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이상 평전 (암호적 예술의 숲을 찾아서)
이상 평전 (암호적 예술의 숲을 찾아서)
저자 : 이보영
출판사 :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
출판년 : 2016
ISBN : 9788998534899

책소개

이 책은 이상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생생하고 면밀하게 규명한 평전이다. 평생을 이상과 염상섭 문학 연구에 몰두해온 이보영 교수의 또 하나의 역작으로서 이상 문학 연구에 획기적 사건이 될 만한 책이다. 이보영 교수는 염상섭 문학 연구서인 '난세의 문학'으로 이미 사계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이상(李箱)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가장 생생하고 면밀하게 규명한 평전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발행한 『이상평전』은 평생을 이상과 염상섭 문학 연구에 몰두해온 이보영 교수의 또 하나의 역작으로서 이상 문학 연구에 획기적 사건이 될 만한 책이다. 이보영 교수는 염상섭 문학 연구서인 『난세의 문학』으로 이미 사계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이상평전』은 앞서 출판되었던 이상 문학 연구서들, 특히 고은의 ‘이상평전‘(민음사, 1974)과 김민수의 ‘이상평전‘(그린비, 2012), 그리고 이승훈, 김윤식이 엮은 《이상전집》(전3권, 문학사상사, 1989~1993)의 오류와 오해들을 면밀한 분석과 고증을 통해 바로잡았으며,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점이 특징이다. 75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상평전』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삶이든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지만 이상의 삶에 어두운 면이 훨씬 많았던 것은 그의 작품으로도 입증된다. 그는 거의 언제나 가정이나 직장의 아웃사이더였으며 예외적 존재였다. 물론 그 자신이 예외자 의식을 내세우지는 않았다. 그 점에서 그의 삶은 이중인격자의 삶이었다. 이상의 가족이나 그의 친구 중에서 그를 불효자였다고 술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조선총독부의 건축 기수로 근무한 시절에는 매우 충실한 관리였다. 그러나 그는 본명 ‘金海卿’을 ‘李箱’으로 바꾸었다. 그가 ‘김씨’라는 성(姓)마저 버린 것은 양친이나 가문에는 큰 죄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자진하여 폐적자(廢謫者)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그가 부친을 비웃거나 혐오한 시를 다섯 편이나 썼다는 것도 불효막심한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는 1936년 가을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일본 동경으로 떠나기도 했다. 그는 조선총독부 관리로서 착실하게 근무하는 동안 ?출판법?을 비롯한 항일적 요소가 짙은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면종복배적인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생애는 표면적으로는 파란만장하기는커녕 비교적 평온한 것이었다는 인상을 주지만 그의 내면세계가 반영된 작품세계는 영 딴판이다. 비정상적이나 예외적인, 때로는 망측스러운 작중 사건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도 그의 삶의 이중적 성격을 입증한다.

성인(成人)이 된 후의 이상의 삶을 추적해 볼 때 주목되는 것은 다방이나 카페의 경영과 조선문단에서의 활동상이다. 그가 ‘제비’다방을 2년 남짓이나 경영하고, 그 다방을 폐업한 뒤에도 ‘무기’나 ‘쓰루’같은 카페를 운영한 것은 그 뜻이 가볍지 않다. 그런 사업체 경영은 그가 사회적 고립을 두려워한 탓일 수도 있지만, 다방과 카페가 근대적 예술가 집단의 사교장일 수도 있어서 그런 사업에 집착했을 것 같다. 그의 애독서의 하나였던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런던의 귀족적인 사교장과 그 곳에서의 위트가 있는 대화들은 하나의 예술품과 같다. 이상의 다방과 카페 경영은 그와 같은 사교장의 욕구에 기인했을 것이다.

『이상평전』에서 이상의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그리고 그의 정신적 발전 과정을 주목하면서 검토한 것은 그의 작품세계의 진면목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가려지거나 숨겨져 온 그의 생애의 미스터리를 밝혀내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가 밝혀낸 것의 하나는 그가 일제 강점기의 어느 작가보다도 집요한 항일적 작가였다는 사실과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브나로드 운동’에 관심이 있었고, 그가 만년에 아나키즘을 정치 이념으로 선택한 것도 그 연장선 위의 사건이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이상의 아나키즘과 관련된 연구는 전혀 볼 수 없었고, 그의 ?단발? ?슬픈 이야기? 및 ?실화?가 아나키즘 소설 3부작인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가 만년에 아나키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었다.

이상의 범죄에 대한 짙은 관심, 그의 ?산촌여정?이나 ?슬픈 이야기? 및 ?실화?, 그리고 ?첫 번째 방랑? 등에 범죄 소설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은 그 작품들의 면밀한 읽기가 거둔 성과다. 그 범죄는 개인적 차원의 것과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것도 있다. 그에게 중요한 범죄는 국가적 범죄였다. 그에게 조선총독부는 범죄 집단의 소굴이었다. 그 범죄는 반드시 응징되어야 할 것이었다. 그는 조선총독부 관리로서 근무할 때 이를 절감했음에 틀림없다. 그의 항일적 작품쓰기는 그 나름의 응징방법이었다.

