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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지금 세계는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
저자 : 최인숙|고향갑
출판사 : 구름바다
출판년 : 20210915
ISBN : 9791196249366

책소개

이 책은 기본소득의 역사와 개념, 기본소득이 실행되고 있는 지금 세계의 상황, 우리나라의 불평등 구조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을 읽으면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던 시대적 배경, 지금 이 시기에 기본소득이 각 나라들마다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져보고 어떻게 해야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자동화로 인한 실업률의 증가, 팬데믹 시대의 재난을 겪으면서 기계에 밀리는 인간, 재난에 밀리는 인간의 초라한 모습을 목격하는 중이다. 20세기 자본의 논리는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처럼 자본을 가진 자와 땀 흘려 일한 자에게로 대가가 지불되었다. 하지만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인간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게 된다. 돈을 벌지 못하면 소비할 수도 없고 결국 경제는 마비되고 만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자본가들은 먼저 기본소득을 실행하자고 주장한다.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내도 그 돈이 돌지 않으면 세계는 정지한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마비시켰을 때 국가가 나서서 무상의료를 펼치지 않았다면, 재난지원금을 풀지 않았다면 인간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처참하게 죽었을 것이다. 이 책은 위기에 직면한 세계가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설계할 것을 정부와 자본에 요구한다. 기본소득을 반대했던 국가와 자본이 이 시기에 왜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걸고, 기본소득을 실천하고 있는가? 시대 전환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기본소득은 새로운 희망을 기획할 수 있는 권리다

김민웅 (전 경희대 교수)

- 기본소득은 시민적 기본권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은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날이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생존기반을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명확하고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기본소득은 어느 정파의 주장이나 공약 수준을 넘는 시민적 기본권리다.

최인숙, 고향갑 두 저자는 이 관점을 축으로 삼아 세계와 우리의 현실을 파고든다. 이 책은 기본소득의 탄생,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유형과 실천적 적용의 구체적 내용을 다루면서 소수특권세력의 지배구조에 균열을 내고 모두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대동(大同)의 공동체를 꿈꾼다. 그건 어느 시대에나 끊임없이 일깨우고 창출해내야 할 현실이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의 지구적 자본주의가 결국 가져온 것은 극심한 불평등이다. 그러나 사실 잘 따져보면 불평등은 그 결과이면서도 동시에 신자유주의 유지의 출발 내지는 기본 토대다. 자본의 자유를 극대화하다 보니 그렇게 되고 말았다는 변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애초부터 “소수의 특권과 다수의 박탈”이라는 틀이 작동하는 권력질서 속에서 자본의 독점적 축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모산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공유지를 사유화(privatization)해 양을 칠 수 있도록 한 과거 영국의“인클로저 법(Enclosure Acts)”은 자본주의 탄생의 폭력적 과정이다. 공동의 재산을 특정한 누군가에게 몰아줘 공유지에 의지해 대대손손 삶을 꾸려온 이들은 졸지에 부랑자나 다름없는 빈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 불평등은 신자유주의의 결과물 이전에 그 토대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독점적 자본축적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결과물인 불평등은 빈곤한 노동계층을 대량 쏟아내어 자본-노동의 기본관계를 형성, 지속시켜왔다. 그런 차원에서 불평등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삶의 형태인 동시에 권력질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불평등의 고통에 시달리는 다수의 권리와 발언권이 무력화(無力化)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소수 특권세력을 위한 체제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의 위협, 빈곤의 수렁은 자본의 명령체제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다수를 존재하게 한다. 인문지리학자이자 신자유주의를 해부해온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이런 구조가 바로 일상에서 다수의 삶과 권리를 박탈(dispossession)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근본적으로 모순, 적대한다. 자본주의의 지구적 지배체제인 신자유주의는 시민적 권리를 보장할 민주주의를 끊임없이 해체한다. 이에 대한 저항을 무마시키기 위해 복지제도가 수용되고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이 여기에 흡수된다. “가난과의 전쟁(War on Poverty)”이 아니라 “가난한 자를 공격하는 전쟁(War on the Poor)”은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임시 야전병원을 차려 부상자들을 돌보는 척할 뿐이다.

