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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저자 : 문태준
출판사 : 마음의숲
출판년 : 2019
ISBN : 9791162850466

책소개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목월문학상에 이어 201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대표 서정 시인 문태준. 그가 가슴에 소중히 품어온 80여 편의 시들을 세심하고도 다정한 해설과 함께 담아냈다. 마음, 사랑, 희망, 그리고 시련과 고난에 대처하는 삶의 자세 등 저마다 다채로운 색과 이야기를 간직한 작품들이다.
때로 마음에 깊게 새긴 한 편의 시가 삶의 꺾인 무릎을 일으켜 세우기도, 혹은 인생을 바꾸어놓기도 한다. 막막한 우리네 삶을 투명하게 비추고 고단한 하루를 다독이는 시들로 가득한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를 통해 독자들은 가파른 생의 언덕 위로 불어오는 해답 같은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 한국 대표 서정 시인 문태준의 ‘영혼을 성장하게 해주는 시 84편’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목월문학상에 이어 201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대표 서정 시인 문태준. 그가 가슴에 소중히 품어온 80여 편의 시들을 세심하고도 다정한 해설과 함께 담아냈다.
윤동주와 백석, 한용운, 김영랑과 같이 친숙한 시인들의 시에서부터 한 줄을 읽는 순간 자연스럽게 다음 행이 떠오르는 낯익은 시, 또는 읽는 이로 하여금 곰곰이 그 뜻을 곱씹게 만드는 시, 책장을 덮은 다음에도 오랜 여운을 남기는 시 등이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실려 있다.

시는 과일의 향처럼 향이 은은하게 좋다. 흐릿한 듯해도 빛이 가만하게 나온다.?무너진 가슴인 줄 알았는데 가슴에 다시 파릇한 싹이 조그맣게 움튼다. 시는 언덕과 같이 보다 높은 곳으로 데려간다. 어디에서든, 언제든 시를 펼쳐놓으면 시는 신선한 향과 빛과 푸른 생기와 확 트인 시야로 대답한다.
나는 매일매일 시를 읽는다. 새잎 같고, 여름 소나기 같고, 가랑잎 같고, 백색의 눈 같은 시를. 위로이며 한 송이 꽃이며, 사랑, 촛불, 지혜인 시를.

_ 중에서

문태준 시인에게 시란 때로는 새잎으로, 때로는 시원한 한줄기 여름 소나기로, 때로는 백색의 눈 같이 고요하게, 때로는 위로로, 한 송이 꽃으로, 또는 사랑의 모습으로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가 가슴으로 읽고, 진심을 담아 써내려갔을 속 깊고도 세심한 해설은 행간 사이에 숨어 있던 의미들까지 풍부하게 피어나게 한다.

▶ 춥고 어둑한 삶의 길을 밝히는 환한 가로등 같은 시들
이 책은 다섯 가지 주제로 구분된 84편의 시를 엮었다. 1부 에서는 마음에 관한 시들이 소개되어 있다. 마음을 나누는 일, 내심의 근기를 다지는 일, 모난 마음을 좀 더 뭉툭하게 쓰는 일, 슬픔 가득한 우리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는 일, 마음 가장 안쪽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등 우리가 가져가야 하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마음 안에 채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안내하는 시들이 가득하다.

마음
김영재

연필을 날카롭게 깎지는 않아야겠다
끝이 너무 뾰쭉해서 글씨가 섬뜩하다
뭉툭한 연필심으로 마음이라 써본다
쓰면 쓸수록 연필심이 둥글어지고
마음도 밖으로 나와 백지 위를 구른다
아이들 신 나게 차는 공처럼 대굴거린다

연필심을 뾰족하게 깎아서 쓴 글씨를 섬뜩하게 여긴 시인은 연필심의 끝을 짧고 무디게 해 글씨를 쓴다. 뭉툭한 연필심으로 ‘마음’이라고도 써본다. ‘마음’이라고 썼더니 속마음이 안심하고 바깥으로 나와 흰 종이 위를 대굴대굴 굴러다닌다. 천진한 아이가 찬 둥근 공처럼. 마치 연잎에 뒹굴뒹굴하는 빗방울처럼.
마음의 연필심을 뭉툭하게 깎아 사용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헐겁게, 수수하게, 망설이며, 내주면서, 홀가분하게, 사근사근하게, 펀펀하고 넓게, 눈물도 흘릴 줄 알면서 산다는 것 아니겠는가. 마음을 눈보라처럼 깨진 유리 조각처럼 사용하지 않고 볕처럼 봄처럼 사용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맺힌 꽃망울처럼 뭉툭하게 사용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_1부 본문 중에서

2부 에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편들을 담았다. 무뎌진 감성을 일깨우고, 산들산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마음을 가만히 흔드는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시를 읽는 행위가 누군가를 향해 조심스레 다가가는 것이라면, 시인의 해설은 시와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해준다.

연애 간間
이하석

점과 점이
마음
내어
선을 이루지만,
참새라도 앉으면
여리게 떨
리는,
저 전깃줄.

