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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저자 : 마쓰다 아오코
출판사 : 한스미디어
출판년 : 2022
ISBN : 9791160077810

책소개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세계의 연대
“더 이상 ‘아저씨’들이 우리의 영혼을 망치게 두지 않아.”

일본 페미니스트 여성 작가의 대담한 도전
어느 날 세상에서 ‘아저씨’들이 사라져버린다면?

근 미래의 어느 날, ‘아저씨’들은 갑자기 소녀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시선’에서 벗어난 소녀들은 이전까지 상상할 수조차 없던 자유를 획득하고, 역전된 입장에서 ‘아저씨’들을 놀리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퇴사 후 한 달, 캐나다에 다녀온 게이코는 보다 자유로운 눈으로 사회가 여성들에게 부여하는 ‘존재감 없이, 얌전히, 그대로 순종할 것’이란 굴레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자기 위치에서 굴레에 저항하기로 결심한 여성 아이돌을 만나 최애로 삼고, 그 에너지를 발판으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새로운 혁명의 길로 나아간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혁명은 절망을 직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 이다혜 작가 추천사 중에서

★★★ 《씨네21》 이다혜 기자 추천 | ‘일본 미투 운동의 상징’ 이토 시오리 추천 | 애니메이션 〈소녀혁명 우테나〉,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 추천★★★

일본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마쓰다 아오코의 장편소설. 마쓰다 아오코는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문장으로, 에세이와 소설을 비롯한 작품들 전반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여성성의 압력을 날카롭게 이야기하기로 이름이 높다. 2013년 데뷔작 『적재 가능』부터 제26회 미시마 유키오상 후보와 제35회 노마문예 신인상 후보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에는 일본판 『82년생 김지영』의 추천사를 맡아, “절망으로 가득 찬 희망의 서”라 일컬으며 한국 페미니즘 소설에 깊은 공감과 경의를 표했다.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은 해시태그 미투가 전 세계에 성폭력 고발 운동으로 번진 뒤 다시금 대두된 페미니즘을 온몸으로 맞닥뜨린 작가가, 일본의 성차별적 현실을 날카롭게 들여다보고 폭로하는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어느 날 ‘아저씨’들이 갑자기 소녀들을 보지 못하게 되고, ‘시선’에서 벗어난 소녀들이 자유를 만끽하며 ‘아저씨’들을 향한 복수를 하는 도발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말한다. “‘아저씨’가 정하지 않은 세계를 보고 싶다. ‘아저씨’가 사라진다면 사회구조는 극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 사회를 보고 싶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라고 말하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있는 현재, 한국 사회의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세상은 이미 변했으며 여성들은 이미 깨어났음을 시원하게 되새기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여성은 같은 소원을 공유한다
“더 이상 ‘아저씨’에게 누구도 영혼을 갉히지 않았으면 해.”

2015년, 한국 사회는 페미니스트가 싫다며 IS(이슬람국가)에 가담한 김군 사건으로 페미니즘을 다시금 화두로 점화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는 단지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여성 집단 전체가 일상에서 안전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2016년 5월)은 여성들이 일생 동안 겪는 성차별을 담담하게 그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7년에는 SNS상에서 해시태그 #metoo로 전 세계에서 성폭력 고발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일련의 사건을 거쳐 한국 여성들은 국적과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세계를 향해 자신이 겪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고백하고, 차별과 폭력을 거부하는 데 힘을 보태며 국제 사회의 여성들과 연대하기 시작했다.
마쓰다 아오코 작가는 2013년 데뷔할 때부터 페미니즘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다. 그럼에도 일본 특유의 성차별적 문화에 느끼는 압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모르는 남자가 말을 걸어오면 대부분 외설스러운 말이나 무례한 말을 할 거라는 생각에 몸을 사리게 돼요. 작품 속에서 게이코가 어린 시절, 잠자리를 잡고 있을 때 ‘저쪽으로 가지 않을래?’ 하며 모르는 남자가 말을 걸어오는 장면도 저의 실제 경험담이에요. 외국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만, 일본은 괴기하고 불온한 상태가 일상이 된 나머지 무뎌진 상태라는 느낌이 들어요.”
-《키라라》 2020년 7월호 작가 인터뷰 중에서

