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유한성에 관한 사유들
유한성에 관한 사유들
저자 : 빅터 브롬버트
출판사 : 사람의무늬
출판년 : 2015
ISBN : 9791155500927

책소개

“예술과 예술에 대한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유한함을 잊게 해준다.”

『유한성에 관한 사유들』은 19, 20세기를 대표할 만한 중요한 문학가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의 의미를 짚어보는 책이다. 여기에 80대에 접어든 저자 개인의 경험과 성숙한 사유가 함께 어우러져 인생의 좌표 같은 훌륭한 문학 에세이로 탄생했다. 톨스토이에서 시작하여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알베르 카뮈, 프리모 레비에 이르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파헤쳐, 이들이 삶에 대해 또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조명한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나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에서는 개인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살피는가 하면, 바사니의 《핀치 콘티니 가의 정원》, 카뮈의 《이방인》과 《페스트》 등의 작품에서는 문화 전체, 심지어 문명 전체의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자는 여러 문학 작품 속에 죽음이 편재해 있음을, 그러나 문학 자체는 언제나 삶의 편에 서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프린스턴대학교 문학 강의 : 톨스토이부터 프리모 레비까지
인간의 유한함, 그 공허함과 싸우는 문학의 힘에 대하여

“예술과 예술에 대한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유한함을 잊게 해준다.”


프린스턴대학교 명예교수이자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이렇게 밝힌다. 예술과 예술에 대한 사랑은 우리의 ‘유한성’을 잊게 해준다고. 인간은 모두 무한하지 않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유한하다고 해서 우리의 존재가 또 우리의 삶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특히 두 번의 큰 전쟁과 이를 둘러싼 세월을 거쳐 온 저자와 이 책에 소개된 여덟 명의 작가들에게 있어서 문학이란 곧 삶의 의미와 직결될 만큼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치열한 사유를 놓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끈이었다.

이 책은 톨스토이부터 토마스 만,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알베르 카뮈, 조르지오 바사니, J. M. 쿳시, 프리모 레비까지 19, 20세기를 대표할 만한 중요한 문학가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의 의미를 짚어보고 있다. 또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저자 개인의 경험과 성숙한 사유가 위대한 문학 작품과 어우러져 인생의 좌표 같은 훌륭한 문학 에세이로 탄생했다.

인간의 유한성은 결코 죽음과 동의어가 아니다. 유한성은 인간의 조건인 동시에 인간을 존엄하게 만드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사유는 시대별로 새롭게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룬 작가들의 주제의식 역시 유한성이라는 주제로 단순하게 묶어내기엔 그 범위가 넓고, 또한 깊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를 규정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던 19, 20세기 작가들의 소설은 예술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유효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며,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탐독은 허무와 절망이 팽배한 시대에 우리의 덧없음을 응시하고 또 극복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여러 문학 작품 속에는 항상 죽음이 편재해 있음을,
그러나 문학 자체는 언제나 삶의 편에 서 있음을.”


『유한성에 관한 사유들』은 여러 문학작품에 소개된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저자 브롬버트의 사적인 감상을 담은 책이다. 80대에 접어든 저자에게 죽음이나 노화와 같은 문제는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책의 도입부에서 저자는 죽음(혹은 인간의 유한성, mortality)에 대한 책은 결국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죽음과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키우던 카나리아의 죽음을 발견한 어느 아침과 어린 누이동생의 죽음은 어린 저자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과 상흔을 남겼다. 이러한 사건을 겪으며 자신도 결국 취약한 존재일 뿐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인간의 유한성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저자를 계속 따라다닌다. 그때까지 전쟁을 문학으로만 접했던 저자는 전장에서 비로소 전쟁의 참상을 이해하게 된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여러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전쟁의 야만성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비록 그 책들이 존재의 허무함이나 온갖 고난과 허무감을 논하는 작품이라도 해도)들이 자신이 그때까지 경험했던 죽음이라는 우울한 그림자를 극복해나갈 수 있게 했으며, 자신을 구원해주었다고 한다. 즉, 앞에서 인용한 앙드레 말로의 표현처럼 “모든 예술과 예술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우리의 유한성을 부정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이다. 문학을 통해, 우리의 무존재를 부정한다는 말이 담고 있는 진실을 직접 체험하게 된 셈이다. 저자는 여러 문학 작품 속에 죽음이 편재해 있음을, 그러나 문학 자체는 언제나 삶의 편에 서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게 될 여덟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인간의 유한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관점과 풀어나가는 방식 등은 매우 이질적이다. 또한 한 작가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작가의 작품 세계와 당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서술했기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유한성에 대한 사유 그 이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책에서 설명하는 작가의 작품을 직접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데 있다. 특히 죽음, 유한성 같은 주제에 대해 독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죽음이 아닌, 인간의 유한함이라는 문제를 응시하여 지금 삶을 성찰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로까지 확장시켜 나가게 해주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주제에 대한 저자의 장악력이 한껏 느껴져 설득력이 있고,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개인의 죽음, 문명의 죽음, 육체의 죽음까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진리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