- 복지제도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복지제도는 자본주의의 불평등 구조에 대한 투쟁의 산물인 동시에 자본주의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적 차원의 방편이다. 그래서 우리의 사고는 복지제도의 발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에 본질적으로 육박해 들어가야 한다.
노동운동의 강도가 높아지면 이를 달래기 위해 복지예산이 늘어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복지예산은 도리어 줄어든다. “복지”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본질 은폐의 기능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복지라는 공공성의 강화는 자본주의가 가장 원치 않는 바이다. 시장에 공공성 요소가 들어오는 만큼 자본의 영토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복지를 약화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는 다수의 생존기반을 안정화시키는 기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복지제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은 없겠는가?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다.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혁파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 그럴 수 없다면 그럴 수 있는 토대를 확보해야 한다.

- 기본소득은 소수 특권체제와 맞서는 힘이다

시민적 기본권으로 이 권리를 만들어놓으면 생존권과 복지의 사탕을 가지고 자본의 권력이 다수의 삶을 농락할 수 없게 된다. 한 마디로 “비빌 언덕”이 든든하면 그 다음의 정치적, 경제적 행위는 보다 담대해질 수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소수 특권세력의 독점적 권력질서를 허무는 중대한 진지가 된다.

이는 달리 말해서 기본소득이라는 생존의 안정적 기반이 있으면 불평등 구조를 혁파할 수 있는 민주적 권력질서의 수립이 보다 용이해진다는 뜻이다. 이로써 그다음 단계의 체제 진화 내지 혁명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최인숙의 개인적 경험은 매우 흥미롭다. 그가 프랑스 유학시절 지냈던 거처는 기본소득을 경험했던 현장이다.

“파리 11구 샤론느 거리 94번지에는 〈여인의 궁전(Palais de la femme: 빨레 드 라 팜므)〉이 있다. 중세 수녀들이 기도하던 꾸방(couvent: 수녀원)이었지만 지금은 여자 기숙사다. 고풍스럽고 우아한 이 건물은 프랑스의 역사 문화재다. 현관에 들어서면 커피나무, 싱고니움, 파초 등 남국의 식물들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다. 1층에는 널찍하고 햇살 잘 드는 살롱 드 떼(Salon de th?: 다방)가 있고, 2층부터 5층까지는 손바닥만 한 6백 개의 방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다. 이 방들은 모두 초라하다. 요리는 방에서 할 수 없고 1층 공동부엌을 이용해야 한다. 밤 10시가 되면 큰 대문은 잠기고 쪽문이 열린다. 외부 전화는 자동으로 끊어진다. 전화소음, 텔레비전소음으로 옆방과 분쟁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하고 초라한 공동생활이지만 기본소득의 제공은 여기서 시작해 새로운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만들어 준다. 기본소득은 그 대상을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소득을 분배하는 대의명분은 또 있다. 이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부를 창출하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이를 보상해 주는 것이다. 연대나 원조 차원을 넘어 사회 정의 차원에서 소득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 권리 실현이다. 현행 사회최저수당은 수령자를 채무자로 취급하지만 기본소득은 사회적 부를 창출하는 참여자로 보기 때문에 권리자로 존중한다.”

그 결과는 어찌 될까?

“누군가 그들에게 기본소득을 매월 제공해 준다면 어떨까. 그들은 분명 꿈을 꾸고 어깨를 편 채 당당히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휴머니즘 정신에 입각한 인간존중이다.”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이렇게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기본이다.

고향갑의 고민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곤층은 더 가난해졌다.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많이 감소하였지만 이런 현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9개월 만에 상위 1,000명의 억만장자는 잃어버린 부를 모두 회복했다. 각국 정부의 전례 없는 지원으로 주식시장은 다시 역대급 호황을 맞이했고, 한 세기 만에 닥친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에도 억만장자들의 부는 늘어났다. 억만장자들의 부는 2020년 3월 18일에서 11월 30일 사이에 놀랍게도 3.4조 달러가 증가했다. 현재 이들의 총자산은 11.4조 달러로, G20 정부가 전염병 사태 대응을 위해 지출한 금액과 같다.”