그런데 2017년 미투 운동부터 이어진 세계 여성들의 목소리는 여성들이 함께함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다시금 깨우쳐주었다. 작가는 세계의 여성들과 함께 자신이 겪어온 경험을 더는 개인적인 일로 감추지 않고 해결해야 할 공적인 문제로 승화해 이야기한다. 동시에 성차별과 성폭력이 없는 세계를 함께 소원하면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작품에 녹여내기에 이른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중앙공론신사의 《안델 작은 문예지》에 연재하며 처음 독자들과 만난 첫 장편소설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은 바로 그런 고찰이 들어간 대표작이다. 주인공 게이코를 필두로 여러 여성이 일본 사회에서 경험하는 성차별을 폭로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작가는 여기에 SF적 상상력을 더해 여성들이 일상적인 차별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며 혁명에 이르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그려낸다.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은 잡지 연재와 온라인 재연재까지 성황리에 마치고 2020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뒤에도 일본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공감과 감탄을 샀다. 이후 2018년에는 일본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자주 거론되며 성차별과 싸우는 세계의 여성들에게 연대하는 대표적인 동아시아 페미니즘 소설로 자리잡았다.
‘일본 미투의 상징’ 이토 시오리는 “더는 ‘아저씨’에게 누구도 영혼을 갉히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이 작품을 널리 추천하고 싶다는 평을 남겼고, 애니메이션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소녀혁명 우테나』를 통해 여성을 ‘전사’나 ‘혁명 리더’의 도전적인 표상으로 전복해 다룬 이쿠하라 쿠니히코 감독은 “이 혁명이 보이는 이는 용기를 얻을 것이고, 보이지 않는 척 살아가는 이는 구역질이 날 것이다.”는 추천사를 남겼다.
이러한 작풍은 영미권에서도 주목을 받아, 2019년에는 연작 소설집 『야생화가 보이지 않는 일 년』(2016)에 수록된 단편 「여자가 죽는다」로 미국의 셜리 잭슨상 단편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21년에는 일본의 민담과 설화 등을 현대화해 페미니즘 관점으로 재해석한 단편집 『아줌마들이 사는 곳』으로 미국 파이어크래커상을 수상했으며, 동 작품으로 레이 브래드버리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휴고상·성운상과 함께 공상과학판타지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여자들의 혁명,
여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30대 여성의 열정이
세상의 절망을 분쇄할 것이다

마쓰다 아오코는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흥미진진한 장면을 만들어 독자를 홀리는 솜씨가 일품인 작가다. 그에 더해 페미니즘적 관점으로 소재를 해석하고 주제를 날카롭게 녹여내는 방식이 현대적이고 신선해 문단과 독자들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30대 여성 게이코다. 게이코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평균적인 삶의 궤도를 따라 학교를 졸업하고, 연애를 하기도 하며, 비정규 계약직으로 일해 왔다. 그 사이 사무실의 다른 정규직 남자 직원에게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하다가 가해자를 고발하는데, 오히려 게이코의 고발은 “여성의 히스테리” 취급을 받아 게이코가 되레 회사에서 쫓겨나는 상황에 처한다. 손쓸 틈 없이 당하고 만 게이코는 여동생이 이민을 간 캐나다로 떠나 한 달간 ‘평범하고 성차별적인’ 일본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가해자와 비슷한 무리들을 ‘아저씨’로 정의하며, 씩씩하게 다짐한다. “나는 일본에 돌아가면 ‘아저씨’를 무너뜨릴 거야.”(185쪽)
아저씨는 일상적인 지칭어지만, 이 작품은 ‘아저씨’를 단순히 추태를 부리는 중년 남성으로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별하다. 홑따옴표를 반드시 붙이는 ‘아저씨’로 구별해 본문 중에서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기준을 나열해 표현하고 있다.