끊어질 듯 매우 팽팽하지는 않게, 그렇다고 너무 느슨해 무덤덤할 정도는 더욱 아니게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고 있는 마음의 선線이 있다. 마치 적당하게 당겨진 거문고의 현처럼. 마치 작은 참새가 내려앉으면 위아래로 물결처럼 줄렁줄렁 흔들리는 전깃줄처럼.
우리의 마음이 그런 여린 내면이면 좋겠다. 매일매일 그런 섬세한 감정의 선線을 갖고 산다면 좋겠다. 솔직하고, 부드럽고, 외면하지 않아 어디에고 마음이 쏠리는 데가 있다면 좋겠다. 그런 마음의 전깃줄에 사랑이 내려앉아라. 그러면 그 마음의 전깃줄은 수줍게 웃겠지. 산들산들 부는 바람처럼 위아래로 흔들리겠지.
_2부 본문 중에서

3부 에 수록된 시들은 “무지근한 잠”에 빠진 삶을 두드리거나, 신열身熱에 시달리며 피어나는 우리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이다. 동시에 “고단함과 슬픔과 서러움의 그림자만 길게 늘어져 있는” 거리 위에서 왜 우리가 “서로에게 환한 등불”이 되어주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열이 오르다
이대흠

개나리꽃이 병아리 부리 같다는 것은
새삼스런 생각이 아니다
보이는 꽃마다 새 부리가 박혔다
참새 부리 같은 별꽃 딱따구리 부리 같은
산자고 오리 부리 같은 목련
꽃의 부리는 한사코 제 몸을 향해 있다
뒤란에 매화향 가득하다
참 많이 앓았겠다

꽃이 새의 주둥이 같다고 시인은 말한다. 꽃을 부리 같다고 한 까닭은 망울만 맺히고 아직 피지 아니한 꽃의 모양을 그리 본 것일 테다. 혹은 길고 뾰족하거나 둥실한 꽃 낱낱의 잎 생김이 그러하다고 본 것이겠다. 꽃을 부리에 비유하니 화려함보다는 궁한 기색이 짙어진다.
아, 저 잎이 피어나려면 우주적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도 갖게 된다. 더구나 꽃의 부리는 제 몸 쪽을 향해 있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자신의 몸을 쳐서 찍어 피었다니, 그리하여 신열身熱에 밤낮이 따로 없이 시달렸다니 더욱 안쓰럽다. 꽃의 생성의 동력을 생명 내부의 떨림과 뜨거움과 균열이라고 시인은 말하는 것이니, 봄에는 한 송이의 꽃이 아프면서 아름답다.
_3부 본문 중에서

4부 에는 거센 파고에도 살아보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의 탄력을 북돋는 시들로 채워졌다. 문태준 시인은 “밤의 시간에 낮은 이미 시작된다”고 말한다. 때로 불행이 서로 손을 잡고 우리를 찾아올지라도, 시인은 “고난과 슬픔과 외로움을 의연하게 견뎌”내는 엄숙함, 즉 “정중하고 위엄이 있는 기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부가 삶의 신열을 이야기한다면, 4부는 그 뜨거운 신열로 인해 피어난 꽃, 한 가닥 희망을 노래한 시들을 담았다.

저녁 포구
오성일

가을에 와 닿는 일은
저녁 포구에 빈 배를 묶고
담배 하나 피워 무는 일
비바람의 한철 빠져나간 자리
찢어진 그물을 그러매는 일
부두에 흩어진 비늘
그 눈물의 무늬들을 헹구며
무릎 일으켜 사는 게 어쩌면
해국海菊 떨기 피었다 지는 일과 같다고
밤바다를 따라 입을 닫는 일
태풍 지나간 바닷가 언덕에
칠십 먹은 가을이 오는 일은

포구에도 가을이 왔다. 한철 동안 비바람과 격랑이 거세었던 포구에도 가을이 와서 늙은 어부는 다시 그물을 깁고 손질하며 해역海域으로 나갈 날을 가늠한다. 칠순이 된 늙은 어부는 뱃전에 앉아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저 암벽의 해국海菊이 꽃 피우고 지는 일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빈 배를 묶으며 일흔 살 살아온 세월이 마치 한 번의 태풍이 포구를 지나간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날이 내일 또 밝아올 것이니 희망을 버리지 않아 삶의 무릎을 일으켜 세운다. 포구에 밀물과 썰물의 때가 있듯이 세상의 되어가는 형편도 시세의 경향이 좋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으니 새로운 계절에는 새로운 의지로 살아야겠다.
_4부 본문 중에서

마지막 5부 에서는 자연을 노래한 시를 묶었다. 이 시편들은 마음의 근원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게 해주는 통로이자 자연 특유의 생명력으로 무뎌진 감각을 일깨워주고, 우리네 삶을 투명한 거울처럼 비추어준다.

