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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
저자 : 노다 마사아키
출판사 : 펜타그램
출판년 : 2015
ISBN : 9788997975068

책소개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는가?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는 520명이 사망,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일본항공 추락사고, 수학여행 중이던 수십 명의 일본 학생들이 희생당한 상하이 열차사고 등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이다.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이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응과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소중한 경험과 조언들이 밀도 있게 담겨 있다.

전반부는 슬픔에 빠진 유족의 심리 상태에 대한 분석과 그 치유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감동적으로 서술한다. 저자는 쇼크, 부정, 분노, 우울, 용서와 수용, 재출발이라는 슬픔의 시간학을 통해 유족 한 명 한 명의 눈물을 누비는 실과 같은 마음의 위기관리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후반부는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의 개선과 잘못된 시스템,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일본 사회와 문화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은 어떻게 치유되는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슬픔의 치유학

520명이 사망,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일본항공(JAL) 추락 사고, 수학여행 중이던 수십 명의 일본 학생들이 희생당한 상하이 열차사고 등 수많은 대형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상실한 유족들의 슬픔과 극복 과정을 기록한 논픽션.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가 7년간에 걸쳐 수십 명에 이르는 유족들의 인터뷰와 상담 치료를 통해 길어 올린 슬픔의 치유학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위험 사회이다. 특히 대형 사고는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사회적 산물이다. 이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돌연한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유족들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준비는 절실하다.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과제이자 심리적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대형 참사 유족들의 슬픔의 성격, 고통의 크기, 그들이 겪어 가야 할 상(喪)의 과정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에는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응과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소중한 경험과 조언들이 밀도 있게 담겨져 있다.

죽음의 의미를 사회적 의미로 재창조해야 슬픔은 극복된다
이 책의 전반부는 슬픔에 빠진 유족의 심리 상태에 대한 분석과 그 치유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감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유족들은 왜 그렇게 시신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가? 잘못된 보상의 과정은 어떤 아픔을 안겨 주는가? ‘유족의 시간’과 ‘관계자의 시간’은 어떻게 다르게 흐르는가? 급성 슬픔은 어떤 정신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가? 저자는 쇼크, 부정, 분노, 우울, 용서와 수용, 재출발이라는 슬픔의 시간학을 통해 유족 한 명 한 명의 눈물을 누비는 실과 같은 마음의 위기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후반부는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의 개선과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 할애하고 있다. 죽음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투쟁한 유족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상(喪)의 비즈니스 선두 집단 언론 매체에 대한 비판, 일본 유족회 성장의 역사,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가해자와 희생자가 뒤바뀐 관 주도 합동 위령제의 문제점 등을 통해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일본 사회와 문화를 통렬히 비판한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
슬픔의 연구, 유족에 대한 사회적 심리 치료 지원이 시작됐다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은 개인적 차원의 심리 처방으로는 치유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간 사건 그 자체의 사회적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희생자의 죽음의 이유를 사회적 의미로 확장시켜 헛되지 않은 죽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적 상(喪)의 과정에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은 치유될 수 있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 슬픔의 연구, 유족에 대한 사회적 심리 치료 지원이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상실의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유족에게 추천하는 책, 유족들의 주변 사람들과 관계자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에서 상실의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유족에게 추천하는 책

연이어 일어나는 대형 사고나 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일본에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암에 걸린 남편이나 아내를 돌보다 보낸 사람들, 가족의 자살로 슬픔의 구렁텅이에 빠진 유족처럼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의 주요 독자이다. 나아가 슬픔에 빠져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상태의 기복을 보여 주는 유족 주변 사람들, 유족과 관계를 맺으며 보살피는 업무를 해야 하는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도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다. 일본에서도 유족의 슬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제14회 고단샤 논픽션상 수상작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전문적인 식견과 극심한 고통을 극복해 가는 여러 유형의 유족들 이야기가 문학적으로 잘 결합되어 있다. 남편을 잃은 아내,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 자식을 상실한 부모, 형제와 부모를 잃어버린 자녀, 가족을 모두 빼앗긴 노년이 겪는 절절한 슬픔과 그 슬픔을 넘어서기 위한 살아남은 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정신의학적 내용을 담았음에도 문학성을 인정받은 역작이다. 논픽션이라는 대중적인 형식으로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한 사람들도 쉽게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이와나미 현대문고에 수록 재발간
공교롭게도 이 책이 일본에서 재발간된 날짜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4월 16일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대형 참사로 인한 슬픔의 치유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었다. 그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이 책이 재발간된 것이다. 이 책은 슬픔의 사회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 개인의 트라우마, 내면의 순전한 심리 차원이 아닌 죽음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그 슬픔은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 슬픔이기에 슬픔의 극복 또한 사회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대형 참사와 남겨진 유족의 슬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많지 않은 한국 사회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유족을 파괴하는 ‘죽음의 독침’은
죽어간 자들의 ‘억울한 희생’을
‘사회적 의미’로 재창조할 때 제거할 수 있다!

