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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
저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출판사 : 메디치미디어
출판년 : 2017
ISBN : 9791157060986

책소개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 게르하트 슈뢰더의 리더십에 주목하라!

입지전적 삶을 산 정치인,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의 갈림길에서 고뇌한 격정의 순간들을 담은 첫 회고록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 독일의 제14대 연방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의 최고 수장으로서 국가 위기 때마다 그가 발휘한 놀라운 기지와 결단은 정치 리더로서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그는 이 책에서 의식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삶에 대해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그려냈는데, 이런 점이 오히려 센세이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 탓에 야간 학교를 다니며 공부한 소년이 독일 연방정부의 최고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정치 인생은 끊임없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500만이 넘는 기록적 실업과 갑작스러운 통일로 인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혼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낙인찍힌 전범 국가라는 멍에, 50년간 한 번도 손보지 않은 사회보장제도 등 1982년부터 1998년까지 16년간 집권해온 헬무트 콜 총리가 슈뢰더 정부에 넘긴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를 하나하나 개선해 냉전시대의 어둡고 낡은 독일을 문명화된 민족공동체로 이끌기 위해선 정치 생명을 건 과감한 개혁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결국 슈뢰더는 당시 유럽의 환자로 조롱받고 있던 독일 사회를 대대적으로 개조하기 위해 연방총리직을 내걸고 과감한 개혁 방안을 실행해나간다. 대인배 정치인답게 자기 정파와 정당을 넘어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 리더십을 펴나갔고,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여러 핵심 과제들을 수행하며 독일 사회가 좀 더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는 데 주력했다.

책에서 슈뢰더는 개인의 정치 인생만을 이야기한다기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잊지 말아야 할 목표와 가치를 되새겨보게 해준다. 지금 한국 사회에도 현실 정치에 안주하지 않고 문명국가에 걸맞은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할 때다. 한 정치 지도자가 내린 결단의 순간들, 그 과정의 고뇌와 예측 불허의 결과가 담긴 이 특별한 울림과 메시지가 대한민국 각 영역에서 리더를 꿈꾸는 정치인을 비롯해 경제인, 학자, 학생 누구에게나 유용하게 읽힐 뿐만 아니라 외교와 안보, 북핵, 원전 문제 등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난제를 풀어갈 영감과 지혜를 전해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오늘날 독일이 유럽의 리더로 부상한 것은 슈뢰더의
용기 있고 과감한 개혁 덕분이다.”
_앙겔라 메르켈(현 독일 연방총리)

◆ 이 책은…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의 찬사를 받은 책!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슈뢰더를 벤치마킹하라”


독일의 제14대 연방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입지전적 삶을 산 정치인이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 탓에 야간 학교를 다니며 공부한 소년이 독일 연방정부의 최고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정치 인생은 끊임없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이 책은 슈뢰더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의 갈림길에서 고뇌한 격정의 순간들을 담은 첫 회고록으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며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수많은 독일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독일의 최고 수장으로서 국가 위기 때마다 그가 발휘한 놀라운 기지와 결단은 정치 리더로서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특히 이 책에 수록된 90여 장에 이르는 도판 자료는 슈뢰더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독일이 전범국가의 이미지를 벗고 어떻게 문명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의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은 한 인간의 치적을 요란하게 내세우기보다 자기비판이 담긴 투쟁적 정치 인생의 일기장에 더 가깝다. 사실 슈뢰더가 ‘미디어 총리’라 불릴 만큼 자기 연출에 강한 정치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고려한다면, 이 책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삶에 대해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센세이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특히 그가 이 책에서 우려한 많은 일들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만 보더라도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미래를 구상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한 정치 지도자가 내린 결단의 순간들, 그 과정의 고뇌와 예측 불허의 결과가 담긴 이 특별한 울림과 메시지가 의미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각 영역에서 리더를 꿈꾸는 정치인을 비롯해 경제인, 학자, 학생 누구에게나 유용하게 읽힐 뿐만 아니라 작금의 외교와 안보, 북핵, 원전 문제 등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난제를 풀어갈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들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1년쯤 지난 뒤에 나의 개인적인 해석을 제시하여 이 시기에 대한 총체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건을 하나하나 기억해 불러내지는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내 동료와 동반자들에게 적지 않은 결정력과 용기 그리고 관철 능력과 단호함을 요구한 중요한 정치적 사건들과 그 진행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우리가 결정해야 했던 수많은 이슈와 문제 중에서도 그 결정이 직접적인 기회였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운명까지도 좌우하는 일들만을 선별해보았다. (5쪽)

