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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세 번 찢다 (계보 사상 통념을 모두 해체함)
논어, 세 번 찢다 (계보 사상 통념을 모두 해체함)
저자 : 리링
출판사 : 글항아리
출판년 : 2011
ISBN : 9788993905670

책소개

리링 저작선 제1권.『논어』를 제대로 맛있게, 통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읽어주는 책이 나왔다. 리링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가 “훨씬 깊어졌다”라는 자부와 함께 세상에 내보낸 것이다. 번역은 베이징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어문화학과에 재직중인 황종원 교수가 맡아, 자유분방하게 구사된 옛 북경 사투리까지 섬세하게 고려하는 등 고심 끝에 결실을 맺었다.



제1부 ‘『논어』위에서 아래로 찢기’는 ‘인물’ 편이다. 총 8개장으로 이뤄진 인물 편은 논어를 위에서 아래로 찢는다. 즉, 리링 식의 해체적 독법으로 읽은 『논어』의 통시적 재구성이다. 제2부 ‘『논어』 옆에서 옆으로 찢기’는 ‘사상’ 편이다. 공자의 말과 제자들의 입으로 전해진 말을 최종적으로 귀납해서 공자의 핵심사유를 소개하고, 벼슬을 찾아 돌아다닌 공자의 경험을 통해 내면 깊숙한 곳의 모순을 들여다보았다.



제3부 ‘『논어』 성전으로서의 이미지 찢기’는 ‘공자가 성인이 된 역사적 과정’과 리링 교수의 전작 『집 잃은 개喪家狗』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해명, ‘『논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로 구성되었다. 특히 마지막 장 ‘논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서는 오늘날 공자의 가치가 결코 도덕선생, 정치가, 종교 지도자로서 지닌 가치가 아니라며, 세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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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고고학, 고문자학, 고문헌학 3고학의 대가

리링李零 교수가 들려주는, ‘있는 그대로의『논어』’



나의 연구는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 사회에 분 복고의 광풍을, 거의 미친 듯이 보이는

이 기이한 현상을 겨냥한 것이다. 나는 일찌감치 누군가 나와서 몇 마디라도 해야 했다고,

‘그것은 아니다’라는 한마디라도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_ 머리말



내가 ‘집 잃은 개’로 내 전작의 제목을 정한 것은 공자를 욕하기 위함도, 이를 나 자신에게

빗대기 위함도 아닌, 공자의 진짜 처지, 지식인이 종종 맞닥뜨리게 되는 처지를 설명하기 위함이었을 따름이다.

나는 그의 처지를 매우 동정한다. 그에게 정신이 있고 이상이 있었음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문제는 그 정신이 의탁할 곳, 이상이 실현될 곳이 없었다는 데 있다. 이는 사실에 대한 진술이지,

공자의 얼굴에 먹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_ ‘집 잃은 개’ 논란에 대하여, 472~473쪽



드디어 나왔다, 리링의 『논어』강의

고전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에 드디어 나와야 할 책이 나왔다. 고전의 맏형 『논어』를 제대로 맛있게, 통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읽어주는 책 『논어, 세 번 찢기』(원제: 論語縱橫讀)가 그것이다. 중국에서 2008년 출간된 이 책은 삼고학三古學(고고학, 고문헌학, 고문자학)의 대가로 새로운 고전읽기 문화를 이끌고 있는 리링李零(63세)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가 “훨씬 깊어졌다”라는 자부와 함께 세상에 내보낸 것이다. 번역은 베이징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어문화학과에 재직중인 황종원 교수가 맡아, 자유분방하게 구사된 옛 북경 사투리까지 섬세하게 고려하는 등 고심 끝에 결실을 맺었다.