‘죽은 사람을 죽이는 상(喪)의 작업’-시신을 되찾기 위한 유족의 투쟁
유족에게 시신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현대의 대형 참사에서 유족의 절망과 슬픔은 공교롭게도 시신을 찾는 투쟁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일본 역시 수많은 대형 참사들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지만 유족이 겪는 절망과 슬픔의 성질에 대한 이해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몰이해에 기반한 잘못된 사회 시스템에 의해 대형 참사로 찢어진 유족의 마음은 한 번 더 상처를 받을 뿐 아니라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되풀이해서 받는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그 최초의 대척점이 시신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태도이다.

유족에게 시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는 “그와 같은 무참한 사체는 유족에게 보여 줘선 안된다”라고 말한다. 사회와 기업은 가능한 한 빨리 시체를 정리하고 장례를 신속히 진행해 아픔을 덮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할 뿐이다. 그러나 시신은 유족에게 있어 돌연사한 억울한 죽음이 주는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다. 시신 확인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을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되돌려서 한 번 더 죽음의 과정을 걸어가는 치유의 길이다.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죽음에 대하여≫란 저서에서 ‘죽음의 독침은 죄이다’라고 말한다. 즉 돌연한 죽음은 살아남은 사람에게 죄의식을 남긴다. ‘나는 무엇을 해 줬나’하는 자책과 자기비난이 유족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이 죄의식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독침이 되어 유족의 마음과 육체를 파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자는 유족들이 갖는 가장 강한 자기 비난에는 ‘나는 시신을 찾아 시신을 품에 안고 최선을 다해서 장례를 치렀나’하는 물음이 있다고 한다. 충분히 간호를 한 가족이 서서히 죽었을 때에 큰 자책감 없이 비교적 쉽게 정신적으로 안정되는 것과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 특히 항공기 추락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처럼 시신이 처참하게 망가지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죽어 가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았기 때문에 유족은 참사 이후 다시 죽음의 과정을 천천히 밟아 나가야 한다. 죽어 가던 시간을 공유할 수 없었던 대신 시신을 되찾는 행위를 통하여 죽은 사람을 천천히 죽게 할 수 있다. 그것은 사고사, 돌연사에 대한 최소한의 복수이며 억울하게 돌연사한 사람에게 죽음으로 천천히 다가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작업이다. 즉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은 ‘죽은 사람을 죽이는’ 상(喪)의 작업의 하나이다. 시신 확인은 슬픔의 치유 과정인 것이다. 유족이 시신을 직접 대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확인하고 받아들여 이후 서서히 현실감을 되찾아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돌연한 죽음이 초래하는 ‘죽음의 독침’으로부터 유족이 조금이라도 빨리 치유되기 위해서는 직접 가족의 시신을 확인해야 한다.

저자는 죽은 가족의 시신을 발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함으로써 죽음의 독침을 제거하고 마음이 치유된 사례, 주변의 만류와 당국의 비협조로 시신을 직접 확인하지 못해 통한을 마음에 담고 집요한 자기 비난으로 세월을 보내는 사례를 비교한다. 시신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유족들은 ‘사라졌을’뿐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마음의 병에 시달린다. 즉 망자를 떠나보내는 상(喪)의 과정을 제대로 치러내지 못한 것이다.
또한 평소에 죽은 벌레도 못 만지던 심약한 40대 주부가 일본 항공과 행정당국을 상대로 갈기갈기 찢겨진 남편의 시신 찾기 투쟁을 벌여 나가는 감동적인 모습을 전한다. 유체 확인에 법의학자를 참가시키게 하고, 일본항공 사장·운수성 등과 담판을 벌여 미확인 유체에 대한 화장을 연기시키고, 화장 전에 유체의 데이터를 유족 전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 과정을 통해 그녀는 쇼크 후의 부정, 분노, 우울, 용서와 수용이라는 슬픔의 일반적 단계를 급속하게 뛰어넘어 사회화의 단계로 나아간다. 그리고 슬픔의 치유는 물론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아름다운 상(喪)의 과정을 구현한다.