독일은 어떻게 ‘유럽의 병자’에서
EU를 견인하는 경제 강국이 되었나


500만이 넘는 기록적 실업과 갑작스러운 통일로 인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혼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낙인찍힌 전범 국가라는 멍에, 50년간 한 번도 손보지 않은 사회보장제도 등 16년간 집권해온 헬무트 콜 총리(1982~1998)가 슈뢰더 정부에 넘긴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를 하나하나 개선해 냉전시대의 어둡고 낡은 독일을 문명화된 민족공동체로 이끌기 위해선 정치 생명을 건 과감한 개혁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결국 슈뢰더는 당시 ‘유럽의 환자’로 조롱받고 있던 독일 사회를 대대적으로 개조하기 위해 연방총리직을 내걸고 과감한 개혁 방안을 실행해나간다. 정치권에서 불변의 법칙으로 통용되는 “손에 쥔 권력은 절대 내놓는 게 아니다”라는 원칙을 깨고, 대인배 정치인답게 자기 정파와 정당을 넘어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 리더십을 펴나간 것이다.
이처럼 독일이 걸어온 길을 잘 살펴보면 대한민국이 걸어갈 길이 보인다. ‘국가 대개혁’이라는 과제에서 우리와 궤적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의 탄식 속에 출범한 까닭에 국가 대개혁에 앞장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 정부의 주요 현안인 3대 과제(적폐청산과 민생안정, 국민통합)만 봐도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개혁 조치는 정치적 자살’이라는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의 장기적 이익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취한 슈뢰더 총리의 리더십에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해제를 쓴 김택환은 30년 넘게 독일 연구에 척찬해온 독일 전문 저술가로, 자신의 저서(《넥스트 리더십》, 메디치, 2014)에서 슈뢰더 총리의 리더십에 관해 해부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슈뢰더는 오늘날 대한민국 상황에서 가장 큰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영리한 개혁의 리더십’을 발휘한 정치 지도자로서 정파·정당을 넘어 국가·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실행한 리더였다. 모두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 실행으로 옮기는 지도자를 보기 힘든 게 현실인데, 그는 지지층을 거스르는 사회복지 및 경제 개혁을 불굴의 의지로 실행해갔다”고 슈뢰더를 ‘통 큰 정치인’의 표상으로 꼽았다.

일자리, 외교, 안보, 의료, 연금, 사회보장제도 등
‘캐치 올(catch all)’ 전략 내세운 스마트한 리더십!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리더를 찾게 마련이다. “모든 것을 자력으로 개척한” 슈뢰더는 모든 면에서 이전 정부와 대비되는 전략을 폈다. 이른바 ‘캐치 올’ 전략으로, 나라의 모든 이슈를 어젠다로 삼아 쟁점화했다.
슈뢰더는 과거 독일의 암울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문명사회’를 가장 중요한 정치적 화두로 삼고 수많은 개혁 과제들을 실천해나간다. 먼저 낡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평등과 정의가 자본과 경쟁을 통제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또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외교를 선언하는 한편, 독일이 국제사회에서 좀 더 우호적이고 광범위한 역할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도록 EU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이를테면 기존의 독일 중도 보수인 기민당(콘라드 아데나워, 헬무트 콜, 메르켈 총리)이 미국 및 서방과의 연대를 강화했다면, 중도 좌파인 사민당(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슈뢰더)은 러시아 및 동구권과의 화해와 협력을 강화해나갔다. 이로써 좌우가 균형을 이루면서 정권 교체와 더불어 국익을 챙기면서 유럽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위해 해고방지법과 연금·의료보험 개혁을 다룬 ‘어젠다 2010’으로 슈뢰더는 자신의 지지층까지 등 돌리게 만들었다. 나중에 슈뢰더의 가장 큰 업적으로 ‘어젠다 2010’은 독일 경제가 부활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재평가되지만, 당시만 해도 독일 국민으로부터 공분을 살 만큼 매우 불편한 개혁안이었다. 따지고 보면 국가 이익과 지지층 이익의 충돌, 역사적 평가와 눈앞의 표의 충돌에서 슈뢰더는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전자를 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한국 사회에도 현실 정치에 안주하지 않고 문명국가에 걸맞은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할 때다.