2006년 발생해 그 후 몇 년간 지속되며 ‘문화적 사건’으로까지 기록된 ‘상가구喪家狗(집 잃은 개) 논쟁’ 상가구 논쟁이란? 지난 2006년 출간된 『상가구』(리링, 중화서국)를 둘러싸고 철학계 뿐만 아니라 전체 지식계가 벌인 논쟁. 공자를 “집 잃은 개”에 비유했다는 것을 포함해 『논어』의 주요 대목을 기존 학설과 다르게 해석한 이 책은 정통 유가학계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극한의 찬반투쟁이 잇따랐다. 저자 리링은 일체 대응을 안 하다가 2년 뒤에 펴낸 『논어, 세 번 찢다』를 통해 세간의 비판과 지지에 답했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했으며, 책은 읽지도 않고 인신공격하거나 자신의 입장만 되풀이하는 논쟁의 무익성을 지적했다. *‘상갓집 개’라는 말도 돌봐줄 주인을 잃어 돌아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는 점에서 뜻이 상통하지만 ‘상가구’의 정확한 번역은 ‘집을 잃어버린 개’이다. 이는 뜻을 펼치기 위해 열국을 주유했지만 이루지 못한 공자가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긍정한, 『논어』에 직접 등장하는 말이다.

이란 것이 있다. 1990년대의 ‘인문열(인문학논쟁)’ 이래 가장 많은 중국 인문학자들이 직간접적으로 뒤얽힌 이 ‘대논쟁’의 중심에는 리링 교수가 있었다. 그가 펴낸 『상가구』가 논쟁의 계기를 제공했는데, 이것은 결코 공자를 비판한 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공자와 『논어』를 매개로 하여 밀가루 반죽처럼 부풀어오른 시대정신, 알튀세르가 이데올로기라고 부른 그것을 찌른 일침이었다.

경직된 주자학에 반기를 든 17, 18세기의 이토 진사이伊藤仁齊와 정약용이 그랬듯, 이 책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새로운 문화이데올로기로 급부상하고 있는 ‘공자열 현상’에 날린 찬물 세례이다. 공자의 뜻과는 달리 성전화 된 『논어』를 해체하고, 오늘날의 시각에서 그 고의古意를 음미했고, 『논어』 읽기의 방법론부터 그 효과까지도 재구성한 문제작이다. 저자는 십여 년 전부터 『논어』를 매년 1회 두 학기에 걸쳐 학생들과 읽어왔는데, 『상가구』 출간 이후 공자가 걸어 다녔던 수천 킬로미터를 직접 답사한 자신의 인문지리적 경험과 융합시켜 이 골리앗의 중층 해체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것은 바로 공자연보 및 연관 인물들의 통시적인 계보학을 찢고, 철학적으로 공고화된 의미망을 찢고, 다양한 『논어』 성전화 시도의 허위성을 찢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저자는 원체가 춘추시대 백화문으로 쓰여진 이 대화록의 쫄깃쫄깃한 주고받기[問答] 미학을 되살려놓았고, 독자들에게는 청량감 가득한 ‘세속 논어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글항아리의 「리링 저작선」은 모험인가?

이 책은 글항아리 출판사가 펴내는 총4권으로 기획된 「리링 저작선」의 제1권 글항아리의 리링 저작선은 『논어, 세 번 찢다』를 제1권으로 하여 2012년까지 『병이사립兵以詐立-나의 손자 읽기』(제2권) 『상가구』(제3권) 『유일한 규칙唯一的規則』(제4권)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다. 리링에 대한 글항아리의 관심은 노승현 기획위원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시작되었는데, 이처럼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인물의 저작을 네 권이나, 그 가운데 두 권은 1천 페이지가 넘어가는 거질을 주저없이 펴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보다 리링이라는 저자의 특출함 때문이었다. 그를 통해 고전읽기의 시작과 끝을 맛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또 이를 통해 고전 읽기 문화가 아직 미성숙한 한국 독자들에게 참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을 세웠다. 그걸 몇가지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고전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리링 교수는 고고학 발굴에 참여하고 출토된 청동기 명문과 죽간을 해제하는 일로 청장년 시절을 통째로 바친 인물이다. 우리가 『논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상식은 기본적으로 조선시대의 산물이다. 조선시대의 논어 읽기는 이러한 고고학 발굴을 통한 사료비판과 잘못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물론 한국 학자들의 연구논문이나 학술서는 이러한 현대 고고학 발굴결과를 반영하고 있지만, 이것을 대중들에게 종합하여 소개해준 책은 여지껏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리링이라는 인물의 매력이다. 1948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네이멍구 등에서 7년 동안 노동활동을 하며 모진 고생을 했고, 1975년 학계에 진입한 후에도 필드에서 오랫동안 학문을 익혔으며, 그 결과 ‘원문의 달인’이 되었다. 특히 그의 손자孫子 주석은 ‘손자십일가주’를 뛰어넘는 업적으로 인정받는다. 이런 면모의 반대편에는 서양문헌에 대한 르네상스적 섭렵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중국 철학계의 고리타분한 코스워크를 밟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독서해온 독서가다. 이런 책읽기는 그에게 자유주의적 지식인의 정체성을 확립케 했으며, 그의 고전 읽기에도 십분 반영되고 있다. “삼고선생이라니, 케케묵은 것 아니냐?”는 선입견은 책을 읽는 순간 단숨에 불식된다. 고문헌학자이자 독서가로서의 고전 읽기! 이것이 또 하나의 리링의 차별화 포인트이다.