‘유족의 시간’과 ‘일상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ㅡ 슬픔의 시간학
520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항공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행정당국은 유족의 요구와 반발을 무시하고 합동 화장을 서둘러 진행하였다. 유족이 죽음을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사태 해결의 편의성, 효율성 등을 핑계로 일상의 시간 감각으로 사태를 처리한 것이다. 저자 노다 마사아키는 슬픔에 대한 이러한 폭력은 유족이 느끼는 ‘슬픔의 시간학’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대형 참사나 다양한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유족의 경우 제1단계 쇼크, 제2단계 사망 사실의 부인, 제3단계 분노, 제4단계 회상과 우울 상태, 제5단계 사별의 수용이라는 일반적인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슬픔의 사회화 과정을 몸소 실천한 유족의 경우 사회적 재출발이라는 아름다운 상(喪)의 과정을 완성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슬픔의 단계화는 일직선의 과정이 아니다. 이것은 수많은 슬픔에 대한 연구로부터 추출된 이념형에 불과하다. 이미 지나온 과정을 다시 밟아 오는 경우도 있고 단계의 지속 기간이나 강도도 동일하지 않다. 저자는 상의 단계, 유족이 느끼는 슬픔의 시간학에 얽매이지 말고 이런 단계들이 있구나 하는 이해를 통해 유족의 슬픔에 적절히 공감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각 단계별로 상세한 특징과 슬픔의 내용을 설명하고 주변 사람들이 유족을 대하는 지혜로운 방안을 제시한다.

사고 직후 1단계 쇼크에 빠진 유족의 경우 장례의 진행, 자신의 사회적 역할 때문에 때때로 과잉 평정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내면은 쇼크 상태란 것을 알고 주변 사람들은 따뜻하게 배려하는 것은 물론 이런저런 결정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제2단계 부정의 시기에는 유족에게 격려를 한다는 마음에서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짓 기대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 분노의 단계에서는 유족의 공격적인 언동과 화내는 것을 받아 줌으로써 분노를 밖으로 이끌어 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분노로부터 제4기 우울 상태로 이행하는 시기에는 자기 파괴 충동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의 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저자에 의하면 특히 보상 교섭은 제4기가 지나고 나서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보상 얘기를 하게 되면 유족은 고인을 돈과 교환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더욱 큰 죄책감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족이 겪는 슬픔의 시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현대 사회에는 잘못된 보상 교섭이 횡행하고 있고 이것이 유족의 분노나 우울증을 더 오래 지속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사고에 관여하는 사람들 즉 가해자, 경찰, 언론, 사회, 친족들이 유족이 겪어 나가야 할 상(喪)의 과정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족은 감정을 표출하고 주변에서는 받아 주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슬픔에도 나이가 있다 ㅡ 슬픔의 종류와 특징
저자에 의하면 대형 참사로 인한 급성 슬픔은 정신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명확한 증후군이다. 이런 슬픔의 증후군은 정상적인 증상과 병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다양한 신체적 고통, 살려 달라는 모습 등 죽은 이의 이미지로 마음이 채워지는 것, 죄책감, 인간관계에 대한 적의(敵意)감, 일상행동 장애 등은 지극히 정상적인 증상이다. 주의할 것은 병적인 슬픔이다.

