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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소년
달과 소년
저자 : 지미 리아오
출판사 : 리틀빅
출판년 : 2016
ISBN : 9788996946182

책소개

세상에 하나뿐인 달, 홀로 외로움을 품은 소년. 이 둘이 함께한 가슴 따뜻한 여행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지미 리아오의 대표작 『달과 소년』의 개정판. 2001년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던 이 책이 15년이 지나 2016년, 새로운 번역과 새로운 판형, 새로운 표지로 다시 출간되었다. 지미 리아오의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 열풍을 일으키며 영국 ? 미국 ?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 수출되었고, 현재 전 세계 많은 이의 사랑을 얻고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달과 소년]은 그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독자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된 작품이다. 작가가 나지막이 전하는 이야기를 따라 한 장 한 장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급변하는 세상을 살고 있는 고독한 우리의 일상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지, 잊지 말아야 할 게 무엇일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대만 ‘국민작가’ 지미 리아오의 대표작, 새롭게 출간되다!

『허그』,『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별이 빛나는 밤』, 『미소 짓는 물고기』등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로 잘 알려진 지미 리아오(Jimmy Liao). 그는 소박하고도 천진한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열풍을 불러일으킨 작가다. 동양의 ‘장 자크 상뻬’라 불릴 만큼 대만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소개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그의 인지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다. 어쩌면 그가 너무 빨리 우리에게 찾아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대만 여행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처럼 인기를 끌면서 대만에서 ‘지미 리아오’라는 존재의 위상을 알아가는 젊은이들이 늘어감과 동시에 그의 그림과 글이 전하는 고독과 외로움의 메시지, 따뜻한 사랑과 위로에 공감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의 속도에 맞춰가느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마저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들. 바로 지금 여기에 살아가는 우리를 마음 깊이 위로해주고 다독여줄 수 있는 따스한 그림과 글이 바로 지미 리아오의 작품이다. 『달과 소년』이 처음 국내에서 출간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오히려 2016년 지금 우리의 삶에 더욱 절실히 와 닿을 것이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장들과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채의 조합

그렇다고 해서 마냥 달콤한 책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지미 리아오는 외로움과 고독을 이야기하는 작가다. 누구나 알다시피 인생의 중요한 가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림책을 쓰는 작가라면 그중에서도 ‘행복’이나 ‘즐거움’에 집중할 수도 있을 텐데, 지미 리아오는 쓸쓸하고 서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작가는 그들을 무작정 위로하지도, 무관심하게 바라보지도 않는다. 말없이 온화한 시선을 머금은 채 그들의 삶을 가까이 바라보면서 조용히 손길을 건네는 셈이다. 괜찮아, 괜찮아, 하고 말이다. 전면에 ‘힐링’이나 ‘위로’를 드러내지 않기에, 작가의 진심은 독자에게 서서히 파고들며 쉽게 잊히지 않는 진한 감동을 전한다.
『달과 소년』에는 부모님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학교생활도 잘하지 못하는 여리고 외로운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이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달’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달 역시 ‘혼자’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달이 없어진 당시에 사람들은 온통 야단법석이었지만 곧 노랗게 빛나는 달의 대체품이 줄줄이 생산된다. 일상은 다시 안정을 찾고, 가짜 달은 금세 사람들의 흥미를 잃고 만다. 오직 소년만이 ‘진짜 달’의 존재를 알고 마치 어린아이를 보살펴주듯 달을 돌본다. 달은 소년의 집에 머물며 아주 특별한 우정을 만들어간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고, 달은 소년을 통해 자신만의 빛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러는 사이 소년이 다니는 학교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고, 소년의 부모는 차갑고 무관심한 태도를 일관하는데……. 어느새 달은 훌쩍 자라 더는 소년의 집에 머무를 수 없게 되고, 달과 소년은 헤어짐을 눈앞에 마주하는데! 달과 소년의 특별한 시간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

《달과 소년(The Moon Forgets)》
가장 외로운 순간, 가장 따듯한 동행

집에서 요양하던 시절, 나는 매주 월, 수, 금 저녁이면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단전호흡을 연습했다. 그것이 당시 내가 했던 유일한 외출이었다. 학교는 사방이 온통 오래된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어서 시야가 제한적이었다. 여름이 아니고서는 저녁 시간에 운동장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밝게 빛나는 달이 언제나 함께할 뿐이었다.
1999년 그해, 나는 내 건강에 대해 굉장히 염려하고 있었다. 단전호흡을 연습하는 밤이면 나는 고개를 들어 달을 보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맑은 날에는 달빛이 밝게 빛났고 흐린 날에는 달빛이 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듯 했다. 달은 어떤 날은 황금빛이었고 어떤 날은 회색빛으로 보였다.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왠지 달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그동안 함께해준 달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세 권을 책이 출판되고 나서 친구들은 모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책은 외로운 여자아이에 관한 이야기였고, 두 번째 책은 외로운 중년 남자와 그의 물고기 이야기였고, 세 번째 책은 외로운 두 남녀가 서로 오른쪽, 왼쪽으로 엇갈리는 이야기였잖아. 이제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 말고 재미있는 써보면 어떨까?”
나는 그들의 말대로 이번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단전호흡을 연습하는 밤이면 달을 보면서 이야기를 생각했다.
어느 날 달이 하늘에서 떨어져 소년과 만나고 공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이야기는 어떨까? 나는 달과 소년이 만나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당시 주변에서 두 가지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인생에서 죽음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니 살면서 천천히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죽음은 스위치를 눌러 전등을 끄는 것처럼 너무 쉽게 찾아오기도 했다.
한때 광고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는 오후 쉬는 시간에 아무 말도 없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내와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남겨둔 채… 또 다른 친구의 남편은 베이징에 출장을 갔다가 돌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그에게도 아직 어린 아들 둘이 있었다.
이들의 비보를 전해 듣고 남겨진 가족들에게 차마 전화를 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을 대면할 자신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아빠를 잃은 아이들을 어떤 말로 위로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이 두 사건을 겪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쓰고 있던 이야기를 조금씩 수정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달과 소년》은 처음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즐거운 이야기에서 한 소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다소 슬픈 이야기로 변한 것이다. 한 중년 남자가 발을 헛디뎌 높은 건물에서 떨어졌다. 그 순간 하늘과 땅이 빙빙 돌고, 세상이 고장이라도 난 듯 달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보이던 것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
여름 바람에 흔적도 없이 다 사라졌다.