셋째, 객관성을 획득한 주관성이다. 리링은 고전을 읽어나갈 때 한 글자 한 글자 고증하고, 고증한 결과에 대한 판단과 주장을 펼친다. 여기서 ‘고증’은 객관성에 해당하고 ‘판단’은 주관성에 해당한다. 고증에 숨는 법이 없으며 장광설에 매몰되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들은 주석서로 믿고 읽을 수 있고, 주석서를 넘어 인문서로 읽고 음미할 수 있어 좋다.

넷째, 해체적 독법의 중요성이다. 한국의 인문학에서 그간 ‘해체’는 데리다적 의미의 포스트모던적 행위였다. 하지만 리링의 고전 해체는 그런 맥락과는 무관하다. 물론 특정 고전의 공고화된 랑그 체제를 무너뜨리는 붕괴 전략은 존재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실용적인 의미에서 ‘독서의 유용성’을 위한 해체이다. 리링은 말한다. “공자의 사상은 체계적이지만 『논어』는 체계적이지 않다”라고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논어』를 읽고 그 안에 들어있는 공자의 사상을 하나의 지식으로 축적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하나하나 해체해서 재배열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나의 말로 논할 수[論語]’ 있다. 또한 리링은 “『논어』는 경經이 아니고 자서子書(제자백가서)”이며 “논어는 엘리트를 위해 쓰여진 책”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논어를 읽기 위해 그것의 장르와 독자대상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의 구성과 핵심 내용

제1부 ‘『논어』위에서 아래로 찢기’는 ‘인물’ 편이다. 총 8개장으로 이뤄진 인물 편은 논어를 위에서 아래로 찢는다. 즉, 리링 식의 해체적 독법으로 읽은 『논어』의 통시적 재구성이다. 공자라는 역사인물의 내력부터 그가 속했던 시공간, 공자 문하의 제자들, 『논어』에 등장하는 옛 성현과 당시의 정치가와 은자들의 면모를 시대순으로 고증하면서 기존의 잘못 알려진 것들, 왜곡된 이미지가 무엇인지 따져 묻는다. 특히 「서론-나의 논어 독법」은 리링 교수만의 논어 읽기 방법 10가지가 소개되어 있다. 여기서 그는 『논어』의 원래 장르가 무엇인지, 어떤 독자를 대상으로 펴낸 책인지 등을 밝혔고, 『논어』를 읽을 때의 주의사항, 금기사항, 참고할만한 서적 등에 대해 조목조목 들려준다. 이것은 분명 토론거리이며 그를 통해 우리시대 『논어』 읽기의 가장 기초적인 표지석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그 가운데 몇가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자서이니 자서로 읽으라’는 말은 『논어』를 읽을 때 편안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것은 공자 문하에서 남긴 대화록으로 일부분은 선생님의 말이고, 일부분은 학생들의 말이다. 우리가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들의 한담을 듣는 것으로 꼭 정식 경전으로 볼 것만도 아니고 부들부들 떨 만큼 감동적인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공자와 학생들의 한담을, 춘추 말기 당시의 백화白話로 된 한담을, 당시 사람들이 아무리 공자를 크게 숭배했다손 치더라도 경전으로 삼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 리링의 생각이다. ‘『논어』는 엘리트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즉, 이 책은 귀족의 자제 혹은 몰락한 귀족 자제들 가운데 뜻을 품은 자들을 위한 것이지 일반 백성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외에 그는 ‘길고 두서가 없으니 인내심을 갖고 읽어라’ ‘어록체이니, 흐트러뜨려 읽어라’ ‘연대에 따라 종縱으로 읽어 156명의 등장인물과 그 배경을 이해하고, 인의효우충신관서공경 등 개념들을 엮어 횡橫으로 읽음으로써 단서들을 채록하고, 약간의 심리적인 분석도 하라’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은 제쳐놓아라’ 등이 있다. 또한 『논어』를 읽을 때 참고할 책으로 『논어정씨주』(정현 주), 『논어집해』(하안 집해), 『논어집주』(주희)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출토문헌의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곽점 초간의 13종의 유가 전적 가운데 3종의 어총이 매우 중요하고, ‘상하이박물관 초나라 죽간’에도 『논어』의 많은 인물이 언급되어 있어 중요하고, 팔각랑 한나라 죽간도 중요한데 여기엔 한 선제 때의 『논어』 결본 등이 있다고 했다.