병적인 증상은 슬픔이 가져다주는 극심한 고통을 피하려 하거나 슬픈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억제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병적인 슬픔 반응은 지연된 반응과 왜곡된 반응 두 가지로 나타난다. 올바르게 표출되지 못한 지연된 슬픔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다양한 계기로 나타나 유족을 괴롭힌다.
왜곡된 반응은 상실감 없이 지나치게 활동적인 모습, 고인의 마지막 병의 증상 답습, 궤양성 대장염·천식·관절염 등 심신증 질환, 사회적 고립, 특정인에 대한 적개심, 정신분열증 같은 모순된 감정과 행동, 다양한 자기 파괴 행위, 심한 초조함을 동반한 우울과 자살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중요한 점은 왜곡된 병적 증상도 적절한 대응과 유족의 슬픔에 대한 공감을 통해 정상적인 슬픔 반응으로 유도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유족들이 겪는 슬픔을 감동적으로 묘사하며 다양한 슬픔의 증상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낮에 죽은 이를 본 것으로 착각하는 백주몽,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평정을 가장하여 멀리서 바라보는 이인(離人) 체험, 사건의 전조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에 대한 근거 없는 죄의식인 역행성 회상, 죽은 이의 주의를 끌고 죽은 이와 고통을 공유하고자 하는 자기 파괴 충동, 슬픔의 지연 반응, 가장된 냉정을 보이는 과잉 각성 상태, 사물에 죽은 자를 투영하는 빙의 상태, 꿈속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상(喪)의 체험 등 극심한 고통이 수반하는 슬픔은 이처럼 다양하게 나타난다.

저자는 슬픔의 미세한 결에도 주목한다. 즉 남겨진 유족의 연령대에 따라 슬픔의 경험에도 차이가 있음을 설명한다. 노인의 슬픔은 메말라서 생명력이 부족하고 슬픔의 한탄이 길게 이어진다. 중장년층의 슬픔 속에는 깊은 절망이 숨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 때문에 충격적인 사태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야 하는 의무 속에 던져진다.
20대부터 30대 전반의 젊은 슬픔은 타오르듯 격렬하지만 거기에는 생명의 광채가 있다. 이처럼 저자는 남성과 여성, 중년과 초로, 배우자를 잃은 경우, 가족 전체를 잃은 경우, 부모를 잃은 아이 등 사례별 슬픔의 체험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유족들이 느끼는 슬픔의 본질에 다가가게 도와준다.

슬픔을 아이와 함께 나누어야 한다
슬픔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죽음을 애니미즘적으로 이해하는 어린아이와 달리 10살을 전후한 아이들은 이미 죽음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죽음을 숨겨서는 안 되며 또 숨길 수도 없다고 말한다. 죽음에 대해 아이에게 자연스런 태도를 취해야 아이가 받을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어린 시절에 경험한 강한 사별의 슬픔은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모습을 바꾸어 재현되는 ‘슬픔의 지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죽은 부모와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우울 상태로 재현하는 경우 등이다. 따라서 부모와 사별한 자녀들에 대해서는 나이에 따라 슬픔을 건강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충분한 배려를 해야 한다.

남편을 사고로 잃은 여성의 경우 타인으로부터 동정이나 손가락질을 받지 않기 위해 애쓰며 나아가서는 이전보다 강한 면모를 보이려고 한다. 마음의 상처에 강한 갑옷을 입히고 주변 사람과 사회에 과잉 방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에 대한 불안, 모자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 뒷손가락질 당하지 않게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강박 등이 어머니를 완고하게 만들고 아이와의 관계에 장애를 만든다.
그녀들은 남편을 잃은 아내와 아버지를 잃은 자녀로서 같은 수준의 슬픔을 공유할 수 있음에도 아이들을 상(喪)의 과정에서 상대해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 아이들도 동일한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도 그런 어머니의 영향으로 울지 못하고 착한 아이로 지내야만 한다.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표출하지 못하고 위장된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남편을 대형 참사로 잃은 여성들의 사례 분석을 통해 아이와 함께 상(喪)의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의 중요성, 즉 슬픔을 함께 체험해 가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아이와 함께 울어야 하며 자녀를 삶의 동반자로 대하라고 조언한다. 대화를 반복해 가며 아이와 아픔을 함께 공유해 가는 것이 부모와 자녀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여 가는 자연스런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도 살아남은 배우자는 자신의 분노를 충분히 표출해야 한다. 분노의 내상은 마음을 완고하게 만들어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담을 쌓게 만든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이 경우 아이들의 정상적인 상(喪)의 과정을 늦출 뿐 아니라 나중에 이별이라는 것에 대해 비정상적인 민감성을 갖게 만든다.