불평등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대하고 그 벽을 뛰어넘기란 불가능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대 억만장자들은 이 기간에 총 5천4백억 달러의 재산이 증가했다. 이들의 재산 증가분만으로도,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그들을 위한 코로나 19 백신 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

그런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을 것인가?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의 제1조에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라고 적혀있다. 인권선언을 채택한 지 70여 년이 지난 지금, 지구촌 모든 인류의 존엄과 권리는 동등한가. 불평등과 싸우는 것은 지구촌 모든 인류의 숙제다.”

- “정의로운 전환”, 그 길을 향해

‘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일상으로 진입하기에는 꽤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 학교에서의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난리를 쳤던 때가 아득한 과거처럼 느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상식적 요구가 되고 있으면서도 그 구체적인 실현에서는 여전히 정치적 논란대상으로 묶여있다.
이런 시기에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의 출간은 매우 의미가 크다. 기본소득은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인식과 그 사례들의 점검, 그리고 우리의 현실에 적용하는 논의를 알기 쉽게 펼쳐낸다. 이론과 경험의 차원이 대중의 고통과 그대로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본소득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새롭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할 청년만이 아니라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제2, 제3의 삶으로 진입하고 싶은 노년층에게도 기본소득은 너무나 절실한 기본권이다. 그리고 이러한 권리가 탄탄하게 만들어질 때 우리의 민주주의도 비약적 발전을 해낼 수 있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작업 역시도 이로써 한결 더 가능한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란다면, 기본소득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불평등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파할 수 있는 논의가 동시에 전개되어 그 틀 속에서 기본소득의 구체적 추진이 가능한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기본소득이 “정의로운 구조적 전환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공동의 토론을 위해 모두가 반드시 읽는 기본 서적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누구도 뒤처져 누락되는 세상이 아닌, 함께 우애를 나누며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한국은 이제 그런 표준을 세계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 프롤로그 : 제2의 클라리스를 위하여

1부

1. 기본소득의 역사와 개념

기본소득, 이 시대의 절박한 구조요청(SOS)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기본소득은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기본소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
세계 시민들은 기본소득을 환영할까?

2.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

프랑스 기본소득, 유토피아 아닌 현실
프랑스, 2022년 대선 달굴 아젠다 ‘기본소득’
프랑스, 시민 없는 혁명은 결국 무너진다
독일, 기본소득의 간을 보다
스페인, 기본소득 페달을 밟다
이탈리아, 기본소득 첫걸음부터 진통
스코틀랜드, 빈곤과 불평등은 사회시스템의 문제
벨기에, 기본소득 개념부터 다진다
미국, 부자들이 관심 두는 기본소득
캐나다, 기본소득 대환영하는 퀘벡
브라질, 마리카의 지역 화폐형 기본소득 효과
아르헨티나, 늦깎이로 기본소득에 박차
토고, 노비씨의 기본소득 첫걸음
케냐, 마가와의 기본소득은 빛과 소금
이란, 세계 최초 보편소득
인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이끄는 기본소득
일본, 기본소득 재원 마련이 최대 쟁점
마카오, 카지노산업이 기본소득의 주요 재원
스위스, 기본소득에 No 했던 정부의 고민
네덜란드, 사회보장 개악과 위트레흐트 기본소득 실험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의 증언들
나미비아, 빈곤과 결투하는 정부

- 에필로그 - 기본소득 첫걸음, 편견부터 깨야
- 저자 최인숙 인터뷰
- 주
- 참고문헌

2부

문제는 불평등이다 - 대한민국 불평등 보고서

序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
本 옷, 밥, 집
1. 옷이 계급이다
2. 밥 - 불평등의 뿌리
3. 사는 집과 죽는 집
結 불평등, 어디서부터

-추천사
김민웅 교수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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