제2부 ‘『논어』 옆에서 옆으로 찢기’는 ‘사상’ 편이다. 공자의 말과 제자들의 입으로 전해진 말을 최종적으로 귀납해서 공자의 핵심사유를 소개하고, 벼슬을 찾아 돌아다닌 공자의 경험을 통해 내면 깊숙한 곳의 모순을 들여다보았다. 그를 위해 저자는 9장 ‘주공을 향한 꿈’ ‘ 천명과 인성’에서 공자의 기본 세계관을 짚어보았고, 그가 추구한 핵심사유를 ‘성인聖人과 인자仁者’ ‘군자와 소인’으로 개괄한 뒤, 이를 세부적으로 ‘10대 덕’과 이를 구현하는 ‘예제’로 나누어 상술했다. 그런 다음 다시 공자 개인에게로 돌아와 ‘공자가 읽었던 책’ ‘공자가 배웠을 만한 스승’을 살펴본 뒤, 그가 노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상황, 15년의 외유가 남긴 ‘정치적 번뇌’를 통해서 선천적으로 정치에 민감했던 한 지식인의 내면의 무늬를 읽어냈다.

우리는 이 장을 통해 공자의 사상을 훨씬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공자의 인물품평 기준이다. 공자는 인물을 품평할 때 도덕과 지적 능력으로 나눠서 살펴보았다. 도덕에 따라 나누면 성인, 인자, 군자, 소인 등 넷으로 나뉜다. 지적 능력에 따라 나누면 ‘가장 지혜로운 사람[上智]’, ‘중간 정도의 지혜를 가진 사람[中人]’, ‘가장 어리석은 사람[下愚]’ 등으로 나뉜다. 리링은 공자는 주로 ‘도덕’을 기준 삼아 사람을 군자와 소인으로 구분했다며 이를 14가지로 다시 세분해서 살핀다. 14가지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는 데 비해,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이다.

특히 저자는 공자의 계급적인 입장과 역사관을 살펴보았는데 “공자의 사상은 귀족 중심적”이라는 것, 현재의 귀족이 아니라 앞선 세대를 살았던, 법도를 갖추고 예의를 알았던 귀족들의 삶을 부러워했다는 점을 말했다. “우리는 공자가 출신을 중시하지 않고, 노동인민을 인정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사실상 진정으로 공자를 이해한다면 그가 귀족들보다 더 귀족적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224쪽)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제3부 ‘『논어』 성전으로서의 이미지 찢기’는 ‘공자가 성인이 된 역사적 과정’과 리링 교수의 전작 『집 잃은 개喪家狗』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해명, ‘『논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로 구성되었다. 특히 마지막 장 ‘논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서는 오늘날 공자의 가치가 결코 도덕선생, 정치가, 종교 지도자로서 지닌 가치가 아니라며, 세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하나는 공자는 학식이 가장 깊은 사람이었다는 것, 둘째는 공자가 뛰어난 사회평론가였다는 것, 셋째는 백가쟁명의 시대를 연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리링 교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자의 열 마디 말’도 소개했다. “군자는 단결하되 당파를 만들지 않으며, 소인은 당파를 만들되 단결하지 않는다”(「위정」), “마을 사람 중에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미워하는 것만 못하다”(「자로」) 등이 포함된 이 10문장은 모두 ‘지식인을 겨냥한 말’들이다. 리링은 말한다.