하지만 우리는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했다. 내가 그 자리에서 포기하거나, 어젠다 2010 개혁을 철회하거나, 심지어 연방총리직을 사퇴했다면 당장 사민당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사민당의 집권 능력과 당에 대한 신뢰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무너졌을 것이다. 이는 특히 독일의 발전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여기서 포기한다면 우리가 수년간 일궈온 개혁정치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우리의 경직된 사회복지제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기회마저 수포로 돌아갔을 것이다. (364쪽)

정권 교체를 위한 시도,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좌파 ‘연립정부’를 구성하다


한국에서 평화로운 정권 교체와 더불어 외환위기가 닥쳐 온 국민이 국난을 극복하려는 염원으로 개혁을 시작하던 1998년, 마침 독일에서도 정권 교체와 더불어 그동안 적체된 통일의 여러 후유증이 본격화되고 있었다. 슈뢰더가 총리로 취임한 그해,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적녹(赤綠)연정’인 사민당-녹색당의 연립정부가 성사됐다. 처음으로 ‘중도 좌파’ 정권이 태동한 것이다. 1998년에 실시된 제14대 독일 총선에서 사민당은 40.9%(298석)의 지지를 얻어, 6.7%(47석)의 지지를 얻은 녹색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하여 집권 여당을 차지했다. 이로써 1983년 연방 의회에 처음 입성한 녹색당은 20년 만에 중앙정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나는 거대 연립정부에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콜 정부가 남긴 문제가 산적해 있고 개혁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었기에 대연정을 고려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9월 27일 사민당과 녹색당의 놀라운 선거 결과는 다양한 상상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 지지자 수백 명이 사민당 중앙당사 앞에 모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사민당과 녹색당의 적녹연정 구성뿐이었다. 이는 여론조사로 밝혀진 대다수 유권자의 확신과도 일치했다. 중앙당사 앞의 상황은 1969년과 1972년, 바로 그 자리에서 횃불을 들고 빌리 브란트가 거둔 선거전 승리를 축하하던 때와 똑같았다. (96쪽)

콜 정부가 남긴 숙제들을 해결하려면 정부와 의회에서 다수의 지원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연정을 둘러싼 협상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단순히 이상주의와 실용주의의 협의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내각을 구성하는 일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적녹연정은 독일 정치에 세대교체를 이끌었다. 이때 젊은 정치인이 대거 진출하는가 하면, 반전과 탈권위를 내건 ‘68년 학생운동’ 세대들이 역사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계기가 됐다. 슈뢰더가 독일의 재도약을 위해 누가 봐도 정치적 도박이라고 할 법한 개혁들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훌륭한 연정 파트너와의 협력 덕분이다. 실제로 슈뢰더 정부에서 가장 힘든 자리 중 하나인 외무장관을 훌륭히 수행한 요슈카 피셔 역시 녹색당 출신으로, 그가 없는 연립정부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슈뢰더는 회고한다.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되,
통일된 자주 국가로서 할 말은 하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독일에 전범국가라는 꼬리표가 붙은 만큼 슈뢰더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전 세계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빌리 브란트(사민당 출신의 전 서독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바르샤바의 게토 봉기 희생자 기념비 앞에서 무릎 꿇은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슈뢰더 역시 바르샤바 봉기 60주년을 맞아 이 도시를 방문해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하고, “과거의 힘든 시련에 대한 기억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다시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슈뢰더는 특별히 이 책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이 일제 점령의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현실에 대해 안타깝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비록 독일과 일본이 과거 전범국가로서 멍에를 갖고 있긴 하지만 오늘날 전혀 다른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씁쓸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총리 퇴임 이후 많은 나라로부터 강연 초청을 받았지만, 내 나름의 원칙과 소신에 따라 모든 초청에 응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의 초청은 내 사정이 허락하는 한 기꺼이 응했고, 기쁘게 방문했다. 두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역사 때문이다. 독일은 한국이 느끼는 분단의 아픔을 가장 잘 공감할 수 있는 나라다. 아울러 나는 한국이 일본의 점령과 남북한 간의 전쟁이라는 역사의 멍에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잘못된 역사는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의 독자들께’ 중에서)