섬세하면서도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책에서 저자는 지난 1세기 반 동안 활동했던 작가들 중 여덟 명을 선정하여 인간의 유한한 삶이라는 주제를 되짚고 있다. 그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배경,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는 이 작가들이 죽음에 대해 어떠한 관점을 견지했는지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비교하고 있다. 저자 브롬버트 교수는 톨스토이에서 시작하여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알베르 카뮈, 조르지오 바사니, J.M.쿳시, 그리고 프리모 레비에 이르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파헤쳐 이들이 삶에 대해,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의 작품에는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관심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넘어서,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 작가들은 단지 육체가 소멸하는 죽음에 대해서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영적인 측면의 죽음의 위협을 논했다는 점이다. 특히 20세기에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들에 대해 작가들이 점점 더 진지한 고찰에 빠져들었고, 이들은 인류 공통의 역사적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주인공)나 토마스 만의 아센바흐(『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의 주인공)의 경우처럼 개인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살피기도 한다. 물론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의 경우에는 하나의 도시 전체가 상징적인 불치병을 앓는 것으로 그려지긴 했지만, 대개 개인의 죽음을 영적이거나 물리적인 방식으로 다루었다. 톨스토이의 소설에서 주인공 이반은 죽음이 목전에 닥쳐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이 허무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최후의 순간이 되자 죽음 자체를 삶에 대한 깨달음을 선사하는 순간으로 받아들이면서, ‘죽음은 이제 끝나게’ 된다. 토마스 만이 그린 전염병에 걸려 죽음을 맞게 된 아센바흐의 숙명은 독일이라는 국가의 운명과도 연관시킬 수 있다. 이 소설의 뒷부분에는 나치 정권 최후의 격변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예술가의 자기 파괴 과정에서부터 비극적 숙명과 병든 사회의 운명까지 그려내고 있다.

반면에 다른 작가들은 한 문화 전체, 심지어 한 문명의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하기도 한다. 저자는 바사니(『핀치 콘티니 가의 정원』), 카뮈(『이방인』 『페스트』 외), 그리고 프리모 레비(『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지금이 아니면 언제』 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한 문명 전반의 파괴라는 주제를 탐구하기도 한다. 바사니는 공동묘지라는 소재와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겐 무덤이 없다는 사실을 소설 내내 주요 비유로 사용한다. 이탈리아 페라라 시에 살던 유대인 공동체의 운명을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 바사니는 기억이 충실하게 작용한다면, 사후의 기록을 통해서 상실감으로 가득한 이전의 세상을 되살리는 일이 가능하다고 본다. 반면에 카뮈의 작품 세계에서 죽음은 물리칠 수 없는 대상이지만, 그럼에도 그에 대항하는 싸움은 계속된다. 카뮈는 죽는 순간에 또렷한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삶에 대한 격정과 죽음을 향한 혐오감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자신의 최후 순간을 맞이하고자 했다. 인생의 진리는 희망 없는 죽음을 인정하는 데 있고, 진정한 용기가 의미하는 바는 속이지 않는다고 것으로 보았다.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를 다룬 여러 작품에서 서서히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과 가스실이 존재하는 끔찍한 현실 가운데서도 ‘생존’이라는 인본주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직접 겪은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건 레비에게 있어 절망에 대항할 싸움이자 부활의 한 형태였다.