“공자는 허위에 반대했는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공자는 남과 함께 선을 행하고, 될 수 있는 한 남을 이해하며, 남에 대한 편견이 생겨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공자는 향원鄕愿(수령을 속이고 양민을 괴롭히던 촌락의 토호)에 반대하고, 좋고 나쁨이 여론에 좌우되는 것에 반대했는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공자는 패거리를 짓는 것에 반대했는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공자는 아부하지 않고 홀로 설 것을 강조했는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495쪽)



리링 『논어』 읽기의 새로움과 즐거움



1. 공자는 복고파이지만 오래된 것을 좋아한 것은 아니다

공자는 옛것을 회복하려고 했지만, 그가 꼭 집어서 회복하고자 했던 것은 하나라나 상나라가 아니다. 그는 두 나라를 공경하되 멀리했으며, 다락에 넣어놓고 사용하지 않았다. 그가 회복코자 한 것은 주공周公의 나라였다. 주공은 노나라의 조상이며 서주西周를 만든 이다. 공자가 서주를 좋아한 것은 그것의 문명화된 정도가 높아, 문화적 수준이 높고 군자의 냄새가 진하게 났기 때문이다. 공자에게 서주는 오래된 과거가 아니라 가까운 과거였다. 고대가 아니라 근대였다.



2. 공자 사상은 ‘천인합일天人合一’이 아니다

전국시대부터 진한시대에 이르기까지 옛사람들이 가장 즐겨 말했던 것은 ‘하늘과 사람의 합일’이 아니라 ‘하늘과 사람의 구분’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둘의 ‘관계’이다. 천인합일을 강조한 것은 장재張載(장횡거)를 비롯한 송나라 이후의 일이다. 리링은 최근 20년 동안 천인합일 사상이 동양 고유의 것이라며 서구근대에 맞서는 녹색-평화사상으로 거듭난 일을 개탄한다. 모든 일들이 중국은 천인합일, 서양은 천인분열이라고 했지만 리링은 오히려 서구가 천인합일에 가깝고 동양은, 공자가 속했던 시대는 “땅의 백성과 하늘의 신이 통하는 것을 끊어버린” 시대라고 강조한다. 즉, 공자의 사상은 천인분열의 시각에서 읽어야지 천인합일의 시각에서 읽으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



3. 여성관념 등 ‘공자의 생각’을 미화하려는 무익한 시도

공자가 내린 소인의 정의에는 계급적 편견이 담겨있다는 게 리링의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그의 여성에 대한 관점에도 성적 차별 관념이 담겨 있다. 공자는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가 어렵다. 가까이하면 불손해지고 멀리하면 원망한다”라고 하여 수많은 여성들에게 그다지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공자가 여성들을 한군데에 모아 그 전체를 소인과 동류라고 한 것, 이것은 『논어』에 명명백백히 쓰여 있는 말이다. 그런데 학자들은 공자의 말씀이 공자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해 이 걸림돌을 제거하려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논어』에 나오는 ‘여자女子’라는 단어를 ‘여자汝子’(아랫사람을 부르는 말)로 읽거나 ‘사내아이 종竪子’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소인小人’을 어린아이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곡해는 헛수고가 될 뿐이며, 강변은 무익할 따름이다. (308~309쪽)



4. 역사에서 공자를 떠받든 세가지 방식

리링은 말한다. “역사적으로 공자를 떠받드는 방법은 세가지였다. 첫째는 정치적 정통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는 한나라 유자들이 취한 방법이었다. 둘째는 도통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는 송나라 유자들이 취한 방법이었다. 셋째는 유학을 종교로 삼는 것으로, 이는 근대 이후 기독교의 자극을 받아 형성된 구세救世설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는 모두 이데올로기로 공자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공자를 해치는 짓이다.”(34쪽) 리링은 이와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간다. 공자를 정치화하고 도덕화하고 종교화하는 것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는 “백성을 우매하게 만드는 자는 그 자신이 반드시 백성을 위해 우매해진다”고 강조한다.