사회가 유족의 슬픔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사고 ‘후’의 환경 개선뿐이다
ㅡ 일본 유족회 성장의 역사

대형 참사로 인한 상(喪)의 과정에서 유족이 체험하는 슬픔의 강도는 남은 유족이 누구인지, 죽은 사람이 누구인지, 죽음의 상황, 사고 후의 환경이라는 네 가지 변수로 구성된다. 저자는 이 네 가지 변수의 조합에 따라 슬픔의 질과 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세히 설명하며 상의 과정에 대한 심화된 인식을 도와준다.

첫째 유족이라는 변수는 남은 사람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제1유족이 1명인지 2명인지, 사회적 역할, 개인의 성격, 몸의 상태 등이다. 특히 자녀를 잃은 부부의 경우 둘 중 한쪽이 극심한 슬픔을 표출하면 다른 한쪽이 간호하는 역할을 하는 상보적 관계에 있을 수 있다. 또는 한 명이 가해자에 대한 공격과 사회적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면 나머지 한 명은 그것을 따라 가는 역할을 한다. 이 조합은 밖에서 보면 보조가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자녀의 상(喪)의 과정을 부부가 따로따로 체험하는 경우로 주의를 요한다.
두 번째 변수는 사고로 죽은 가족이 남편인지 아내인지, 결혼 초기인지, 부부 사이는 어땠는지, 죽은 자녀가 사춘기인지 성인인지, 자녀를 모두 잃었는지 살아 있는 자녀가 있는지 등이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슬픔의 강도와 내용이 다르기에 유족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이해가 쉽지 않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슬픔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세 번째 변수인 죽음의 상황은 천재인지 인재인지, 사고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가해자가 개인인지 조직인지, 조직인 경우 그 규모는 어떤지, 국가인지 기업인지 등이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죽음의 의미가 달라지고 원통함의 정도도 다르게 다가온다는 점을 사회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요한 관점이다.
마지막 변수는 사고 ‘후’의 환경이다. 가해자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구조자와 관계 기관의 자세는 어땠는지, 언론·종교인·보험회사·장례업자 등 이른바 상(喪)의 비즈니스에 관계된 주체들이 유족을 어떻게 대했는지, 가족과 친척·사회 구성원이 보여 주는 ‘공감의 두께’에 따라서도 슬픔은 달라진다.

이런 분석을 통해 저자는 사회가 유족의 슬픔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고 ‘후’의 환경 개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가해자의 유족에 대한 회유와 압력, 슬픔의 치유를 위한 사회적 대응 부재는 일본의 대형 사고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유족들이 사회의 두꺼운 벽 앞에서 절망을 겪었다. 결국 슬픔의 치유를 위한 사회적 환경 개선은 일본 유족회 성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게 된다.
배상 협상만으로 힘이 부치던 유족회에서 가해자의 책임을 추궁하는 유족회로, 그리고 분노의 공유만이 아니라 슬픔을 치유하는 유족회로 발전해 간다. 관과 기업의 압력, 사회적 무관심을 극복하고 죽은 자가 남긴 사회적 의미를 되찾기 위한 투쟁의 성과이다. 죽음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싸워간 유족들. 그들은 그 투쟁을 통하여 대형 사고로 인한 죽음의 사회적 의미를 되살려 냈다. 저자는 ‘유족이 슬픔으로부터 벗어나는 최선의 길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그 자체에서 사회적인 의미를 찾는 것이다’라고 역설한다.

