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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
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
저자 : 강영란
출판사 : 문학의전당
출판년 : 2017
ISBN : 9791158963217

책소개

문학의전당 시인선 0258
존재의 몸살을 눈치 채는 힘

강영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에는 존재의 몸살을 눈치 채는 힘으로 채워졌다. 살며시 살아내고 있는 것들에 대한 안간힘과 가까스로 살아낸 것들에 대한 연민, 시인의 시선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입고 다시 태어난 존재들이 꽃다발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다. ‘상처’보다 ‘흉터’를 기억하는 시인의 ‘사랑’의 태도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일상의 고귀한 것들을 부르는 형태로 다가선다. 고귀함으로 다시 피어나고 지는 이 과정을 아름다운 몸살로 함께 겪어내는 시인의 단단함이 시편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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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존재에서 생성으로



존재에서 생성으로 가는 그의 시들은 유사성의 원리에 ‘경쾌하게’ 맞닿아 있다. 강영란의 시들은 의미의 건반들을 가벼이 두드리며 한 존재에서 다른 존재로 끊임없이 넘어간다. 그것은 의미를 생성하기 위해 떼어놓는 춤꾼의 스텝처럼 경쾌하고, 한 꽃에서 다른 꽃으로 넘어가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가뿐하다.



기름의 끓는점에 반죽을 떨어뜨린다

지글지글 튀겨지며 확확 피어나는 꽃들

세상 모든 꽃들은

끓는점에 필사적으로 핀다

그걸 사랑이라고 한다면

내 몸의 끓는점도 지금

확확하다

-「꽃의 끓는점」전문



비등점에서 “반죽”은 “꽃”으로, 꽃은 “내 몸”으로 순식간에 변한다. 반죽→꽃→내 몸의 흐름, 즉‘되기’의 과정은 유사성의 원리에 의해 가동되고 있다. 그것들은 각기 다른 개체이지만 비등점에서 “필사적으로 핀다”는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확확 피어나는”것들은 생성의 최고온도에서 일어나는 변신(metamorphosis)의 속도와 강밀도를 보여준다. 은유란 이렇게 순식간에 일어나는 자리바꿈이며, 이렇게 해서 존재가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이름을 갖게 될 때, 우리는 그것을 시적 생성이라고 부른다. 그리하여 강영란의 시들은 존재들의 접속, 겹침으로 인한 존재의 변화, 생성, 되기의 언어인 것이다.



푸리롱은 푸르스름을 뜻하는 소리고

노리롱은 노르스름을 뜻하는 거지

딱 부러지게 푸르다 노랗다 결정되기 전

스펙트럼 색상을 건너 자신의 색으로 변해가는 중인

여러 날들을 보곤 하지

(중략)

그런데 어쩔까

노리롱 익어가는 귤의 하루를 푸리룽한 새가 쪼아 먹

는다

우리 어멍 가슴 다 쪼아 먹힐라

하늘엔 그물도 없네 중얼거려보는데

“겨울 새도 먹어야 산다”

오늘 어멍 가르침 앞에 또 무릎 꿇는

하루를 사는 나는 무슨 색으로 변하는 중인가

-「푸리룽 노리롱」 부분



그에게 있어서 모든 존재들은 “딱 부러지게 푸르다 노랗다 결정되기 전” 혹은 후의 상태이다. 그것은 정주(定住)를 거부하는 유목민들처럼 늘 과정 속에, 즉 “변해가는 중”에 있다. 그의 시들은 유목의 존재들이 잠시 머무는 고원(高原)들이며, 그것들은 다가올 다른 유목의 상태를 꿈꾼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마지막이라는) 터미널은 없다. 강영란의 시들에서 이렇게 한쪽과 다른 한쪽의 경계 상태 혹은 양쪽의 겹침의 ‘흐린’ 상태를 그린 작품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그것은 그가 늘 과정으로서의 생성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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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시인의 말



제1부

꽃의 끓는점 13 / 흰 동백 14 / 꽃 밀서 15 / 쌀뜨물이 가라앉는 동안 16 / 꽃머체 17 / 몹쓸 짓 18

어쩌다 흰 19 / 우련하다 20 / 오빠 21 / 다 짐 22 / 꽃 귀띔 23 / 아지랑이 24 / 흑자주가 오면 25 / 접착(接着) 26 / 섬전암(閃電岩) 27포타렛지 28



제2부

아무도 모르듯이 31 / 초록 속에 초록 감은 32 / 흰 꽃이 연두가 될 때 33 / 돌멩이 34 / 화수분 35 / 봄 불 36 / 흰 봉숭아 38 / 기억이 나지 않는 상처 39 / 조금 오래 40 / 씨도둑 41 / 피딩타임 42 / 소나무 숲에 들어 44 / 거짓말 45 / 애벌레들 46 / 나는 상처보다 흉터를 사랑한다 47 / 마당에 나무 한 그루 48 / 손바닥을 넘으면 손등이듯 50



제3부

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 53 / 벽쟁이 54 / 검은 무늬 동물 56 / 달첩 57 / 소철꽃 58 / 기울어짐에 대하여 59 / 오래 기다려서 그대입니다 60 / 사랑 때문에 웃어도 좋다 62 / 옛날 애인 63 / 물들일 염(染) 64 / 뜻 밖 65 / 당신의 리을 66 / 꼬끼오 68 / 눈 69 / 제발 70 / 젓가락 71 / 귀빈 72 / 끙 73 / 손톱깎이 74



제4부

푸리룽 노리롱 77 / 가졍가라·고정가라·아정가라 78 / 꽝 79 / 바당 알 어둑엉 80 / 생이 눈까리 81 / 요자기 82 / 골갱이 농사 83 / 담 고망 농사 84 / 콩 불리는 목 85 / 이 먹지 말라고 86 / 건넛산 87 / 오물락 88 / 휙 89 / 저들아 정 90 / 각설이 91 / 산 벌른 내 92 / 그림자 94



해설 | 존재에서 생성으로 95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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