학교, 직장, 어디를 가나 ‘아저씨’가 있다.
하나, ‘아저씨’는 겉모습과 상관없다.
하나, ‘아저씨’는 이야기를 나눠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하나, 본인이 ‘아저씨’라는 사실을 아무리 숨기려 해봤자 소용없다. 가면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벗겨진다.
하나, ‘아저씨’는 나이와 상관없다. 아무리 젊어도 속에 ‘아저씨’를 탑재한 경우가 있다.
하나, ‘아저씨’ 중에는 여성도 있다. 이 사회는 여성도 ‘아저씨’가 되도록 장려한다. ‘아저씨’ 급으로 행동하는 여성은 ‘아저씨’로부터 높이 평가받는다.
(본문 115쪽 중에서)

따져 보면 성차별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성별과 상관없이 가리키는 말로, 마쓰다 아오코는 어째서 ‘아저씨’로 이들을 지칭했는가 하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가부장제라는 말을 쓰지 않고서 오늘날의 일본사회를 설명하려 했을 때 ‘아저씨’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한때는 윗세대에 비하면 젊은 남성의 의식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SNS를 보면 젊은 세대 중에서 ‘아저씨’ 같은 발언을 하는 사람도 있고, 성폭력 사건도 많아요. 결국 바뀐 게 없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어요. 여성 중에도 ‘아저씨’가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사회가 달랐더라면 ‘아저씨’가 되지 않아도 됐겠죠. 역시나 ‘아저씨’의 나라라는 점이 모든 것의 원흉이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 《키라라》 2020년 7월호 인터뷰 중에서

‘아저씨’의 나라로 돌아간 게이코는 보다 자유로운 눈으로 사회가 여성들에게 부여하는 ‘존재감 없이, 얌전히, 그대로 순종할 것’이란 굴레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아저씨’들에 의해 닳아버린 자신의 영혼에 대해 생각하며, 영혼을 오래도록 지속가능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이 만난 여성 아이돌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기 위치에서 굴레에 저항하기로 결심한 이 여성 아이돌을 ‘최애’로 삼고, 그 에너지를 발판으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새로운 혁명의 길로 나아간다.

불편하지 않은,
여자들의 지속가능한 이야기

작가는 게이코가 회사를 그만둔 계기인 사내 성희롱을 육체적 관계를 강요하거나 하는 뻔한 내용으로 설정하지 않는다. 소설에는 여성을 향한 성적 학대가 단골 소재로 등장하거나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단순한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한 소재나 수단으로 성적 학대 상황을 그리고 싶지 않고 독자들에게도 읽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소신에 따랐다. 이에 따라 게이코가 회사를 그만둔 원인인 성희롱은 육체적 접촉이 없다시피 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그럼에도 괴롭힘으로 명백히 규정하여 폭력의 범주에 어떤 행위까지 포함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창작 방향은 작품 제목을 지은 계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지속가능’이라는 말은 환경 문제 등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인데, 인간도 지속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매일 생활을 하는 것만 해도 버거운 가운데 제대로 밥을 챙겨먹고, 푹 자고, 부조리한 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자신을 만들어가야만 하죠. 그중에서도 영혼은 핵심 부분이고, 그것이 쇠약해지면 모든 것이 멈추고 말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부분이라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키라라》 2020년 7월호 인터뷰 중에서

본문 중에서 마쓰다 아오코는 ‘영혼도 닳는 것’이라 표현한다. 닳는 것이기에 영혼을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여성들이 서로를 만나 우정을 나누고 연대하며 행동할 때 얻는 용기와 힘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부조리를 명쾌한 언어로 포착할 줄 아는 마쓰다 아오코는 오늘날 일본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에 멋진 상상을 더해 혁명의 이야기로 만들어냄으로써, 일본이 아니라 세상의 어느 곳에 있는 여자들이더라도 성차별에 무너지지 않도록 마음에 힘을 실어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부 7쪽
2부 187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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