한편 독일은 유럽을 주도하는 국가로서 전후 처음으로 코소보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병하는 결정을 내렸다. 파병 결정으로 슈뢰더는 오랫동안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지만, 문명사회를 위해 책임 있는 국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감히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명분이 없는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불참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내비쳤다. 어떤 경우에도 무력은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슈뢰더는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가 평화적으로 무장해제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독일 파병과 관련하여 결정을 내릴 때 아무도 쉽게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파병 결정은 동맹국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를 이행하는 것이며, 우리가 객관적·정치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통일된 자주국인 독일은 이 일로 세계에서 격에 맞는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1989년 가을의 획기적인 변화 이후 독일이 완전한 주권을 다시 확립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의무도 넘겨받았고, 동맹국들이 우리에게 이 의무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불평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오히려 1989년의 변혁 이후에 국제사회에서 동등한 파트너가 되었다는 것에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주권과 외교적 책임에 대한 피셔 장관과 내 생각이었고, 우리는 이를 관철해야 했다. (166쪽)

“개혁을 시작했으면 마무리가 필요하다”
새로운 어젠다 2020이 필요한 이유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슈뢰더는 여러 핵심 과제들을 수행하며 독일 사회가 좀 더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는 데 주력했다. 특히 주제적이고 책임감 있는 외교 및 안보정책으로 독일 국제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꿔냈다는 점에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작한 모든 일을 마무리 짓기에 7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다.

많은 과제, 어쩌면 너무나 많은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변화의 마라톤을 잘 따라올 수 있을지 우려스럽기도 했다. 불편한 개혁은 그 개혁과 무관한 사람들에게 특히 큰 환영을 받았다. 이런 현상이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선거에서는 우리에게 재앙과도 같은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야당 쪽에서 변화하지 않고도 필요한 변혁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인상을 풍기는 한, 독일에서 개혁정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257쪽)

이제 슈뢰더는 2000년대 초에 10년을 내다보고 시작한 ‘어젠다 2010’처럼, 미래 세대에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의 터전을 제공하며 평화 공동체로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해법으로 새로운 ‘어젠다 2020’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연방총리로서 시대의 과제를 피하지 않았고, 한번 발표한 정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집요함으로 어젠다 2010을 끝까지 관철해냈다. 그 덕분에 오늘날 독일이 유로 위기를 견딜 면역력을 갖게 되었고, 독일 경제를 떠받치는 힘이 되었다.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원자력발전의 단계적 폐쇄를 비롯해 대체에너지원 개발과 과잉생산을 지양하는 농업정책,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교육정책 등은 한 정부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슈뢰더 개인의 정치 인생만을 이야기한다기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잊지 말아야 할 목표와 가치를 되새겨보게 해준다. 무엇보다 슈뢰더는 이 책이 지구상에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이 언젠가 맞이할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가 독일 총리로서 맞닥뜨렸던 도전과, 그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고민했던 대안과 해법들이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가 시작한 모든 일을 다 마무리 짓지는 못했다. 이 일들을 마무리 지으려면 새로운 ‘어젠다 2020’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의 추이를 고려하여 어디에 강조점을 둘지 잘 살펴봐야 한다. 있는 그대로 생활 터전을 유지하면서 복지 수준의 격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미래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어젠다 2020’이 만들어진다면, 이는 후진들에게 큰 매력을 발산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소유와 발언권에 대한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고, 미래 세대에게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의 터전을 제공하며 평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정치 정당 본래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이 과제를 몇몇 정치인이나 기관에 넘겨서는 안 된다. (4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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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한국의 독자들께
해제: 스마트 개혁의 리더십을 발휘하다

제1장 벡스텐에서 하노버까지
제2장 역사의 궤도에서
제3장 결국 모든 것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4장 2001년 9월 11일과 그날의 결과
제5장 평화를 위한 용기
제6장 출발: 1차 집권기
제7장 유럽, 조용한 세계 권력
제8장 변화하겠다는 용기
제9장 러시아, 세계 무대의 선수
제10장 연방하원 선거

에필로그: 남은 것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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