살아남은 자들의 살아갈 이유의 재발견 ㅡ 분노의 출구를 만들다
대형 참사로 인한 슬픔의 진정한 치유는 사건 그 자체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희생자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만드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사고는 여러 이유가 겹겹이 겹쳐서 발생한다. 비참한 사고였지만 그 사고를 계기로 사회 전체의 자각과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희생자의 죽음은 헛되지 않게 된다. 유족은 고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할 때, 고인에게로 향했던 생의 에너지를 자신과 사회로 돌릴 수 있다.
“죽은 사람은 무엇을 말할까? 분명 이구동성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또 하나는 설령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죽고 싶지 않다고 할 것이다. 말 못하는 죽은 사람 대신에 우리가 그것을 호소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위령이 아닐까.”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원통한 죽음을 사회적 의미로 재탄생시킨 수 년간에 걸친 유족들의 감동적인 투쟁을 전한다. 거대 기업 보잉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주도하여 사고 후 6년 만에 배상을 이끌어 낸 중년 남자의 이야기. “가족의 생사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일인자다”라는 각오로 세계 최초로 유족이 주최하는 ‘항공기 사고 생존율 향상 국제 세미나’를 개최한 평범한 아빠의 지난한 길을 더듬어 보여 준다.
“죽은 자에 대한 공양의 의미도 있지만 다시는 같은 원인에 의한 참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책임을 일절 인정하지 않는 가해자 측의 태도를 어떻게든 깨고 싶은 마음”이 사회적 투쟁의 원동력이었다.
이들의 선도적인 투쟁은 대형 사고를 일으킨 거대 기업과 사회에 보통 사람들이 분노의 출구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안전 공동체로의 이륙은 ‘민주주의적 인간관계’의 발전에 달려 있다
대형 사고를 발생시키는 인적 요인을 줄여가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이 정보를 비롯한 모든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민주적인 인간관계의 형성이다.
오늘날처럼 거대화한 기술에 바탕을 둔 교통 산업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상명하달식의 구태의연하고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안까지 알 수 있게 하는 질 높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현대 대형 사고는 민주적이지 못한 조직 운영과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기계가 발달하고 조직이 거대화하고 고도로 시스템화하면 반드시 인간의 문제가 재등장하고 중요해진다. 이때 필요한 인간의 능력은 조직 속에 고립된 인간의 기술적인 능력이 아니라 민주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발휘되는 자립적인 인간의 능력이다.

저자에 의하면 NASA는 수천 건에 달하는 사고를 분석하여 CRM(조종실 내 자원 관리)을 위한 능력을 제시하였다.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과 관리 능력, 문제해결과 의사 결정 능력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은 개인의 노력보다는 집단이 만들어낸 민주적 분위기 그 자제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민주적인 소통 능력이 키워져야 위기 상황에서 승무원들이 제각각 흩어지지 않고 안전 공동체로 묶일 수 있다. 하네다 앞바다 JAL기 추락 사고(1982)를 비롯하여 다양한 항공기 사고 사례를 분석하며 저자는 안전 공동체로의 이륙을 위한 민주적인 사회 구성을 촉구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경험과 귀중한 깨달음을 안전 자원으로 바꾸어 내는 민주적인 사회만이 수많은 사고의 안전을 도모하고 대형 참사로부터 시민을 구할 수 있다.

유족에겐 ‘죽음의 금액’보다 ‘죽음의 의미’가 중요하다
유족에게 배상은 무엇인가?
과거 배상은 피해자의 경제적 구제라는 복지적 기능이 주요하였다. 즉 가족의 죽음이 가져온 경제적 타격을 배상을 통해 원상회복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고, 유족의 슬픔이 덮어졌다. 하지만 현대는 가족과의 사별이 경제적 문제보다 심리적 문제를 더 크게 남기는 시대이다. 이는 가족 수의 축소, 각종 보험의 발달, 경제적 풍요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한다.
현대는 배상과 관련해서 복지적 기능만이 아니라 유족의 정신적 재출발을 지원하는 기능이 중요하게 되었다. 배상의 크고 작음만이 아니라 가해자가 어떻게 사죄하는가, 배상 교섭의 과정은 어떠한가 등이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형 참사가 일어났을 때 대부분의 가해자는 “잊어 줬으면 좋겠다”, “배상의 성립으로 일단락 짓고 싶다”고 강요하며 사고 해결을 서두른다. 가해자의 일반적인 전략은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굳게 믿는 것, 그리고 사고를 잊는 것이다. 고인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변해 가기를 제안하는 유족들의 바람은 외면당한다.

저자는 이런 왜곡된 상(喪)을 수학여행 중 수십 명의 일본 학생들이 희생당한 상하이 열차사고(1988) 배상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상하이 열차사고로 아이들을 상실한 유족들은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한 정부, 사회, 학교, 배상 변호사 등의 잘못된 태도 때문에 고통 받는다. 심지어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이유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 상(喪)의 과정은 지체되었고 유족의 슬픔과 분노는 출구를 잃었다.
내 아이의 죽음의 의미를 묻는 사람과 슬픔은 금액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고 굳게 믿는 사람의 어긋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통해서만 내 아이의 죽음의 의미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는 빈곤한 사회이다”라고 저자는 일갈한다.