음지식물
정희성

음지식물이 처음부터 음지식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큰 나무에 가려 햇빛을 보기 어려워지자
몸을 낮추어 스스로 광량光量을 조절하고
그늘을 견디는 연습을 오래 해왔을 것이다
나는 인간의 거처에도 그런 현상이 있음을 안다
인간도 별수 없이 자연에 속하는 존재이므로

일광日光의 양이 부족하고 대체로 축축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있다. 탁 트여 넓고 밝고 시원한 곳과는 아주 다른 곳에서 그들은 자란다. 시인은 그런 음지 식물들이 생존의 방식 차원에서 그늘을 견디며 살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견딘다’는 말에는 ‘여기에 고통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사람도 하나의 ‘작은 자연’이어서 사람 사는 세상에도 음지가 있다. 음지에서 그늘을 견디고 있는, 고통을 참고 버티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 봄이 왔지만 아직 잔설殘雪과도 같은 찬 기운 속에서, 그늘진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에게 고운 모래처럼 쏟아지는 빛을 한 줌 덜어내서 한 평의 음지에 부어줄 줄 아는 그런 이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의 마음이 보다 넓고 아량이 있었으면 한다.
_5부 본문 중에서

▶ 가파른 생의 언덕 위로 불어오는 해답 같은 시편들 : 지금 우리에게 시가 필요한 이유
어떠한 시를 마음속 깊이 간직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자신만의 순일純一한 내면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억세고 거친 삶의 한가운데서도 여리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꾸고 정성스레 세공하는 일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가 필요한 이유다.
때로 마음에 깊게 새긴 한 편의 시는 삶의 꺾인 무릎을 일으켜 세우기도, 혹은 인생을 바꾸어놓기도 한다. 막막한 우리네 삶을 투명하게 비추고 고단한 하루를 다독이는 시들로 가득한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를 통해 독자들은 가파른 생의 언덕 위로 불어오는 해답 같은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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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시인의 말 5

1부 침묵이 아직 오지 않은 말을 더 빛내듯
마음 - 김영재 14
곁 - 신병은 16
저녁이 젖은 눈망울 같다는 생각이 들 때 ? 권대웅 18
지금은 우리가 - 박준 20
천관天冠 - 이대흠 22
그 손 ? 김광규 26
운주사에서 ? 정호승 28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30
지금 ? 김언 32
시 ? 나태주 34
이생 ? 하재연 36
별 ? 신경림 38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40
유사流沙를 바라보며 ? 민영 42
새해의 기도 ? 이성선 44

2부 모든 순서가 되었습니다, 당신
풀꽃 1 ? 나태주 48
선잠 ? 박준 50
서해 ? 이성복 54
연애 간間 ? 이하석 56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58
방문객 ? 정현종 62
창을 함께 닫다 ? 장철문 64
산 ? 박철 66
바래길 첫사랑 ? 고두현 68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70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74
호수 1 ? 정지용 76
그리움 ? 이용악 78
당신이 아니더면 ? 한용운 82
수색역 ? 이병률 84
아직 ? 유자효 86
너에게 ? 신동엽 88
제왕나비 -아내에게 ? 최동호 90
미안하다 ? 정호승 92

3부 오해로 올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
살았능가 살았능가 ? 최승자 96
정처없는 건들거림이여 ? 허수경 98
얼굴 2 ? 김명인 102
노숙 ? 박정남 106
잘 익은 시 ? 심재휘 108
걸식이 어때서? ? 김선우 110
와락 ? 정끝별 112
와사등 ? 김광균 114
집으로 가는 길 2 ? 최하림 118
나이 든 고막 ? 마종기 120
오해 ? 허충순 122
열이 오르다 ? 이대흠 124
여름의 끝 ? 장석남 126
종소리 ? 신달자 128
얼마나 좋은가 ? 정현종 132

4부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136
소망 ? 김광섭 140
아픈 새를 위하여 ? 고영 142
세수 ? 곽재구 146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 송경동 148
엄숙 ? 김소월 150
새로운 길 ? 윤동주 152
코이법칙 ? 이혜선 154
저녁 포구 ? 오성일 156
저 나비 ? 허수경 158
민달팽이를 보는 한 방식 ? 김선우 160
그리고 나는 행복하다 ? 신경림 162
건들대봐 ? 김형영 166
거리 ? 나희덕 168
산에서 ? 박재삼 170
폐허 이후 ? 도종환 174


5부 밤하늘처럼 초롱초롱 추억의 문장이 빛난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 구상 178
망초꽃과 자전거 ? 장철문 182
봄은 고양이로다 ? 이장희 184
새 ? 김종삼 186
바람 ? 김춘수 188
난蘭 ? 신석정 190
멧새 소리 ? 백석 192
저녁눈 ? 박용래 194
강아지풀에게 인사 ? 나태주 196
칠성무당벌레 ? 이정록 198
돌을 집다 ? 위선환 200
돌 ? 유강희 204
오리알 두개 ? 이시영 208
청노루 ? 박목월 210
박꽃 ? 신대철 212
앵두, 살구꽃 피면 ? 박용래 214
내 가슴속에는 제삼장第三章 ? 신석정 216
음지식물 ? 정희성 218
산산산 ? 신석정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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