5. 성인聖人은 죽은 사람이고 제왕이다

공자는 성인을 피라미드의 가장 상위 클래스로 보았다. 공자가 살아생전에 성인이 되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자가 인정한 성인은 모두 이미 죽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자는 성인은 반드시 최고 권력자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기 몸을 바르게 닦아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바로 성인의 역할인데 권력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대의 신하들은 그런 힘이 없었다. 그들은 왕에 예속된 인물이며, 신하의 어원도 따지고 보면 ‘노예’에서 뻗어 나왔다. 그런고로 성인=죽은 제왕이다. 살아있는 왕은 성인이 될 수 없다. 공자는 자신이 성인은커녕 인자仁者도 아니며 군자君子도 못된다고 보았다. 공자는 자신을 “배워도 늘 모자라고, 가르치는 데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인정했을 뿐이다. 리링은 이처럼 공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6. 서恕는 ‘너그러이 용서한다’가 아니다

리링은 옛사람들이 말한, 공자가 강조한 ‘서恕’라는 것이 너그러이 용서한다는 뜻이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자가 말한 ‘서’는 이 마음으로 저 마음을 바꾸어 헤아리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한다”는 뜻의 ‘인仁’과 대등한 관계에 놓이는 개념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고, 이 마음으로 저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동일선상의 마음의 운용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것이 바로 “등치되는 것으로 원한을 갚고 덕으로 덕을 갚는”(「헌문」)다는 『논어』의 구절이다. 이는 사실 원한으로 원한을 갚는다는 말이다. 공자는 결코 ‘덕으로 원한을 갚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 말은 『노자』와 관련 있다는 게 리링의 생각이다. 즉, ‘서恕’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야 “모든 것을 용서할 수는 없다”는 공자의 생각을 제대로 알 수 있다.



7. 공자의 禮‘ - 조화’ 이전에 ‘구별’을 중시했고, 번다함을 싫어했다

공자가 말하는 예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구별別’이다. 조화는 구별의 기초 위에서 추구되는 것이다. 공자의 인仁 또한 그 사랑에는 차등이 존재한다. 그것은 평등이나 박애가 아니다. 유가는 예를 높이는데, 예란 필연적으로 번잡스러워진다. 하지만 정작 공자는 번잡한 예에 반대했다. 그가 즐겨한 한마디는 “글을 널리 배우고 예로 요약하라”는 것이다. 이 말이 『논어』에 세차례 나온다고 리링은 강조한다. 공자는 독서는 ‘넓게’ 해야 하지만 예를 익히는 것은 ‘요약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예에 관한 문제에서 그는 ‘넓지만 요약됨이 부족한 것’에 반대했다.



8. 공자의 스승은 누구일까

리링은 공자가 특정한 누구에게 배우지는 않았다고 본다. 다만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공자에게 음악을 가르친 악사樂士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양자는 그의 선생님이었다. 공자는 평생동안 음악을 벗했고, 음악을 배우려고 노력했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직접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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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제사題詞

머리말



서론-『논어』 독법



제1부 『논어』 위에서 아래로 찢기(인물편)

1장 공자에게 다가가기

2장 공자의 이미지

3장 공자의 ‘조국’과 ‘부모의 나라’

4장 7세의 자술自述

5장 70제자

6장 공자 문하 13명의 현자

7장 공자의 인물 품평(상): 옛 성현 및 그 외의 인물

8장 공자의 인물 품평(하): 당시의 정치가 및 은자들



제2부 『논어』 옆에서 옆으로 찢기(사상편)

9장 주공을 향한 꿈

10장 천명과 인성

11장 성인과 인한 사람

12장 군자와 소인

13장 공자, 덕을 논하다

14장 공자, 예를 논하다

15장 공자는 무슨 책들을 읽었을까

16장 공자는 어떤 곳들을 가보았을까

17장 공자의 정치적 번뇌



3부 『논어』 성전聖典으로서의 이미지 찢기

18장 공자는 어떻게 성인이 되었을까

19장 ‘집 잃은 개’ 논란에 대하여

20장 『논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주註

『논어』 원문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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