그는 종교적 관심이 많은 작가였다. 그의 불교와 선불교, 특히 기독교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이었다. 그런 종교적 관심의 심층적 동기는 양친에 대한 저주를 여러 작품에 담은 범죄적 행위에 대한 양심의 가책과, 민중이나 인류의 죄를 갚기 위하여 속죄양이 될 수도 있다는 속다짐 등을 그 동기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이 책에서 ?종생기?와 ?실화? 등의 분석을 통해 밝혀진다. 아나키즘과 마찬가지로 그와 여성과의 관계도 앞서 출판된 고은의 ‘이상평전‘이나 김민수의 ‘이상평전‘보다는 그의 작품을 통하여 정확하게 밝혀질 수 있었다. 위의 두 평전에서는 그와 여성의 관계가 금홍과 권순희 등 이상이 경영한 다방의 마담과 카페의 여급과의 관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검토해보면 그와 서울의 창녀들과의 관계가 금홍 등과의 관계 못지않게 중요하거나, 때로는 훨씬 더 중요한 관계임이 밝혀진다. 그와 금홍 등과의 관계는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지만, 그에게 창녀의 의미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민족적 차원의 의미이기도 했다. 제국주의적 침략자에게 피정복국의 여자는 언제나, 그리고 얼마든지 유린해도 무방한 창녀와 다름없다. 제국주의와 피정복국 여자의 지배-피지배 관계를 이상은 창녀와의 관계에서 통찰할 수 있었고 이를 입증하는 문명비평적인 시가 ?가외가전?이다. 그에게 창녀는 자기와 같은 범죄 용의자이기도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그는 창녀에게 동류의식을 느끼곤 했다.

이상이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조선에서 유일한 아방가르드 예술가였다는 사실은 문학사적으로나 정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실임에도 여태까지 소홀하게 취급되었다. 그만이 표현주의, 미래주의와 다다이즘과 쉬르레알리슴의 수법을 쓴 작품을 발표하곤 했다. 식민지의 문화적 후진성으로 인하여 그의 아방가르디즘은 묵살당하거나 비난을 받았으며, 이를 입증하는 유명한 문단적 사건이 1935년에 그의 ?오감도? 연작이 일으킨 사건이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또는 일본만 해도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이상에게 부끄럽고 억울했던 것은 ?오감도? 연작의 항일적 요소가 그 연작에 대한 독자의 항의 소동 속에 묻혀버린 점이었을 것 같다.

‘이상평전‘의 작품세계는 ‘암호적인 예술의 숲’과 다름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 자신의 비밀주의자적 성격 탓도 있지만, 그의 작품은 그 주제나 그가 사용한 언어, 그리고 상징체계 등에 불가사의한 면이 많다는 점이 흔히 지적되어 왔다. 그 미스터리를 풀지 않으면 그의 작품을 정확하게 읽기가 불가능하다. 물론 가장 뛰어난 암호 해독자는 이상 자신이지만, 그를 제외한 독자 나름의 해독을 최대한으로 허용하기 때문에 이상의 ‘새롭게 읽기’나 ‘깊이 읽기’는 유효하고 흥미로우며, 반드시 필요하다. 이상 문학의 고전적 가치는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들이 시대가 바뀔 때마다 창조적인 읽기를 요구한다는 점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하나의 ‘이상평전‘은 출간되자마자 새로운 평전의 시도를 기다린다. 이 ‘이상평전‘도 또 하나의 ‘이상평전‘ 쓰기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문

1부. 전반기의 생애와 작품
1장. 문제아의 탄생
2장. 이상의 중학교 시절
3장. 경성고공 시절의 이상
4장. 「자화상」(1928)의 예언적 의미
5장. 조선총독부 관리의 이중인격
6장. 작가로서의 출발: 『十二월 十二일』
7장. 초기 시의 문제(1)
8장. 초기 시의 문제(2)
9장. 반항자의 「권두언」
10장. ‘카인’의 문제
11장. 이상의 농촌수필
12장. 전체적 인간 회복의 길: 이상의 초기 단편소설들
13장. 이상, 신부 옷을 입다
14장. 질병과의 대결
15장. 이상과 창녀, 경계의 벽 허물기
16장. 첫 번째 창녀소설: 「애야」
17장. 운명적인 여자 금홍
18장. 다방의 미스터리
19장. 조선문단에의 진출
20장. 이상과 조선문단(1)
21장. 독특한 교우관계
22장. 「자화상」들과 도안
23장. 이상과 일본어
24장. 한국 융합예술의 선구자
25장. 조선의 아방가르드 예술가

2부. 후반기의 생애와 작품
1장. 「오감도」의 세계
2장. 삽화가로서의 이상(1)
3장. 이상의 미술평론
4장. 성천으로 간 이상
5장. 「첫 번째 방랑」의 심층적 의미
6장. 불행한 탄생과 가족의 문제
7장. 자기반성을 위한 기록: 「혈서삼태」
8장. 이상과 공포의 문제
9장. 권순희의 문제: 「환시기」
10장. 이상의 정치평론과 문학평론
11장. 「동해」의 정치적 의미
12장. 문명비평 시 「가외가전」
13장. 굴욕과의 대결: 「지주회시」와 「날개」
14장. 이상과 조선문단(2)
15장. 마지막 시들의 문제
16장. 유언적 소설: 「종생기」
17장. 변동림의 문제
18장. 이상과 투게르네프, 그리고 롭신
19장. 「단발」제사와 관련된 문제들
20장. 아나키즘 소설 3부작: 「단발」
21장. 「슬픈 이야기」
22장. 「실화」
23장. 삽화가로서의 이상(2)
24장. 일본으로의 망명
25장. 이상의 죽음

에필로그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