기억하던 것이 더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가지 그림자만 어렴풋이 남았을 뿐이다.

한 부모 가정에 살고 있는 한 소년은 숲 속 연못에서 작은 공을 하나 발견한다. 아이는 그 공을 집으로 가져와 애완동물을 돌보듯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말을 걸기도 하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들은 우연히 서로를 만나 어두운 생명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빛을 불어 넣어주었다.

타이페이에 한 번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도시 전체가 칠흑 같은 어둠에 뒤덮인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의 경험을 이야기에 담았다. 정전이 발생한 날 밤 소년은 달과 함께 신비롭고 고요한 시간을 보냈다. 비록 둘뿐이었지만 마음은 따듯했다.

세상의 모든 불이 꺼진 밤에 달과 소년은 옥상에 올라가 캄캄한 세상을 감상했다.

《달과 소년》의 후반부는 소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소년의 친구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선생님은 더 이상 학교에 달을 데려오지 말라고 요구했다. 설상가상으로 엄마와 아빠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미소 짓는 물고기》에서 주인공이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줬을 때 감정의 해방을 느끼는 것처럼 《달과 소년》에서 소년은 달을 다시 하늘로 보내주려고 했다. 소년은 검정색 코스튬을 입고 달을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데려가 기억을 되찾도록 도와줬다. 덕분에 사람들은 달이 다시 나왔다고 믿었다. 달은 하늘로 돌아갔고 아쉬워하던 소년은 달을 위해 우산을 받쳐주었다.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었다. 소년이 슬픈 목소리로 물었다.
“너 아직도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싶니?”
달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은 달을 위해 우산을 펼쳤다.
토도독 토도독 경쾌한 빗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달과 소년》이 세상에 나온 시기는 921 대지진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때였다. 그래서 이 작품은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사람들을 위로했다. 많은 독자들이 지미 리아오의 작품들 중 《달과 소년》을 가장 좋아한다고 꼽았다. 특히 청소년 독자들이 많았다. 아마도 《달과 소년》이 외로운 젊은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독자들의 감상평을 읽으면서 나 역시 많은 큰 감동을 받았다. 사람들은 《달과 소년》에 대해 저마다 해석을 했고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때와는 달리 훨씬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독자들 중에는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한 이들도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달과 소년》의 글과 그림은 가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멀리 있는 것 같기도 한두 갈래의 길 같다. 때로는 같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둘 사이에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지금까지 내 작품들에는 모두 이러한 특징이 조금씩 나타나기는 했지만 《달과 소년》에서처럼 글과 그림 각자의 생명이 뚜렷하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
또 한 가지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앞, 뒤 부분에서 호응을 이루는 문구들이다. 첫 번째와 마지막 페이지, 두 번째와 뒤에서 두 번째 페이지 등이 그렇다. 이러한 설정은 달과 소년 이외에 또 다른 이야기로 인도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뇌진탕에 걸린 남자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달과 함께 모든 것을 잊은 것처럼 지낸다. 그러면서 그는 점점 회복한다. 달을 집에 안 계시는 아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져 아이에게 따듯함을 알게 해주는 그런 존재… 왜 달과 소년의 이야기 외에 또 다른 이야기를 넣으려고 했는지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들다. 아마도 내가 위로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내 작품은 나라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비평을 듣기도 했다. 사람들은 《미소 짓는 물고기》의 주인공이 외국인처럼 보이고,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의 배경도 외국의 한 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달과 소년》에서는 일부러 정전된 날 밤을 그린 그림에 관두대교를 그려 넣었다. 그 밖에도 이 이야기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일들을 소재로 삼았는데 환경보호, 뭐든 쉽게 싫증내는 아이들, 미디어의 역할, 한 부모 가정 등이 그것이다.
대체적으로 《달과 소년》의 창작 과정은 순조로웠다. 그럼에도 나는 이 작품에 특별한 애착이 생겼다.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에 가져다주러 갈 때 이제 소년과 영영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아쉬웠다.
이 책의 첫 번째 페이지에는 문이 조금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밝은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달은 모든 아이들 곁에 찾아갔었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달과 홀로 외로움을 품은 소년
이 둘이 함께하는 가슴 따뜻한 여행...

보이지 않던 것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여름 바람을 타고 수풀과 나뭇가지들이 춤을 춘다.

기억나지 않던 것이 다시 기억나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지나가고 따스한 달빛이 창가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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