비의 마지막 여행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와 「쥬피타 추방」-파라솔파의 해체와 회고 455
쥬피타의 '신선한 식탁'을 위하여 485
정지용의 두 개의 죽음과 날개 찢긴 '나비'의 빛 502

부록
참고문헌 533
그림 목록 및 출처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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