카프카(「포기해!」 『유형지에서』 외)와 버지니아 울프(『등대로』 외)는 글쓰기를 구원의 약속을 내미는 행위라고 믿었다. 비록 그 약속을 모호하고 심지어 기만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간주했지만 말이다. 카프카의 글에서는 존재의 부적응과 스스로 고집한 죽느니만 못한 삶이 재연된다. 게다가 글쓰기라는 행위와 죽음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가 형성된다. 몽환적 환상을 담은 작품을 통해 카프카가 역설한 주제는 역병처럼 여겨지는 삶, 끝도 없이 재생되는 죄책감, 실패, 그리고 자살 충동이라는 유혹 등이었다. 현실 속 고통을 겪는 카프카의 주인공들에게 죽음은 마치 애타게 기다려온 해방과도 같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는 무기, 잔인함, 파괴 같은 이미지가 반복해서 나온다. 『등대로』에서는 섬과 관련된 모티브와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주제가 이 작품 특유의 애조 띤 분위기를 통해 모든 사물이 지닌 유한성이라는 의미로 연결된다. 전 세계를 집어삼킬 2차 세계대전이라는 재앙이 코앞에 다가오자 글쓰기야말로 의지적으로 죽음에 대항하는 행위라 믿었던 울프는 결국 이조차 의심하게 된다. 그녀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구원의 능력을 지닌 예술마저도 자기 자신처럼 무너져 내리거나 온 희망을 배반하여 결국 신뢰를 저버리고 죽음의 공범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정권하에서 벌어지는 폭력적인 현실을 그려낸 J.M. 쿳시(『야만인을 기다리며』 『엘리자베스 코스텔로』 외)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작가는 대놓고 폭력, 고문, 죽음으로 인한 치욕 등을 다루었다. 쿳시의 글은 이와 같이 죽음에 대한 파시스트 이데올로기를 포함해 역사에 뿌리를 둔 윤리적 고민을 넘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이 갖는 고결성에 대한 가해 그 자체와 모든 의미에서의 권력 행사에 경악을 표시한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육체가 지닌 연약함과 죽음의 외설성이 근본적인 진실로 상정되어 있다.

이 책 전반에서 저자는 작가들의 관점과 생각을 분석함에 있어 인간이 언젠가 죽는다는 진리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에 기반을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다. 여기 소개된 작가들이 인생의 유한함을 어떻게 글로 풀어냈는가를 이해함으로써 이들이 문학적으로 이룬 업적과 그 문학적 상상력을 포괄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 기록한 글을 모은 것으로, 단순히 문학 비평서라고만 할 수는 없다. 감동적이고 기품 있는 이 작품은 독자들이 삶에 대한 교훈을 얻어 실제 각자의 삶에 적용하며 살아야 할 그런 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유한성에 관한 사유들』은 다양한 체험으로 인생을 통감한 문학자가 그의 무게를 실은 논의와 지혜를 가득 담은 책이다. 인생의 유한함이라는,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주제를 이렇게 명료하고 침착하게, 또 그가 다루는 주제에 대한 경의와 이해심을 잃지 않고 글로 풀어냈다는 것은 극기 수준의 용기와 의지적인 평정심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뜻이다. 같은 주제를 논의한 문학 평론 중에서 브롬버트 교수의 이 책만큼 높은 수준을 갖춘 글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_토마스 해리슨(작가)

앙드레 말로의 표현대로 ‘무존재를 부정’하는 대의명분에 헌정된 이 책은 저자의 용기가 돋보이는 설득력 있는 책이다. 저자는 톨스토이에서 시작해 카프카, J. M. 쿳시 등을 거쳐 프리모 레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문학 세계를 적절하게 넘나든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면서, 동시에 깊이 있고, 높은 학식이 돋보이면서도 사적인 저자 본인의 깊은 사색을 잘 기록하고 있다.
_피터 브룩스(작가)

『유한성에 관한 사유들』은 아주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의 존재를 규정짓는 거대한 진리, 다시 말하면 ‘인간이 유한하다는 끈질긴 자각’이란 주제를 놓고 우리 시대 가장 학식이 높고 지혜로운 비평가 중의 한 명과 나누는 대화라고 볼 수 있다. 삶의 흔적이 가득한 이 책은 의식적으로 노년기에 와서 하는 고찰을 잘 담아내고 있다. 수십 년간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 문학 작품을 통해 위안을 얻고 또한 그 때문에 불편한 마음을 감내해 온 문학 교수가 내놓은 인상 깊은 명상록이다.
_토마스 라쾨르(작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프롤로그

1장 _ 톨스토이: 카이사르도 언젠가 죽는다
2장 _ 토마스 만: 심연으로의 이끌림
3장 _ 카프카: 영원히 지속되는 현재 속에서 겪는 죽음의 여정
4장 _ 버지니아 울프: 죽음은 적이다
5장 _ 알베르 카뮈: 끝없는 패배
6장 _ 조르지오 바사니: 사물들조차 죽는다
7장 _ J.M. 쿳시: 죽음이라는 스캔들
8장 _ 프리모 레비: 흠 있는 설계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Quick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