상(喪) 비즈니스 집단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합동 위령제
유족이 치르는 상(喪)의 과정에서 유족이 바라지 않는데도 직간접으로 개입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는 행위를 저자는 ‘상의 비즈니스’라고 명명한다.
대형 참사의 경우 상의 비즈니스 출발은 언론이라고 알려진 슬픔 사건꾼들에 의해 시작된다. 언론은 사건 보도에서 선두를 다투거나 희생자의 이름 아래 한두 줄의 이야기를 첨가하기 위해 뛰어 다닌다. “무엇을 위해 취재하고 보도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은 안중에 없다. 특종 다툼이 기자를 ‘사건을 즐기는 병사’로 바꾸고 ‘불행을 수집하는 인간’으로 만든다.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젊은 남녀를 ‘전장의 개’로 전락시킨다.
비통한 사고는 언론이 짜내는 싸구려 이야기에 의해 산화하고 일상생활의 불변성에 파묻힌다. 그들은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지 깨닫지 못한다. 쇼크로 인해 심각한 심적 외상을 입은 유족에게 다가가 “지금 기분이 어떠십니까?”, “남편분의 취미는?”하고 물으며 비통함에 일그러진 유족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팔아먹는다.
이처럼 오늘날의 언론은 종사자에게 언론 통제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왜곡된 정신을 강요한다. 유족의 깊은 슬픔에 다가가 공감의 언어로 표현하는 저널리스트는 드물다. 매년 연례행사가 된 비극보도의 3단계 고정 틀(절망과 비참, 보상과 분노, 재기와 씩씩함)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빈곤하게 만든다. 저자는 언론이 무엇보다도 먼저 사고 직후의 폭력적인 취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합동 위령제의 문제점 또한 왜곡된 현대 상(喪)의 모습을 대표한다. 대형 사고 후 급하게 치러지는 대부분의 합동 위령제에는 상주가 없다. 단지 장례 실행 조직이 의식을 집행할 뿐이다. 유족은 의식의 구성 부분에 지나지 않고 대신 사고를 일으킨 정부나 기업 즉 가해자가 장례의 주최자가 된다. 합동 위령제를 통해 행정가, 정치가들은 면죄부를 받는다. 죄책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 가해자가 멋대로 사회를 대표하여 희생자의 영령을 위로하는 위령제는 살아남은 유족의 마음 깊은 곳에 한 번 더 상처를 입힌다.
현대의 합동 위령제는 사고를 빨리 일단락 짓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가해자의 바람을 실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 밖에 저자는 인간의 불행이 포교의 호기라고 생각하는 세간의 신들과 종교 단체, 역술인 등 다양한 상의 비즈니스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유족들의 분노, 통곡, 낙담, 그리고 죽음을 수용하는 과정에 바싹 다가가, 슬퍼한다는 것의 의미를 정성껏 그려냈다. - 아사히 신문 2014.5.25.

어떡해야 비탄에 빠진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가? 이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 스스로 가해자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 논픽션 전문 서평 사이트 HONZ 2014.7.1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현대 문명이 낳은 불의의 대형 사고를 다루면서 저자는 “사고사는 비참한 일인데 그러한 비참함을 거듭 더럽히는 것 또한 인간이다”라고 슬픔에 지친 유족들의 마음을 책에 담아냈다.
- ≪논픽션 신세기≫(가와데쇼보신샤, 2012)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한국어판 서문
현대문고 간행에 부쳐

제1장 JAL기 추락 사건의 유족들 - 19
일상과 비일상을 오가며 / 남편의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 / 시신을 되찾기 위한 투쟁 / 시신에 집착하는 이유 / 죽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회상 / 레이더 아웃, 그리고…… / “미확인 시신의 합동 화장을 멈춰라!” / 현실감의 상실에서 일어설 때

제2장 ‘죽음의 독침’을 태우다 - 63
숨겨진 자책감의 숨겨진 의미 / 민폐를 끼쳐서라도 남편을 확인했어야 했다 / ‘사라졌을’ 뿐 ‘죽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 슬픔의 치유로서의 시신 확인 / ‘유족의 시간’과 ‘관계자의 시간’

제3장 슬픔의 시간학 - 87
세월이 약 / 병적인 슬픔 반응 / 슬픔의 단계 / 유족은 감정을 표출하고 주변에서는 받아 주어야 한다 / 가족을 모두 잃다 / 쇼크 때의 가장된 냉정 / 죽음 속의 생 / 소리를 듣고 점보기를 구별할 수 있다

제4장 풍요로운 상(喪) - 115
슬픔에도 나이가 있다 / 배에 손을 얹고 남편을 기다리다 / 대기하는 아내가 한 ‘일’ / 풍요로운 과정 / 사물에도 정이 있다 / 주인공이 빠진 결혼 기념 파티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관한 꿈 / 망각을 거부하는 마음이 꿈으로 / 진짜 상(喪)은 꿈속에서 / 백주몽에서 함께 사는 꿈으로 / 아들이 비행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도 좋다

제5장 슬픔을 아이와 함께 나누다 - 169
정신적 외상이 남겨 놓은 그림자 / 처음엔 아이들 생각을 미처 못 했다 / ‘유서’에 대한 두 번의 약속 / 아이의 억울한 마음을 들어주다 / 남성 친구들이 떠나간다

제6장 치유의 얇은 피막 - 191
슬픔의 네 가지 변수 / 먼저 보낸 자녀의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노년 / 죽은 이의 시계는 아직 가고 있다 / 사고를 암시하는 징조가 있었다 / 노년과 함께하는 상 / “저건 사람이 아니야, 내 딸이 아니야” / 아내 간호와 유족회 출석 / 유족회 성장의 역사 / 하네다 앞바다 사고 유족회

제7장 살아갈 이유의 재발견 - 227
출구가 다른 상(喪) / 섬으로 가서 만난 사람 / 안정된 만남을 추구하다 / JAL과 진정한 대화를 하고 싶다 / 처음 의사가 됐을 때의 바람을 이루고 싶다 / 보잉사 소송과 마음의 치유

제8장 가족의 생사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일인자다 - 247
딸의 유지를 살려 만든 교코 기금 / 미래를 향한 의미 부여 / 실용적이고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 / 사고 조사 위원회의 오독 / 서바이벌 교관 윌리엄스 / 유족과 시민 의식

제9장 산 지킴이들의 히나마쓰리 - 271
눈 내린 오스타카를 오르다 / 내부 임원의 시각과 전문가의 시각 / 위로와 배상 사이에서 / 초심은 어디에 / 유족을 찾아온 사장의 모습 / 곤도 선장의 죄의식 / 피해자 상담실의 아침 / 담당자로서 JAL을 떠나다

제10장 안전 공동체로의 이륙 - 299
하네다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서 / 사망률 0.1의 한계치 / 조종실 자원 관리 / 치료적 분위기의 창조자 / 하네다 앞바다 사고의 뒤처리 / 파일럿의 신체검사 매뉴얼 / JA8119기기장의 반사적 사고 / 유나이티드 항공과 타이 항공의 경우 / 시뮬레이션에 의한 생환 가능성 / CRM 사상은 유족과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제11장 상하이 열차 사고에서 보는 법률가의 경제학 - 329
상(喪)의 경영자들 / 배상의 이유와 목적 / 유족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 중일 우호 우선의 보상 교섭에 밀려서 / 아이가 왜 죽어야 했는가를 알아야 한다 / 두 번째 차량은 왜 부서졌는가 / 지방 도시의 눅눅한 압력 / 유족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변호사

제12장 상(喪)의 비즈니스 - 361
사고를 녹화하는 남자 / 불행을 수집하는 인간들 / 물량 보도가 만들어 내는 두려움 / 기자와 개인은 다르다? / 감정 언어를 잃은 기자들 / 연례행사가 된 비극 보도 / 누구를 위한 합동 위령제인가 / 시가라키고원철도의 합동 위령제 / 신들의 광고 메일 / 산이여, 조용히

맺는 말
역자 후기
참고 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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